'경기도지사 노리는' 사람들 - 두 번째 주자 염태영

이재명 길 이어가며 디테일 챙기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월1일 시작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중앙권력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야만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경기도지사 선거에 대한 관한 관심이 뜨겁다. ‘미니 대선판’이라 불리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미리 싸우고 있는 인물들을 <일요시사>가 차례로 만나봤다.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경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곧 민주당의 경기도지사 출마자도 정해진다. 치열한 경쟁 중인 염태영 전 수원시장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요시사>는 염 전 시장을 만나 출사표를 던진 이유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염 전 시장과의 일문일답.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수원에서 나고 자라서 이제까지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경기도 토박이 염태영입니다. 수원 3선 시장을 경험했습니다. 3선을 지내는 동안 민주당 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 회장 등 자치단체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대표성 있는 기구에서 모두 다 회장을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정당 역사상 최초로 현역 기초자치단체장이 최고위원까지 역임한 이력이 있습니다. 지방에 있지만 현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이면서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모든 자치단체장연대기구의 대표 역할을 했고, 또 중앙정치도 함께 경험했습니다. 

-수원에서 3선 시장을 지냈던 과거를 돌아본다면.


▲지난 12년간 수원을 품격 있는 도시, 사람 중심의 도시로 바꾸는 일을 해왔습니다. 우선 가장 제가 자랑할 수 있는 부분은 약속을 가장 잘 지켜서 ‘약속왕’이라는 타이틀이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도시재생과 관련해 탁월한 성과를 냈다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시민운동을 하면서 시작했던 것이, 도심형 하천에 있어서 복개(콘크리트로 덮음)를 반대하고 자연형 하천을 만든 최초의 사례가 수원에 있습니다. 

이외에도 환경수도, 마을 만들기에서도 선도도시, 또 탄소중립과 관련해서 가장 앞선 프로그램들을 실천하는 도시, ‘레인시티’, 도시계획이 있을 때 시민들까지 같이 참여하는 ‘도시정책 시민기획단’으로 초등학교 4학년 사회 교과서에 사례가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전국 최초의 사례만 해도 57개 사업이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우선 한국은 행정체계가 굉장히 경직돼있다는 점입니다. 도시는 행정체계나 하나의 시를 넘어서는 도시의 새로운 연합 또는 통합 이런 것들이 큰 발전이 계기가 됩니다. 예전에 도시통합이 마산·창원·진해이나 청주·청원은 됐는데 수원·화성·오산은 불발됐습니다. 투표에 부쳤으면 통과됐을 텐데 투표에 부쳐지지 않도록 하는 여러 작전 세력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이 아쉽습니다. 

지방자치는 사람 중심 돼야
김동연은 외부 특혜 팩트

-최근 경기도지사 출사표를 던지셨습니다.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저는 저는 중앙정치에 도전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를테면 2006년도 시장 나와서 떨어지고 그 이후 2008년, 2009년도 국회의원에 출마할 수 있었는데 꿈이 있지 않았습니다. 수원시는 국회의원만 5명이고 기초자치단체 중에는 제일 큰 도시입니다. 경기도지사가 되면 한국의 지방자치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 꿈에 따라서 경기도지사를 도전하게 됐습니다. 


-전임 경기도지사인 이재명 상임고문이 잘했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이 상임고문이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서도 만족도가 제일 높았고, 이번 대선서도 경기도에서 5% 이길 정도로 경기도에서는 신임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상임고문 정책의 장점이라면 실사구시적인 관점, 그 일을 속전속결로 해내는 전광석화 스타일이라는 점입니다.

계곡 정비 부분도 비난받더라도 바로 행정력을 동원해서 해내는 그런 시원함이 있었습니다. 이 상임고문의 성과 상당 부분은 우리가 이어가야 합니다. 다만 속시원하게 할 때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과정이 생략돼 불필요하게 반대를 더 극대화하는 일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제가 훨씬 에 거버넌스 행정으로 가급적 많은 이해관계자의 의견들을 수렴하면서 제 나름의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염태영만의 브랜드가 궁급합니다.

▲염태영 브랜드는 ‘사람 중심’입니다. 이제까지 도시가 물량 중심, 성장 중심, 콘크리트 행정이었다면 저는 중심 가치를 사람에 두고 있습니다. 어떤 의제든지 시민 거버넌스로 시작하고, 그 안에서 의제가 나오게 하고, 그것을 제도화시키는 데도 각 이해 당사자가 다 참여하게 합니다.

갈등과 문제가 생기면 이해 당사자들의 거버넌스를 통해서 해결해왔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제 정책의 브랜드는 ‘사람 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행정은 섬세해야 하고, 주민 만족도를 보고 책임도 져야 합니다. 

민주당 지도부 정신차려야
국민의힘 후보는 홍보대사 

-중앙정치를 경험했던 인물과 경쟁해야 합니다. 

▲이번에 경쟁하는 인물들은 중앙정치를 한 분들인데 이분들은 디테일이 상당히 약합니다. 또 현장성이 없었기 때문에 민생의 문제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경쟁자 중 한 분은 중앙관료 출신입니다. 중앙관료들은 이제까지 지방자치를 옥죄는 역할을 주로 했습니다. 모든 재원을 갖고 그야말로 지방정부로 보면 갑질에 해당되는 일들을 해왔습니다. 아시겠지만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에 굉장히 인색했습니다.

곳간지기가 주인 역할을 했던 거예요. 경기 부흥책은 일종의 사회복지정책이 아닙니다. 경기 진작책일 뿐입니다. 지방행정을 하기에는 이런 사람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언론을 통해서 이름이 많이 알려진 것 같고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고 오산입니다.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를 두고 외부 인사 특혜라는 말도 나옵니다. 


▲팩트입니다. 당에는 이제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이 5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안민석), 또 새로운물결 쪽(김동연 대표)에 한 분 있습니다. 국민의힘쪽에서는 “염태영만 아니면 된다” 이런 얘기를 한다고 합니다.

분명히 제가 경쟁력 있는데 대선 끝물, 마지막 단일화했다는 효과로 지명도가 지금 높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민주당으로 옷을 갈아입고 도지사로 출마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에 대해 철저히 검증을 해야 됩니다. 

꽃가마 태워서 데려올 일이 아닙니다. 당 지도부는 비난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한 사람 찍어놓고 그걸 가려고 하는 식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역동적 경선을 통해 민주당이 본선에서 이길 생각을 해야 합니다. 

다당제를 주장해왔던 김동연 대표는 민주당과 같이 못하겠다고 정치개혁한다고 다른 당을 차렸습니다. 근데 지금 본인의 말과는 달리 번복하고 있습니다. 인기투표식의 쉬운 방법으로 후보 결정하면 앞으로 본선을 갖다 바치겠다는 얘기밖에 안 됩니다. 

-유승민 전 의원,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도 경기도지사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상대를 보면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분들로 우리 지역과도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대선후보 급이라고 해서 중앙 언론에서, 빅매치라며 그런 분들만 비추고 있습니다. 또 한 분은 ‘대장동 전사’라고 정쟁만 일삼고 있습니다. 인수위 대변인을 했다고 이름만 알려진 것, 홍보대사 뽑는 것도 아니고 이걸 갖고 별안간 도지사에 도전하면…


경기도지사는 인기 스타를 갖다놓는 자리가 아닙니다. 행정 경험과 이를 토대로 실적을 검증해내야 합니다. 인기만으로 뽑는다면 앞으로 지방자치선거가 희화화될 것 같아 우려됩니다.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는 5월10일부터 윤석열정부입니다. 윤정부는 출범하기 전부터 집무실 이전 문제를 가지고 국민의 뜻과 반하게 행동하고, 일방통행하고, 불통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명을 보며 국민들이 참 어처구니없어 할 겁니다.

균형을 너무 잃었습니다. 이런 식의 일이 계속될 때 민생 문제, 가장 큰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민들의 삶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이 보다 더 중요하고,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고 확실히 챙길 사람이 필요합니다.

저는 메르스와 코로나, 사스를 모두 경험한 사람입니다. 가장 확실하게 도민들의 생명, 안전, 민생, 현장의 문제를 챙겨갈 후보입니다. 도민들의 올바른 판단과 이에 가장 적합한 도지사가 누군지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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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