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소형주택 만질까

새 정부에서 1~2인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과 관련한 규제 개선을 추진 중이다. 관련 이슈들을 짚어봤다.

다년간 1~2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소형 가구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전용 60㎡ 이하 도시형 생활주택과 전용 84㎡ 이하 오피스텔 등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공시가격 1억 이상인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산정돼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매수할 경우 다주택자로 간주돼 대출, 세금 등에 관련된 각종 규제를 받는다. 최근 소형가구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와 같은 규제가 주거난을 더욱 심화시킨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주거난
더 심화

실제 임대주택을 시장에 공급해야 하는 임대인들이 세제 부담에 공급을 주저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해 수요자들은 더 높은 임대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직주근접 소형주택의 인기가 꾸준하다. 주요 수요층인 2030세대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출퇴근이 편리해 임대 시 공실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20세 이상 39세 이하의 청년 1인 가구는 전체 1인 가구의 35.86%(238만24 29가구)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도 청년 1인 가구 수인 184만345가구보다 29.4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연령별로 살펴보면 25세 이상 29세 이하는 51만9871가구에서 77만4580가구로 48.99%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20세 이상 24세 이하가 36만7152가구에서 49만2331가구로 34.09%, 35세 이상 39세 이하는 42만129가구에서 49만7117가구로 18.32%, 30세 이상 34세 이하는 53만3193가구에서 61만8401가구로 15.98% 증가했다.


직주근접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분양시장에서도 잘 나간다. 지난해 12월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 일대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천안아산역 듀클래스’ 오피스텔은 평균 243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계약 3일 만에 완판 했다. 해당 단지는 아산디스플레이시티를 비롯해 아산탕정테크노 일반산업단지 등 다수의 산업단지가 가깝게 있다.

같은 달 경기도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역 현대위버포레’도 동탄테크노밸리를 비롯해 SRT 동탄역을 이용한 서울로의 출퇴근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고, 그 결과 청약에서 평균 138.9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
주택 수 산정 제외 검토 중

올해 공급된 직주근접 오피스텔도 인기를 끌었다. 지난 2월 서울시 동대문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은 96실 모집에 1만2174명이 청약해 평균 126.8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는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과 제기동역, 2호선 용두역이 인접해 있어 서울 주요 업무지구인 종로 및 강남 등지로 이동이 편리하다.

지난달 공급에 나서 평균 221.3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용산 투웨니퍼스트99’도 지하철 1호선 남영역과 지하철 6호선·경의중앙선 효창공원역,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초역세권에 위치해 여의도나 시청 등 업무중심지로의 출퇴근이 수월한 단지였다.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택에 비해 규제가 적어 진입장벽이 낮고, 임대 수익률도 예금 이자율보다 높은 상황이라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4.73%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한눈에 자료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24개월 기준)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연 2.25%였다. 아직은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이 정기 예금 이자율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직주근접 출퇴근 수월
여가 시간 증대 등 장점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과거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거주하던 3~4인 가구가 많았다면 현재는 1~2인 가구 위주의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소형 주택 수요가 크게 급증했다. 그러나 현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소형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임대 물량의 공급이 적어 주거비용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라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에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소형주택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공급을 확대시켜 서민들의 주거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인수위의 규제 완화 움직임에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전용 60㎡ 이하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상품에 관심이 이어지는 상황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직주근접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독산역 더라파엘= 지하철 독산역과 신독산역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 프리미엄 쓰리룸 주거용 오피스텔인 ‘독산역 더라파엘’이 분양한다. 특히 두산초(병설 유치원 포함)까지 도보로 30초면 가는 학세권 오피스텔로 어린 자녀를 둔 신혼부부나 초혼부부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독산역 앞에 최초로 공급되는 3베이 아파트 구조의 쓰리룸 오피스텔(방 3개, 화장실 2개)로 배후에 가산디지털산업단지의 풍부한 임대 수요를 품고 있다. 가산디지털산업단지와 구로디지털산업단지는 현재 산업 인력이 약 50만명에 달하며 거대한 산업단지로 잘 알려져 있다. 금천, 구로, 구로디지털단지 등의 G밸리를 중심으로 지식산업센터가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모여든 IT 및 정보통신 관련 1만여 개의 기업의 입주와 함께 1인은 물론 2~3인 가구의 신혼부부, 직장인 등의 주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사무실 공급에 비해 아파트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1~2인 가구
핵가족화

금천구 권역 내 홈플러스, 롯데 빅마켓, G벨리 등 대규모 신흥 상권 밀집 지역으로 롯데시네마, 디지털 유통단지 등의 생활 인프라가 완비돼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도서관, 우체국, 파출소 등 각종 관공서도 가까이 자리했다. 또한 안양천변 등 단지 주변에 자리한 다양한 공원이 입주민들의 힐링 라이프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순환도로, 서부간선도로, 수원~광명 고속도로 등의 도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지난해 9월 개통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를 통해 서남부외곽과 서울 도심간 교통 정체가 해소될 전망이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안산과 우리나라 최고의 금융허브인 여의도로 연결되는 신안산선~신독산역의 공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서울 3대 업무지구인 여의도와의 직주근접 교통 환경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신안산선은 서울역에서 여의도역과 광명역을 지나 안산 한양대역까지 연결하는 광역 철도 노선이다. 또한 우시장 일대 도시재생사업 개발이 예정돼 있는 등 잇따른 개발호재 소식으로 실수요 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아파트 공급
턱없이 부족

 

▲디오페라 서초 해링턴 타워= 효성중공업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93-1 일원에 조성되는 ‘디오페라 서초 해링턴 타워’를 분양 중이다. 대법원, 예술의전당, 서울교대 등이 자리한 서초동 핵심 입지에서 강남의 풍부한 생활 인프라와 우수한 교육환경까지 모두 누릴 수 있다. 업무시설이 밀집해 있는 서초, 교대, 강남역과 인접해 입지적 장점이 우수하다. 인근에는 서울교대부설초, 서초중·고교, 서울고 등 우수 학교가 위치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도 인접해 뛰어난 교육환경이 갖춰져 있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3호선 남부터미널역, 2·3호선 교대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오피스텔 인근 반포대로와 남부순환도로 등을 통해 주요 도심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서리풀터널을 통해 방배동 서초대로가 연결돼 서초권역 교통망을 이용하기 좋다. 다양한 개발사업도 예정돼 있다.


서초구의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에 따르면 서초대로 일대 롯데칠성 터, 코오롱 터, 라이온미싱 터 등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국제업무·상업 복합 중심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또한 서울 서초구 서리풀공원 인근 옛 정보사령부 터도 첨단 기업과 자연, 문화 공간 등이 어우러진 문화예술복합타운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정보사령부 터 전체 16만㎡ 중 공원을 제외한 약 9만6797㎡에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클러스터와 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또한 양재 R&CD 특구 지정도 추진 중으로 AI 산업 혁신거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구간(한남IC~양재IC)을 지하화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상부 공간에 공원·문화관광 복합지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디오페라 서초 해링턴 타워는 2개동을 스카이브리지로 연결해 서초의 새로운 트윈타워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 서울 동대문구 일원에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 비즈니스 업무지구의 직주근접성이다. 청량리는 종로구·중구 일대의 업무 지구인 중앙권역과 인접한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향후 교통사업을 통해 테헤란로 일대의 권역인 강남권역, 잠실권역 접근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직주근접 효과가 두드러지는 교통 환경도 포인트다. 청량리역, 제기동역, 용두역 등 지하철역 3개를 모두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입지다. 제기동역의 경우 제2차 서울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에 따라 동북선이 2024년 개통 예정이다. 특히 해당 단지는 단지 바로 앞에 동북선과 연결되는 지하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예정으로 더욱 높은 주거 편의와 수혜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청량리역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C노선, 면목선, 강북횡단선 등이 개통될 예정이다. 내부순환로, 북부 및 동부간선도로 등이 인접해 차량 이동망도 우수하다. 단지 인근으로 60개가량의 버스 노선도 경유하고 있다. 특히나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도시형생활주택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투자처로서의 메리트도 크게 높아진 상태다.

 


▲기흥역 엘리시아 트윈= 엘리시아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소재한 ‘기흥역 엘리시아 트윈’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단지 앞에 기흥역에서 광교로 이어지는 에버라인 연장선인 신갈5거리역도 조성될 계획이다. 첨단산업단지 조성도 활발하다. SK반도체클러스트 조성을 비롯해 GTX-A 노선 개통(2025년 예정)에 맞춰 판교테크노밸리 5배가 넘는 용인플랫폼시티가 개발되고, 도시재생 뉴딜사업인 신갈오거리 뉴타운까지 합쳐지면 기흥 발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다.

판교테크노밸리의 5배 규모로 개발 중인 용인플랫폼시티와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부품 및 장비 기업 50여개사가 입주하는 SK반도체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신갈5거리 일대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문화생활공간으로 재탄생되고 수인분당선 구성역과 환승될 GTX-A(용인역)가 개통(2025년 예정)될 경우 강남 수서, 삼성동은 10분 내외의 교통망으로 단축된다.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아웃렛 등의 복합쇼핑몰세권도 갖춰져 있어 인근 초·중·고교 등의 교육시설과 함께 이 일대는 교통, 교육 및 쇼핑문화레저공간, 첨단기업군까지 명실상부한 미래형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구축하게 된다.

 

▲청라 월드메르디앙 커낼웨이= 신한빛주택건설㈜이 인천 서구 청라동 167-23번지 일대에 오피스텔 ‘청라 월드메르디앙 커낼웨이’를 공급한다. 주변에 약 70만㎡ 규모의 청라호수공원과 청라국제도시 내 상징성을 갖는 인공수로 커낼웨이가 인접해 있고 홈플러스, 롯데마트, CGV 등 다양한 쇼핑과 문화시설도 갖춰 생활인프라를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다.

다양한 개발호재도 대기하고 있다. 청라시티타워, 의료복합타운(아산병원), 스타필드, 로봇랜드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이 예정돼 있다. 2025년 완공 예정인 청라시티타워는 청라호수공원 일대 토지 면적 3만3058㎡에 높이 448m 규모(지상 30층, 지하 2층)의 세계에서 6번째 높은 타워 건설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교통망의 경우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및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수도권 전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단지에서 도보로 이용 가능한 봉수대로역이 포함된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선은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해 지난 2월 착공했고, 2027년 개통 예정이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이 개통되면 봉수대로역에서 서울 고속터미널까지 이동시간이 20~30분 단축된다.

인수위서
흐름 반영?

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도 탄력을 받고 있다. 대장홍대선은 부천 대장신도시와 서울 2호선 홍대입구역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사업으로,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서울 2호선 청라 연장은 대장홍대선 사업이 민자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추진하는 것으로 반영돼 있다.

해당 단지는 오피스텔 특성상 100% 추첨제로 운영된다.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가입여부와 지역 관계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지난해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단지로, 올해부터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