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3지대 후보 공멸론

고래 싸움에 등 터진 두 새우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표의 빈부격차가 제3지대에도 일어났다.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파란이 이어지며 안 후보가 BIG3에 들어간 것이다. 지지율 정체의 늪에 둘만 남겨진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의 고민은 더욱 깊어간다. 이들이 위기 탈출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약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조용한 제3지대의 두 후보가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다.

살길은?

두 자릿수 지지율을 연이어 기록하며  몸값이 높아지고 있는 안 후보에 반해, 두 군소 정당의 대선후보는 지지율 정체를 넘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군소 후보들의 당선을 예상하는 이가 많지 않았던 건 사실이지만, 지금 상황만큼 암울할 것이라 예상한 이도 많지 않았다.

심 후보는 이번 대선이 네 번째인 ‘대선 베테랑’이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다섯 명의 유력 후보 중 가장 많은 대선 경험을 갖고 있고, ‘노동자들의 대변인’ ‘페미니스트 대선후보’ 같은 비교적 뚜렷한 정치색도 갖고 있다.

김 후보는 대선에 뛰어든 후보 중 가장 많은 경제 관련 실무경험을 쌓은 ‘경제통’이다.


그는 지난 40년간 경제 부처에서 일한 경력이 있고, 진보와 보수정권 모두를 경험하며 실용적인 실무 경험을 쌓은 경제관료다. 전 국민이 바라는 ‘경제대통령’에 가장 부합하는 이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각자의 매력 포인트가 뚜렷한 두 후보가 어째서 둘이 합쳐도 지지율 3%도 안 나오는 성적표를 받게 된 것일까. 우선 화제성을 거대 양당 후보에게 모두 빼앗긴 점이 가장 큰 패인이다.

약 10년 전, 미국에서는 애플과 삼성의 소송전이 있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두 회사는 2011년 서로가 서로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난타전을 벌인 바 있다. 소송은 총 9개국에서 수십 가지의 형태로 진행됐고, 천문학적인 배상금이 오르내리며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7년이 지난 2018년, 양사는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방법원에 ‘화해하고 모든 소송을 취하한다’는 서류를 제출했다.누구의 승리도 아닌 ‘무승부’로 소송전이 귀결된 것이다. 

이러다 다 죽어…존재감 살릴 방법 없다?
이대로 그만? 비호감 특수 안에 다 뺏겨

그러나 일각에서는 “양쪽 모두 승리한 소송전”이라는 평가를 나온다. IT업계 사람들은 양사가 오랜 시간의 소송전을 통해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크게 누렸고, 다른 경쟁자들의 특허 공격을 동시에 눌러줌으로써 두 회사가 스마트폰 시장을 독점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2022년 대선 양상은 애플과 삼성의 소송전과 똑같다. 네거티브전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대선 뉴스의 모든 화제를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잠잠해질만하면 각종 비리가 터져 나오고, 경선 과정에서부터 시작된 내부 갈등은 여러 뉴스를 양산해내며 유권자들의 관심은 오롯이 거대 양당의 두 후보에게만 쏠렸다.

이 과정에서 군소 정당 대선후보들의 존재감은 서서히 잊혀져 결국 지지율 하락으로까지 이어졌다.

너무 심한 비리 의혹에 지친 유권자들이 최근에야 안 후보에게 관심을 돌리기 시작한 모양새지만, 이들의 관심이 심 후보와 김 후보에게까지 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호감 대선’의 특수는 안 후보가 모두 가져갔기 때문에 치열한 이슈 경쟁에서 뒤처진 심 후보와 김 후보는 피해자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화제를 불러일으킬 만한 ‘이슈 메이킹’이나 안 후보와의 단일화밖에 방법이 없다. 

‘뉴스에 등장하지 못하는’ 지금의 대선 레이스에서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이슈로 대선판을 흔들지 못한다면, 심 후보와 김 후보는 지지율 답보를 벗어날 수 없다. 

안 후보와의 제3지대 단일화도 또 다른 방법이다. 유권자들은 이미 제3지대로 많이 유입되고 있다. 그들의 선택지를 하나로 줄여준다면 세 후보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후보 모두 거대 양당 후보들과의 단일화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으나, 서로간의 단일화에는 어느 정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여서 극적 합의만 이룬다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노림수는 아니다. 

물론, 지지율 부진의 요인에는 후보 개개인의 선거전략 실책도 있다. 심 후보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는 정체성을 가진 정치인이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타깃층을 노동자와 청년으로 잡았다. ‘주 4일 근무제 도입’이라는 파격적인 대선 공약과 ‘신노동법’은 노동자들로 부터는 큰 호평을 들었으나, 청년층에 대한 어필은 미흡했다.

그는 지난 12일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두고 “가뜩이나 힘든 청년을 성별로 갈라치고, 차별과 혐오를 부추겨 득표 전략으로 삼는 건 나쁜 정치”라며 “성별 갈라치기는 40년간 우리 사회를 갈라놓은 지역주의 이상의 갈등 요소로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말문 막힌 대선 4수와 경제통
양 진영의 전략 미스도 한몫


그러나 심 후보 역시 ‘페미니스트 대선후보’라는 슬로건을 내려놓지 못한 상태다.

젠더 갈등이 어느 세대보다 심한 2030에게 ‘페미니스트’ 노선을 선언한 것은 그 자체로 성별 갈라치기를 답습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윤 후보가 ‘이대남’ 편에 섰다면 심 후보는 ‘이대녀’ 편에 서 있는 꼴인 것이다.

청년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슬로건 교체나 ‘이대남’들을 위한 정치 행보가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김 후보도 개인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이 후보의 ‘소확행’ 공약이나 윤 후보의 ‘59초 쇼츠’ 공약 등은 민생에 보다 가깝게 느껴지고, 실용적인 공약들이라는 호평을 받는 중이다. 이른바 ‘생활 밀착형’ 공약들이 유권자들에게 어필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김 후보는 ‘공무원 수 삭감’이나 ‘교육부 폐지’ 등 ‘큰 그림을 그리는’ 공약들이 주를 이룬다. 유권자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너무 막연한 공약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후보가 ‘경제통’ 이미지를 잘 살린 ‘생활밀착형’ 공약들을 내놓는다면 본인의 강점을 십분 살린 선거전략이 된다.


돌파구

‘이슈 메이킹’ ‘단일화’ ‘선거전략 재검토’ 등 방법이야 많지만, 이를 실행하기에는 크나큰 결심이 필요하다. 대선이 약 50일 남은 현시점에서 이들의 ‘큰 결심’이 언제쯤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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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