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창업시장 결산(中) - 자고 나면 또 생겨도 잘된다

불황에도 잘되는 업종은 있다. 창업환경의 변화가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하고, 그 변화에 혁신적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 2년 차인 올해도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한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을 이어가기도 했다.

국내 원두커피 시장은 1999년 스타벅스가 서울 이화여대 앞에서 1호점을 개설한 이후 커피빈, 할리스 등 몇몇 브랜드가 이어 등장한 후 성장을 거듭했다. 2008년 카페베네가 등장하고 아메리카노 등 원두커피의 붐이 일기 시작해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 파스쿠찌 등 대기업 브랜드와 탐앤탐스 등 중소기업 브랜드가 대거 나오며 고급 원두커피 시장을 확장시켜 나갔다.

대세

2010년대 고급 원두커피 시장의 팽창 속에 틈새시장을 비집고 당시 중저가 카페 브랜드인 이디야커피와 커피베이 등이 성장했다. 그 후 최근 10년간 초저가 원두커피 선도 브랜드인 빽다방을 필두로 메가엠지씨커피, 컴포즈커피, 더벤티 등이 급성장하면서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커피 전문점은 외식업 중 비교적 점포 운영이 쉽다는 장점과 창업 시 여유로운 매장 운영 이미지로 10년 넘게 시장에 진입하는 창업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만 1만6000여개 점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중 매장 면적이 33㎡ 이하인 포장·배달 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가장 크게 성장한 업종은 단연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 선인 저가 커피 전문점이다. 33㎡ 이상인 저가 커피 전문점까지 포함하면 올해 전체 창업자 중 카페 창업자는 50%가 훌쩍 넘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뒤따른다.


지난해 선두그룹 4개 브랜드가 총 1000여개의 점포를 열었는데, 올해는 이들 빅4 브랜드만 1500여개의 점포가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선두주자인 빽다방은 올해 250여개 점포가 늘어나면서 연말 기준 970여개 점포가 자리해 탄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메가MGC커피는 올해까지 3년 연속 400여개 점포를 개설하면서 이미 점포 수가 1600개를 넘어섰다.

그리고 부산에서 시작한 컴포즈커피와 더벤티도 올해 성장세에 있다. 컴포즈커피는 이미 550개점을 넘겼고 연말 기준으로 점포가 1300개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벤티 역시 연말 기준 270여개 점포가 증가해 780여개 점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저가 커피 4위 브랜드인 더벤티의 선전이 돋보인다. 충북 진천에 대지 2만3100㎡(약 7000평), 건평 1만3200㎡(약 4000평) 규모의 로스팅, 파우더 공장을 설립함으로써 미래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 내년에는 올해 구축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400개 이상 점포를 개설한다는 것이 본사 측의 계획이다.

이에 비해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000원대인 고가 커피와 3000원대인 중간 가격대 커피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점포 수 1위 브랜드인 이디야커피의 타격이 컸다.

고객의 수요가 테이크아웃 저가 커피로 쏠리며 이디야커피의 지난해 점포 연평균 매출이 2억원 이하로 많이 떨어졌다. 저가 커피 점포 연평균 매출액 1위인 빽다방과는 무려 1억원 이상 차이가 나고, 저가 커피 4위 브랜드인 더벤티와 연평균 매출액이 비슷했다.

올해도 이 추세는 이어간다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따라서 이디야커피는 향후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영업 전략을 들고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커피’ 외식업 중 비교적 점포 운영 쉬워
발 빠르게 대처한 브랜드 상대적 성장


그러나 이와 같은 저가 커피브랜드의 가파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저가 커피시장을 바라보는 창업 전문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미 과당경쟁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빅4 브랜드 외에도 올 한 해에만 수십개의 브랜드가 새로 생겨, 그야말로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에 곧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시간이 갈수록 인건비와 원부재룟값의 상승이 예상돼 언제까지 1500원 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편의점 커피, 캔커피, 캡슐커피, 무인 고급자판기 점포 등과도 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몇 년을 앞서간다는 일본의 경우 저가 커피 브랜드는 거의 다 사라지고 고가 커피와 저가 커피인 편의점커피 및 캔커피 위주로 시장이 재편돼 지금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향후 이러한 흐름을 예상하고 커피 전문점 창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 품질 좋은 원두 및 원부재료의 원활한 공급을 담보하는 동시에  전문점으로서 메뉴에 차별화가 있어야 하고,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며 브랜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튼튼한 본사를 골라야 한다. 검증되지 않는 가맹본부의 달콤한 말에 속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인기

저가 품목에 대한 인기는 다른 업종에서도 나타났다.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부응한 이들 업종은 가격은 낮추고, 양은 줄여서 다양한 메뉴를 선택하게 하는 전략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살얼음 맥주로 최근 몇 년간 인기몰이 했던 역전할머니맥주는 올해도 100개 이상 점포가 개설됐고 780여개의 점포로 늘어났다.

비슷한 콘셉트의 브랜드도 다수 등장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다양한 저가 메뉴를 맛있게 제공함으로써 젊은 층에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신 메뉴를 수시로 출시하고 있는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창업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저가 수산 요리 전문점 어사출또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전국 120여개 점포가 있으며, 점포당 연평균 매출이 6억원이 넘을 정도로 대박을 터뜨렸다. 경남 통영에서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가두리 양식장에서 올라오는 활어회, 세꼬시, 해산물, 구이 및 요리, 식사와 매운탕, 세트 메뉴까지 거의 모든 수산 요리 메뉴를 소주 한 잔과 함께 즐겨도 1인당 객단가 1만5000원 이내에 먹을 수 있는 게 인기 요인이었다.

해산물 신선도와 가격 만족도, 가맹점주 마진율 모두를 보장하는 것이 수산 요리 전문점의 승패를 좌우하는 관건인데, 직영 양식장을 운영하는 어사출또가 바로 그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것이 외식 전문가들의 평가다. 향후 위드코로나 시대가 정착되면 더욱 선전이 기대되는 업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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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