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고 생리장애 피해담

“두 달째 하질 않아요”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서정 기자 =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졌다. 접종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각자의 이유로 접종을 기피하고 있다. 여성들의 경우엔 부정출혈 등의 부작용 영향이 크다. 최근 백신을 맞은 후 부정출혈과 생리불순을 경험했다는 부작용 사례가 쏟아지자 접종을 기피하는 여성이 늘었다.

지난 8일 백신을 접종한 후 사흘 만에 숨진 장애인 수영선수 이모씨의 가족이 순천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사망 인과성 인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유가족과 장애인 단체는 심의가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몸에 이상?

장애인 수영선수 이씨는 지난 7월29일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한 뒤 사흘 만인 지난 8월1일 사망했다. 백신으로 이씨가 사망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부검 등 조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질병관리청 심사위원회는 백신과 이씨의 죽음은 인과성이 부족하다는 판정 결과를 내렸다. 숨진 이씨의 오빠는 “가족에게 돌아온 것은 피해자의 죽음과 백신은 인과성이 부족하다는 한 장의 결정문이었다”며 “사형선고를 두 번 내린 것이나 다름없는 판정 결과였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일며 백신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월 1일 청원인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부친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백혈병 판정을 받고 엿새 만에 숨졌다는 사연을 올렸다.


이 후 게시판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은 다음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했다는 청원이 잇따랏다.

청원에 따르면 기저질환을 앓지 않고 건강했던 이들이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모더나 백신 등을 접종한 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과 혈액암 등을 진단받았다.

이와 관련된 자문을 맡은 대한혈액학회는 백신을 접종 한 후 단기간 내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기존 이론에 맞지 않고,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백신 등 이전 백신들과도 인과성이 보고된 사례가 코로나19 백신과 백혈병 간에 인과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달 1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26일 이후 신고된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누적 31만건을 넘어섰다. 다른 증상으로 신고했다가 중증으로 악화돼 사망한 경우를 포함하면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으로 인과관계가 인정된 사례는 3000여건 미만으로 전체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최근에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여성들이 부정출혈과 생리불순을 경험했다며 부작용을 신고한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B씨는 지난 7월28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 부정출혈을 겪었다. 9월1일 2차 접종을 마친 B씨는 11월에도 생리 전 주부터 부정출혈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백신 접종 시 월경장애에 대한 사전고지가 없었고 의자에 앉자마자 바로 접종을 했기 때문에 자신의 증상이 백신 때문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자신보다 더 아픈 사람들도 인과관계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보고 1차 접종이 끝난 후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병원에 알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C씨는 지난 9월15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한 뒤 두 달 째 생리를 하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임신 가능성이 없음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생리불순이 두 달 째 이어지자 두려움에 시달린 C씨는 “최근 찾은 병원의 의사도 백신 접종과 별개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그저 스트레스 요인일 수 있다는 말만 했다”고 하소연했다.

부정출혈, 생리불순 등 부작용
“인과성 없다” 정부 대응 불만

C씨는 “질병관리청에서는 인과성에 대한 결과는 늦게 나온다고만 통보하고 아무런 연락도 없다”며 당국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그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매뉴얼이 미흡하다며 정부가 줄줄이 나오는 백신 부작용 피해자들에게 기저질환과 연관 지으며 인과성이 없다고만 단정 짓고 국민들에게 무작정 백신 맞기를 권고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실제 지난달 1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 후 이상반응 신고서 기타 항목에 여성 ‘부정출혈’ ‘생리’ 등으로 신고된 사례는 1177건이었다.

화이자 백신이 883건으로 가장 많고, 모더나 201건, 아스트라제네카 82건, 얀센 11건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407건으로 가장 많고, 30대 293건, 20대 260건, 50대 207건 순이었다. 

추진단은 지난 3일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부정출혈, 생리주기 변화와 같은 ‘월경장애’ 이상반응과 백신 간 인과성이 없다고 밝혔다. 생리 이상은 스트레스, 피로, 갑상선 질환, 자궁근종 등 다양한 원인으로 유발될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추진단에 따르면 국내에선 접종 후 월경장애와 관련해 18건, 영국에선 지난달 18일까지 3만2455건이 보고됐다.

더 큰 문제는 백신을 접종한 후 월경장애를 겪는 여성들의 부작용 사례가 제대로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월경장애는 백신 이상반응의 주요 분류 속에 포함돼있지 않았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시스템에도 발열, 통증, 부기 등의 항목은 있지만 ‘월경장애’ 혹은 ‘하혈’ 등의 증상은 없었다.

백신 접종 후 이 같은 부작용을 겪는 여성들의 수치가 월경장애가 이상반응 신고 시스템의 보기에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 과소 추정됐을 가능성도 있다. 

또 ‘기타’ 항목을 선택한 채 자신이 경험한 부작용을 써서 제출하면 일괄적으로 “위의 증상은 경증으로, 보건소 보고는 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 메시지가 뜨기도 한다. 이런 안내 메시지는 월경장애를 백신 접종 이상반응으로 신고한 이들이 본인의 증상을 ‘경증’이라 생각하게 하고, 병원 방문을 꺼리게 만든다.


1차 백신 접종 후 월경장애를 신고하기 위해 이상반응 신고 시스템을 이용해본 여성들은 2차 접종 후 같은 부작용을 겪어도 자신의 증상을 신고하지 않게 될 확률도 높다. 신고의 효용에 불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되자 지난 8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부정출혈(하혈)을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란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에는 총 4만6982명이 동의했다. 

코로나19 백신은 급박한 상황 때문에 개발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용화됐다. 이에 앞으로 많은 부작용이 밝혀질 것이라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접종 기피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미국(승인 연기) 등에서는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밝혀지는 것만으로도 접종을 중단하기도 한다. 현재 코로나 기타 항목에 월경장애 등을 별도 기입할 수는 있지만 추진단은 여성들 사이에서 자주 보고되는 생리불순, 생리통 악화, 하혈 등 월경장애 이상반응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항목을 추후 추가하기로 했다. 아울러 인과성이나 발생 양상에 대해서도 전문가 등과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lyrickim@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