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상품 성공투자 키워드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주택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알짜 수익형 부동산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탄탄한 배후수요를 확보한 상가, 오피스텔, 소형 오피스 등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후수요가 탄탄하다는 것은 상가와 같은 상업시설이나 오피스텔, 소형 오피스와 같은 업무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고정 수요 및 유동인구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대규모 주거시설이나 기업체, 관공서 등의 입주가 꾸준히 진행돼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의 경우 수요가 몰리며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향후 시세차익을 보는 것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대기업 투자지역, 산업단지, 업무지구 등이 있다.

대기업
후광효과

먼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삼성, LG, SK 등 대기업의 후광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역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풍부한 일자리 조성을 통해 인구 유입이 증가하고 관련 사업체 및 협력업체의 이주 등 낙수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부동산 투자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후광 효과가 미치는 건 주택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업무시설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역시 대기업 효과를 받고 있다. 사업체, 거래처 입주가 시작되면 임차 수요가 크게 확장되고 교통, 인프라 등 비즈니스 여건까지 대폭 개선된다. 여기에 고소득 연봉에 구매력 높은 근로자의 수요가 확보되면서 상권 활성화 및 수익률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다음으로 산업단지 인근 수익형 부동산은 교통이나 업무환경 등 각종 인프라가 조성돼 있고, 산업 연계성이 우수해 기업체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최근 산업단지 인근에서 분양한 상업 및 업무시설이 대다수 조기 완판 되고 있는 흐름 역시 풍부한 기업체 수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대규모 업무지구를 품은 지역에서 공급되는 직주근접 오피스텔 등이 분양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업무지구 내 입주한 기업에 근무하는 종사자들을 포함해 배후수요가 탄탄하고, 자족 기능을 갖추고 있어 정주 여건도 우수하다.

정부 잇따른 규제로 주택시장 주춤
배후수요 확보 상가·오피스텔 눈길

양질의 일자리가 있는 곳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평가다. 대규모 업무지구가 있는 지역의 경우 기업이 입주할 때마다 근로자와 관련 업종 종사자 등 인구가 대거 유입돼 주변 주택시장의 규모가 커진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부동산 가치가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해 투자 가치도 높다. 실제 대규모 업무지구 인근 오피스텔은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동탄2신도시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2019년 12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지난 4월 8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같은 주택형이 6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10개월 만에 약 1억8000만원 올랐다. 단지는 동탄테크노밸리와 화성일반산업단지 등이 가깝다.

경기 안양시 ‘힐스테이트 에코 평촌(2019년 2월 입주)’ 전용면적 68㎡는 지난 5월 6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6월 같은 주택형이 4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약 2억3000만원 올랐다. 단지는 맞은편에 평촌 스마트스퀘어를 비롯해 안양테크노밸리 등이 가깝다.

대기업 투자지역이나 산업단지와 인접한 상업시설이나 업무시설은 분양성적도 좋았다. 업계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의 초기 지식산업센터 상품은 현재 100% 분양 완료된 상태다. 삼성 평택캠퍼스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단지들이 가까이 위치해 있다는 점이 흥행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2018년 2월 삼성 평택캠퍼스 인근에 분양한 ‘에스타워 고덕’은 계약 2주 만에 모든 분양 물량이 완판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 투자를 밝힌 인천 송도 역시 대기업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관공서 입주
안정적인 수익 보장

지난 4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아크베이 스트리트’ 상업시설은 계약을 100% 완료했다. 앞서 2019년 9월 분양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3차’상업시설(132실)도 1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에 완판 됐다.

지난해 4월 경기도 안산시와 시흥시 일대에 조성 중인 ‘웨이브스퀘어’ 상업시설은 분양한 지 얼마 안 돼 대부분 호실의 분양이 끝났다. 화성시 동탄역 인근에서 분양했던 ‘프런트 캐슬 동탄’상업시설은 하루 만에 110실 모두 계약이 완료되는가 하면 ‘동탄역 유림노르웨이숲’ 상업시설인 ‘오슬로애비뉴’도 평균 21.4대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100% 완판 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기업 투자지역, 산업단지, 업무지구 인근은 지역 내 인구가 꾸준히 증가해 탄탄한 배후수요를 확보해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다”며 “배후수요는 상품을 직·간접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범위의 잠재적인 수요를 의미하며 대규모 주거 단지나 업무지구를 끼고 있어 상주 인구가 풍부한 입지는 주거·업무 배후수요가 두터워 수익형 부동산 1순위 투자처로 통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배후수요를 확보한 수도권 수익형 부동산.

 

▲트윈시티 남산= 서울 중심 입지의 오피스텔이 5년 전 가격으로 시장에 선보인다. 서울역 초역세권 오피스텔인 ‘트윈시티 남산 오피스텔’이 주인공. 지하 6층~지상 29층, 전용 21~29㎡ 13개 타입, 총 567실 규모로 오피스와 근린생활시설이 함께 조성돼 있다. 민간 임대주택 리츠 1호 사업으로 건설된 트윈시티 남산은 2015년 2월부터 6년 동안 임대로 운영됐다. 이번 달부터 매각으로 전환해 현재 선착순 계약을 진행 중이다.

투자가치
긍정적으로

지하철 4개 노선에 KTX까지 지나는 서울역 초역세권 오피스텔로서 가치가 높다. 서울역 12번 출구와 오피스텔 지하통로가 직접 연결돼 2분 내로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입주민들은 서울역 지하철 1·4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4개 노선과 KTX, 광역·지역버스 환승센터 등의 여러 교통수단을 가까이서 편하게 누릴 수 있다. 또 인근으로 우선 강남업무지구(CBD)권역을 비롯해 GS건설, SK텔레콤, 하나은행 본점 등 대기업이 밀집돼 있어 편리한 출퇴근을 바라는 직장인 직주근접 수요를 보유하고 있다. 또 동대문, 명동 쇼핑타운,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자영업자 수요와 연세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대학가 수요까지 품을 수 있다.

 

▲엘프론트 청담= 서울 3대 업무지구 중 가장 낮은 공실률을 기록한 GBD에 ‘엘프론트 청담’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일원에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조성되는 복합시설로 오피스와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오피스는 지상 4층~지상 7층, 총 47실 규모다.  

산업단지
흥행 원인

테헤란로가 가까운 곳에 위치해 비즈니스 인프라가 우수하다. 테헤란로는 국제금융과 무역이 활발하고, IT기업·은행 등이 밀집해 있다. 또한 벤처1세대 기업이 집적돼 있는 만큼 한국의 실리콘밸리라고도 불린다. 이외에도 조선팰리스 호텔이 개장한 데 이어 우량 임차인을 유치할 계획인 역삼 센터필드도 최근 준공 완료됐다.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 및 도심형 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개발되는 국제교류복합지구가 2025년 완공 예정이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를 시작으로 잠실 종합운동장까지 연결된다. 현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인 복합환승센터가 착공에 들어가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등도 계획돼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125만명 이상의 고용 유발 등 대규모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된다.

 

▲잠실 리버리치=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잠실 리버리치’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7층, 5개 타입의 전용면적 27.41~42.09m², 150실 규모다. 방이동은 직장인들의 직주근접을 실현하는 교통여건과 도심에서 수변여가문화를 즐기는 데 적합하다. 서울에서도 대규모를 자랑하는 올림픽공원부터 석촌호수, 송파방이공원을 비롯해 방이동 먹자골목까지 모두 근거리인데다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서울 전역으로 발 빠르게 이동하는 지하철역이 밀집해 있다.


사업지 도보 5분 거리에는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9호선 한성백제역이 위치하며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잠실역환승센터를 비롯해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수도권제1외곽순환도로, SRT 수서역 등 쾌속 광역 교통망이 갖춰져 있다.

현재 해당 지역은 현대자동차GBC(옛 한전 부지), 잠실MICE (국제업무·스포츠·엔터테인먼트·전시컨벤션),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등 국제교류복합지구에 대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코엑스~현대차GBC(옛 한전 부지)~잠실종합 운동장으로 이어지는 166만㎡에 4가지 핵심산업시설(국제업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시·컨벤션)과 수변공간을 연계한 MICE 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건대입구역 더 라움 에비뉴= 건대 더 라움 펜트하우스 단지 내 상가인 ‘건대입구역 더 라움 에비뉴’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건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청담대교 북단 방향 약 100m 대로변에 위치한다. 로데오 거리와 양꼬치 거리 입구 쪽 중심으로 최근 입주를 시작한 호반써밋 자양, 건대자이엘라와 더불어 역세권 신흥 주상복합 단지의 중앙에 있다.

지하철 2호선 및 7호선 환승역인 건대입구역 일대는 서울 10대 상권이자 동부권 최대 상권으로 롯데백화점, 이마트, 스타시티몰, 롯데시네마, CGV, 건대로데오, 먹자골목 등이 모여 있어 풍부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인근 성수동 비즈니스타운과 건국대, 세종대 6만 배후수요뿐만 아니라 일평균 유동인구 10만명을 자랑한다.

2·7호선 건대입구역을 이용해 잠실, 삼성, 청담, 학동, 논현, 반포 등 강남권을 논스톱으로 오갈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해 단지 인근 영동대교와 청담대교를 건너면 강남구 삼성동과 청담동으로 곧바로 연결돼 미래가치도 뛰어나다.

단지 인근 삼성동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인 서울 국제교류복합지구가 추진 중이다. 여기에다 단지 인근에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이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고, 성수동 레미콘부지 공원화(2022년 철거 예정), 중곡역 종합의료단지(2021년 말 완공 예정), 청사·보건소·구의회·오피스·호텔·판매시설 복합단지인 구의역 행정단지(구의·자양 재정비촉진구역) 등도 추진되고 있다.


발 빠르게
지하철 밀집

▲시흥장현 시티프론트561= 시흥시청 인근에 들어서는 대단지 오피스 타워 ‘시흥장현 시티프론트561’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2개 동, 오피스 561실, 상업시설 87실로 시흥 장현지구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블록별로 5블록에 지하 3층~지상 10층에 오피스 420실과 상업시설 64실, 6블록에 지하 4층~지상 10층에 오피스 141실, 상업시설 23실이 조성된다.

경기도 시흥시 장현지구 업무 5블록, 6블록 총 2개 블록에 들어서는 이 오피스 타워는 시흥시청 일대에서 최대 규모로 들어서는 만큼 오피스만 해도 561개 호실이 조성돼 입주 기업들 간의 업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섹션 오피스와 소호 오피스가 함께 구성됐을 뿐 아니라 복층형 설계까지 더해져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이 업무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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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발 검찰과의 전쟁 막전막후

여당발 검찰과의 전쟁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과 검찰의 시각이 크게 엇갈리면서 서로를 향해 날을 겨누는 형국이다. 검찰청은 내년 9월 폐지될 시한부 운명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필두로 이참에 검찰의 뿌리를 뽑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을 등에 업고 버티기에 나선 검찰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아 당분간 양측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이 대장동 사건에 대한 항소 시한을 넘기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서울중앙지검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비롯해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일당에 대한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은 것이다. 꺾이거나 되치거나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피고인에게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됐다. 대장동 개발 비리로 발생한 범죄수익의 국고 환수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해석에도 힘이 실린다. 화살은 곧바로 이재명 대통령에게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에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데, 이미 대장동 민간업자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 만큼 항소 포기로 인해 추가로 다툴 여지를 차단했다는 게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여기에 대통령실이 항소 포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재명 면죄부’라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대변인은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비서관 4명 중 3명,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법제처장, 국정원 기조실장까지 모두 이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이라며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대장동 사건 주요 피고인 정진상, 김용, 이화영 등을 특별 면회하면서 ‘검찰은 증거가 없다’는 발언으로 회유를 시도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역시 “국가의 유례없는 사법 정의 포기 사태는 이재명정부의 책임”이라며 “공소 사실의 핵심에 무죄 선고가 난 사건에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 대통령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부 출범 이후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승진한 노만석 검찰총장을 겨냥해서는 책임론이 불거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항소 시한을 앞두고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일동에 대해 일부 무죄가 선고되는 등 다툼의 여지가 있는 1심 판결에 대해 “관행대로 항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를 전해 들은 대검 수뇌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노 대행은 지난 9일 “대장동 사건은 일선 검찰청의 보고를 받고 통상의 중요 사건의 경우처럼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한 후 해당 판결의 취지 및 내용, 항소 기준, 사건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총장 대행인 저의 책임하에 서울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대장동 일동에 대해 검찰의 구형량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된 만큼 항소 포기가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항소 포기 지시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화약고에 불붙인 ‘항소 포기’ 후폭풍 이재명·노만석·정성호 몽땅 도마 위로 정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이진수) 법무부 차관에게 대장동 사건 관련으로 어떤 지시를 했느냐’는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의 질문에 “노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지휘권을 행사할 수도 있으니 항소를 알아서 포기하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정 장관은 총 3번 정도 대장동 사건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언급하며 “(두 번째인) 11월6일 목요일에는 국회에서 예결위 종합질의가 있어 국회에 왔는데, 예결위 끝나고 대검에서 항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한 의견을 들었다”며 “당시 ‘중형이 선고됐는데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하지 않는가’란 정도의 이야기만 하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날인 11월7일에도 마찬가지”라며 “저녁에 예결위가 잠시 휴정돼 검찰에서 항소할 것 같다는 구두 보고를 식사 중에 받았고, 그날 저녁 예결위가 끝난 후 최종적으로 항고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대목을 놓고 국민의힘은 “신중한 검토(판단)가 곧 항소 포기인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법무부가 사실상 외압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이 8글자에 모든 것이 함축적으로 들어가 있다”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하며 검찰에 지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팀을 이끌었던 일선 검사를 중심으로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김영석 대검찰청 감찰1과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검찰 역사상 일부 무죄가 선고되고 엄청난 금액의 추징이 선고되지 않은 사건에서 항소 포기를 한 전례가 있었나”라며 이번 결정으로 대장동 일당 등 민간업자에게 수천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이 돌아간 점을 꼬집었다. 대장동 사건의 수사·공판팀을 이끌었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도 “항소 포기로 남욱·정영학을 상대로는 범죄수익을 단 한 푼도 환수할 수 없게 됐고, 김만배를 상대로는 당초 예상 금액의 1/10에 불과한 금액만 추징 선고가 이뤄졌음에도 이를 묵과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막힌 타이밍 검찰 안팎에서 책임론이 확산하자 결국 노 대행은 항소 포기 논란이 불거진 지 닷새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자 일선 검사들은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항소 포기 과정에 대한 상세 설명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해당 입장문은 박재억 수원지검장을 비롯해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 ▲박영빈 인천지검장 ▲박현철 광주지검장▲임승철 서울서부지검장 ▲김창진 부산지검장 등 검사장 18명 명의로 작성됐다. 이들은 “서울중앙지검장은 명백히 항소 의견이었지만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항소 포기 지시를 존중해 최종적으로 공판팀에 항소 포기를 지시했다”며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상대로 항소 의견을 관철하지 못하고 책임지고 사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어제 배포한 입장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항소 의견을 보고받고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한 뒤 해당 판결의 취지 및 내용, 항소 기준, 사건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책임 하에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항소 포기를 지시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하담미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최행관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신동원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등 8개 대형 지청을 이끄는 지청장들도 집단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번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지시는 그 결정에 이른 경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지켜야 할 가치, 검찰의 존재 이유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그간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입장문, 법무부 장관의 설명만으로는 항소를 포기한 구체적 경위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법적·행정적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정치 검사들의 반란을 분쇄하겠다”며 검찰의 집단 반발을 ‘항명’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한 징계를 예고했다. 현재 일반 공무원은 6단계 징계 처분(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이 가능하지만, 검사는 파면에 해당하는 징계 규정이 없다. 검사에 대한 징계는 검사징계법에 따라 이뤄지는데, 이를 ‘검사 특혜법’이라고 지적하며 폐지하겠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치 검사들의 반란에 철저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사실상 검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 법무부 장관께 강력히 요청한다. 항명 검사장 전원을 즉시 보직 해임하고 이들이 의원면직하지 못하게 징계 절차를 바로 개시하라”며 “항명에 가담한 지청장과 일반 검사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후 김 원내대표가 검사징계법 폐지 법률안·검찰청법 개정안을 각각 국회에 제출하면서 사실상 검찰 징계는 당론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항소 포기 논란 이후 박재억 수원지검장에 이어 송강 광주고검장이 연달아 사의를 표명했지만 민주당은 “사표를 수리하지 말고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퇴로를 막았다. 항명? 투쟁? 법무부 내부에서 집단행동에 나선 일부 검사장을 대상으로 평검사 보직이동을 하거나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으로 형사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검찰 측에서는 “보복용 강등”이라는 거센 반발이 나오지만 법무부는 “검사장은 직급이 아닌 보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강등·징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검사장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며 징계의 타당성을 주장했지만, 일선 검사들은 항소 포기 판단 경위에 대해 추가 설명을 요청한 것이 어떻게 항명이냐며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이 앞다퉈 일선 검사장을 향해 “빨리 나가라”고 윽박지르던 것과 달리 최근 지도부는 숨 고르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이정부와 대장동을 엮어 공격하는가 하면, 이 대통령의 UAE(아랍에미리트) 순방 성과가 묻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톤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순방을 떠난 17일부터 이틀간 공개 석상에서 검사 항명, 징계 등 관련 현안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 등 일부 최고위원이 내란전담재판부 도입을 주장했으나 당은 “지도부 차원의 의견은 아니”라며 거리를 뒀다. 정 법무부 장관 역시 지난 18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검사장 징계 검토 관련 질문에 “어떤 것이 좋은 방법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을 위해 법무부나 검찰이 안정되는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택했다. 낮은 볼륨을 유지하는 지도부와 달리 의원 개개인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한 라디오를 통해 정 법무부 장관의 ‘검찰조직 안정’ 발언에 대한 질문에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넘어가는 것이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방법은 아니”라고 답했다. 이어 “정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와 검찰 전체를 총괄하는 수장이기 때문에 고민이 있으신 것 같다”면서도 “다만 중요한 것은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민주당이 내세우는 원칙은 항명 검사에 대한 징계로, 그 원칙을 지키는 것이 국민 여론이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몰아붙이던 지도부 잠시 숨 고르기 이제는 각개전투…검사들도 ‘부글’ 민주당이 다수 석을 차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서는 ‘집단 항명 검사장 18인’ 전원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항소 포기 결정에 반발하는 검사장 18명을 겨냥해 “헌정 질서의 근본인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검찰조직의 지휘 감독체계를 정면으로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비판하며 법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지난 19일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조국혁신당·무소속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검찰의 집단 항명은 정치적 집단행동으로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의 행동은 단순한 의견 개진이 아니었으며 법이 명백히 금지한 공무의 집단행위, 즉 집단적 항명”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피고발인 18명은 모두 각 검찰청을 대표하는 검사장급 고위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이 누구보다 강하게 요구되는 위치에 있다”며 “그런데 이들은 서로 합의해 공동성명을 작성하고 이를 동시에 내부망과 언론에 공개했다. 이는 다수가 결집해 실력으로 주장을 관철하려는 집단적 압력 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지자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뒤 검사들이 반격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권력이 교체됨에 따라 검사의 태도 역시 손바닥 뒤집듯 바뀌고, 만일 보수 세력에게 정권이 넘어갈 경우 검사의 날이 다시 이 대통령을 향할 것이란 점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10월 해체 예정인 검찰청이지만 막강한 권력을 지니던 시절의 관행을 버리지 못한다면 이들을 중심으로 정치 검찰의 모습을 한 또 다른 집단이 탄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검사 인사권은 법무부에 있다”며 이번 사안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으로부터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며 대통령실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대통령실 외압’은 궁지에 몰린 국민의힘의 프레임”이라며 “만약 5년 뒤에 검찰이 반기를 들면 그때는 (이 대통령의 거취를) 국민 여론에 맡기면 된다. 지난 몇 년간 수십번의 압수수색과 조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를 전부 국민이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피바람 과도기 이 모든 과정을 놓고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과도기”라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일요시사>를 통해 “검찰이 하나의 권력으로 등장해 민주주의를 유린했다. 그 대상을 개혁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고, 이정부는 그걸 시스템으로 헤쳐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혁은 혁명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혁명은 싹을 자르면 되지만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라며 “검사 징계, 검찰개혁을 놓고 같은 진보라 하더라도 결이 다르지 않나. 다양한 논의와 의견을 두들겨 맞춰서 하나의 안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혁안은 보수도 일정 정도 동의를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시스템 개혁이라는 건 단칼에 두부처럼 잘리는 게 아닐뿐더러 이정부가 끝날 때까지 (개혁을) 시도하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