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후광효과 좀 볼까나~

대기업 투자, 도시 재생사업, 국제업무지구 조성 등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지역에 공급되는 부동산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삼성, LG, SK 등 대기업 후광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역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 후광 효과는 아파트 등 주택만 해당되지 않는다. 오피스텔 등 대체 주거시설은 물론 지식산업센터, 소형 오피스 등 업무시설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역시 그 효과를 받는다. 계열사, 협력업체 등이 입주를 시작하면 임차 수요가 크게 확장되고 교통, 인프라 등 비즈니스 여건까지 대폭 개선된다. 여기에 고소득 연봉에 구매력 높은 근로자 수요가 확보되면서 상권 활성화 및 수익률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임차수요↑
완판 행진

경기 평택 고덕국제신도시는 대기업 후광효과가 두드러지는 대표 지역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인 평택캠퍼스에 약 180조원의 투자 계획에 이어 올해 38조원 추가 투자 의지를 밝혔다. 고덕국제신도시는 대기업 직접 투자의 규모와 안정성 측면에서 확실한 가치 상승 요소를 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의 초창기 분양에 나선 지식산업센터 상품은 현재 100% 분양이 완료된 상태다. 삼성 평택캠퍼스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단지가 가까이 위치해 있다는 점이 흥행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실제 2018년 2월 삼성 평택캠퍼스 인근에 분양한 ‘에스타워 고덕’은 계약 2주 만에 모든 분양 물량이 완판 되기도 했다.

인천 송도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투자를 밝힌 대기업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4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아크베이 스트리트’상업시설은 계약을 100% 완료했다. 이외 대기업 후광효과를 보는 지역은 용인 처인구 원삼면, 천안·아산 지역, 충북 청주 등이 있다.


다음으로 대규모 도시 재생사업 후광효과가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을지로 세운상가 일대를 재개발하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이하 세운지구) 일대 분양시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사업은 2006년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된 후 몇 차례 계획이 변경됐고, 2011년 ‘다시 세운’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 4월 전체 지구 중 절반가량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계획이 발표되며 본격 개발에 착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노후 도심이었던 세운재정비 촉진지구는 서울 사대문 안 최대 재정비 사업으로, 재개발이 완료될 경우 대규모 주거단지를 이루게 된다. 실제 일대에 분양한 주거·숙박단지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6월 서울 중구 세운지구에 분양한 도시형 생활주택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는 총 293가구 모집에 3133건이 접수, 최고 34.88 대 1(평균 10.69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해 8월 선보인 도시형 생활주택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도 487가구 모집에 총 697건이 몰려 최고 51.3 대 1(평균 13.9 대 1)의 경쟁률을 이뤄냈다. 최근 분양한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 아파트 역시 14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126건이 몰려 1순위 평균 29.2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시 자료에 의하면 세운지구 전체 구역 사업 완료 시 총 3885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주거타운이 조성된다. 대부분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짓는 브랜드 단지인 만큼 일대가 고급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대기업 투자·도시재생사업·국제업무지구
안 봐도…상권 활성화·수익률 상승 기대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인근 집값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서울 중구 남산센트럴자이(2009년 12월 입주) 전용 82㎡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 1년간 무려 1억8500만원(8억5500만원→10억4000만원) 정도의 상승세를 보였다. 남산 롯데캐슬 아이리스(2011년 11월 입주)도 전용 44㎡ 매매 시세가 1억3000만원(6억7000만원→8억원) 상승했다.

세운지구는 서울 3대 업무지구인 광화문중심업무지구(CBD)가 인접해 시청·종로·광화문으로 출퇴근이 용이하다. 서울 지하철 1·2·3·4·5호선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세운 사업 후광지역에서 공급된 생활(형)숙박시설도 분양을 속속 마치고 있다. 서울 중구 필동1가 43-1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0층, 총 455실 규모로 건설 중인 ‘빌리브 아카이브 남산’생활숙박시설은 약 1만4000건의 청약 접수 이후 전실 계약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대규모 업무지구 조성에 따른 후광효과가 있다. 국제업무지구는 업무기능은 물론 주거기능도 겸하고 있어 지구 조성에 따른 후광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대부분 서울 도심이나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경제자유구역 등 해당 지역의 요충지에 조성돼 지역 개발을 선도하게 될 전망이다.

고급 주거타운
탈바꿈할 전망

대표적인 지역으로 서울 용산구가 있다. 미래 10년 개발을 담은 용산 지구단위계획의 구체적인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용산정비창 일대 국제업무지구 부지와 캠프킴 일대 땅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코레일(옛 한국철도공사)과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가 용산정비창을 국제업무지구로 공공 개발하는 것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5월 말 제9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용산철도병원 부지 특별계획구역 지정 및 세부개발 계획안’을 수정 가결했고, 지난 6월 용산구는 용산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결정안을 열람 공고했다.

지구단위계획은 구체적인 개발 가이드라인이다. 2010년 확정된 기존 지구단위계획을 재정비해 11년 만에 변경안이 나온 것으로, 오랫동안 멈춰있던 용산구 일대 개발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요지
투자 열기

이번 변경안에는 용산구 한강로1가 1-1 일대 캠프킴 부지와 한강로3가 65의 154 용산철도병원 부지가 특별계획구역으로 새롭게 지정됐다. 현재 자연녹지지역으로 분류된 캠프킴 부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해 상업·업무공간을 개발하고, 주민지원시설(공공청사)과 한강변 오픈 스페이스를 설치하는 게 골자다. 철도병원 부지에 지하 6층~지상 최고 34층, 685가구짜리 주상복합건물을 조성하고, 철도병원 기존 건물을 용산 역사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하는 세부개발계획안도 이번 변경안에 반영됐다.

주요 시설인 종합병원 건립 계획도 다시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제업무지구 내 대규모 종합병원 건립이 실제 추진되면 서울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병원 규모 확장을 노리는 서울과 수도권 일대 대형 병원 경쟁 등에도 여러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차병원 등 주요 병원들이 경쟁적으로 분원 설립에 나서며 세 확장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규제와 저금리 기조로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여러 후광효과를 보는 지역을 눈여겨보면 알짜 수익형 상품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대기업 투자, 도시 재생사업, 국제업무지구 조성 등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수도권에 공급되는 수익형 부동산.

 

▲고덕신도시 유보라 더 크레스트= 반도건설이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중심상업지구에 주거형 오피스텔과 상업시설로 이뤄진 복합단지 ‘고덕신도시 유보라 더 크레스트’를 분양한다. 오피스텔은 블록별로 9-1-1은 지하 4층에서 지상 최고 45층의 전용면적 59·84㎡ 총 560실, 9-2-1은 지하 4층에서 지상 최고41층의 전용면적 59·84㎡ 총 556실로 구성된다.

고덕국제신도시는 사업 면적 1342만여㎡에 향후 5만6000여 가구가 거주하는 수도권 남부 신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가 조성되면서 ‘삼성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미 1·2공장라인이 가동 중, 3공장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며 5년 내에 4~6공장도 설립될 예정이다.


유보라 더 크레스트는 고덕국제신도시 중심부인 비즈니스콤플렉스타운에 들어선다. 수도권 1호선 서정리역과 SRT·KTX (예정)·수도권 1호선이 정차하는 지제역과도 가깝고, 고덕국제신도시를 순환하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정류장도 인근에 있다. 도보 약 10분 거리에 고덕국제화도시 첨단산업단지가 있다. 인근에는 고덕초등학교(가칭)가 오는 2023년 9월 개교 예정이며 중·고등학교 부지도 마련돼 있다. 비즈니스 콤플렉스타운 내 중심상업지구에 있는 다양한 생활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바로 앞에는 고덕수변공원(일부 가구 조망 가능)과 인근에 함박산 근린공원(예정)이 있다.

 

▲브릴란테 남산= 남산과 명동 사이 첫 번째 시그니처 하우스 ‘브릴란테 남산’이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13층, 전용 18 ~39㎡, 총 156실 규모로 조성된다. 12개 타입을 구성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높였다. 전 호실의 약 69%를 희소성 높은 2룸으로 설계해 고급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하철 1호선부터 5호선까지, 5개 노선을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퀸터플 역세권에 위치한다. 우선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이 도보 2분 거리의 초역세권에 위치한다. 지하철 2·3호선 환승역인 을지로 3가역을 도보 10분 내로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1·3호선 환승역인 종로 3가역과 2·4·5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도 인접해 도보 이용이 가능하다.

사통팔달에 따른 교통망으로 중심상업업무지구(CBD)는 물론 여의도, 강남 등 서울 핵심 업무지구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본점), 신세계백화점(본점), 동대문시장, 광장시장, 명동 상권, 남산한옥마을, 서울시청, 중부세무서,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등의 편의·문화·의료시설이 인근에 위치한다. 남산공원, 청계천 등의 녹지 환경도 가까워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개발 호재에 따른 미래가치도 높다. 중구 일대에는 약 1만 가구의 주거시설과 업무·상업·공원시설이 들어서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개발 사업이 예정돼 있다.

 

▲용산 클라우드 나인= 서울의 중심인 용산구 원효로 3가 277-13번지 일대에 한강뷰 오피스텔인 ‘용산 클라우드 나인’이 후분양으로 공급된다. 대지 면적 509.70㎡, 연면적 4489.07㎡, 지하 1층~지상 19층 규모다. 지상 1~2층은 근린생활시설, 지상 3~18층은 원룸형과 1.5룸 오피스텔로 구성된다. 총 122세대로 원룸형이 2억대 중반, 1.5룸은 4억대며 총주차 대수는 62대다.


지하철 용산역(1호선·경의중앙선)과 신용산역(4호선), 마포역(5호선), 효창공원앞역(6호선)이 가까이 있다. 버스정류장도 도보로 불과 3분 거리라 교통 환경이 양호하다. 남향 한강조망이 가능한 업무 및 상업시설 밀집지역에 위치한다. 여의도·영등포·상암DMC·광화문·강남 등 직장인 밀집지역의 출퇴근은 물론 서강대,연세대,숙명여대,이화여대 등 종합대학의 등·하교에 수월하다.

희소성
고급화

용산아이파크몰, 신라면세점, 이마트, 롯데하이마트, 용산전자상가, CGV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인근 직장인, 대학생을 비롯해 전국에서 상경하는 유동인구가 수십만에 이른다. 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이촌한강공원, 효창공원이 뉴욕의 다양한 문화쇼핑과 메디컬 리더 융합시티와 유사한 구조를 보인다.

여의도보다 큰 한국의 센트럴파크 용산민족공원(2027년 완공 예정)이 조성 중이다. 현대차 사옥 재개발(예정), 한국의 맨해튼 용산국제업무지구, 용산 정비창 재개발, 풍전 산호아파트 재건축, 용산역~서울역 지하화, 신분당선 연장, GTX A·B노선 신설 등 대규모 뉴 리더백 시티개발 사업이 실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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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