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적대적 공생관계 내막

적의 적은 동지…숙명의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여야 대권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립각이 점점 선명해지는 양상이다.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가면서 서로를 키우고 있는 그림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들은 여야에서 각각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면서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 지사라는 막강한 주자가 있고, 야권의 대항마인 윤 전 총장이 그를 추격하는 형국이다.

대항마 추격
의도된 충돌?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진행한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이 지사는 32.4%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 중 1위다. 보수 야권 주자들 중에서는 윤 전 총장이 33.2%로 1위를 지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지사는 지난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서 풀려나 기사회생했다. 사법적 족쇄가 풀린 후 그는 여권 대선 후보들을 맹추격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 선제조치, 재난기본소득 보편지급, 수술실 CCTV 도입 등으로 화끈한 행정력을 보였다는 평가다.

반면 윤 전 총장은 현 정권과 대립하면서 성장했다. ‘때리면 때릴수록’ 강해진 그는 보수 진영 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 상식을 무기로,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고 다시 세우겠다”며 대권에 도전한 상태다.

정계에서는 두 인물을 공생관계로 보고 있다.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공방이 계속될수록 타 후보들이 조명을 받지 못해서다. 필요에 따라 서로를 때리거나 옹호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관계가 된다는 이야기다. 

그간 정치권은 서로를 향한 적대적 에너지를 동력 삼아 지지층을 결집해왔다. 각 진영의 지지자들은 가장 ‘센 놈’에게 힘을 실어줬다. 따라 서로가 ‘지렛대’ 역할을 해줌으로서 집안 싸움에서 더 유리한 상황을 전개할 수 있는 셈. 

둘이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리스크 큰 여야 대권후보 ‘치고 박고’
‘​​​​센 놈’에 힘 실어주는 지지자들 동향

상대 후보의 지지율이 낮은 것도 좋지 않다. 만약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이 지사에게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사람이 해도 이길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니냐”는 기류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서다.

따라 이들은 공세에 대한 수위를 조절할 전망이다. 두 인물 모두 당의 ‘성골’ 세력보다는 중도 민심의 지지를 받고 있다. 불필요한 공방을 벌일 경우 중도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 지지율이 동반 하락할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이 지사는 윤 전 총장과 관련된 언급을 자제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이 5·18과 관련된 메시지를 냈을 당시에도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당시 윤 전 총장은 5·18을 ‘살아있는 역사’라고 표현하면서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이 국민들 가슴 속에 활활 타오르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에서는 각종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5·18 정신을 들먹이기 전에 목숨을 건 저항과 함께하려는 대동의 정신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노력을 진심으로 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달리 이 지사는 “그 분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5·18에 대해서 나름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윤 전 총장의 메시지에 대해서 난 특별한 입장은 없다”며 민주당 분위기와 선을 그었다. 윤 전 총장 ‘때리기’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에게 후한 점수를 주기도 했다. 그는 “그 분이 나름의 뚜렷한 원칙을 가지고 과거의 행위에 대해서 처벌하는 일을 원칙에 따라 잘하셨다. 그 점 때문에 우리 국민들께서 높이 평가하신다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둘의 분위기
달라진 양상

그런 둘의 분위기가 최근 달라지는 양상이다. 서로를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던 두 사람이 계속 충돌하고 있다. 수세 국면 탈출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지사는 당내 경선에서 노골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대선 경선 열기가 점점 가열되면서 범친문계 후보들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아서다. 이 지사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한 비판은 물론 여배우 스캔들도 재소환됐다.

윤 전 총장 역시 상황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X파일’ 논란이 터졌고, 장모 최씨가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부인 김건희의 논문 연구 부정 의혹도 불거졌다. 김씨가 지난 2008년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논문에서 부정이 있었는지가 쟁점이다.

학위를 수여한 국민대는 사안이 엄중하며 특별 조사에 착수했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연달아 터지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보이는 배경이다.

둘은 최근 팽팽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진영에서 인정받으려는 심산으로 읽힌다. 파열음의 발단은 역사관이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이 (정부 수립 당시)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사실 그 지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느냐”고 말한 데 대해 윤 전 총장이 “국정을 장악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다음 정권까지 노리고 있는 당신들은 지금 무엇을 지향하고 누구를 대표하느냐”고 일침을 놓으면서다.

이후 이 지사는 “새로운 정치를 기대했는데 처음부터 구태 색깔 공세라니 참 아쉽다”고 재반박했다.

경쟁자 관심
흡수하는 효과

둘의 공방은 계속 이어졌다.

윤 전 총장은 “색깔론, 이념 논쟁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적어도 국가의 최고 공직자로서 국가의 중요한 것을 결정할 지위에 있거나 희망하는 분들이라면 그래도 현실적으로 실용적인 역사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나라를 운영해야 한다”고 재차 이 지사를 겨냥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씨 사건을 거론했다. 이 지사는 “6년 전에는 기소도 안 됐던 분(최씨)이 이제야 구속된 과정에 윤 전 총장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며 “이번 논란이 누구의 장모냐보다 사무장 병원의 폐해를 밝히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윤 전 총장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셈이다.

일각에선 이를 ‘의도된 충돌’로 보고 있다. 서로를 때리면서 시선을 돌리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대선 1·2위 주자 간 직접 충돌이 정치권의 핫이슈가 되면서 이 지사에 대한 당내 경쟁자들의 견제가 주목을 끌지 못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활로를 뚫었다. 최근 이 지사의 기본소득 논쟁이 정체돼있는 상황에서 다른 이슈를 꺼낸 것. 여야의 유력 후보 간의 대결로 각자 진영 내의 다른 경쟁자들에게 돌아갈 관심을 두 사람이 흡수하는 효과를 본 셈이다.

민주당 강훈식 대선경선기획단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이)가족 악재를 색깔론으로 터닝해서 공격하는 모양새”라며 “(시선을)밖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때리기로 국면 전환
시선 돌리기…시작된 공방

이 지사의 경우 앞으로 당내 입지가 좁은 만큼 이 구도를 활용할 공산이 크다. 형수 욕설 논란이나 여배우 스캔들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있다. 특히 친문과의 대립각은 이 지사에게 큰 약점이다.

당의 주류 세력인 강성 친문 지지자들은 이 지사에 대한 비토 감정이 짙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친문 세력이 이 지사를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일부 세력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선 레이스에서는 당내 주류인 친문 세력의 지지가 필요하다. 최근 이 지사는 친노·친문 진영 인사를 포용하며 외연 확장에 나섰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 여권 내부에서도 이 지사와 친문 세력과의 갈등이 봉합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되고 있다.

친문 세력과 이 지사의 갈등은 지난 2017년 대선 경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각을 이루면서, 친문 세력과 감정의 골이 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후에 불거진 ‘혜경궁 김씨’ 사건은 치명타였다.

친문 진영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혜경궁 김씨라는 트위터의 계정 주인이 이 지사 아내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경찰은 혜경궁 김씨가 이 지사의 아내 김씨가 맞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후 친문계에선 “이 지사가 거짓말을 했다”며 지사직 사퇴와 출당을 요구했다. 이후 검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지만, 친문 진영과 앙금은 여전히 가시질 않은 상태다.

사적문제?
이심전심?

두 사람의 공방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서로의 약점이 노출될 수도 있는 네거티브 공방이지만 당장은 양측 모두에게 얻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당장 이 지사만 해도 ‘윤석열 때리기’로 당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또 상대의 맞수가 자신이라는 점을 진영 내부에 과시할 수 있다. 양강 대결구도가 형성되면 자신에 대한 일방적인 공세를 희석시키는 등 국면 전환을 시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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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바이포엠 미지급 판결 내막

[단독] 바이포엠 미지급 판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바이포엠스튜디오의 옛 계열사 디앤비아이앤씨가 인테리어 시공업자와 벌인 재판에서 공사비 지급 판결을 받았다. 앞서 디앤비아이앤씨는 “공사가 끝나지 않았고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다”며 6억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이 인정한 금액은 1966만원에 그쳤다. 반면 디앤비아이앤씨가 시공업체에 지급해야 할 공사 대금은 2억6180만원으로 결정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4년 전 유귀선 바이포엠스튜디오 대표는 유명 보디빌더 황모씨와 버터짐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사비 분쟁으로 소송전을 벌였다. 폭우로 인해 천장이 무너지고 공사에 차질이 생기자 유 대표는 버터짐 영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황씨를 압박했다. 또 추가 공사비가 과하다며 법적 대응에 직접 관여한 정황이 담겼다. ‘버터짐’ 어떤 관계? 당시 황씨는 대외적으로 버터짐 대표 역할을 맡았고, 유 대표는 뒤에서 법률·언론 대응과 주요 의사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 대표는 황씨에게 “대표님께선 일단 실무와 운영에서 매출 극대화 쪽으로만 고생해 달라”고 말했다. 공사 책임자인 김모씨와의 추가 공사비로 인한 분쟁 대응은 자신이 맡을 테니 황씨는 운영에만 집중하라는 취지였다. 앞서 유 대표는 황씨에게 언론계 인맥을 거론하며 압박했다. 그는 “전 모 언론사 국장 등 여러 사람들과 관계가 있다”며 “언론과 채널을 통해 다룬다고 (시공업자에게) 고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공사 문제의 외부 유출 가능성을 논의하던 시점이었다. 황씨를 통해 시공업자를 압박한 셈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7민사부는 지난달 9일 인테리어 시공업자 김모씨가 디앤비아이앤씨를 상대로 낸 공사 대금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억618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인 김씨도 디앤비아이앤씨에 에어컨 하자보수비 1966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형식상 양측 일부 승소지만 인정된 금액과 소송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디앤비아이앤씨가 사실상 패소한 셈이다. 재판부는 본소와 반소를 합한 소송비용 가운데 75%를 디앤비아이앤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양측의 금전 지급 명령에는 가집행도 허용됐다. 분쟁의 출발점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경남아파트 지하 1층에 조성된 ‘버터짐 역삼점’이었다. 김씨는 2022년 4월 당시 바이포엠에이치앤비와 12억4300만원 규모의 인테리어 및 냉난방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7월에는 13억7179만원 상당의 소방·제연 및 추가 공사를, 9월에는 3억8500만원 상당의 누수 피해 복구공사를 각각 계약했다. 옛 계열사 디앤비아이앤씨 2억6180만원 지급 판결 미완공·하자 주장했지만 법원 “주요 공정 완료” 세 차례 계약 금액은 약 30억원이었다. 회사가 김씨에게 지급한 금액은 총 27억7924만원이었다. 공사가 장기화하자 양측은 2023년 2월6일 별도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김씨가 남은 공사를 마무리하면 회사가 공사 대금 7억원을 지급하되 선금과 잔금을 각각 3억5000만원씩 주기로 했다. 회사는 이튿날 선금 가운데 3억원만 지급했다. 남은 선금 5000만원과 잔금 3억5000만원 등 총 4억원은 지급하지 않았다. 양측의 갈등은 이 지점에서 본격화됐다. 디앤비아이앤씨는 공사 완료 기한인 2023년 3월7일이 지나도록 시공이 끝나지 않았다며 같은 해 6월9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다른 시공업체를 투입해 공사를 진행하고 헬스장 이름도 ‘바이젝 월드 피트니스’로 바꿨다. 디앤비아이앤씨는 지난 3월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 첫머리에 ‘변경 전 상호 바이포엠에이치앤비’라고 명시했다. 회사는 김씨가 공사의 핵심인 소방·제연 공사를 비롯한 여러 공정을 마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했고, 완성된 부분에도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공사 기한을 넘겨 손해를 입혔고 세금계산서 발행 의무도 회피했다는 것이었다. 공사가 한창이던 2022년 8월 버터짐 현장에는 누수 사고가 발생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누수 피해 공사계약은 같은 해 9월 체결됐지만, 황 대표와 김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는 누수 직후부터 영업과 촬영 일정을 둘러싼 대응이 논의됐다. 황 대표는 2022년 8월8일 상대방에게 “공사도 네가 해야 돼”라고 말했다. 다음 날에는 현장 상황이 담긴 자료를 전달받은 뒤 “일단 촬영만이라도 가능하게 복구해 봐. 영화 촬영까지 끝나면 폐업하든 손배를 때리든 하게”라고 강조했다. 언론 인맥 앞세워 압박 현장의 완전한 정상화보다 예정된 촬영을 우선 진행하고, 이후 폐업이나 손해배상 문제를 판단하겠다는 의미였다. 황씨가 헬스장 운영과 촬영, 현장 복구에 관한 지시를 실무진에게 전달하는 위치에 있었던 정황이다. 다른 대화에서는 상위의 의사결정 구조가 나타난다. 황씨 측은 “인테리어 문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느냐”며 외부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을 걱정하자 유 대표는 계정은 “대표님은 실수하신 부분이 없다고 들었다”며 “따로 이야기하실 필요 없다”고 답했다. 이어 “소장님이 제 연락을 피하는 것 같다”며 자신에게 연락하도록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황씨를 전면에 세우기보다 공사 책임자와 직접 접촉하려 한 것이다. 대외적 대표는 황씨였지만 실질적인 분쟁 대응과 주요 판단은 유 대표가 주도했다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단체 대화방에서는 누수로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보고도 오갔다. 한 참여자는 “전기회로까지 손상됐고 위층 누수시설 보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영업장을 폐업해야 할 상황”이라고 적었다. 건물주에게 폐업을 통보하고 기구 견적, 인테리어, 직원, 프로그램 기획과 홍보 등 모든 손해를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버터짐에서는 영화 메인 촬영과 격투 프로그램 촬영이 예정돼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누수 문제가 장기화하면서 사업 일정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게 황씨 측 설명이다. 유 대표는 “올해 영업이 불가능한 수준까지 갔느냐”고 물었다. 현장 사진도 전달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화 참여자들은 건물주에게 누수 보강, 피해보상, 정상 영업 시점부터의 임대료 면제를 협상안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유 대표가 버터짐의 누수 피해와 영업 중단 수준, 향후 손해배상 대응을 공유받고 있었던 셈이다. 디앤비아이앤씨는 2023년 4월부터 6월까지 김씨에게 카카오톡으로 공사를 마무리하라고 계속 요구했다. 김씨 측은 같은 해 4월19일 “나머지 공사 일정 스케줄 조정 중”이라고 답했다. 5월23일에는 회사의 요청 사항에 대해 “작업 실시” “발주 상태” “소방은 지속적으로 작업 중”이라는 취지로 회신했다. 계약 해지일인 6월9일에도 냉·난방기와 덕트 등 잔여 공정의 일정을 회신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이를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해석은 달랐다. 법원은 일부 마감공사가 남아 있었더라도 공사의 주요 부분이 약정대로 시공됐고, 당초 예정된 최종 공정도 일단 종료된 것으로 판단했다. 사회 통념상 공사가 완료됐다는 것이다. 30억 공사 미지급 4억 회사가 미완공의 증거로 제출한 공사 독촉과 보완 요구는 오히려 공사 기한을 사실상 연장한 정황으로 읽혔다. 재판부는 회사가 합의서상 기한인 3월7일 이후에도 공사를 계속 요청했고 시공 내용을 지속해서 확인하면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라고 요구한 점에 주목했다. 회사가 공사 기한을 유예해 놓고 뒤늦게 기한 도과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디앤비아이앤씨는 회사가 공사 완료 확인서에 날인하지 않았으므로 공사 대금을 지급할 의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주장도 배척했다. 도급인이 확인서를 써줘야만 공사 대금 채권이 발생한다고 보면 시공업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해석이 된다고 판단했다. 회사가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이상, 오히려 계약 해지 통보 시점에 공사 대금 지급 기한이 도래했다고 봤다. 법원은 미설치된 골프연습장 기기와 스크린 비용 1억3820만원은 공사 대금에서 제외했다. 김씨가 청구한 4억원 가운데 이를 뺀 2억6180만원을 회사가 지급해야 할 금액으로 확정했다. 소방·제연 설비는 주요 부분이 약정대로 시공됐고 소방 점검 지적 사항도 보완된 것으로 인정됐다. 디앤비아이앤씨는 김씨를 상대로 지체상금과 하자보수비 등 총 6억1992만원을 청구했다. 지체상금만 약 4억3417만원, 하자보수비는 약 1억8575만원이었다. 재판부는 지체상금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계약서에 적힌 ‘일 1000분의 3’이라는 문구는 손해배상책임의 한도를 정한 것일 뿐 통상적인 지체상금 약정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자보수비도 에어컨 관련 비용 1966만원만 인정했다. “운영·매출만 신경 써” 카톡 유귀선 지휘 정황 회사가 주장한 나머지 공사는 기존 시공의 하자를 고친 것인지, 헬스장 상호와 내부 인테리어를 변경하면서 새로 지출한 비용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봤다. 회사가 반소로 요구한 금액 가운데 약 3.2%만 인정된 셈이다. 버터짐 관련 카카오톡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유 대표가 언론계 인맥을 거론한 부분이다. 문맥상 유 대표 자신이 언론계와 가까운 관계에 있어 문제의 확산 여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공사 분쟁 과정에서 특정 언론사 간부와의 친분을 언급한 것 자체가 상대방에겐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대목이다. 이번 사건의 피고는 디앤비아이앤씨 대표 유모씨다. 유귀선 대표와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소송 당사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판결문과 피고 측 준비서면에 ‘바이포엠’이라는 이름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판결문에 따르면 디앤비아이앤씨는 2023년 3월20일 ‘바이포엠에이치앤비’에서 ‘버터컴퍼니’로 상호를 변경했다. 불과 15일 뒤인 같은 해 4월4일에는 다시 ‘디앤비아이앤씨’로 이름을 바꿨다. 2022년도 연결감사보고서에는 바이포엠스튜디오의 종속회사 목록에 ‘BY4M H&B Co., LTD’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버터짐 공사계약이 체결된 2022년 당시 바이포엠에이치앤비가 바이포엠스튜디오 산하 법인으로 분류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유 대표가 버터짐과 무관한 외부인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유 대표 이름의 계정은 황씨에게 운영과 매출에 집중하라고 지시했고, 누수와 영업 중단 수준을 보고받았으며 공사 책임자와의 접촉 및 소송 대응도 챙겼다. 유 대표가 이끄는 바이포엠스튜디오는 과거에도 거래 신뢰와 검증 능력을 둘러싼 논란을 겪었다. 2023년에는 배우 심은하의 복귀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가 당사자 측의 전면 부인으로 파문이 일었던 바 있다. 이후 제3자가 심은하 측 대리인을 사칭해 바이포엠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해당 인물의 사기와 문서위조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홍보 때 복구” 강력한 지시 바이포엠 역시 사기 피해자였지만, 실제 배우나 적법한 대리인에게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액의 계약금을 지급하고 복귀를 공식화한 검증 부실 문제는 남았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 과정에서 계약과 지출을 누가 검토하고, 계열사의 수십억원대 공사비를 누가 관리했는지를 묻는 질문은 반복된다. 회사 이름은 바이포엠에이치앤비에서 버터컴퍼니로, 다시 디앤비아이앤씨로 간판은 두 번 바뀌었지만 2022년 시작된 공사 대금 책임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편, 유 대표는 공사비 지급 판결에 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