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윤석열 동거 밀당전 막전막후

간 보다가 입맛만 버릴라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당선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입당에 “정해진 것은 없다”던 윤 전 총장 측이 미묘하게 입장을 바꿨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대선을 8개월여 앞두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밀당’이 계속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6월 말이나 7월 초에 정치 참여 선언을 할 예정임을 밝혔다. 사실상 대권을 향한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신중론

다만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서는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국민이 불러서 나왔다. 가리키는 길대로 따라 간다고 말씀드렸다.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제3지대에서 출마한 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 대표는 일관적으로 ‘정시 출발론’을 주장하고 있다. 예외 없이 오는 8월에 야권 대권주자들을 대선 경선에 올릴 것이란 얘기다. 원외에 있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최재형 감사원장을 포함해 당내의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 등까지 모두 참여하는 경선이다.

이는 범야권 후보들의 ‘공정한 경선’을 보장하겠다는 그의 공약이기도 했다.


사실상 야권 유력 대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에게 어떤 특혜도 주지 않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대표의 당선 이후 국민의힘은 연일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9.1%,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29.2%로 각각 집계됐다. 민주당과의 격차를 10%포인트 가까이 벌린 수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관리선거관리위원회 참조).

이를 두고 정계에서는 이른바 ‘이준석 돌풍’으로 인해 전당대회 효과가 최고조에 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을 향한 이 대표의 입당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는 “막판에 ‘뿅’하고 나타난다고 해서 당원들이 지지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이 3월에 예정된 만큼, 6개월 정도는 당원들과 호흡하는 과정이 있어야 당심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경쟁력에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자리나 경제 문제 등이 부각되면 각광받는 대선주자도 조금씩 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 호사가들이 윤 전 총장의 반부패 이미지가 자체 발광이냐 반사체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느냐”며 윤 전 총장의 한계를 지적했다.

윤 전 총장에게 ‘당 후보들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암시한 셈이다.

정시 출발론에 조기 입당설 솔솔
기지개 켜는 윤 시계는 6말? 7초?


이는 윤 전 총장과의 기싸움에서 우위를 선점하고자 하는 이 대표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4·7 재보궐선거 승리와 당 지지율 40%에 육박하는 등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회복한 만큼 당이 범야권 통합의 중심에 서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을 꾀어낼 당근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현재 여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처가 등 가족과 관련해 ‘X파일’을 거론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미리 경고한 상태다. 여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막아내기엔 제1야당의 듬직한 ‘뒷배’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이미 윤 전 총장을 지킬 ‘비단 주머니’까지 공약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대표의 정시 출발론에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입당을 하려면 빠를수록 좋다”며 “늦으면 늦을수록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선례가 있지 않나”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역시 견제에 나섰다. 원 지사는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의 정치 일정을 고려해 대선 경선 일정을 조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특정인을 특별 대우하는 게 당의 지지율에 더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면서 이 대표의 정시 출발론에 대해 동의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밀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윤 전 총장 측의 발언이 최근 수차례 바뀐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달 초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날 당시에도 그가 국민의힘에 조기 입당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조기 입당에 선을 그었다.

이 대표 당선 이후 윤 전 총장 측은 묘하게 입장을 바꿨다. 이동훈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의 시간표와 이 대표의 시간표가 상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시출발론을 강조하는 이 대표와 대척점에 서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이 대표의 등장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중도와 청년층의 지지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이 전 대표의 지지 세력과 겹친다. 이 대표와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윤 전 총장의 생각도 국민의힘 조기 합류로 기울어진 것이라는 해석이다.

윤 전 총장의 조기 입당설이 힘을 받으면서 야권의 대선 시계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페이스대로 가야 한다”는 지지자들의 의견도 있다. 윤 전 총장이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에게 크게 휩쓸리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다.

시너지

이를 의식한 듯 이동훈 대변인은 “국민의힘에 그냥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윤석열식이 아니다. 윤석열 페이스대로 가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이런 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있다. 아마 늦지 않은 시간에 선택을 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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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