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제비' 스타와 호빠의 역학관계 대해부

톱스타가 호스트바 가는 이유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연예계와 화류계는 한 끗 차이’라는 말이 있다. 두 직업군 모두 매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뺏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화류계 출신 연예인들에 대한 소문이 돌기도 한다. 화류계를 즐기다 걸린 연예인도 많다. 

배우 한예슬은 롤러코스터를 심하게 탄 여배우다. 2006년 방영된 MBC <환상의 커플> 안나조 역으로 단숨에 국내 최고 여배우 반열에 오른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기세였다. 아울러 MBC <황금어장 - 무릎팍도사>에서 보여준 엄청난 애교는 뭇 남성들의 마음을 훔쳤었다. 

인사이더
아웃사이더

그런 그의 이미지가 단숨에 추락한 사건은 2011년 KBS2 <스파이 명월>부터다. 드라마 촬영 도중 갑작스럽게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전례가 없는 사건의 주인공이었다. 이후 미국에서 돌아와 제작진과 화해하며 봉합되는 분위기였으나 논란은 종영 때까지 이어졌다.

드라마 업계 역사상 여주인공이 현장을 도망친 유일한 사건을 만든 이후 한예슬은 배우로서 활동량이 급격히 줄었다.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과거 한예슬의 인기를 되돌릴만한 필모그래피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그런 한예슬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유튜브 채널 <한예슬 is>를 운영하는 그는 특유의 솔직한 자신만의 화법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부분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이며 ‘국내 최고의 인싸(인사이더)’라는 타이틀을 따냈다. 


어떤 의상이든 멋스럽게 소화해내는 패션 감각과 다양한 부분에서 뛰어난 스타일링을 선보이는 한예슬은 많은 여성이 닮고 싶어하는 패셔니스타로 발돋움했다. 대다수 배우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도 대부분 실패했는데, 한예슬은 유튜브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여배우로 꼽힌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한예슬이 최근 날벼락을 맞았다. 남자친구와 관련된 구설수가 나온 것.

한예슬은 지난 1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남자친구를 공개했다. 빼어난 외모를 자랑하는 남자친구는 91년생으로 한예슬보다 무려 10살이 어린 연하였다. 

남자친구의 이름은 류성재, 예술학과 출신이다. 다수의 연극을 통해 배우로 활동한 이력이 있으나 현재 연예계 활동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자기 터진 한예슬 남친 구설수
“제보자는 파트너였거나 동료였다”

남자친구를 공개했을 때만 해도 대중은 ‘선남선녀가 만났다’는 반응이었다. 여전히 강력한 매력을 가진 한예슬이라면 10살 연하의 멋진 남자친구와 사랑하는 게 크게 어색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 가운데 유튜버 김용호는 한예슬의 남자친구가 이른바 ‘비스티 보이즈’라며, 유명한 호스트였다고 폭로했다. 김용호는 “한예슬은 남자친구와 호스트바에서 만났다. 가게를 다니다가 마음에 맞는 파트너를 만나 사귀게 된 것”이라며 “한예슬은 약 5억원의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사줬다”고 밝혔다. 


이어 김용호는 한예슬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려진 ‘버닝썬 여배우’라고도 폭로했다.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다. <디스패치>와 유튜버 이진호 등 여러 매체에서도 한예슬의 남자친구가 호스트바 출신이라고 폭로했다.

이진호는 “류성재는 업계에서 꽤 유명한 선수였으며, 김용호에게 제보한 사람들도 같이 일했던 사람이거나 손님”이라고 밝혔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한예슬은 류성재를 배우로 만들기 위해 전 소속사인 파트너즈파크에 데뷔를 요구했으나, 이 과정에서 회사 측과 이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예슬은 이 같은 폭로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이내 남자 친구가 호스트 출신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버닝썬 여배우?
휘감은 의혹들

한예슬은 “이 친구의 예전 직업은 연극배우였고 가라오케에서 일했던 적이 있던 친구다. 많은 분이 호스트바와 가라오케가 같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전 다 오픈된 곳이 가라오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몇 년 전 지인분들과 간 곳에서 처음 지금의 남자친구를 알게 됐고, 제가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건 작년 9월이다. 그때는 이 친구가 그 직업을 그만두고 난 후”라고 말했다.

한예슬 폭로 건이 놀라운 점은 풍문으로만 떠돌던 여성 유명 연예인과 호스트와의 관계가 수면 위에 오른 첫 사례여서다. 이른바 유흥업소발 낱장 광고는 적지 않았으나, 이렇듯 공론화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당사자들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해치는 내용이기 때문에 아무리 사실이라 하더라도 공개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는데, 김용호는 이를 감수하고도 폭로했다. 지나치게 사적인 내용을 밝혔다는 측면에서 김용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런 가운데 한예슬은 정공법으로 해당 논란에 대처했다. 적극적인 해명 덕에 논란이 가라앉고 있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해 보인다.

호스트바가 과거에 비해 대중화되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큰 유흥업소여서다. 또 여성들의 뒷주머니를 노린 남성들의 파렴치한 행위로 인해 피해를 본 여성들도 많아 좋지 않은 시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화류계 현실
저열한 인간

워낙 자극적인 이슈이다 보니 대중의 눈길이 쏠린 가운데 영화 <비스티 보이즈>가 회자되고 있다. 윤종빈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하정우, 윤계상, 윤진서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하는 수준의 리얼리즘으로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민낯을 드러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비스티 보이즈는 ‘저열한 인간’이라는 의미로,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지칭하는 속어다. 흔히 ‘공사를 친다’는 뜻으로 여성 손님들의 돈을 빼먹는 행위를 일삼는 재현을 연기한 하정우가 주목받았다. 

호스트바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비스티 보이즈>를 두고 화류계를 가장 정확히 설명한 작품으로 일컫는다. 한 관계자는 “화류계 현실을 완전히 가져다 넣은 영화”라고 칭했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성행하던 호스트바는 ‘여성 전용 파티룸’이란 이름으로 최근 신촌·홍대 일대까지 진출했다. 예전엔 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년 여성들이 고객이었지만, 최근에는 가격 인하 등으로 젊은 여성들도 호스트바를 찾게 되면서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 전용 파티룸의 경우 손님도 20대 여성, 남성 접객원도 20대 대학생이 많다. 남성 대학생들은 평균 시급 3만원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접대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호스트바로 흘러들고 있다.

호스트바는 정통 호스트바를 줄인 정빠와 2차도 나가는 호스트바를 일컫는 디빠, 30대 이상의 선수들이 즐비한 아빠방, 남성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게이빠로 나뉜다. 

정빠·디빠·아빠방…어떻게 다른가?
호스트나 손님이나 철저히 신원 보장


대부분 고객이 찾는 곳은 디빠다. 주로 술을 먹고 게임과 가무를 즐기는 곳이다. 여성 화류계 종사자들이 주요 소비층이며, 대학생이나 일반 여성들도 자주 드나드는 곳이다. 

유흥업소를 차리는 데 도움을 준 일을 했다는 한 유튜버에 따르면 정빠는 간판이 없으며 아무나 출입할 수 없다. 대부분 음지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손님도 예약제로 받는다. 아울러 손님 자체도 많이 받지 않아, 장소도 협소할뿐더러 테이블도 적다. 

디빠는 이른바 ‘진상’이라고 할 정도로 자존심을 짓밟는 추한 행태가 자주 일어나지만, 정빠는 매우 고급스럽게 만남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님들도 대부분 연예인이나, 부유한 사모님이며 호스트들을 쉽게 하대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 서로를 존중하면서 만남을 갖는다고 한다. 

이 유튜버는 “정빠는 자존심을 모두 내려놓지 않고 일을 한다. 디빠는 즐겁게 놀고 취하는 게 포인트라면, 정빠는 대화가 주목적이다. 정빠에는 진상이 없다. 행패를 부리면 소문이 나서 다시 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빠의 호스트는 이른바 외모가 출중한 사람들이 많다. 주로 모델이나 연극 등 연예인 지망생들이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출근한다. 모델이나 배우의 경우, 오디션이나 무대 등 연예계 업무가 정기적으로 있지 않아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호스트바에 몸을 담게 된다.

드러나는
추한 행태

이 유튜버는 “연예인 지망생의 경우 사실상 벌이가 거의 없다. 모델이나 연극 배우는 정말 돈을 적게 번다. 생존 차원에서 정빠 같은 곳으로 흘러들어 온다”며 “호스트나 손님이나 신원이 보장되길 바라기 때문에 정빠가 탄생했다. 워낙 매력적인 친구들이 많아 부유한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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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