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1세대 사진작가 주명덕

옛 삶의 모습 담은 ‘집’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경기도 광주 소재 닻미술관에서 한국 1세대 사진작가 주명덕의 개인전 ‘집’을 준비했다. 주명덕은 우리네 삶이 시작되는 곳인 집에 주목했다. 이번 전시는 주명덕의 55년 화업을 총망라한 전시가 될 예정이다. 

닻미술관에서 오는 6월27일까지 주명덕 작가의 개인전 ‘집’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에 찍은 우리나라의 집과 배경이 담긴 사진을 주로 선보인다. 특히 1980년대 직접 인화한 초기 사진들과 프린트도 새롭게 소개한다. 

무엇을

집은 우리의 삶이 시작되는 곳이다. 긴 하루를 보내고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이웃과 함께 오가던 길, 집을 둘러싼 안팎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세월을 따라 한 점에서 그 점을 둘러싼 우주로 넓고 조화롭게 퍼져나간다. 

주상연 닻미술관 관장은 “전시를 준비하며 찾아간 안동의 작업실에서 오래전 한 지면에 실린 글을 읽었다”며 “선생님께서 50대에 쓰신 ‘무엇을, 누구를 위해’라는 제목의 글에는 ‘나의 사진들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사진가로서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하는 공적 소명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고 회상했다. 

주명덕은 <네이버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세계가 크게 3번 변했다고 설명했다. 1960년대 다큐멘터리 사진, 한국의 사람과 자연을 주제로 한 사진, ‘풍경’ 연작 등이다.


1966년 혼혈고아 사진으로 조명
다큐멘터리에서 풍경 연작으로

당시 그는 “처음에는 사회에 대한 관심이 깊어 다큐멘터리로 시작했다. 사명감이라고 하기엔 조금 거창하고, 어두운 사회가 밝은 곳으로 가는데 내 사진이 일조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다큐멘터리를 이어가지 못했다. 주명덕은 사회가 자신의 사진을 받아들여주지 않아 다큐멘터리 사진을 포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그의 사진은 사회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조국에 대한 관심으로 영역이 확장됐다. 

그는 “신세계백화점의 화랑에서 ‘헌사(獻寫)’라는 제목의 전람회를 했다. 시인 오정환의 시집인 <헌사(獻詞)>에서 영감을 얻어 헌정할 헌(獻)자에 사진 사(寫)자로 바꿔 ‘내 사진을 조국에 바친다’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전람회를 계기로 주명덕의 작품세계는 변화를 맞았다. 그는 “평소 사진은 어떤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회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사진은 죽은 사진으로 봤다. 하지만 사회는 내가 찍은 사진을 외면했고, 그래서 나도 어쩔 수 없이 피해갔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스스로 ‘비겁한 작가’라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것도 자연스러운 변화였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미사진미술관은 ‘주명덕 섞여진 이름들’ 전을 개최했다. 당시 1960년대 한국전쟁의 잔재와 신문물의 유입이 공존한 서울을 포착한 작품들이 소개됐다. 주명덕은 1966년 서울 중앙공보관화랑에서 ‘홀트씨 고아원 아이들의 초상’ 95점을 선보였다. 한국 사진사 최초로 주제의식을 가지고 연작 형태로 진행된 전시였다. 

사회 기여에 대한 고민
55년 작품세계 담았다


한국전쟁의 아픈 역사를 드러내는 사진전 ‘포토에세이 홀트씨 고아원’은 혼혈고아 문제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전시를 정리한 사진집 <섞여진 이름들>이 출간됐고, 책에 수록된 전작을 한미사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가 지난해 전시를 통해 대중에 소개한 것.

작품에는 한국의 시대상이 생생하게 담겼고, 대상과 풍경을 바라보는 주명덕의 시선이 녹아있다. 

주명덕은 이번 전시에서도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는 근원적인 질문,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오랜 질문을 사진에 담았다.

주상연 관장은 “우리는 사진을 보지만 이 사진들은 선생님의 발자욱이고 삶의 기억이라는 생각을 해본다”고 했다. 

그는 “좋은 사진은 기억을 불러내고 그것을 기록한 이가 바라본 시선의 온도를 전한다. 사진 속 집을 둘러싼 빛과 바람, 보이지 않는 공기에는 작가가 오래도록 지켜온 이 땅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담겨 있다”며 “비록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마음만은 풍족했던 옛 삶의 모습이 담긴 그의 사진 속 ‘집’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고 덧붙였다. 

누구를 위해

한편 닻미술관은 다음달 8일 전시연계프로그램으로 강미현 예술학 박사의 ‘주명덕의 집- 기록 사진의 힘’ 강연을 진행한다. 주명덕의 집 사진과 함께 사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19세기 유럽의 산업화와 함께 태어난 사진은 기록을 바탕으로 저널리즘과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정체성을 다져왔다. 기록을 사진의 힘으로 믿었던 주명덕 사진과 1960년대 다큐멘터리 사진을 통해 사진이란 무엇인가 근본으로 돌아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전망이다. 
 

<jsjang@ilyosisa.co.kr>

 

[주명덕은?]

1940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1947년 38선을 넘어 서울에 정착했다. 경희대 사학과 재학 시절부터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사진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1966년 ‘포토에세이 홀트씨 고아원’ 개인전이 큰 반향을 일으킨 이후다. 


1968년 <월간중앙>에 입사한 그는 ‘한국의 이방’ ‘한국의 가족’ ‘명시의 고향’ 등 다수 연작을 선보였다.

이후 한국의 자연을 주제로 기록성을 넘어 한국적 이미지에 대한 자신만의 시선을 작품에 담아냈다.

한국 기록사진의 전통을 통합하고 대상을 창조적으로 해석해 현대적 의미를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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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뒤통수로 다시 꼬인 한·미·일

트럼프 뒤통수로 다시 꼬인 한·미·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확실하다고 굳게 믿었던 관계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초기부터 보이기 시작한 적신호가 이제 눈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모습이다. 어디서부터 균열이 시작된 걸까? 우리나라 외교는 한미동맹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 외교를 꾀한 때도 있지만 대체로 한·미 혹은 한·미·일 관계가 우선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와 미국이 삐걱거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상수였는데 변수됐나 지난 12일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귀국했다.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317명으로 남성 307명, 여성 10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은 잔류를 택했다.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의 불법체류 및 고용 전격 단속에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된 지 8일 만이다. 이들은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중에 체포·구금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급히 방문했다. 당초 이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각)에 전세기를 타고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사정’으로 지연됐다. 외교부는 이번에 체포·구금된 한국인이 향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에게 이들이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히 귀국하고 향후 미국에 재입국하는 데 불이익이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을 받았다고 한다. 체포·구금된 한국인이 미국을 떠나는 방식을 두고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이견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자진 출국’을, 미국은 ‘추방’을 언급한 것이다. 자진 출국 방식으로 귀국하면 향후 ‘5년 입국 제한’ 등의 불이익이 없다. 반면 추방 명령으로 미국을 떠나면 영구적으로 기록이 남아 최대 10년간 미국에 들어갈 수 없다. 지난 8일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법대로 하고 있다. 그들은 추방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출국 형태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다행히 미국 측과 조율이 이뤄지면서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이재명 대통령과 도출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이 사안에 대한 한국인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국의 투자와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야 “700조원 줬는데도?”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노력으로 상황이 봉합되는 모양새지만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의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 체포·구금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 이민 당국의 모습을 두고 동맹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미국 측은 한국인 체포 과정에서 수갑을 채웠고, 이들을 환경이 열악한 수용소에 구금했다. 야권에서 ‘외교 참사’가 일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이후 내놓은 논평에서 “이재명정부는 700조원 선물 보따리를 미국에 안겼지만 회담은 공동성명조차 발표하지 못한 채 끝났다”며 “그 결과가 고스란히 현대차-LG 합작 공장 단속 사태로 돌아왔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실컷 투자해 주고 뒤통수 맞은 것 아니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70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해 놓고도 국민의 안전도, 기업 경쟁력 확보도 실패한 것이 이재명정부의 실용 외교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관세 협상,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미국에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수갑 채우고 수용소 넣고 장 대표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법체류자 단속을 넘어 앞으로 미국 내 한국 기업 현장과 교민 사회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 전역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국가적 차원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책과 대미 투자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비자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한 ‘한미 외교부-국무부 워킹그룹’ 신설을 제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한미 관계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미 관계가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관세 등을 무기로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동맹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삐걱거림’은 이정부 출범 초기부터 감지됐다. 미국 백악관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처음 내놓은 메시지에서 중국을 언급해 ‘이례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백악관은 지난 6월3일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면서도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메시지를 두고 이정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 견제, 실용 외교를 표방하는 이 대통령이 중국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압박 등 다양한 해석이 이어졌다. 당시 미국은 중국과 관세를 두고 이른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시간이 가면서 다소 소강상태가 되긴 했지만 갈등의 골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분위기만 화기애애? 관세 협상이나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도 여전히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 시한으로 정한 날짜를 하루 앞두고 미국과 타결을 이뤄냈다. 당초 한미FTA로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의 관세는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0’이었기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을 통해 언급한 상호 관세 25%를 15%로 낮추는 데는 합의했지만 과정은 난항을 거듭했다. 루비오 장관의 방한이 취소되는가 하면 ‘한미 2+2 통상 협의’를 앞두고 미국 측의 취소로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길을 돌리는 일도 벌어졌다. 일본이 먼저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기준이 생기고 시간에 쫓기는 등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결국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서 정리됐고 동시에 천문학적인 수준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때도 관세 협상 결과를 두고 이견이 나타났다. 우리 정부 측은 쌀,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은 없다고 주장했던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 개방을 말했다. 또 대미 투자의 방식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보였다. 이견은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고도 조율되지 않은 모양새다. 미국 측은 관세 협상 타결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대통령의 방미를 언급했고 실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앞에 두고 면박을 주는 등의 돌발 행동을 보인 바 있어 우려가 제기됐지만 무난하게 마무리됐다는 평을 받았다. 문제는 명문화된 결과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달 25일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공동합의문은 발표하지 않았다.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동맹의 성과와 협력 의제를 문서화해 왔다. 당선 메시지에 중국 언급 정상회담 합의문도 없어 당시 공동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될 정도였다. 정상회담에서 각종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지만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결과였다. 특히 자동차 관세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업계는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으로 타결했지만 문서로 명시되지 않은 것이다. 안보 문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달 2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동발표문이 항상 있는 것은 아니”라며 “정상 간 논의 내용은 상당 부분 생중계됐고 나머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양국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위 안보실장은 “문건을 만들어내기까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많은 공감대가 있었다. 그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가 협의를 하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온 조 장관의 발언은 조금 더 구체적이었다. 그는 “투자 부문에서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수용하지 않았다”며 공동합의문이 발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말했다. 이어 “미일 간 합의문 내용을 보면 왜 우리가 협상을 지연해 가면서까지 안을 만들고 있는지 이해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본은 관세 협상에서 제조업·항공우주·농업·에너지·자동차 등 분야에서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고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내용의 합의를 진행했다. 또 합의 불이행 시 미국이 관세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굴욕 협상’이라는 말도 나왔다. 조 장관은 “일본의 타결 협상안을 보면 우리가 비슷한 협상안을 받아들인다고 할 때 여러 문제점이 많다”며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하며 협상을 강하게 하다 보니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품목 관세가 부과될 때 최혜국 대우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불확실성 해소될까?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 자리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타국을 대하는 방식은 이제 변수를 넘어 상수가 되는 모양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한미 관계를 더 흔들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