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이색 자격증 열전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3.22 11:38:46
  • 호수 13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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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맛 보고 돈 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연예인들만 부캐(두 번째 캐릭터)가 있는 게 아니다. 일반 회사원뿐 아니라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들도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처럼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회사원들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향후 5~10년 뒤에도 돈을 벌 수 있는 자격증을 찾고 있다. 미래에 유망할 이색 자격증에 대해 알아봤다. 
 

▲ 워터 소믈리에

코로나19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회사들은 사정이 어려워지자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7일, 코로나19를 이유로 회사가 노동자를 해고하거나 권고사직·무급휴직을 강요하는 등 이처럼 임금 삭감과 강제 발령 같은 불리한 조처를 내리는 ‘코로나 갑질’ 피해 사례를 공개한 바 있다.

칼바람

직장갑질119가 올해 1∼2월 제보받은 내용에 따르면 일부 노동자들은 회사가 코로나로 휴업했는데도 근로기준법에 따른 휴업수당(평균임금의 70% 이상)을 받지 못했다.

이 같은 사례를 경험 노동자들은 자신이 속한 회사에서 미래를 그리지 않게 됐다. 이들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평범한 이력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JTBC <아는형님>에 출연한 티파니 영이 시중에 판매된 다섯 가지의 물맛을 구분했다. 삼다수, 아이시스, 백산수, 에비앙, 평창수 등 5개의 물을 마신 뒤 브랜드마다 느껴지는 특징을 설명하며 출연진들을 놀라게 했다.


이때 자막으로 티파니 영을 가리키며 ‘물믈리에 등극’이라고 표기했는데 물맛을 평가하는 이 직업은 실제로 존재한다. 

이 외에도 특이한 자격증이 있다.

▲워터 소믈리에 = 사람들은 건강한 물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워터 소믈리에는 미래에 주목받는 직업 100위에 들었다. 이 직업은 와인을 구별하는 소믈리에처럼 물의 맛이나 점도, 향을 통해 물을 구별한다. 미세한 맛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운 일반인들을 위해 워터 소믈리에는 소비자의 상황에 맞게 물을 추천해준다.

앞서 지난 2011년 한국수자원공사는 워터 소믈리에 자격증 시험을 도입했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물과 건강, 테이스팅 기법 등과 관련한 75개 문항을 푸는 필기와 블라인드 테스트, 구술시험 등 실기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10년 전에는 워터 소믈리에를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호텔 직원부터 대학 교수, 셰프 등 다양한 이력의 워터 소믈리에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 ⓒpixabay

▲정리수납 자격증 = 예전에는 물건을 버리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미니멀라이프’라고 해서 물건을 줄이는 게 트렌드가 됐다. 이처럼 물건을 정리정돈하는 게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한국장학진흥원의 정리수납전문가 자격증 교육과정의 경우, 정리수납 전문가 과정을 기초로 좁은 집 정리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최근 새로운 직종군으로 손꼽히고 있다. 집 청소 도우미 업체 혹은 집안 정리정돈 업체, 정리 컨설턴트 관련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자격증이다. 

또 단순히 전문가 과정을 밟거나 자격증을 따는 것이 목적이 아니어도 주부들이 주방 수납정리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인터넷 강의도 있다. 집 꾸미기 비용을 효율적으로 줄이는 방법 등 다양한 목적으로 수강할 수 있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이론과 실습을 비롯한 70시간의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깔끔한 물건정리…돈 절약 방법
취업 시 가산점…청년에게 유익

▲결혼상담사 = 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커플 매니저 역할을 한다. 주로 초혼이나 재혼, 만혼 혹은 국제결혼 등을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울리는 이성을 주선하는 업무를 맡는다. 또 이성 간 배려와 교류를 통해 결혼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 간의 매너 및 에티켓, 경제적 정보 제공, 자문 역할, 상담사 역할도 하기도 한다. 결혼상담사 자격증은 인간관계론, 상담학, 매너학, 직업윤리 등 총 4과목으로 나뉘며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한다.

현재 국내 결혼 중개업체는 1600여개 정도로 추산된다. 결혼중개업은 업무 특성상 타 업종보다 시간의 제약이 적고 본인의 영업과 고객관리 능력에 따라 고소득을 창출할 수도 있는 직업군으로 알려져 있다.

결혼상담사의 역할은 결혼 예정자를 대상으로 예산 기획부터 예식, 예물, 혼수, 신혼여행 등 모든 것을 기획하거나 자문해 주는 웨딩플래너, 이미지 컨설턴트의 역할까지 업무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도로교통사고감정사 = 이 직종은 교통사고 현장에서 수집된 자료를 과학적·체계적으로 분석해 정확한 사고 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일이다. 또 당사자 간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문가를 배출하고자 마련된 공인자격이다. 현재까지 약 4500여명의 합격자가 배출됐고 응시자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 ⓒpixabay

자격취득자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학점은행제로 관련 학과 10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어 그동안 개인 사정 등으로 학업을 중도에 포기했거나, 고졸 이상 학력자가 학사 학위를 원할 경우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국가 공인 도로교통사고감정사 자격 소지자에 대해서는 경찰공무원 신규 채용 시 4점 및 승진 시 0.3점 가산점이, 도로교통공단 직원 신규 채용 시 가산점이 인정된다. 이처럼 경찰이나 도로교통공단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층에게 유익한 자격증이다.  

도로교통사고감정사 자격을 활용 가능한 업무분야로는 교통사고와 관련해 공무집행을 시행하는 경찰관·군 헌병·검찰 및 법원 공무원, 국영기업체와 정부 산하기관, 일반 교통관련 기업체 또는 단체·교통용역업체·사설감정인 등이 있다.

▲브레인 트레이너 = 이 자격증은 두뇌 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지도하는 뇌 훈련 자격증이다. 이 자격증이 있다면 초·중·고 방과후 교사로 집중력 향상 수업을 맡거나, 대학생·일반인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관리에 관해 강의하는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필기와 실기에서 성과가 있어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으며 필기는 객관식으로 과목당 100점 만점에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실기는 필답형으로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시 합격이다. 

불안정


한 노동 전문대학 교수는 “기술 자격증이 사회초년생의 취업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중장년층의 기술자격시험 응시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씁쓸한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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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