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대서예가 죽전 송홍범 

붓이 휘날렸다, 탄성이 터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가로 5m, 세로 50m의 대형 천에 서예가 송홍범의 붓이 휘날렸다. 일필휘지의 붓놀림에 주위를 둘러싼 그의 ‘팬’들이 탄성을 질렀다. 스스로 ‘지방 촌놈’이라 칭하면서도 서예의 대중화, 서예의 세계화를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는 그였다. <일요시사>가 민족의 대명절 설을 맞아 송홍범 작가의 새해 덕담을 전하려 한다.
 

서예가 죽전 송홍범 작가는 2019년 2월4일 목포 남악롯데아울렛에서 ‘설맞이 서예 버스킹’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 송 작가는 대붓으로 복주머니를 그린 후 그 안에 오복을 상징하는 오방색 네모를 넣었다. 시민들이 직접 붓글씨를 써보는 시간도 가졌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시민들은 저마다의 필체로 하얀 여백에 글씨를 남겼다.  

기존 서예 넘어

그로부터 2년 뒤, 어김없이 민족대명절 설이 돌아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명절 분위기가 사라졌다. 송 작가도 지난 2일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든 게 멈췄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으니 꼭 1년째다. 작품에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 강의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 작가의 붓은 멈추지 않았다. 매일 아침 서실에 나가 저녁까지 붓을 잡는다.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까지는 제자들과의 수업도 있다. 보통 주말에는 쉬지만 ‘열성팬’들이 서실에 나오면 송 작가도 함께 나가 공부한다.


송 작가는 “배운 것이 이것뿐이고, 아는 것도 이것뿐이기 때문(에 글씨를 쓴다)”이라며 “지금은 더욱더 칼을 가는 시기”라고 전했다.

40여년 서예 외길 인생을 살며 전남·목포지역을 대표하는 중진이 된 송 작가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명정 휘호를 쓴 서예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명정은 장사를 지낼 때 죽은 사람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품계·관직·성씨 등을 기재해 상여 앞에서 길을 인도하고 하관이 끝난 뒤에는 관 위에 씌워서 묻는 기를 말한다. 

대통령의 명정 휘호를 쓰는 것은 서예가로서 큰 명예와 영광으로 알려져 있다. 송 작가의 고향은 전남 신안면 하의도로 김 전 대통령과 동향이다. 고등학교 선후배 지간이기도 하다.

1977년 선생님 권유로 서예 시작
김대중 대통령 서거 때 명정 휘호

그는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명정은 수도권이나 청와대 근처에 계신 서예가들, 국필로 불리는 분들이 주로 쓰셨다”며 “저처럼 젊고 변방에 있는 촌놈이 쓴 경우는 아마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서예가의 길을 가는 데는 두 은사의 영향이 컸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송 작가의 국어 노트를 보고 “어른 글씨 같다”고 말해줬던 선생님과, 그에게 “정식으로 서예를 해보면 좋겠다”고 권유한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이다. 

송 작가는 “1977년 11월29일 서예를 시작했다”고 정확한 날짜를 언급했으며 “절대 잊지 않는 날”이라고도 했다. 그 다음해인 1978년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죽전’이라는 호를 만들었다. 송 작가의 스승이 “대나무처럼 곧고 바르게 살라”는 의미에서 붙여준 것이다. 그는 “보통 선생님들이 제자들한테 바라는 바를 호에 담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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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작가를 가리키는 수식어로는 ‘현대적인 조형서예로 잘 알려진’이라는 말도 있다. 조형서예는 이른바 ‘보는 서예’를 뜻한다. 기존의 전통 서예가 중국의 법첩, 국내 서가들의 법서를 그대로 재현하는 이른바 ‘읽는 서예’라면 조형서예는 시각적인 부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송 작가는 “조형서예가 요즘 대세인 것 같다. 신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내용을 긴 문장보다는 짧은 문장으로 표현하면서 일필휘지로 써내려간다. 거기서 어우러지는 붓놀림과 파격적인 선의 아름다움, 여백의 미를 우선시하는 게 조형서예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친구들은 한자를 아주 고리타분한 구시대 유물로 생각한다. 이들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며 “(예스러운 것들도)물론 필요하지만 너무 예스러운 것들만 표현하면 아무래도 팬이 줄어들지 않을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서예를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송 작가는 자신의 서예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팬’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서예를 좋아하지만 붓잡기를 저어하는 사람들, 서예에 아예 관심 없는 사람들을 또 다른 팬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서예의 대중화, 세계화를 위해 색다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아시다시피 지금 서예의 인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전국에 10여개 남짓했던 대학의 서예과도 대부분 문을 닫거나 유사한 과로 바뀌고 있다”며 “나를 포함해 서예가들이 지금까지 벽을 쳐온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서예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은 상태라는 의미였다.

코로나19로 활동 못한 지 1년
매일 서실 나가 제자들과 연습

이어 “서예 팬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다가가야 한다. 또 꼭 중국 것만 고집할 게 아니고 한글 서예도 좋다”며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폼 잡고 있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시민이 많이 모인 장소로 찾아가 판을 깔고 잔치를 벌여야 한다. 대중 속으로, 시민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작가는 ‘서예 버스킹’을 통해 대중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예를 들어 1시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30~40분은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는 데 활용한다. 그가 직접 적은 글귀를 작은 족자에 담아 추첨을 통해 선물로 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송 작가가 대형 천에 그날의 시사성 있는 글을 써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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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로 5m, 세로 50m의 대형 천을 바닥에 깔 때부터 시선이 집중된다. 천 위에 시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글귀를 써내려 가면 대부분 좋아들 한다. 서예를 하진 않지만 호기심에 모여든 시민들도 직접 붓을 잡을 때만큼은 자신이 서예가라고 생각하면서 자부심을 갖고 쓴다”고 했다. 

송 작가는, 붓글씨의 매력은 직접 써볼 때 느낄 수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한 획, 한 선을 온갖 정성을 다해서 조립하고 짜 맞춰가면서 인생 삶을 배울 수 있다. 기쁜 일이 있을 때 절제하고 또 어려움이 있을 때 인내하고 이런 것들을 한 획씩 그어가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필휘지의 역동적이고 다이내믹한 선에서 미술의 아름다움과 조형의 미를 느낄 수 있다. 옛날 고전에서 사자성어 등의 좋은 글이 있으면 제자들과 함께 써보고 오늘의 삶을 반추해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게 바로 서예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대중 속으로


송 작가는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지만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으면 한다”며 “온전한 삶은 완벽한 삶과는 다르다. 완벽한 삶은 사랑이 없는 사실과 같고, 온전한 삶은 사랑이 들어간 진실과 같다. 진실된 삶을 위해서는 늘 훈련이 필요한데, 그중 가장 좋은 게 바로 붓글씨”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도 긍정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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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