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후계자 경영승계 현주소

물러난 총수…자식은 영전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호반그룹 오너 일가가 경영권 교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른 안팎에 불과한 오너 2세들은 경영 일선에서 눈에 띄게 보폭을 넓히는 추세다. 일찍부터 계열사 지분을 넘겨받은 덕분에 승계 작업에는 큰 걸림돌이 없는 상태다.
 

▲ (사진 왼쪽부터)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 김대헌 호반그룹 사장

지난해 12월17일 호반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박철희 사장을 신임 호반건설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철희 대표는 호반건설 사업본부장에서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2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쏠리는 눈

박철희 대표의 선임 소식이 정기 임원인사의 앞머리를 장식했지만, 재계의 시선은 오너 2세의 영전 소식에 집중됐다. 승진자 명단에는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호반건설 부사장과 장녀인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실장이 이름을 올렸다. 차남인 김민성 상무는 인사 명단에서 제외됐다.

1988년생인 김대헌 사장은 골프를 전공하고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 미래전략실에서 근무하며 인수합병(M&A) 등을 수행했고, 미래 사업모델 확대전략을 이끌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앞서 사내 유연근무제를 골자로 한 ‘근무환경 개선’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2013년 호반에 입사해 2018년 12월 부사장에 올랐고, 2년 만에 사장으로 명함을 바꿨다.

1989년생인 김윤혜 실장은 호반프라퍼티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이번 인사 이전까지 호반그룹의 상업시설 브랜드인 ‘아브뉴프랑’의 마케팅을 도맡았고, 아브뉴프랑은 지난해 11월 호반프라퍼티에 흡수합병됐다. 

재계는 오너 2세들의 경영 전면 배치를 계기로 호반그룹 승계 작업이 한층 빨라질 거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간 호반그룹 후계자들은 실무를 익히며 경영 수업을 받는 입장에 머물렀지만, 승진과 함께 발언권이 커질 것이란 판단이다.

오너 퇴진 후 장남·장녀는 승진
한창 배울 시기에…빨라도 너무 빠르다?

지분 정리가 사실상 완료됐다는 점은 오너 2세들의 영향력 확대를 예측케 한다. 호반그룹은 김상열 회장이 총수로 등재돼있지만, 지분 승계 절차는 사실상 완료된 상태다. 장남과 차남이 각각 주택사업, 토목사업을 맡고 장녀는 기타사업을 통솔하는 구조다.

김대헌 사장은 그룹의 핵심회사인 호반건설의 최대주주다. 54.7%에 달하는 지분율은 단독으로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수준이다.
 

▲ 호반그룹 본사 ⓒ네이버 지도

호반건설은 ▲호반자산개발 ▲호반주택 ▲중앙파크 ▲연희파크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 ▲플랜에이치벤처스 ▲호반호텔앤리조트 ▲리솜리조트 등을 자회사 및 손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대헌 사장의 승진을 총수 1순위 재확인 차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윤혜 부사장은 호반프라퍼티 지분 31%를 통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03년 설립 이래 주택건설·분양공급업에 주력했던 호반프라퍼티는, 최근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이다. 현재 ▲대아청과 ▲삼성금거래소 ▲배곧랜드마크피에프브이 ▲마륵파크 ▲광주방송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1994년생인 차남 김민성 상무는 토목사업을 영위하는 호반산업의 최대주주다. 지분율은 42%에 이른다. 호반산업은 ▲티에스주택 ▲티에스개발 ▲티에스자산개발 ▲호반티비엠 등을 거느리고 있다. 김민성 상무는 지분 20.6%를 보유한 호반프라퍼티 2대 주주기도 하다.

삼남매가 이른 나이에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극대화한 반면, 김상열 회장은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미미한 수준이다. 그룹 내에서 지분을 보유한 곳은 호반건설(10.5%), 호반스카이밸리(5.5%)에 불과하다. 그나마 호반스카이밸리는 매각을 추진 중이고, 호반건설 지분율은 부인인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보다 낮다. 우현희 이사장의 호반건설 지분율은 10.8%다. 

시기상조?

게다가 김상열 회장은 그룹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지난해 초 호반건설 대표이사직과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김상열 회장은 연말 인사를 통해 후선으로 물러났고, 대신 김선규 전 대한주택보증(현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이 후임 총괄회장으로 부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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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정부-방시혁 ‘밀월설’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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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