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회사 부실 떠안은 사조그룹 모기업, 왜?

억지로 꿰맞추는 승계 퍼즐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사조그룹에서 굵직한 지분 변동이 목격되고 있다. 오너 일가는 연이은 주식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섰고, 오너 회사의 부실은 핵심 사업회사가 떠안는 것으로 결정됐다. 덕분에 향후 승계 과정에서 황태자는 한결 가벼운 발걸음이 가능해졌다.
 

▲ 사조 본사 ⓒ네이버 지도

사조그룹은 주인용 명예회장이 1971년 설립한 원양어업회사 ‘시전사’에 뿌리를 둔 종합식품 기업집단이다. 이후 사조산업으로 사명 변경이 이뤄졌고, 1978년에 주인용 명예회장이 뇌일혈로 작고하자, 장남인 주진우 회장이 가업을 이어받았다.

아들 세운
바쁜 행보

사조산업은 1987년 부국사료 인수를 기점으로 서서히 몸집을 불렸다. ▲2004년 신동방 식품사업부문 ▲2006년 대림수산 ▲2007년 오양수산 ▲2016년 동아원·한국제분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M&A를 이어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는 총 30곳(국내 25곳, 해외 5곳)에 이른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나타낸다. 사조대림의 경우 사조산업이 13.8%로 최대주주며 사조씨푸드 13.2%, 사조시스템즈 9.5%, 캐슬렉스제주 6.1%, 캐슬렉스서울 1.3% 등이다. 사조씨푸드의 최대주주는 사조산업(62.1%)이다.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의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중요도가 남다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 지분 26.12%를 보유하고 있다. 사조산업의 나머지 주요 주주로는 주 회장 14.2%, 주 회장의 아들인 주지홍 사조산업 부사장 6.8%, 사조대림 3.9%, 캐슬렉스제주 3.0% 등이 있다.


순환출자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조그룹 지배구조의 큰 틀은 사조시스템즈에서 사조산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이 이뤄지면 사조시스템즈가 지주회사를 맡아 나머지 계열사를 아우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이은 굵직한 지분 변동
승계 작업…3세 전면 등장

경영 승계 과정에서 사조시스템즈는 중심축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오너 일가는 사조시스템즈를 통해 나머지 계열사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조시스템즈 최대주주는 지분 39.7%를 보유한 주 부사장이다.

주 부사장은 2006년 사조그룹의 비상장계열사인 사조인터내셔날에 입사한 뒤 사조해표 기획실장, 경영지원본부장, 식품총괄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5년부터는 사조그룹 4개 계열사(사조대림, 사조씨푸드, 사조해표, 사조오양)의 등기이사에 올랐다. 
 

▲ 주진우 사조 회장과 주지홍 사조 부사장

주 부사장은 2015년 사조시스템즈 지분 53.3%를 상속받고 상속세 30억원을 사조시스템 지분으로 대신 납부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이 지분을 공매를 통해 매각하려 했지만 5번 유찰됐고 6번째 입찰에서 사조시스템즈가 27억원에 해당 주식을 다시 사들였다. 이로 인해 사조시스템즈가 자사주 10.8%를 보유하게 됐고, 주 부사장은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주 회장 역시 사조시스템즈 지분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주 회장의 지분율은 13.7%이고, 주 부사장, 사조대림(16.0%)에 이은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주 회장과 주 부사장의 사조시스템즈 지분율 총합은 53%에 이른다.

주식 팔고
현금 얻고


이런 가운데 오너 일가는 지난해부터 계열사 보유 지분 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분 증여를 고려한 움직임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수순으로 비치기도 한다.

주 회장은 지난해 4월 사조대림, 사조오양의 지분 전량과 사조산업의 지분 일부를 시간외매매로 계열사에 넘겼다. 지난해 9월 주 부사장은 사조동아원과 사조오양의 지분 2.94%와 5.14%를 각각 시간외매매로 전량 처분했다. 

주 부사장이 내놓은 주식 전량은 그룹의 다른 계열사가 사들였다. 사조동아원의 주식 414만793주는 사조씨푸드가 전량 인수했고, 사조오양의 주식 48만4127주는 사조대림이 전량 사들였다. 

주 부사장의 사조산업 지분율은 꾸준히 상승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수차례에 걸쳐 장내매수를 통해 사조산업 주식을 사들이며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향후 지주사 전환을 고려했을 때 사조산업에 대한 지배력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위한 필수 요소다.

부실 넘긴
황태자

오너 일가가 내놓은 주식을 계열사가 사들이면서, 복잡했던 사조그룹 지배구조는 서서히 수직 계열화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순환출자 구조를 수직 계열화해 궁극적으로 주 부사장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 캐슬렉스서울 CC ⓒ캐슬렉스

그럼에도 여전히 사조그룹의 실질적인 주도권은 주 회장이 장악하고 있다. 지주사 격인 사조산업에 대한 경영도 주 회장이 주도하고 있으며, 지분율도 주 회장이 더 높다. 만약 주 부사장이 주 회장 지분을 증여받을 경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증여세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너 일가의 지분 변동이 목격된 가운데, 핵심 사업회사는 부실 회사 떠안기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해 12월30일 사조산업은 공시를 통해 종속기업인 캐슬렉스서울이 캐슬렉스제주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존속법인은 캐슬렉스서울이고, 합병비율은 1:4.54이다. 합병으로 발행되는 캐슬렉스서울의 신주는 43만1665주다. 합병 이유는 경영합리화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다.

두 회사는 서울과 제주에서 골프장 사업을 영위한다. 다만 주주구성은 차이가 분명하다. 캐슬렉스서울은 사조산업의 종속기업으로, 캐슬렉스제주는 사조시스템즈의 관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주식 팔아 현금 마련 총력
껍데기 넘기고 ‘일석이조’

캐슬렉스서울은 사조산업이 79.5%, 사조씨푸드가 20%, 주 회장이 0.5%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캐슬렉스제주는 주 부사장이 49.5%, 사조시스템즈가 45.5%, 캐슬렉스서울이 5%를 보유 중이다. 

이번 합병 결정으로 캐슬렉스서울의 주주구성에는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사조산업이 58%, 사조씨푸드가 14.6%, 주 회장이 0.3%로 지분율이 축소되는 대신, 주 부사장과 사조시스템즈는 약 12% 안팎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 캐슬렉스 제주 CC ⓒ캐슬렉스

주주구성이 전혀 다른 두 회사의 합병을 결정한 배경엔 재무적 부담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캐슬렉스서울이 캐슬렉스제주의 부실을 떠안게 됐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캐슬렉스제주는 1996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2018년 적자로 전환되면서 재무부담은 더 커졌다. 2018년 말 기준 총자본은 -20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캐슬렉스서울의 상황도 별반 다를 게 없다. 2015년부터 자본잠식에 빠졌고, 현재 총자본은 -88억원이다. 

결과적으로 양사를 합병하면서 캐슬렉스제주의 부실을 캐슬렉스서울로 통합시켰다고 볼 수 있다. 캐슬렉스제주의 회생 및 자금지원 역시 캐슬렉스서울, 더 나아가 사조그룹이 도맡게 됐다.

뻔한 포석
남는 장사

주 부사장은 이번 합병의 수혜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캐슬렉스제주의 부실을 계열사로 넘긴 대가로 캐슬렉스서울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향후 계열사 등으로 매각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향후 승계 과정에서 캐슬렉스서울의 지분을 매각해 사조산업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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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