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게 값’ KT 전봇대 설치비 논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11.02 11:36:09
  • 호수 12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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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시골이라지만…인터넷 까는 데 1500만원?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최근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들을 위해 전국 어디서나 인터넷 설치가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설치를 위한 통신주 가격을 고객에게 전부 전가하고 있어 부당한 게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 김포시에 위치한 B씨의 집 인터넷 통신망 연결에 드는 비용은 무려 320만원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초 “초고속 인터넷이 ‘보편적 서비스’로 지정됐다”며 “모든 지역의 국민이 요청하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보편적 서비스란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제공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서비스를 말한다. 

서비스

정부는 2000년부터 시내전화, 공중전화, 도서통신, 선박통신 등 음성 서비스를 중심으로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올해부터는 초고속 인터넷이 보편적 서비스로 지정돼 이동통신사들은 국민이 요청하면 어디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취지가 좋아 보이는 이 보편적 서비스에 대해 고객들은 ‘허울뿐인 서비스’라는 입장이다. 인터넷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비싼 금액을 내야 한다는 통신사들의 설명이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초 전남 보성군의 한 시골 마을로 귀농한 A씨는 최근 보편적 서비스 제공 사업자인 KT에 초고속 인터넷 설치를 문의했는데 1500여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서를 받았다. 기존 통신주로부터 A씨 집까지 약 1km의 거리에 새 통신주를 20개가량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귀농·귀촌 카페서도 보편적 서비스 제공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최소 200만원이 들어가는 설치 비용으로 인해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 설치를 의무적으로 하는 것일 뿐, 설치 비용은 감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 대리점마다 통신주 설치 거리도 다른 것으로 확인돼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혼동마저 주고 있다.

지난 9월 인천에서 김포로 이사 온 B씨는 일반 유선전화와 인터넷을 신청하기 위해 KT에 문의했다. 그러나 KT김포지점은 해당 지역에 KT 전용 통신주가 없어 힘들다는 답변을 했다.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통신주 1개당 40만원씩 총 8개를 설치해야 하므로 320만원을 고객이 전부 부담해야 하며, 2년이 지나면 전신주와 통신선로를 KT에 기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황당한 B씨는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한 결과, 무료로 KT 전용 통신주를 설치하거나 한국전력 전신주를 이용해 무료로 연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KT 상담원과 통화했지만 김포지점에 연결만 해줄 뿐이었다.

80~200m 전신주 개당 10만원 청구
인건비·자재비 명목으로 비싸져

B씨는 “인터넷을 설치하는 데 320만원을 주면서까지 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그리고 2년이 지난 뒤 통신주를 KT에 반납하라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게다가 이전에 살던 사람이 인터넷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돈을 내라고 하는 건 KT의 갑질로 느껴진다. 집 근처에 있는 선이(인터넷이 되는) 광케이블 선으로 알고 있는데 왜 안 된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집 근처에 두 집이나 있는데 다 인터넷이 잘 되고 있다. 우리집만 가운데 끼어 있는 형태라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라고 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B씨의 집을 확인한 결과 근처에 전봇대 하나가 설치돼있으며 김포 방향 쪽으로 총 7개의 전봇대가 이어져 있다. B씨 주장에 따르면 전봇대 옆에 KT통신주를 설치하려면 총 8개가 필요하다.
 

▲ 통신 전신주

통신주 설치 가격 기준에 대해 KT 김포지점 관계자는 “설치 거리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80m 이내는 무료, 80m 이상 200m 이내는 통신주 하나당 10만원이 책정된다. 200m 이상 같은 경우는 공사비를 고객이 전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80m 이상 200m 이하의 경우 10만원으로 책정돼있지만 자재비, 인건비 등이 포함돼 가격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일부 고객 중에 예상치 못한 가격을 보고 놀라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인건비와 자재비에 대한 정확한 기준에 대해 KT 관계자는 “현장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기준은 없다. 또 고객이 정확하게 알기도 힘든 부분”이라며 “예를 들어 차량이 들어가기 힘든 산악지대 같은 경우는 길을 만들어야 하거나 포클레인 등 특수한 차량이 투입되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별?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사무국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T는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음에도 투자와 수익 관점에서 바라보며 국민을 차별하고 있다”며 “공공성이 부여된 서비스는 모든 국민이 적절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KT의 약관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통 3사 한전 전신주 무단사용

이동통신 3사가 지난 4년간 한국전력의 전신주를 불법 사용하다가 1149억원의 위약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나타나 관련법의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은 지난달 13일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동통신사 등이 한전의 전신주를 불법으로 사용해 지난 4년간 1149억원의 위약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전은 무단으로 전주를 사용하는 경우 계약에 근거해 공중선의 경우 정상 사용료의 3배, 지중 시설의 경우 2배의 위약금을 청구하고 있다. 


위약금은 2017년 328억원, 2018년 311억원, 2019년 330억원, 2020년 상반기 18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이통3사 중에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많은 270억원의 위약 추징금을 부과받았으며 SK텔레콤 127억4000만원, KT 108억5000만원 순이었다.

이밖에 SK브로드밴드 187억7000만원, 드림라인 69억5000만원, 세종텔레콤 11억7000만원, 기타 사업자가 373억9000만원이었다.

또, 연간 불법 가설되고 있는 전선의 길이는 서울-부산(400km)을 6회 왕복할 수 있는 거리로 나타났다.

연평균 25만조(1조=20m)의 전선이 불법 가설되고 있으며, 이를 환산하면 5000Km에 이른다.

전신주 무단사용에 대한 위약금 적용 기준인 ‘배전설비 공가업무 처리지침’에는 발견 시 위약일로부터 정상 승인 시까지 사용 요금의 3배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수백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발생하는 통신사들에게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이 의원은 “대기업 통신사들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케이블 대부분은 고압 전력”이라며 “무단사용으로 인해 안전에 무방비 노출돼있으며,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정 하중 이상의 통신선들이 과도하게 설치되면 전신주가 태풍등 자연재해 발생 시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한전은 위약 설비와 관련된 법·제도 개선을 통해 전신주 무단사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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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이후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미묘한 시기에 사정기관의 칼끝이 문재인정부를 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기관에 대해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는다’고 비판한다. 권력의 향방에 따라 행보를 달리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도기’ 상황에 놓여있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탄핵안 인용으로 파면됐고 새 대통령은 아직 뽑히지 않았다. 헌법은 대통령 궐위 이후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존재하긴 하지만, 한정된 권한만을 행사할 수 있기에 우리나라는 이른바 ‘반쪽짜리 정부’ 상태에 있는 셈이다. 새 정부 앞두고…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움직임은 느려진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전 정부와 180도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보고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형태로 직에서 물러나면서 다음 정부는 여느 정부보다 ‘전 정부 지우기’에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서 새로운 정책을 펴거나 기존 정책을 발전시키는 행보는 무의미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사정기관은 말할 것도 없다. 선거에 미칠 영향 때문에라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 특히 유력 후보와 관련한 사건은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칫하다가는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 이번 대선은 선거 기간이 짧아 국민의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작은 사건이 대선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검찰과 감사원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전 대통령이 표적이 됐다. 이전부터 해온 수사와 조사의 결과를 내놓는다고 하기엔 시기가 미묘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4일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 이후 3년5개월여 만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등을 수사해 왔다. 서씨가 취업했던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씨와 서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다혜씨, 서씨와 공모해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이스타항공의 해외법인 격인 타이이스타젯에 서씨를 임원으로 채용하도록 했다. 서씨는 2018년 8월 취업 이후 2020년 3월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급여로 약 1억5000만원, 주거비 명목으로 6500만원을 받았다. 집값 통계 조작 결과 발표 청와대 외압 정황도 나와 검찰은 서씨의 취업으로 문 전 대통령이 그간 다혜씨 부부에게 주던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점을 들어 문 전 대통령이 이 금액만큼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의원은 “터무니없고 황당한 기소”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그는 “법정서 진실을 밝히는 것을 넘어 검찰권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행사되고 남용되고 있는지 밝히는 계기로 삼겠다”며 “수사권 남용 등 검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형사 고소하는 것은 물론, 검찰을 개혁하는 기회로 여기겠다”는 발언도 내놨다. 검찰 기소에 앞서 감사원도 문정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놨다. 문정부 임기 동안 부동산 등 국가 통계를 광범위하게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통계 작성 기관 등에 압박을 가한 사실도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17일 감사원은 ‘주요 국가 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주택통계), 가계동향 조사(소득통계), 경제활동인구 조사(고용통계) 등을 감사한 자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11명)·국토교통부(7명)·한국부동산원(7명)·통계청(6명) 등 총 31명에 대해 징계 요구(14명)·인사자료 통보(17명) 등 엄중 조치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통계청 등에 통계의 정확성·신뢰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제도개선 통보 및 주의 요구를 처분했다. 검찰 기소 왜 지금? 감사원은 2023년 9월 대통령비서실·국토부·통계청·한국부동산원(이하 부동산원) 소속 22명 가운데 일부 주요 관련자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당시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및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홍장표 전 경제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이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토부는 주택 가격에 대해 부동산원에 ‘통계 결과를 미리 알고 싶다’며 사전 제공하도록 지시했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결과를 임의로 수정하고 통계 개선 명목으로 표본 가격을 조작하는 등 통계 왜곡을 은폐했다. 이렇게 집값 관련 통계 수치를 조작한 사례는 감사원 확인 결과 102건에 달했다. 청와대와 국토부가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압은 2018년 1월 서울 양천, 성남 분당의 주택 매매 가격 주간 변동률 왜곡 등에 처음 시작됐고, 2018년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요동치자, 객관적 근거도 없이 특정 지역 개발계획 철회 등 정부 발표 내용이 시장 안정에 효과를 준 것처럼 통계에 반영토록 요구했다. 감사원은 “국회·언론은 국정감사 등에서 주택 가격 동향 조사 변동률 등이 시장 상황 및 민간 통계 등과 다르다며 통계의 정확성·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으나 개별 표본 가격 등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공개되지 않아 표본 가격이 시장가격과 격차가 벌어진 사실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 감사 결과 문정부가 핵심 정책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통계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정부는 출범 때부터 ‘소득 주도 성장’을 일관되게 밀어붙였다.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도 정부 주도로 진행했다. 문제는 그 효과를 정부 차원에서 왜곡했다는 점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통계청은 2017년 각각 2·3·4분기 가계소득을 가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감소로 확인되자, 정당한 절차 없이 표본 설계에 없는 가중값을 임의로 적용해 가계소득을 증가시켰다. 부동산·고용 다 건드렸다 소득 불평등과 관련해서도 ‘마사지’가 들어갔다. 청와대는 2018년 1분기 소득5분위 배율이 역대 최악(5.95)으로 나타나자 통계청에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통계자료를 사전 제공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했다. 또 한 노동연구원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개인별 근로소득 불평등 개선’으로 보고·발표하도록 지시했다. 통계청은 청와대 지시에 따라 통계자료 제공 관련 보도 설명 자료 등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발표했다. 감사원 결과가 나온 이후 정치권은 들끓었다. 국민의힘은 ‘국기 문란 범죄’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감사원의 ‘표적 감사’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 모든 실패를 통계 조작으로 감추고 국민의 고통 위에 거짓의 탑만 쌓아 올렸다. 거짓의 탑이 무너지려고 하자 최재해 감사원장을 탄핵했다”며 “한술 더 떠서 이재명은 감사원을 민주당 자신들이 장악한 국회 아래로 이관해 손아귀에 틀어쥐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표본도, 지수 작성 방식도, 자료 수집 방식도 다른 통계를 동일선상에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이미 전 정권이 돼버린 윤석열정권의 잔당들이 전 정권(문재인정부)의 숨통을 기어이 끊어놓겠다는 의지가 부른 희대의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발표한 시기도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착수한 감사를 새 정부 수립을 불과 47일 앞둔 때에 마무리한 저의가 대체 무엇인가”라며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저열한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북한 GP 파괴 두고도 수사 요청 민주 “해체 준하는 개혁” 반발 감사원은 지난달 24일에도 문정부 당시 군 인사 6명을 수사해달라 요청했다. 이들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북한이 파괴한 북한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대한 우리 측의 불능화 검증을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경두·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이 수사 요청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2018년 체결한 9·19 군사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GP 10개씩을 파괴하고 1개씩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킨 뒤 상호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군 GP 1개당 총 7명씩 총 77명으로 검증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한 뒤 북한군 GP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북한군 GP 지하시설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우리 군 당국이 이 부분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전직 군 장성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지난해 1월 이 내용을 포함한 북한군 GP 불능화 검증 부실 의혹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그 결과가 이번 감사원의 수사 요청인 셈이다.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와 감사원의 연이은 문정부 ‘공격’에 민주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검찰과 감사원이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하며 ‘신 관권선거’를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5일 국회 소통관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감사원이 북한의 GP 파괴 관련 결과를 내놓은 이후다. 조 수석대변인은 “권력기관이 이제 대통령선거에까지 사실상 개입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마지막까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졸개이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내란 세력이 벌이는 최후의 저항을 국민과 함께 막아내고 내란 세력을 철저히 뿌리 뽑아 국민 주권을 돌려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대세 영향 미칠까? 앞서 민주당은 집값 등 통계 조작 관련 감사원 발표 이후 ‘해체에 준하는 개혁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 전 정권 탄압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서 나온 발언이다. 민주당은 “독립 기관이라는 존재 가치를 상실한 채 내란 옹호 기관이라는 오명을 안은 감사원에 닥칠 결말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도 문정부 표적 감사, 윤정부 부실 감사 등을 이유로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해 최 원장은 직무에 복귀했으나 감사원장이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당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