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된 개그맨, 얼마나 벌까??

대박 치면 매달 차 한 대씩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개그맨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말도 어느 덧 옛말이 된 듯하다. KBS2 <개그콘서트>마저 폐지된 가운데, 개그맨들이 설 무대는 사라졌다. 예능 버라이어티서도 검증된 개그맨들을 제외하곤 새 얼굴을 발굴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마저도 배우와 가수들에게 뺏기는 등 혹독한 환경이다. 그 속에서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유튜브서 정착한 개그맨들이 많다. 수십만서 수백만의 구독자를 보유하면서 올드 미디어서 활약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개그맨들이 늘어나고 있다. 
 

▲ 개그맨 강유미 ⓒ유튜브

KBS2 <개그콘서트>가 폐지될 때만 해도 개그맨들은 도탄에 빠졌다. 공개 코미디의 완전한 몰락은 개그맨들의 마지막 숨구멍마저 막아놓는 듯했다. 하지만 뛰어난 아이디어와 재기발랄한 재능을 가진 개그맨들은 새로운 도전으로 유튜브를 점령했다. 

독창적

그 영역도 다양하다. 몰래 카메라와 성대모사, 연애, 게임을 비롯해 각양각색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존 개그계에선 크게 유명세를 떨치지 못했던 개그맨들 중에서 특히 발군의 활약을 하는 이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유튜브채널 ‘엔조이 커플’의 손민수·임라라다. 2017년부터 유튜브에 뛰어든 두 사람은 약 8개월 동안 수익을 내지 못하다가, 커플 몰래 카메라로 크게 인기를 모은 뒤 커플 만담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하며 현재까지 187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했다. 인기 영상의 경우 1000만뷰를 넘기기도 했으며, 500만 이상의 영상도 적지 않다.

최근 1달간 올린 영상 역시 최소 20만 이상의 조회 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대다수가 100만 조회 수를 뛰어넘는다. 


두 사람은 tvN <유퀴즈 온더 블록>에 출연해 수익을 밝히기도 했다.

임라라는 “8개월간 수익이 8만 원에 못 미쳤는데, 엘리베이터 영상이 터진 후에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손민수는 조세호의 R사 시계를 가리키며 “최근 한 달 수익이 최소 시계값은 한다”고 밝혔다.

R사 시계는 1000만원을 넘기는 고가 제품으로 두 사람의 수입은 한 달 기준 최대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튜브 채널 ‘깨방정’서 몰래 카메라 콘텐츠로 관심을 받은 KBS 공채 개그맨 출신 정승빈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노골적으로 수입을 공개했다. 약 50만명가량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깨방정’은 수만에서 수백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정승빈은 <개그콘서트> 내에서 코너 2개를 촬영했던 2019년 8월과 유튜버로 활약한 지난 3월을 비교했다.

“TV 설 자리 없다”는 이제 옛말 
“출연 수익보다 0 하나 더 붙어”

그는 “<개그콘서트> 코너를 하나 하면 약 61만원, 코너를 두 개 하면 15만원이 붙어 총 76만원이었다. 4주를 하면 약 306만원이 순수입이었다. 2020년 3월 기준으로 유튜브 수익은 총 3000만원이 조금 못 미친 2800만원”이라고 밝혔다. 


무려 10배에 가까운 수익을 올린 셈이다. 정승빈에 따르면 2800만원서 PPL이나 각종 협찬 등 부가수익은 뺀 것으로 부가 수익을 합치면 3000만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서 흔한남매로 이름을 알린 정다운과 한으뜸은 동명의 유튜브 채널 ‘흔한 남매’ (구독자 208만명)를 개설한 후 월 수입이 약 4000만원서 7000만원 사이인 것으로 확인돼 많은 개그맨을 놀라게 했다.
 

▲ 엔조이커플 ⓒ유튜브

개그맨 이상훈은 피규어 리뷰어로 변신해 100만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아이들을 타깃으로 각종 프라모델을 직접 만들어 설명하는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사오든, 빌리든, 어떻게든 세상의 모든 장난감을 보여주겠다”며 쉽게 볼 수 없는 피규어들을 개봉하고 조립하는 영상에 키덜트족은 열광했다. 

1억원 가까이 장난감을 구입했다는 그는 지난해 8월 출연한 KBS2 <해피투게더>서 “한 달 수입은 약 중형차 한 대”라고 밝혔는데, 최소 3000만원서 4000만원의 수입을 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외에도 SBS 개그맨 출신 조재원은 100만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스트리머며, KBS 얼짱 개그맨으로 알려진 조충현은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하면서 다양한 인물을 성대모사하는 독특한 콘텐츠로 약 40만 구독자를 보유했다. 

점령

이외에도 강유미, 김준호, 안윤상, 김대범, 이수근, 김민경, 이국주 등 유명 스타들 역시 방송 활동과 함께 개인 채널을 운영 중이다. 스타 절정의 시기만큼은 아니지만, 약 10만명 구독자만 되더라도 수 백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방송 관계자는 “공개 코미디가 사라졌다고 해서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자신의 재능을 톡톡히 살리는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든다면, 방송 출연을 할 때보다 훨씬 더 큰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ntellybeast@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튜버 수익 어떻게?

유튜버가 얻는 수익에는 광고 수익, 슈퍼챗 후원 수익, 유튜브 레드 시청 수익, 브랜드 협찬·광고 수익, 공동구매·강의 등 다양하다.

날로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이 창출되고 있지만 현재로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익은 광고로부터 나온다. 

구독자 혹은 시청자가 동영상 재생 전 또는 재생 중에 광고를 시청하면 영상 제작자가 돈을 받는 구조다.


유튜버가 자신의 영상에 광고를 붙이겠다는 조항을 선택한 뒤 이후 영상을 제작해서 올리고, 최근 12개월간 유튜브 채널 구독자(1000명)와 총 시청 시간(4000시간)과 같은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유튜브가 광고를 삽입해 노출한다. 5.5(구글):4.5(스트리머)의 비율로 나뉜다. 

‘조회 수 1개당 1원’이라는 ‘카더라’가 회자 되지만, 유튜브 수익 산정 방식은 매우 복잡하다.

물론 조회 수가 많으면 광고에 노출되는 횟수가 많아지므로 수익도 함께 올라가나, 시청자 한 명이 동영상 한 편을 시청할 때마다 동영상 러닝타임, 시청시간, 광고 예산, 광고 형태 등과 같은 많은 변수가 적용된다.

광고를 건너뛰면 광고 수익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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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목줄 잡은 대법원 막전막후

이재명 목줄 잡은 대법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선을 앞두고 또 하나의 변수가 발생했다. 대권에 가장 가깝다고 평가받는 후보가 또 한 번 판결대에 서야 할 상황에 놓인 것. 그 후보로서는 지난 대선 때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리스크를 떨칠 기회이면서 나락으로 빠질 수 있는 위기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대법원이 있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오는 6월3일 조기 대선이 열린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각 당은 최종 대선후보를 뽑기 위한 레이스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컷오프를 거쳐 8명의 후보를 추린 후 1차 경선서 4명을 뽑았다. 2차 경선서 과반 득표자 여부에 따라 추가 경선을 진행해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민주당은 3명의 후보가 4개 권역을 돌며 지난 27일, 이재명 전 대표가 대선후보로 결정됐다. 압도적 1위 제동 걸리나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최악의 악재를 짊어진 상태다. 조기 대선의 책임 소재가 여당인 국민의힘에도 지워진 상황이라 내부가 혼란스럽다. 실제 후보 간에도 탄핵 찬성과 반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종 1인이 결정되는 다음 달 3일까지 후보 간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민주당은 ‘1극 독주’ 상황이다. 이 전 대표가 경선 지역마다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였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득표율보다 높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경쟁자로 나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은 한 자릿수 득표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 지난 27일 마지막 경선서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다자 대결, 양자 대결서도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어떤 후보와 붙어도 15%~20%p 차이로 넉넉하게 앞선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재수 끝에 대권을 잡는 데 성공한 문재인 전 대통령 때와 오버랩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시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표현이 선거를 지배했듯, 이번 대선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 유권자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최근 ‘이재명이냐, 아니냐’로 흘러가던 선거 구도에 대법원이라는 변수가 던져졌다.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처음 불거져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전 대표의 발목에 달려 있던 ‘사법 리스크’가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중에서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다시 한번 판결대 위에 올랐다. 이 전 대표는 20대 대선 과정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과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022년 9월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로 판결했다. 항소심 유죄, 무죄로 뒤집어 김명수 체제서 7대 5로 회생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판결은 지난달 26일에 나왔다. 이후 헌재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인용하면서 이 전 대표의 대선 행보를 막을 건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나왔다. 공직선거법 재판은 1심은 기소 후 6개월, 2·3심은 3개월 이내에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6·3·3 규정에 따라 대법원 판결은 대선 이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전 대표의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이하 전합)에 회부하면서 상황이 미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2일 오전,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오경미·권영준·엄상필·박영재 대법관으로 구성된 2부에 배당했다. 주심은 박영재 대법관이 맡았다. 그러나 곧이어 해당 사건을 전합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전합은 ▲소부서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기존 대법 판례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소부서 재판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의 상황에 올리게 된다. 사건이 전합에 회부되면서 조 대법원장과 13명의 대법관 가운데 재판 업무를 하지 않는 법원행정처장, 회피를 신청한 노태악 대법관을 제외한 12명이 최종 판결 선고를 포함해 심리 및 판단을 하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노 대법관은 이해 충돌을 우려해 전합으로부터 빠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지난 22일 사건을 전합에 회부하고 첫 기일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24일에도 기일을 잡았다. 대법원이 사건 심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이면서 판결 선고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시에 이 전 대표 앞에도 몇 가지 경우의 수가 놓이게 됐다. 먼저 대법원이 상고 기각을 하는 경우다. 항소심 재판부가 이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에 대법원이 기각하면 공직선거법 사건은 그대로 마무리된다. 이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 정말 아무것도 거리낄 게 없어지는 셈이다. 변수 등장 경우의 수 반면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는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한다고 해서 바로 형이 결정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확정 판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대선 전에 최종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이 경우에는 이 전 대표의 대선후보 자격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파기자판’ 가능성도 나온다. 파기자판은 상급심 재판부가 하급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하면서 사건을 돌려보내지 않고 직접 판결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대법원이 판결을 하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보수 진영 등에서 대선 전까지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두고 파기자판 가능성을 거론했던 바 있다. 대법원이 벌금 100만원 이상으로 유죄 판결을 내린다면 이 전 대표는 피선거권 박탈로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다만 대법원은 하급심 판결에 대한 법리해석을 따지는 법률심에 해당하며, 징역 10년 이하의 형이 선고된 사건에 대해선 양형을 판단하지 않는다. 법조계에서는 파기자판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 대법원이 심리를 서두르는 것과는 별개로 선고가 대선 이후에 나면 헌법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점화될 전망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5년 만에 평행이론? 여기서 논란이 되는 부분이 ‘소추’에 대한 해석이다. 기소로 봐야 하는지, 기소와 재판을 합쳐서 봐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 또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재판 정지 여부도 맞물려 있다. 민주당은 대법원의 행보를 경계하는 듯한 모양새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 전 대표는 우리 당 대선 (경선) 후보기도 하지만 선고 결과에 따라 우리 당이 직접적 영향을 받는 사건이라 당 차원의 입장 표명이 불가피하다”면서 “(대법원의)공정한 재판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청래 의원은 “대법원이 국민 참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전 대표의 운명이 또다시 대법원의 결정에 달렸다는 점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전 대법원의 판결로 ‘기사회생’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전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기소됐다. 또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 토론회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도 받았다. 1심과 2심 모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허위 사실 공표에 대해서는 판결이 엇갈렸다.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였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형량으로 대법원서 확정되면 이 전 대표는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상황이었다. 경기도지사직은 물론 대선 가도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판이었다. 조희대 체제도 12명이 판결 이례적 속도전 대선 전에? 대법원은 이 전 대표의 사건을 전합에 회부했다. 판결에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12명 대법관의 의견은 7(무죄) 대 5(유죄)로 갈렸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7명의 대법관은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상대 후보자의 공격적 질문에 소극적으로 회피하거나 방어하는 취지의 답변 또는 일부 부정확하거나 다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표현”이라고 봤다. 적극적으로 반대 사실을 공표했다거나 전체 진술을 허위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반면 박상옥 전 대법관 등 5명은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유권자의 정확한 판단을 방해할 정도로 왜곡됐다면서 유죄 취지의 반대 의견을 냈다. 상대방 후보의 질문이 즉흥적인 것도 아니었고 이 전 대표도 답변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당시 판결이 낳은 후폭풍이다. 7대 5 판결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의 행보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이는 재판 거래 의혹으로 번졌다. 특히 화천대유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만배씨가 대법원 선고를 전후해 여러 차례 권 전 대법관의 집무실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혹이 확산됐다. 여기에 권 전 대법관은 퇴직 이후 2020년 1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화천대유 고문으로 재직하며 등록 없이 변호사로 활동한 혐의도 받았다. 이 기간 그는 1억5000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또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거액을 받거나 약속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6명 가운데 1명이기도 하다. 2표 차로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이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임기를 마치고 이후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결국 2022년 대선서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지긴 했지만 대법원 판결이 없었다면 출발선에조차 서지 못할 뻔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5년 뒤 이 전 대표는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다시 출발선에 서 있다. 고비마다 또 한 번? 문제는 이 전 대표의 발목에 달린 모래주머니다. 이 전 대표는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에서 공직선거법 사건만 확정 판결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이번에 대법원이라는 산만 넘으면 이 전 대표 앞에는 ‘꽃길’만 깔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물론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건 대법원에 달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