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기다리는 선수들> -대한민국 여자 배구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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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09.28 09:33:42
  • 호수 12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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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 지존’ 다시 세계로!

▲ 대체 불가 배구 선수 김연경

[JSA뉴스]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 주어진 1년 동안 선수들은 어떻게 자신을 관리할까. 이번 주인공은 대한민국 여자 배구 김연경이다.

지난 9월5일 막을 내린 KOVO컵 프로배구대회는 한국 배구 팬들에게 반가운 대회였다. 2019-20시즌이 조기 종료된 이후 오랜만에 펼쳐진 경기였을 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 일정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가뭄의 단비와 같이 찾아온 배구였기던 덕분이다.

KOVO컵이 반갑게 느껴진 이유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선수로 찬사를 받고 있는 김연경이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와 복귀를 신고했던 것이다. 

컴백

8월22일부터 2주에 걸쳐 펼쳐진 2020 KOVO컵 프로배구대회가 여자부 GS칼텍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여자부에 앞서 진행된 남자부에서는 한국전력이 승리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3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2019-20시즌 정규리그 조기 종료라는 초유의 결정 이후 포스트시즌도 진행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KOVO컵을 통해 한국 배구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켤 수 있었다.


KOVO컵은 통상 정규리그 개막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치러지는 까닭에, 평상시와 같았더라면 2020-21시즌 개막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대회였겠지만 아직 정규리그 일정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배구를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 신고
준우승 그쳤지만 뜨거운 인기 실감

한국 팬들에게 이번 KOVO컵이 더욱 반가웠던 이유는 다름아닌 김연경에게 있었다. 그동안 일본, 터키, 중국 리그서 활약하며 각국 정규리그 우승 및 MVP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쓴 김연경이 11년 만에 옛 소속팀으로 복귀함에 따라 국내 무대서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김연경의 소속 팀인 흥국생명은 KOVO컵 결승전서 GS칼텍스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김연경이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국 팬들을 들썩거리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사실 한국에서 여자 배구가 이토록 뜨거운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국가대표팀이 세대교체기를 겪으며 약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리그도 침체돼 있었다. 김연경은 고등학생이었던 2005년부터 꾸준히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스스로의 이름을 알리는 수준을 넘어 한국 여자 배구의 위상까지 끌어올린 일등 공신이 됐다.

김연경과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2012 런던올림픽이었다. 한국 대표팀이 40년 만에 올림픽서 4강까지 올라갔을 뿐만 아니라, 그 중심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김연경이 대회 MVP와 득점왕에 등극했던 것이다.
 

사실 김연경은 런던 2012에 앞서 소속팀 페네르바흐체를 이끌고 창단 이후 최초의 CEV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내면서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CEV 챔피언스리그 MVP를 차지해 온 유럽의 주목을 모은 바 있다. 


런던 2012를 통해 명실공히 전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잡은 김연경은 올림픽 이후로도 눈부신 활약을 이어갔다. 2012~14년 2시즌 연속 터키 리그 공격상 및 득점상을 거머쥐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에 20년 만의 금메달을 선사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경기를 펼쳤다. 올림픽 한 경기서 30점 이상의 득점을 기록한 횟수를 총 3차례로 늘렸다. 여자 배구서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가모바와 김연경 이외에는 이와 같은 기록을 낸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도 그 위상을 알 만 하다.

일본, 터키, 중국 리그서 활약
각국 우승 및 MVP 수상 대기록

2016 리우 이후로도 중국, 터키 리그서 꾸준히 소속팀을 1위로 이끌며 날개를 한껏 펼쳤던 김연경이 국내 복귀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19였다.

올초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덮치면서 터키 리그에도 차질이 생겼고, 마침 2019-20 시즌을 끝으로 엑자시바시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서 일정이 불투명한 해외 리그 대신 국내 리그서 뛰면서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쪽을 선택했다.

김연경은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에 작별을 고할 가능성이 높다.

김연경은 한국 대표팀서 대체 불가한 존재다. 청소년 국가대표를 거쳐 2005년에는 고등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인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 후 약 15년간 올림픽 2회, 아시안게임 3회를 비롯해 수많은 대회에 참가하며 대표팀의 주축으로서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줬다.
 

▲ ⓒpixabay

남다른 존재감으로 인해 김연경은 상대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는 동시에 대표팀 내에서도 언제나 기대를 한몸에 받을 수밖에 없다.

부담스러운 위치일 법한데도 김연경은 항상 의연하게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김연경은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한 단계 한 단계 과정을 밟아나간 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드러냈다. 

포부

오랜만에 복귀한 국내 리그서 꿈의 첫 단추를 꿰게 된 만큼 다가올 시즌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올 시즌 팀의 정규리그 및 챔피언 결정전 통합우승을 이뤄내고 싶다. 긴 시즌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한 선수에 의존하기보다는 각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하면서 좋은 배구, 재밌는 배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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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