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당’ 미래통합당의 두 얼굴

역시나 팔은 안으로 굽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이 20억8000만원으로 정당 중 부동산 재산 1위를 기록했다. 통합당은 최근 부동산 민심으로 반사 이익을 보고 있지만, 집값 폭등에는 이들의 책임도 크다. 일각에선 부동산 재벌들이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의정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부동산 재벌로 알려져 있는 박덕흠 미래통합당 의원 ⓒ문병희 기자

문재인정부의 아킬레스건은 부동산 정책이다. 문정부가 지난 3년간 내놓은 부동산 정책은 무려 24차례로 메시지는 일관됐다. ‘1가구 1주택’ 원칙을 내세우며, 다주택자들을 상대로 강한 규제책을 펼쳤다. 하지만 정부 고위공직자들 중 다주택자들이 다수 드러나면서 여론은 급격히 냉랭해졌다. 청와대는 여러 차례 다주택자 보유 참모들에게 실거주 목적의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들의 매각을 권고했다.

20억8000만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부동산 민심이 심상치 않자, 지난 7월 소속 의원들에 대한 주택 보유 실태를 파악하고 나섰다. 여당인 민주당까지 다주택자 대열에 선다면 민심의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전 투기 지역 등 규제 지역 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총선 후보자에게 ‘부동산 매각 서약서’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 약속은 아직까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반면 최근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부동산 정책에 따른 민심이반으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집값 폭등에는 통합당의 책임도 크다.


2014년 12월 박근혜정부 당시 통과된 부동산 3법은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법안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사실상 폐지시키는 법안,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를 3년간 유예해주는 법안 등이 담겼고, 이는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법안 통과로 인한 수혜는 통합당 소속 의원들이 제일 많이 봤다. 당시 부동산 3법을 찬성한 의원 중 강남3구에 아파트를 보유한 의원은 새누리당에 23명, 민주당에 5명이었다. 대표적 인물로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로 그는 현재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2014년 부동산 3법 통과 이후 집값이 크게 올라 6년 만에 23억원의 시세차익을 봤다.

지난 7월 국회에선 7·10부동산대책 후속 증세 법안 등 부동산 관련 법안이 관련 상임위원회서 대거 처리됐다. 당시 통합당은 ‘의회 독재’라며 표결 보이콧으로 맞섰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대신 통합당은 정부의 규제 강화를 반대하면서 규제 완화와 공급 중심 대책을 내세웠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1인당 평균 부동산 재산은 13억5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국민 평균 부동산 재산(3억원)의 4.5배에 이른다. 아울러 국회의원 10명 중 3명은 집을 2채 이상 갖고 있는 다주택자였다. 1인당 평균 부동산 재산은 통합당이 20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정당 중 부동산 신고 총액 1위다. 민주당 1인당 평균 부동산 재산(9억8000만원)의 2배 수준으로, 국민 1인 평균부동산 신고액의 7배에 해당한다.

민주당은 의원 180명 중에 42명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절반인 21명은 규제 지역의 다주택자다. 21대 국회서 부동산 재산이 가장 많은 의원은 민주당 박정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397억8000만원의 부동산 재산을 신고했는데 서울 마포구에 393억원 규모의 빌딩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에 아파트 2채와 토지 1건도 가지고 있다. 

‘부글부글’ 부동산 민심에 반사이익
사실 더 많은데…103명 중 41명 다주택


6선의 박병석 국회의장도 다주택 논란에 휘말렸다. 박 의장의 서울 서초구와 대전시 서구의 아파트 가격은 2016년 35억6000만원이었는데, 최근 59억4750만원이 됐다. 23억8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본 셈이다.

박 의장은 논란이 불거지자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지역구 아파트는 최근 가족에게 증여하고, 주소지만 두고 있는 것”이라며 “서초구 아파트의 경우 기자 때부터 소유해 만 40년간 실거주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재개발에 따른 관리 처분 기간이라 3년간 매매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의원 103명 중 41명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10명 중 4명이 주택 2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인 셈이다. 이 중 5명은 3채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통합당 내에서도 상위 10% 이내에 드는 부동산 부자 의원 10명의 평균 자산은 무려 106억4000만원에 달했다. 
 

▲ 업무보고 중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 ⓒ문병희 기자

박덕흠, 백종헌, 김은혜, 한무경, 안병길, 김기현, 정점식, 강기윤, 박성중, 김도읍 의원이 통합당의 상위 10%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박덕흠 의원은 부동산 재벌로 유명한데 그의 부동산 보유 재산은 288억9000만원으로, 아파트 3채, 단독주택 1채, 상가 2채, 창고 2채, 선착장 1개, 토지 36필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북이 지역구인 박 의원의 주택은 서울 강남, 송파 등 규제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그는 최근 “집값이 올라서 화가 난다”고 발언해 여론의 몰매를 맞기도 했다. 박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5억짜리는 10억이 되고, 그때 10억짜리가 지금 25억이 된 것”이라며 “사람들이 좋은 집으로 애들과 같이 더 크게 가려고 해도 (지금)못 가는 형국이 됐다”며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이는 민심과 다소 동떨어진 반응이었다.

박 의원은 19∼21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6년째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를 고집했다. 국토위는 주택·토지·건설 등 국토 분야와 철도·도로 등 교통 분야에 관해 행정부의 정책을 감시·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박 의원이 국토위 활동 기간 거둔 부동산 시세 차익은 무려 73억원에 달했다.

박 의원은 지난 2014년 당시 새누리당이 추진한 부동산 3법에 찬성했는데 강남구과 송파구에 있는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한 박 의원에게 유리한 법안들이었다.

일각에선 박 의원과 같은 부동산 재벌이 부동산 정책을 관할하는 국토위에 배정되면 ‘이해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액의 부동산 재산을 보유한 의원들이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의정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부동산 재벌 의원들은 유관 상임위원회서 활동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재벌 많네∼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은 “국회가 집값 안정과 고위공직자의 투명한 재산 공개를 위해 관련법 개정에 앞장서야 한다”며 “부동산 재산은 모두 실거래가로 신고하고, 부동산 재산이 많거나 다주택 보유 의원들은 기재위, 국토위 등 관련 상임위에 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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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