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희건설·한양건설 지주택 브로커 정체

돈줄 알선하고 수수료, 건설사 돌며 똑같은 짓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산다. 지역주택조합은 조금이라도 싼 값에 집 한 칸을 마련해보려는 사람들의 꿈을 모은 집단이다. 문제는 누군가 이들의 꿈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은 일정한 자격을 갖춘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다. 지주택 조합원들은 돈을 모아 토지를 구입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아파트를 세운다. 일반분양서 시행사가 하는 역할을 지주택이 맡는 것이다. 대부분의 지주택은 업무대행사가 그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 

싼 값에
내 집 마련

지주택 사업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시공사 선정이다. 시공사의 브랜드 가치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결정된다. 조합원 모집, 홍보, 은행 PF대출과 관련해서도 시공사의 이름값은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지주택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에 민감한 이유다. 

양주백석 지주택은 지난 6월 말 조합 총회를 거쳐 한양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한양건설은 도급 순위가 124위(2020년 종합건설업자 시공능력평가액 공시)인 중소건설사로 ‘한양 립스’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이곳이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오산리 660-4번지 일대(약 3만4000평)에 총 1572세대 규모의 아파트 공사를 맡게 됐다. 공사비는 2382억원에 이른다.

양주백석 지주택과 한양건설의 만남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시점은 올해 3월. 양주백석 지주택의 업무대행을 맡고 있는 정모 진성산업개발 회장의 소개로 윤모 한양건설 개발사업본부 팀장(상무)이 등장하면서부터다. 


문제는 윤 팀장의 과거다. 윤 팀장이 서희건설 이사로 재직할 무렵, 대구 지역 지주택서 문제를 일으켜 1심서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의혹이 나온 것.

윤 팀장은 지난해 8월 대구 지역 지주택의 토지매입 자금 조성 과정서 자신들의 이권과 관계 있는 브릿지 대출 금융주관사를 조합 측에 소개하고 대가를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는 윤 팀장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억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서희건설의 임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거액을 수수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대체로 범행을 인정하며 수수한 돈을 수사기관에 모두 제출한 점, 피고인들이 받은 돈과 관련한 임무는 서희건설의 주된 임무가 아니라 조합의 업무를 보조하는 것이었고, 대출 알선과 관련한 계약의 결정권한은 조합이 가지고 있었던 점” 등을 양형 이유로 밝혔다. 

5개월 만에
급물살 타

서희건설에 따르면 윤 팀장은 지난해 10월 퇴사했다. 이후 5개월 만에 한양건설 소속으로 양주백석 지주택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주백석 지주택 조합원에 따르면 윤 팀장은 양주백석 지주택 조합원들에게 대환대출을 시도했다. 대환대출은 금융기관서 대출을 받아 이전의 대출금이나 연체금을 갚는 제도를 말한다. 한 마디로 금융기관을 갈아타는 것이다. 이 과정서 금융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 

양주백석 지주택 정상화대책위원회(이하 정대위)는 대출만기 연장이 가능한데 금융수수료를 물어가면서까지 금융기관을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대환대출은 조합원들의 반대로 없던 일이 됐다. 일각에선 윤 팀장이 서희건설 이사로 있을 때 대구 지역 지주택서 하던 일을 양주백석 지주택서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여기에 한양건설로 시공사 선정이 이뤄진 과정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3월경 양주백석 지주택은 한양건설과 MOU를 맺고 사업약정서를 작성했다. 한양건설이 양주백석 지주택 조합원들의 신용대출과 토지담보 대출 이자를 대여해주는 조건 등이 붙었다.

실제로 한양건설은 3월부터 매월 양주백석 지주택에 이자 금액을 대여하고 있다.

MOU 과정서 작성한 사업약정서에 대한 의혹도 불거졌다. 조합과 업무대행사, 시공사(당시 시공예정사) 사이에 맺은 사업약정서에는 간인(계약서 사이마다 찍는 인장)은 있지만 날짜 부분은 비어있다.

토지매입 자금 조성 과정
브릿지 대출 금융주관사 
조합에 소개하고 대가 챙겨

정대위 관계자는 “한양건설이 조합으로 이자를 빌려주기 시작한 게 3월부터인데, 사업약정서는 그 이후에야 조합 홈페이지에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또 한양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이 상정된 6월28일 조합 총회 자체가 불법이라는 말도 나왔다. 6월28일 조합 총회는 법원서 정대위의 ‘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6월7일 총회가 한 차례 무산된 뒤에 열렸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시공예정사들과의 MOU 해지, 시공사 선정 등이었다. 

일반적으로 지주택서 시공사를 선정할 때는 복수의 건설사를 두고 조합원들의 표결을 거쳐 결정한다. 하지만 당시 조합 총회서 언급된 건설사는 한양건설 한 곳뿐이었다. 당시 조합원들 사이에선 시공사를 한양건설로 선정하는 것을 두고 불만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 매출 1569억원(2019년 기준)의 한양건설이 공사비만 2382억원에 달하는 지주택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겠느냐는 의심이 일부 조합원들 사이서 돌았다.

하지만 표결 끝에 한양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과정서 허위조합원 문제가 불거졌다. 주택법에 따르면 지주택 조합은 무주택자이거나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 소유자에게만 가입 자격이 주어진다.
 

▲ ⓒ문병희 기자

지자체로부터 지주택 설립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조합원 모집률이 50% 이상 돼야 한다. 조합이나 업무대행사에서는 모집률 50%를 채우기 위해 자격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조합원으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명의대여자가 대표적이다. 명의대여자는 말 그대로 명의만 빌려주고 계약금 등 분담금은 한 푼도 내지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지자체나 국토부는 전산조회를 통해 조합원의 자격 여부만 판단하기 때문에 명의대여자를 걸러내지 못한다. 

조합 절반이
허위 조합원?

양주백석 지주택의 경우 1572세대의 절반인 786명 이상의 조합원을 모아야 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양주백석 지주택서 양주시청에 조합 설립인가를 신청할 당시 조합원 수는 803명. 하지만 정대위는 803명 중에 382명이 허위 조합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6년에 이미 조합원의 절반가량이 가짜였다는 주장이다.


지주택 사업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조합을 운영하는 과정서 명의대여자를 조합원 수에 포함시키는 일은 자주 있는 편”이라면서도 “양주백석 지주택의 경우 그 숫자가 너무 많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정식 조합원이 받을 피해가 어마어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명의대여자가 조합의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정대위에 따르면 명의대여자는 조합 집행부와 업무대행사서 데려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의결 과정서 집행부 쪽에 표를 던지게 된다. 겉으로 보기엔 합법적인 방식을 통해 조합 집행부나 업무대행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내려지는 셈이다.

총회서 선출된 조합장조차 2019년까지 조합원으로 등재되지 않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현재 양주백석 지주택의 조합장을 맡고 있는 이 조합장은 2018년 5월12일 선출됐다. 하지만 양주시청의 ‘지역주택조합설립 변경인가 처리 알림’ 공문에 따르면 이 조합장의 조합원 등재 시기는 2019년 8월22일로 추정된다. 

이 조합장이 조합장으로 선출되고 1년3개월 만에야 양주시청에 조합장으로 등재하고, 동시에 조합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주장이 맞는다면 2018년 5월 이 조합장이 조합장으로 선출될 당시에 그는 양주백석 지주택 조합원조차 아니었다는 뜻이다. 

정대위 소속 조합원 63명은 지난 6월 전 조합장 양모씨와 현 조합장 이모씨, 업무대행사 진성산업개발의 정모 회장과 정모 대표가 허위 조합원을 모집했다며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조합원을 모집하는 과정서 자격이 되지 않는 사람들까지 조합으로 끌어들이는 허수 모집을 했다는 주장이다. 정대위서 주장하는 허위조합원의 수는 382명으로, 양주시청에 등록된 양주백석 지주택 조합원 1042명(2020년 8월 기준)의 36.6%에 달한다.

현장 5곳 중 4곳은 망해
양주백석도 법적공방 중


정대위는 앞서 지난 5월 주택법 위반,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이들 4명을 고발했다. 조합장과 업무대행사 대표가 조합원들의 동의 없이 조합의 예산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정대위는 이들이 조합 돈을 이용해 사들인 땅의 명의를 업무대행사 대표로 해놓는 등 조합 돈을 임의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지주택 사업은 일반분양과 비교해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주택이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수단으로 이용되는 이유다. 하지만 지주택 사업의 성공률은 20% 남짓이다. 나머지 80%는 표류하는 사업에 매달려 돈은 돈대로 날리고 집은 집대로 못사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 ⓒ양주백석지역 주택조합 홈페이지

지주택 사업이 망가지는 이유는 대부분 조합서 발생하는 비리 때문이다. 지주택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들은 조합 집행부와 업무대행사가 정직하게만 조합을 운영하면 별 무리 없이 아파트를 세운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지주택 5곳 중 4곳은 법적 분쟁으로 얼룩지고 사업이 무기한 길어지는 사태에 다다른다. 

양주백석 지주택 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한양건설은 지난 5월18일 양주시청에 사업승인 계획 서류를 접수했다. 하지만 사업승인이 떨어지기까지는 요원해 보인다.

양주시청 주택과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서류가 많이 미비해 5월 중순경에 보완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진(8월3일) 다 보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주택 사업이 표류하면 분담금을 낸 조합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 이미 계약금을 내고 조합에 참여한 이들은 추가분담금이 발생할 때마다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낼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은 돈을 조합에 넣었기 때문에 발을 빼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다 사업이 좌초되기라도 하면 조합원 손에는 빚을 빼곤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서민 피해
눈덩이 된다

정대위 측은 “양주백석 지주택은 2018년 7월 토지를 100% 매입한 이후 2년 넘게 일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주택 사업의 성공률이 낮다지만, 토지를 전부 사놓고 2년 동안 진전이 없기도 힘들 것”이라며 “조합 집행부나 업무대행사서 사업을 성공시키려는 의지가 없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업이 엎어지면 모든 피해는 조합원들에게 집중된다. 이제라도 제대로 가야 한다. 집행부를 다시 선출하고 업무대행사를 바꾼다면 아직 기회는 있다고 본다”며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집을 갖는다는 지주택의 원래 취지대로 조합이 운영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양건설·업무대행사·조합장 해명
그 사람, 일은 잘한다”

한양건설 홍보팀 관계자는 윤모 개발사업본부 팀장이 “서희건설 출신의 이사가 맞다”면서도 “인사 관련 부분은 잘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 팀장을 고용한 이유 ▲양주백석 지주택에 이자를 대여하는 이유 등 추가 질의에 대해서는 회사의 입장을 검토해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현재(7일 오후)까지 연락은 없었다.

업무대행사인 진성산업개발의 정모 회장은 양주백석 지주택 정상화대책위원회(이하 정대위)의 소송 제기에 대해 “(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딱히 할 말이 없다. 업무대행사는 토지 등기이전까지만 관여했고, 설립인가가 난 이후에는 조합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주택 사업 관련 일을 하다 보면 꼭 그 안에서 패가 갈려서 목숨을 걸고 싸운다”며 “문제가 생겼을 때 조합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법적 송사로까지 번지는 이유는 이권을 잡기 위한 주도권 다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명의대여자 문제에 대해서는 “지주택 사업이 불안하다 보니 사업승인이 난 뒤에 돈을 넣겠다는 사람이 태반”이라며 “그때까지 돈을 내지 않으면 착공 들어갈 시점에 다 빼버린다”고 설명했다. 정대위는 업무대행사서 명부까지 만들어 명의대여자를 관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지주택 사업은 가다가 서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파산하게 된다. 양주백석 지주택의 경우 올해 안에 착공하지 못하면 사업은 망가진다고 본다. 사업승인은 8∼9월 안에 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너무 오래 끌었다. 다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한양건설 윤 팀장에 대해 “예전에 같이 일한 적이 있다.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일은 잘한다. 양주백석 지주택 사업은 윤 팀장이 없으면 부도난다. 한양건설이 이자를 내주지 않았다면 이 사업은 경매에 넘어갔다. 그걸 성사시킨 게 윤 팀장”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업이 망가지고 난 뒤에 옳고 그름을 따져서 뭐하냐는 입장도 전했다. 

윤 팀장과 현 조합장인 이모씨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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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처럼’ 장동혁의 성전 막전막후

‘교주처럼’ 장동혁의 성전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다주택 보유 사실을 정면 비판했다. 장 대표는 노모를 언급하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이를 비롯한 장 대표의 정치적 언행 곳곳엔 종교적 서사가 감지된다. 장 대표는 지금 ‘성전’을 치르고 있는 것일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엑스(X)에서 “장 대표가 주택 6채를 보유했다”는 언론 보도를 공유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된다면서 이들을 보호한다”며 “기존 금융·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비판했다. 부동산 평행선 장 대표에 따르면, 장 대표가 가진 주택은 ▲현재 거주 중인 서울 구로구 30평대 아파트 ▲국회 인근 오피스텔 ▲장 대표의 노모가 거주하는 단독주택 ▲국회의원 당선 후 매입한 지역구 충남 보령 소재 아파트 ▲경남 진주 소재 아파트 지분 1/5 ▲장 대표의 아내가 지분 일부를 소유 중이면서 장모가 거주하는 경기도 소재 아파트 등이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의 주택 6채의 가격을 합치면 공시지가 기준 약 8억5000만원 수준”이라며 “투기와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3월 공개된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장 대표가 신고한 토지 가격은 11억9000만원이다. 장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모가 거주하는 단독주택 사진을 공개하면서 “노모께서 ‘이 집을 없애려면 내가 얼른 죽어야지’라고 말씀하셨다”며 “이 대통령 때문에 불효자는 운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달 17일엔 “이 대통령의 SNS에 답하느라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었더니, 노모께서 ‘핸드폰만도 못헌 늙은이는 어서 죽어야 하는디’라고 한 말씀 하신다”며 “‘날 풀리면 서울에 있는 50억원짜리 아파트 구경가기루 혔응께 그리 알어’라고 말씀하셨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25일 밤 엑스(X)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는 지난 2월 이미 정해졌다”며 “재연장하리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일렀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오는 5월9일 종료된다. 이어 “비정상 덕분에 거두는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버티는 이익이 버티는 비용보다 커선 안 되고, 비정상을 정상화할 수단·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시장에 부동산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인상 가능성이란 메시지로 전달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오랫동안 평행선을 유지했다. 이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시사한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동시 인상은 문재인정부 때부터 계속 시도됐던 민주당의 오랜 부동산 문제 대응 방침이다. 하지만 문정부의 조치는 결국 ▲집값 폭등 ▲전·월세 매물 감소 및 가격 상승 ▲조세 저항 등으로 연결됐다. 경제학·부동산학에선 이를 ‘조세 전가·귀착’이란 원리로 설명한다. “조세 부담 귀착지는 법률적·실질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취지의 원리다. 법률적으로는 주택 소유주가 부담하지만, 실질적으로 소유주는 전·월세 가격 상승을 통해 조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양도소득세까지 오르면, 매매 거래도 줄어들 수 있다. 설 전후 부동산·판결 논쟁…감지된 종교색 대표 전부터 종교 발언…이단 논란 성경 소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우리나라에선 보유세가 낮으면서 양도세가 높아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하다”며 “취득·보유·양도 단계에서의 부동산 세제를 전반적으로 어떤 정합성을 가지고 운영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의 오랜 부동산 정책 대응은 ▲부동산 공시가격 인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유지 ▲월세 공제 확대 ▲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한 부동산 공급 확대 등으로 정리된다. 박근혜정부에선 “빚 내서 집 사라”는 말로 상징되는 대출 규제 완화·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부양책을 활용했지만, 미분양 주택 증가로 연결됐다. 윤석열정부에서도 미분양 주택 증가 현상을 바로잡지 못했다. 장 대표는 설 연휴 직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제1심 재판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장 대표는 이날 윤 전 대통령 제1심 선고 직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우리 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의 유죄 판결에 책임을 통감하면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의견을 대신 밝혔다. 소장파들의 ‘절윤’ 요구도 강해졌다. 장 대표는 다음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 대표는 “아직 제1심 판결이고, 무죄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란 의견을 분명히 밝혀왔다”며 “제1심 판결은 이런 주장을 뒤집을 만큼 충분한 근거·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과·절윤 주장을 반복하는 건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단호히 절연해야 할 대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하거나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이라는 등 공개적으로 ‘절윤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로 활동하는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지난달 21일 진행된 서울 광화문 국민대회에 참석했다. 전씨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성경에 나온 빌라도 재판과 같은 짓을 했다고 본다”며 “빌라도는 죄 없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지난달 3일 장 대표를 향해 “누구의 지지를 받아 대표가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누구와 갈지 분명히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정가에선 “장 대표의 정치적 입지 선정에 전씨가 많은 역할을 했다”는 의견이 다수 나오고 있다. “절윤 요구는 분열의 씨앗” 장 대표도 대표 당선 이전엔 강한 종교적 발언을 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3월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이번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며 “하나님은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실 것이고, 대한민국을 고쳐주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9월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면서 합장 반배가 아닌 목례로 인사해 물의를 일으켰다. 통상 정치인이 불교계 인사를 예방할 땐 개인의 종교 성향과 무관하게 합장 반배로 인사한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도 불교계 인사를 예방할 땐 합장 반배를 했다. 결국 장 대표는 지난해 10월 다시 진우 스님을 예방하면서 여러 번 합장 반배했다. 그는 “특정 종교에 편향됐단 생각은 없지만, 밖으로 비친 모습 때문에 오해가 생긴다면 그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9월엔 당시 구속됐던 손현보 담임목사가 이끄는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해 “손 목사 구속은 모든 종교인의 탄압이므로 떨쳐 일어나야 한다”며 “2025년 대한민국에서 종교 탄압을 막는 게 제 소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일부 강성 기독교인을 비롯한 강경 보수 세력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로 당선됐다. 현재도 절윤 거부 논란을 일으키는 등 강성 기독교인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정치적 행적을 이어가고 있다. 단식투쟁을 했던 지난 1월엔 말씀보존학회가 펴낸 KJV(킹제임스 성경)를 읽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말씀보존학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등 개신교 교단으로부터 “다른 성경 사본·번역본을 모두 마귀로부터 건너온 불건전한 사상으로 여긴다”는 취지로 이단이란 의심을 받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성탄절에도 이 성경을 들고 서울 사랑의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장 대표 측은 성경 입수 경위에 대해 “확인해 보겠다”는 해명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적 믿음 정치적 대응 그의 최근 언행에 대해 “기독교적 믿음이 바탕으로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과 SNS로 진행했던 다주택자 규제 관련 논쟁 중 노모를 언급하면서 “이 대통령의 SNS에 답하느라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었다”고 주장한 것에 시선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선 종교적 서사에서 흔히 나타나는 고난의 형식을 빌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도 있다. 노모를 언급한 것도 자신의 의견에 감성적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한 장치로 해석된다. 노모와 자신의 고행을 강조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이 대통령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로서 쉬지도 못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성경 마태복음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겪는 고난이 서술돼있다. 이에 따르면, 예수는 채찍질과 육체적 고초 때문에 힘겹게 십자가를 지고 있었다. 로마 병정들은 예수의 옷을 벗겨 홍포를 입혔다. 그러면서 가시관을 엮어 머리에 씌운 후 오른손에 지팡이를 들렸다. 이어 무릎을 꿇린 후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라는 조롱을 하면서 침을 뱉고 지팡이를 빼앗아 머리를 쳤다. “이 대통령의 SNS에 답하느라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었다”는 장 대표의 항변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예수의 고난을 연상시킨다. 또 세례자 요한의 상황에 빗댈 수도 있다. 세례자 요한은 바리새인을 향해 독설했다. 바리새인은 중류층 중심 유대교 경건주의 분파로서 율법주의적 성향이 강해 예수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신약성서에 묘사된 바리새인은 예수와 적대적이면서도 예수를 믿었다. 바리새인은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려고 했지만, 요한은 이들을 일컬어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비판하면서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고 하더냐”고 꾸짖었다. 바리새인과 달리, 요한은 광야에서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면서 극도의 절제를 통한 수행을 했다. 요한은 “주의 길을 예비하기 위해 광야에서 외치는 자”를 자처했다. 장 대표의 관점에선 자신과 이 대표의 논쟁을 일컬어 ‘당을 위한 헌신’이라고 규정했을 수도 있다. 장 대표가 노모의 존재를 강조한 이유는 효를 강조하려는 취지로부터 비롯된다. 따라서 장 대표 스스로 생각하는 효행을 ‘다주택 보유 욕심’이란 취지로 비난하는 이 대통령 등은 비정한 바리새인이 된다. 중요한 것은 “노모를 봉양하는 효를 실천하면서 나라 걱정을 위해 명절 연휴도 반납한다”는 서사라고 할 수 있다. 다주택 보유 사실만을 비판하는 현상은 형식주의에 치중된 비판이 된다. 애국과 효를 알아보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비판하는 사람들은 ‘독사의 자식들’이 된다. 전한길도 “윤은 예수, 지귀연은 빌라도” 지나친 피해자 서사의 끝…닉슨은 몰락 장 대표가 제명을 사실상 주도하는 등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와 갈등하는 상황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에선 한 전 대표에 이어 김종혁 최고위원도 제명 결정이 났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당원권 1년 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가 결별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이후 강경 보수 일각에서 ‘배신자’로 취급받고 있다. 특히 종교적 성향이 강한 강경 보수 성향 지지자 일각에선 한 전 대표를 일컬어 “예수를 팔아넘긴 이시가리옷 유다가 아니냐”고 비판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은자 30냥에 윤 전 대통령을 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팔았다. 친한계에 집중되는 당내 징계는 중세 이단 심문을 연상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단 색출을 위해선 마을 전체가 서로를 감시·고발하면서 위축시켜야 한다. 당내 강경 보수 일각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제2의 유다 탄생’을 막는 것이다. 배신자 척결 과정을 대내외적으로 드러낼 필요가 있다. 장 대표의 언행 근간엔 종교적 신념 여부를 고찰할 수 있는 행적이 다수 묻어나온다. 이는 장 대표 개인의 정치적 행적과 결합돼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 장 대표 스스로 말하는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는” 수준의 고된 일은 야심과 신념을 결합해야 소화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유권자는 정교 분리에 엄격하다. 이따금 특정 종교에 기반한 정당이 창당돼 총선에 도전하지만, 이제까지 종교 정당이 원내에 진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우리나라는 다종교 국가이기 때문에 특정 종교 편향 논란이 발생하면 다른 종교 교인의 반발·거부가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장 대표는 지난해 10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해 큰 논란을 빚었다. 서정욱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JTBC <논/쟁>에 출연해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할 당시, 두 사람은 10분 동안 서로 울기만 했다”며 “그 정도로 인간적 관계가 끈끈해서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할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눈물 어린 면회는 예수가 베드로에게 ‘천국으로 가는 열쇠’를 부여하는 현장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장 대표는 종교적 언행과 감성 자극으로 정치 현황과 자신을 향한 논란에 대응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정치적 대응을 했던 대표적인 정치인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 닉슨 전 대통령은 비자금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의 가난을 강조하면서 “지지자가 선물로 준 강아지 체커스 만큼은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에도 “언론이 날 파멸시키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면서 “나는 사기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난한 상황 고난의 형식 닉슨 전 대통령은 사건 은폐를 명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결국 사임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그 순간까지도 “당신을 미워하는 사람들은 당신이 그들을 미워하지 않는 한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논란에 지나친 피해자 서사로 대응한 결과는 닉슨 전 대통령이 잘 보여줬다. 장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정말로 ‘천국으로 가는 열쇠’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