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속 부동산 재테크 어디에?

0%대 기준 금리로 은행 예적금 상품에 대한 메리트가 줄어들면서 소액으로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받고 있다. 여건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재테크를 꿈꾸는 많은 수요자들은 1억~2억대로 투자 부담은 적고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소액 투자가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소액투자처로 소형 오피스텔과 섹션 오피스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1억~2억대의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규제가 적다. 1인가구와 1인기업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그 원인의 하나다. 

1억~2억대
투자 가능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1인가구는 총 599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29.8%를 차지했다. 올해 1인 가구 수는 600만가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 617만가구를 시작으로 2030년 744만가구, 2045년에는 832만가구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오피스텔의 주거 선호도는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실제 지난 2015년 1인가구 가운데 오피스텔 거주자는 19만453명이었으나 이듬해 22만4738명으로 20만명을 돌파했다. 2017년 26만7926명으로, 2018년에는 29만8938명까지 그 수가 늘었다. 최근 4년 동안 1인가구 오피스텔 거주자가 47.3%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1인가구는 19.3% 오르는 데 그쳤다.  

이렇듯 오피스텔 수요가 늘어나자 1인가구를 위한 차별화 요소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자금 부담을 낮추고, 모든 생활가구제품을 갖춘 ‘풀퍼니시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아파트처럼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하거나 입주민 특화서비스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곳도 대다수다.


1인기업의 증가가 두드러지면서 합리적 규모의 업무시설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작아도 탄탄한 내실을 자랑하거나, 고도화된 업무환경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풍부한 업무 인프라를 제공하는 시설이 사옥으로 주목받는 추세다.

통계청이 작년 말 발표한 ‘2018년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기업 수는 70만 8756개로 전년 대비 6.4%, 종사자 수는 1027만 2000명으로 2.1% 늘었다. 매출액도 4895조원으로 2.8% 증가했다.

1인기업 수는 최근 몇 년 사이 창조기업, 스타트업 같은 소규모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었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의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기업은 2014년 9만2001개에 불과했으나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27만1375개로 조사됐다.

0%대 기준 금리로 예적금 상품 메리트 줄어
소액 투자 소형 오피스텔·섹션 오피스 두각

전문가들은 이들 1인기업이 소규모 공간만으로 이점을 극대화한 섹션 오피스로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섹션 오피스가 소규모 기업들에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해서다. 

섹션 오피스는 면적이 큰 오피스와 달리 전용면적 40㎡ 이하에 가변형 벽체를 설치한 모듈형으로, 수요자 입맛에 맞게 다양한 호실 조합이 가능하다. 화장실, 주방 등 업무에 불필요한 시설도 덜어내 같은 공급면적이라도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임대인 요구에 따라 원하는 형태로 업무시설 구성이 가능해 폭넓은 수요 확보가 가능한 점도 돋보인다. 다양한 규모로 분양해 소액 투자도 가능하며 기존 오피스보다 환금성도 높다는 평가다. 


여기에 전매제한, 대출규제 등에서 자유롭고 보유주택 수에도 포함되지 않아 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 않는다. 섹션 오피스와 대규모 상업시설이 결합해 분양에 나서는 경우, 입주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편의시설을 가까이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코로나 사태로 기업 내 비대면 업무수행 방식이 활성화되면서 부동산시장 내에서는 섹션 오피스가 비대면 업무공간으로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현재 일반적인 사무실 형태의 기업은 고정된 공간 내에 다수의 인원이 있어 비대면 업무가 어렵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재택근무는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딜레마를 겪고 있다. 

반면 섹션 오피스 기업은 가변형 벽체 활용으로 사무실을 부서별, 기능별로 분리해 같은 공간에서도 대인 접촉은 줄이고 동시에 업무 효율성도 최대한으로 유지할 수 있다. 추가로 현재 여러 대기업에서 비대면 업무방식의 일환으로 ‘거점 오피스’(본사 사무실이 아닌 거주지 가까운 데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사무실) 확대를 내세우면서, 이들의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섹션 오피스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폭넓은 수요
다양한 규모

한 부동산 전문가는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예적금의 메리트가 점점 감소하는 추세에 수익률이 좋은 수익형 부동산이 유망 투자처로 손꼽히고 있다”며 “특히 소액 투자가 가능한 상품의 경우 투자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더 낮기 때문에 많은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경기에서 분양(예정) 중인 소형 오피스텔·섹션 오피스.

진입 장벽
상대적 낮아

 

▲종로5가역 하이뷰 더 광장= JTK글로벌㈜이 시행하고 정우개발㈜이 시공하는 ‘종로5가역 하이뷰 더 광장’ 오피스텔이 분양한다. 대지면적 1387㎡, 연면적 1만1424㎡ 규모로 지하 2층~지상 16층의 주동에 오피스텔 294실(전용면적 18.97㎡), 상업시설 40실로 구성된다. 총 154대 주차가 가능하다. 종로구는 1인가구 비율이 서울 25개 구 중 관악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역이다. 1인 주거에 적합한 오피스텔 수요가 아파트 대비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창릉 더하이브= 일산 3기신도시인 창릉신도시 개발의 최대 수혜지인 원흥지구 내에 ‘창릉 더하이브’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오피스텔 192실과 상업시설로 구성된 A타워, 오피스텔 234실과 상업시설로 구성된 B타워로 이뤄졌다. 창릉과 서울의 더블라이프를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 입지로 투자자는 물론이고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에게서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거실과 침실을 분리하는 1.5룸 설계, 빌트인 붙박이장, 수납장 특화, 전 세대 개별 창고 제공으로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새집증후군 염려가 적은 E0 등급 친환경 마감재 시공과 각층 엘리베이터홀 방범 도어 설치로, 임차인의 안전 특화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인테리어 혁신과 동시에 건강과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클래시아 구리=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고 창성건설이 시공하는 ‘클래시아 구리’가 즉시 입주가 가능한 오피스텔과 단지 내 상가를 동시에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20층 1개 동, 전용 19~47㎡ 총 388실 규모로 주차대수는 총 458대이다. 1실당 1대 이상의 주차 공간을 제공한다. 총 17가지 다양한 평면타입으로 구성돼 1인가구뿐만 아니라 신혼부부, 은퇴부부 등 2~3인 가구도 거주가 가능해 실거주 수요와 임대투자 상품으로서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단지 내 상가도 분양 중이다. 지상 1~3층에 공급되며 1층 13개 점포, 2층 11개 점포, 3층 12개 점포로 구성돼 있다. 일부는 선임대가 완료되었으며 투자와 동시에 수익이 발생한다.
 

1인가구·1인기업 증가
차별화 요소도 속속 도입


▲왕십리 지음재= ㈜도시공감이 초소형 아파트인 도시형 생활주택 ‘왕십리 지음재’ 소형 오피스와 상가를 동시에 분양중이다. 대지면적 446㎡, 건축면적 240,11㎡에 지하 2층~지상 10층 총 63세대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지상 4~10층), 근린생활시설 3호(지하 1층~지상 1층), 업무시설 16호(지상 2~3층)로 지어진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전용면적별로 살펴보면 16.76㎡ 35가구, 13.72㎡ 28가구로 이뤄져 있다. 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주차는 총 41대다. 업무시설은 전용면적 16.52~26.95㎡의 소형 오피스(사무실)로 분양가는 1억대(VAT 별도)로 공급된다. 세무사 및 법무사사무실, 중개업소, 여행사, 네일아트, 인터넷 쇼핑몰 사무실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상가는 실투자금 2억대(대출 및 보증금 차감)면 투자가 가능하며 편의점, 애견센터, 치킨호프전문점 등이 권장업종이다. 

1인가구를 위한 실용적 공간 활용은 활동에 편리를 더하는 맞춤식 평면설계를 적용해 공간의 실속을 높인 게 특징이다. 전 세대 테라스 확장 공간은 오피스텔의 한계를 넘어선 실사용 공간의 효율성도 높다. 냉장고, 전기쿡탑,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생활에 필요한 풀퍼니시드 시스템의 원룸을 갖췄으며 단지 곳곳에 CCTV를 설치해 안전 시스템을 강화했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 대림산업이 시공에 참여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 내 섹션오피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을 분양 중이다. 향동공공택지지구 상업지역 3-2, 4-1/2, 5-1, 6-1, 7-1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로 각각 공급한다.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되며, 이번 물량은 3-2, 4-1/2, 6-1블록으로 업무시설 총 950실과 상업시설 총 238호가 먼저 분양에 나선다. 

실용적 공간
풍부한 배후

사업지가 위치하는 향동지구는 면적 117만8000㎡, 약 9000가구 규모로 서울 은평구 수색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어 서울생활권이 가능한 지역이다. 향동지구 내 2만5000여명의 배후수요를 비롯해 545개의 기업과 종사자 4만여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방송문화단지 상암DMC가 근접해 있어 수요 선점에 용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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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