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속 부동산 재테크 어디에?

0%대 기준 금리로 은행 예적금 상품에 대한 메리트가 줄어들면서 소액으로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받고 있다. 여건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재테크를 꿈꾸는 많은 수요자들은 1억~2억대로 투자 부담은 적고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소액 투자가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소액투자처로 소형 오피스텔과 섹션 오피스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1억~2억대의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규제가 적다. 1인가구와 1인기업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그 원인의 하나다. 

1억~2억대
투자 가능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1인가구는 총 599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29.8%를 차지했다. 올해 1인 가구 수는 600만가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 617만가구를 시작으로 2030년 744만가구, 2045년에는 832만가구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오피스텔의 주거 선호도는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실제 지난 2015년 1인가구 가운데 오피스텔 거주자는 19만453명이었으나 이듬해 22만4738명으로 20만명을 돌파했다. 2017년 26만7926명으로, 2018년에는 29만8938명까지 그 수가 늘었다. 최근 4년 동안 1인가구 오피스텔 거주자가 47.3%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1인가구는 19.3% 오르는 데 그쳤다.  

이렇듯 오피스텔 수요가 늘어나자 1인가구를 위한 차별화 요소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자금 부담을 낮추고, 모든 생활가구제품을 갖춘 ‘풀퍼니시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아파트처럼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하거나 입주민 특화서비스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곳도 대다수다.


1인기업의 증가가 두드러지면서 합리적 규모의 업무시설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작아도 탄탄한 내실을 자랑하거나, 고도화된 업무환경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풍부한 업무 인프라를 제공하는 시설이 사옥으로 주목받는 추세다.

통계청이 작년 말 발표한 ‘2018년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기업 수는 70만 8756개로 전년 대비 6.4%, 종사자 수는 1027만 2000명으로 2.1% 늘었다. 매출액도 4895조원으로 2.8% 증가했다.

1인기업 수는 최근 몇 년 사이 창조기업, 스타트업 같은 소규모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었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의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기업은 2014년 9만2001개에 불과했으나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27만1375개로 조사됐다.

0%대 기준 금리로 예적금 상품 메리트 줄어
소액 투자 소형 오피스텔·섹션 오피스 두각

전문가들은 이들 1인기업이 소규모 공간만으로 이점을 극대화한 섹션 오피스로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섹션 오피스가 소규모 기업들에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해서다. 

섹션 오피스는 면적이 큰 오피스와 달리 전용면적 40㎡ 이하에 가변형 벽체를 설치한 모듈형으로, 수요자 입맛에 맞게 다양한 호실 조합이 가능하다. 화장실, 주방 등 업무에 불필요한 시설도 덜어내 같은 공급면적이라도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임대인 요구에 따라 원하는 형태로 업무시설 구성이 가능해 폭넓은 수요 확보가 가능한 점도 돋보인다. 다양한 규모로 분양해 소액 투자도 가능하며 기존 오피스보다 환금성도 높다는 평가다. 


여기에 전매제한, 대출규제 등에서 자유롭고 보유주택 수에도 포함되지 않아 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 않는다. 섹션 오피스와 대규모 상업시설이 결합해 분양에 나서는 경우, 입주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편의시설을 가까이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코로나 사태로 기업 내 비대면 업무수행 방식이 활성화되면서 부동산시장 내에서는 섹션 오피스가 비대면 업무공간으로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현재 일반적인 사무실 형태의 기업은 고정된 공간 내에 다수의 인원이 있어 비대면 업무가 어렵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재택근무는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딜레마를 겪고 있다. 

반면 섹션 오피스 기업은 가변형 벽체 활용으로 사무실을 부서별, 기능별로 분리해 같은 공간에서도 대인 접촉은 줄이고 동시에 업무 효율성도 최대한으로 유지할 수 있다. 추가로 현재 여러 대기업에서 비대면 업무방식의 일환으로 ‘거점 오피스’(본사 사무실이 아닌 거주지 가까운 데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사무실) 확대를 내세우면서, 이들의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섹션 오피스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폭넓은 수요
다양한 규모

한 부동산 전문가는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예적금의 메리트가 점점 감소하는 추세에 수익률이 좋은 수익형 부동산이 유망 투자처로 손꼽히고 있다”며 “특히 소액 투자가 가능한 상품의 경우 투자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더 낮기 때문에 많은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경기에서 분양(예정) 중인 소형 오피스텔·섹션 오피스.

진입 장벽
상대적 낮아

 

▲종로5가역 하이뷰 더 광장= JTK글로벌㈜이 시행하고 정우개발㈜이 시공하는 ‘종로5가역 하이뷰 더 광장’ 오피스텔이 분양한다. 대지면적 1387㎡, 연면적 1만1424㎡ 규모로 지하 2층~지상 16층의 주동에 오피스텔 294실(전용면적 18.97㎡), 상업시설 40실로 구성된다. 총 154대 주차가 가능하다. 종로구는 1인가구 비율이 서울 25개 구 중 관악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역이다. 1인 주거에 적합한 오피스텔 수요가 아파트 대비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창릉 더하이브= 일산 3기신도시인 창릉신도시 개발의 최대 수혜지인 원흥지구 내에 ‘창릉 더하이브’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오피스텔 192실과 상업시설로 구성된 A타워, 오피스텔 234실과 상업시설로 구성된 B타워로 이뤄졌다. 창릉과 서울의 더블라이프를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 입지로 투자자는 물론이고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에게서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거실과 침실을 분리하는 1.5룸 설계, 빌트인 붙박이장, 수납장 특화, 전 세대 개별 창고 제공으로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새집증후군 염려가 적은 E0 등급 친환경 마감재 시공과 각층 엘리베이터홀 방범 도어 설치로, 임차인의 안전 특화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인테리어 혁신과 동시에 건강과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클래시아 구리=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고 창성건설이 시공하는 ‘클래시아 구리’가 즉시 입주가 가능한 오피스텔과 단지 내 상가를 동시에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20층 1개 동, 전용 19~47㎡ 총 388실 규모로 주차대수는 총 458대이다. 1실당 1대 이상의 주차 공간을 제공한다. 총 17가지 다양한 평면타입으로 구성돼 1인가구뿐만 아니라 신혼부부, 은퇴부부 등 2~3인 가구도 거주가 가능해 실거주 수요와 임대투자 상품으로서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단지 내 상가도 분양 중이다. 지상 1~3층에 공급되며 1층 13개 점포, 2층 11개 점포, 3층 12개 점포로 구성돼 있다. 일부는 선임대가 완료되었으며 투자와 동시에 수익이 발생한다.
 

1인가구·1인기업 증가
차별화 요소도 속속 도입


▲왕십리 지음재= ㈜도시공감이 초소형 아파트인 도시형 생활주택 ‘왕십리 지음재’ 소형 오피스와 상가를 동시에 분양중이다. 대지면적 446㎡, 건축면적 240,11㎡에 지하 2층~지상 10층 총 63세대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지상 4~10층), 근린생활시설 3호(지하 1층~지상 1층), 업무시설 16호(지상 2~3층)로 지어진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전용면적별로 살펴보면 16.76㎡ 35가구, 13.72㎡ 28가구로 이뤄져 있다. 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주차는 총 41대다. 업무시설은 전용면적 16.52~26.95㎡의 소형 오피스(사무실)로 분양가는 1억대(VAT 별도)로 공급된다. 세무사 및 법무사사무실, 중개업소, 여행사, 네일아트, 인터넷 쇼핑몰 사무실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상가는 실투자금 2억대(대출 및 보증금 차감)면 투자가 가능하며 편의점, 애견센터, 치킨호프전문점 등이 권장업종이다. 

1인가구를 위한 실용적 공간 활용은 활동에 편리를 더하는 맞춤식 평면설계를 적용해 공간의 실속을 높인 게 특징이다. 전 세대 테라스 확장 공간은 오피스텔의 한계를 넘어선 실사용 공간의 효율성도 높다. 냉장고, 전기쿡탑,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생활에 필요한 풀퍼니시드 시스템의 원룸을 갖췄으며 단지 곳곳에 CCTV를 설치해 안전 시스템을 강화했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 대림산업이 시공에 참여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 내 섹션오피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을 분양 중이다. 향동공공택지지구 상업지역 3-2, 4-1/2, 5-1, 6-1, 7-1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로 각각 공급한다.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되며, 이번 물량은 3-2, 4-1/2, 6-1블록으로 업무시설 총 950실과 상업시설 총 238호가 먼저 분양에 나선다. 

실용적 공간
풍부한 배후

사업지가 위치하는 향동지구는 면적 117만8000㎡, 약 9000가구 규모로 서울 은평구 수색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어 서울생활권이 가능한 지역이다. 향동지구 내 2만5000여명의 배후수요를 비롯해 545개의 기업과 종사자 4만여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방송문화단지 상암DMC가 근접해 있어 수요 선점에 용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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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