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명물 휴게소

‘고속도로 위의 오아시스’ 열배는 즐겁네


즐거운 설 연휴가 다가왔다. 가족·친지를 만날 마음에 벌써부터 설렌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귀성·귀경 전쟁을 치를 생각만 하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특히 차들로 앞뒤가 꽉 막힌 고속도로 위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칭얼거림, 가족들의 차멀미 등은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이날만 손꼽아 기다려 온 부모와 조상들을 찾아뵙지 않는 것은 자식·자손 된 도리가 아닐 터. 그렇다면 좀 더 즐겁게 귀성·귀경하는 방법은 없을까.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잠시 들러 지친 심신을 달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휴게소 가면 사우나도 있고 동물농장도 있고
먹고 보고 즐기다 보니 “어라! 벌써 도착했네”


고속도로 휴게소가 달라지고 있다. 저마다 지역 특성을 살린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는가 하면 어린이 놀이방, 야구연습장, 건강진단코너 등 특이시설을 설치, 이용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설 연휴기간에는 팩스, 인터넷, 고속도로 카드 충전 등 다기능 종합서비스가 제공되고 신권교환, 가훈 써주기, 휴대전화 무료 수리, 즉석 사진 촬영 등의 다채로운 행사도 개최된다. 여기에 더해 휴게소에 들르면 주변 경관 감상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안성·금강·칠곡 휴게소
대진고속도로 인삼랜드·산청 휴게소

경부고속도로에 위치한 명물 휴게소는 안성·금강·칠곡휴게소 등이 있다. 안성휴게소는 안성 유기가 전시된 명품관이 눈길을 끄는 곳이다. 또한 어린이 놀이방, 야구연습장, 유아방, 파우더룸, 건강검진코너 등과 함께 설치돼 있어 아이와 함께 있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복육개장, 복지리와 한방인삼곰탕이 꼽힌다. 설날을 맞아 안성휴게소는 24일부터 27일까지 투호던지기, 대형윷놀이, 굴렁쇠굴리기, 전통팽이 등 민속놀이체험 행사와 함께 떡메치기, 가족사진 무료촬영(이메일 전송), 떡국 및 전통한과 무료 제공 등의 행사를 개최한다.
전국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한 금강휴게소는 금강과 철봉산의 경관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 야외 테라스가 있다. 휴게소 한편에는 금강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만든 산책로가 나있어 따라 걷다보면 귀성·귀경의 피로를 잠깐이나마 잊을 수 있다.

칠곡휴게소는 평양온반이 입맛을 사로잡는 곳이다. 휴게소 내에는 샤워장과 수면실, 목욕탕 등이 설치돼 있다. 게다가 작고 예쁜 그림들이 전시된 미술관이 있어 식사 후 가족들과 함께 들러봄직하다. 칠곡휴게소에서는 25일, 26일 양일간 ▲신권 교환 ▲새해맞이 음악회 ▲떡국 제공 등의 행사가 개최된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에 위치한 대표 휴게소로는 인삼랜드와 산청휴게소를 꼽을 수 있다. 인삼랜드 휴게소는 길 위의 건축물이란 콘셉트로 설계된 곳으로 예술성을 최대한 부각시킨 곳이다.

공간 사이사이 화단과 조경을 설치한 주차장과 건물 뒤편 산을 마주보는 곳에 위치한 발코니가 돋보인다. 발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지압공원과 인삼전시장이 있다. 인삼랜드에서는 25일부터 28일까지 ▲민속놀이 마당 ▲떡메치기 ▲수삼깎기 ▲금산인삼 시식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산청휴게소는 외관보다는 매장 내에서 열리는 피아노 콘서트로 유명한 곳.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식당은 여느 레스토랑 못지않은 분위기를 연출해 로맨틱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식사를 마친 후 경호강이 보이는 휴게소 앞 언덕 위에 있는 팔각정 주위를 가볍게 산책하면 기분이 상쾌해질 것이다.
여기에 지난 2004년 휴게소 맛자랑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허준 한방라면을 맛본다면 건강을 되찾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산청휴게소는 26일 하루 동안 ▲제기차기 ▲투호던지기 ▲신권교환 ▲OBU구매고객 전자카드 1만원 무료충전 행사를 개최한다.

영동고속도로 용인·강릉 휴게소
서해안고속도로 화성·대천 휴게소

용인·강릉 휴게소는 영동고속도로에 위치한 휴게소들로 ‘맛집 휴게소’다. 용인 휴게소는 삼합누룽지탕과 정통 수제 돈가스가 유명하다. 특히 삼합누룽지탕은 지난 2005년 휴게소 맛자랑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식사를 마친 후엔 휴게소 옆 공원에 세워진 그리스 참전비와 시계탑을 둘러볼 만하다.
용인 휴게소에서는 24일부터 27일까지 ▲소화기분사체험 ▲민속놀이 마당 ▲전통한지 제기 만들기 ▲단골고객 하이패스 단말기 무료증정(20대)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강릉 휴게소는 강원도 고랭지에서만 자라는 귀한 곤드레 나물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 휴게소다. 대표 음식인 곤드레 돌솥밥은 곤드레 나물을 큰 그릇에 넣고, 소금, 참기름을 넣고 버무린 것으로 지난 2002년 휴게소 맛자랑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건물 뒤편 정원에는 새농장이 있어 아이들에게 현장에서 자연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설 연휴 이벤트로는 26일 당일 ▲민속놀이 ▲송편·과일·떡국 나눠주기 ▲무료 서적 제공 등이 개최된다.

서해안고속도로에 위치한 화성휴게소는 서서울톨게이트를 통과해 처음 만나는 휴게소다. 마치 기내식과 같이 두 명의 직원이 카트를 끌면서 주문을 받는 것이 특징. 여기에 음식을 건넬 때 명언이 담긴 메모를 주기도 해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장단콩해물두부백반과 장단콩순두부김치뚝배기가 있다. 화성휴게소는 고객이벤트로 24일부터 27일까지 ▲윷놀이 ▲떡매치기 ▲제기차기 ▲각종 음료, 과자선물세트 400개 증정 ▲고속도로카드 1만원권 100장 증정 ▲즉석사진 촬영 ▲무료 가훈 써주기 등의 행사를 펼친다.
보령자연산돌솥굴밥을 대표음식으로 내놓는 대천휴게소는 그네와 미끄럼틀이 있는 놀이터가 있어 아이들과 잠깐의 휴식을 보낼 수 있다. 또 산책로가 있어 장시간 운전으로 피로한 여행객들이 긴장을 풀 수 있다. 산책이 끝나는 부분에는 서해가 한눈에 보이는 일몰감상대가 있다. 그곳에서 펼쳐지는 서해안의 붉은 낙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천휴게소에서는 26일부터 27일까지 양일간 ▲신권교환 서비스 ▲무료 떡제공 서비스 ▲머드화장품 샘플 무료 제공서비스 ▲제기왕 선발(선물증정) 이벤트 등이 열린다.

호남고속도로 정안·여산·곡성 휴게소
중앙고속도로 안동·춘천·단양 휴게소

호남고속도로에 위치한 정안휴게소 다람쥐공원은 어른과 아이들 모두에게 인기 있는 곳. 큰 다람쥐 동상과 도토리 조형물 등 다양한 조형물이 공원에 배치돼 있어 신선함과 재미를 선사해 준다. 또 다람쥐공원으로 가는 산책로는 피로를 푸는 데 효과적이다.
여산휴게소에는 휴게소 왼쪽 언덕배기에 송림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팔각정이 자리 잡고 있어 여행객의 휴식처로 인기가 많다. 또한 자연학습장이 조성돼 있어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작은 동물원에 온 것 같은 여유를 제공한다.

자연학습장에는 흔히 볼 수 없는 멧돼지와 오골계, 토끼 등이 있다. 여산휴게소는 26일부터 27일까지 ▲일회용 소변기 무료제공 ▲재기차기 ▲윷놀이 ▲인절미 무료제공 등의 행사를 펼친다.
여행길의 운치를 느끼게 해주는 곡성휴게소는 왼쪽편으로 기와를 얹은 돌담이 낮게 펼쳐져 있다. 때문에 토속적이며 편안한 이미지를 풍긴다. 휴게실 근처에는 잔디를 깐 아늑한 정원과 작은 연못이 만들어져 있다.

또 산을 바라보며 앉아서 쉴 수 있는 정자가 마련돼 있어 안락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곡성 특산품을 판매하는 코너에서는 토하젓과 참 게장을 구입할 수 있다. 곡성휴게소는 26일 하루 ▲자체제조 식혜 증정 ▲민속놀이 ▲떡·사탕 무료 증정 행사를 개최한다.
중앙고속도로 안동휴게소는 안동간고등어 백반이 유명하다. 안동간고등어 백반은 2002년 휴게소 맛자랑 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간고등어는 안동지역의 특산품이면서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생선 1위이다.

간고등어 백반은 싱싱한 고등어 속살에 간잽이의 손맛으로 적당히 간 배어진 간고등어를 직화구이식으로 구워내기 때문에 기름기가 쏙 빠져 단백질, 칼슘,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다. 안동휴게소에 들르면 간고등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설 연휴기간 동안 안동휴게소에서는 윷놀이 및 제기차기 마당이 펼쳐진다.
춘천휴게소에는 춘천시내를 둘러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운전자들이 잠시 쉬며 숨을 고르기에 좋다. 또한 아이들은 기린 등이 있는 스모프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 음식은 웰빙 버섯 된장덮밥.

단양휴게소는 휴게소 뒤편으로 적성산성이 둘러싸여 있다. 휴게소 왼편에는 적성산성으로 오르는 산책로가 나 있다. 적성산성에 오르면 온달장군과 관련된 단양적성비를 볼 수 있다.
대표 음식으로는 남한강 올갱이부추어탕이 있으며 겨울철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별미다. 단양 휴게소는 24일부터 27일까지 ▲무료 가훈 써주기 ▲떡 나눠주기 ▲민속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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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