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아모레퍼시픽 황금 혼맥도

더 두터워진 ‘사돈 파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아모레퍼시픽그룹 장녀와 보광그룹 장남이 교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혼 성사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혼맥이 주목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재계를 포함해 언론계에도 맥이 닿아 있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헤라 등으로 유명한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다. 기업 규모는 상당하다. 지난해 매출만 6조원으로 몸값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시가총액은 10조원에 가깝다.

장남-장녀

그룹은 경영 실적 외에도 혼맥으로 유명하다. 재계뿐 아니라 언론계 역시 아모레퍼시픽그룹 혼맥도에 이름을 올린다. 시작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 세대부터였다.

서경배 회장의 형은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으로 고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장녀 방혜성 태평양학원(성덕여중·성덕고) 이사와 결혼했다. 서경배 회장은 식품회사 농심과 손을 잡았다. 그는 신춘호 농심 회장의 막내딸 신윤경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광폭 행보는 현재진행형이다. 서경배 회장의 장녀 민정씨는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씨와 교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환씨 일가도 만만치 않은 혼맥을 자랑한다.


홍석준 회장의 부친은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으로 이승만정부 시절 내무부장관을 지냈다. 그는 슬하에 홍석준 회장을 비롯해 6남매를 뒀다. 홍석준 회장은 이 중 넷째다.

아모레-보광 오너 자녀 결혼 전제 교제 
양가 재계·언론 유수의 집안들과 인연 

첫째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가 정환씨의 고종사촌이다. 둘째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다. 홍석현 회장의 장녀인 홍정현씨는 GS 오너 일가 허서홍 GS에너지 전무와 결혼했다.

셋째는 홍석조 BGF리테일 부회장이다. 홍석조 부회장은 LS그룹과 사돈관계다. 홍석조 부회장 장남 홍정국 BGF리테일 부사장은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딸 구희나씨와 결혼했다. 구자용 회장의 아버지는 고 구인회 LG창업주의 동생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이다.

다섯째는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으로 외교관과 청와대 비서실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막내는 홍라영 전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이다. 그는 삼성문화재단에 입사한 바 있다. 남편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차남 노철수씨다.

이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민정씨와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정환씨의 만남은 지인 소개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진다. 민정씨와 정환씨는 1991년생, 1985년생으로 6살 차이다.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민정씨와 정환씨는 ‘주식 부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민정씨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93%(241만2710주)를 비롯해 그룹 비상장 계열사에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에뛰드 19.5%(14만1791주), 이니스프리 18.18%(4만4450주), 에스쁘아 19.52%(3만9788주) 등이다.


민정씨는 외가인 농심그룹 지주사 농심홀딩스에도 0.3%(1만3791주) 지분을 소유 중이며 ‘30세 이하 주식 부자’로 언급된 바 있다.
 

▲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민정씨

재벌닷컴에 따르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지분 가치를 평가한 결과(지난해 12월6일 종가 기준) 민정씨는 212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민정씨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하락했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민정씨가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과 농심홀딩스 지분은 각각 1351억1176만원, 10억48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정환씨도 4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정환씨는 BGF와 BGF리테일서 각각 0.52%(50만2113주), 1.56%(26만8986주)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BGF는 23억720만원, BGF리테일은 403억4700만원이다. 모두 426억5500만원으로 민정씨의 보유 주식 가치와 합하면 약 1788억1400만원 정도다.

‘수천억&수백억’ 주식 부자 커플 
‘우리가 남이가’ 사업도 상부상조 

민정씨는 서경배 회장의 뒤를 이어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이끌 후계자로 평가받는다. 민정씨는 중학생 시절부터 서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 받았다. 현재 민정씨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93%를 보유 중이다. 미미한 듯 보이지만 지분만 따져놓고 본다면 서 회장 다음의 아모레퍼시픽그룹 2대주주다.

민정씨는 국내 화장품 채널 조직인 뷰티 영업 유닛서 뷰티영업전략팀 ‘프로페셔널’로 근무 중이다. 프로페셔널은 과장급에 해당된다.

앞서 민정씨는 미국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코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 입사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으로 입사한 때는 지난 2018년 1월이다. 경력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오산공장서 근무하다 그해 6월 퇴사했다.

중국으로 떠난 민정씨는 현지 유명 경영전문대학원인 장강상학원(CKGSB)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중국 2위 전자상거래 기업 징동닷컴에 입사했지만 지난해 10월 아모레퍼시픽으로 돌아왔다.

정환씨는 보광창업투자 투자심사부서 투자심사를 총괄하고 있다. 정환씨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보광창업투자는 지난 2015년 K뷰티의 성장성에 주목, 한화(인베스트먼트·드림플러스)·스파크랩스 컨소시엄 등과 함께 스타트업 ‘웨이웨어러블’에 투자한 바 있다. 웨이웨어러블은 사물인터넷(IoT) 스킨케어 솔루션 ‘웨이’를 개발한 업체다. IoT와 코스메틱 결합 디바이스를 생산해 뷰티테크 기업으로 조명받은 바 있다.

지난 2014년 9월에는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로열패밀리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보광그룹과 사돈 관계를 맺게 될 것으로 보이면서 재계 안팎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양가의 혼사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결혼의 개념을 넘어 다양한 의미를 갖게 될 공산이 크다. 두 기업 간 관계가 돈독해지면서 사업 진척이나 확장 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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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장동혁 갈지자 행보 속셈

‘오락가락’ 장동혁 갈지자 행보 속셈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미국 정계가 이재명 대통령을 압박하는 흐름을 타 강경 보수 노선과 장외 집회로 기세를 올리려고 한다. 하지만 8개월여를 앞둔 지방선거에 정치 생명이 달린 정치인의 현실을 고려해 “극우 방식으론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빙글빙글 도는 장 대표의 ‘용꿈’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앞세워 “왜 미국에 감사하단 말을 하지 않느냐”는 등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하게 질타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호평에서 비판으로 일각에선 “이 대통령도 이런 망신을 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왓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전 “한국의 새 정부가 교회를 잔인하게 급습하고, 우리 군사기지까지 들어갔다”며 “한국에서 숙청·혁명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양에 가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만나시고,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를 칠 수 있게 해달라”는 등 저자세로 나가면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노벨평화상 수상 욕심을 자극했다. 국내에선 평소 강경한 정치 성향을 유지하는 이 대통령의 ‘저자세’를 유연함으로 해석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한미 관세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이 대통령에 대한 호평은 금세 비판으로 바뀌었다. 당시 체결됐던 한미 관세 협상의 핵심은 ▲상호 관세율 15% ▲한국의 대미 투자 3500억달러(약 485조원) 등이었다. 문제는 3500억달러가 우리나라 총 외환 보유고의 84%에 달하는 액수란 것이다. 아울러 두 대통령의 공동합의문도 나오지 않았다. 우리는 미국에 “자동차·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 대한 15% 관세율을 명시하자”고 요구했고, 미국은 우리에게 “3500억달러의 구체적 조달 시기·방식·사용처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3500억달러 투자를 이행하지 않으면, 상호 관세율 25%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의 직접 투자 비중을 최대한 높이고 투자 대상은 미국이 주도해 선정하며, 투자액 회수 후 미국이 이익 중 90%를 가져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은 지난 4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소재 현대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노동자 317명을 단속했다. 이들이 단기 상용 비자(B-1)로 미국에 입국해 근무하다가 불법체류자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에 입국해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면담했고, 미국 영주권자 1명을 제외한 316명은 지난 12일 귀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훈훈하게 진행한 후 ‘한국 새 정부가 교회를 잔인하게 급습하고, 미군 기지에 들어간’ 데에 대한 보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 기만책 섞인 양동 작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재명 압박하자 강경론 선회 미 극우 논객도 한국서 극우 부추겨 미국 정부의 한국인 노동자 추방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보수 성향 친위 집단 MAGA 진영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의 극우 정치인 토리 브래넘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잡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그 공장이 조지아주 주민을 고용하지 않아서 ICE에 신고했다”며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도 저임금 불법체류자를 다수 고용하는 것은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 우선 정책 연구소 미국 안보센터 부의장은 지난 7월21일, 한국 국회의원 13명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정권이 교체됐다고 해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공정하거나 그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있으면, 한국에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이츠 부의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사무총장을 지낸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가 진행돼 내가 큰 피해를 봤다”는 취지의 부정선거론을 주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플라이츠 부의장은 지난 1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을 몰아내고 대통령 권력을 약화하려는 극좌 급진주의자들에게 유리한 발언을 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하고, 두 사람의 보수 철학은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강경 보수 진영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탄핵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는 지난 8일 ‘대통령·부산시 교육감 선거서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손 목사와 손잡고 함께 시위를 주도한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지난 13일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코리아로부터 채널 수익 창출 중단 통지를 받았다. 수익 창출이 중단된 이유는 “민감한 콘텐츠 관련 정책을 위반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격분한 전씨는 “언론 탄압이자 보수 우파 죽이기”라며 “구글코리아 내 좌파 직원이 판단한 거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달 26일 당선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강경 보수 표심에 지지를 호소해 당선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당선 이후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국민의힘 4선 김도읍 의원을 다시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했다. 트럼프의 양동 작전 김 의장은 평소 중도 보수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고, 장 대표는 김 의장을 삼고초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관군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소리 낼 때, 전씨는 당 밖 의병으로서 그 소리를 증폭하고 적을 막는 역할을 했다”며 “당 밖 의병이 전씨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1등 공신임을 자처하던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크게 반발했다. 전씨는 지난달 30일 “제가 장 대표에게 영향력이 있어 힘이 세다고 보는 사람들이 놀랍게도 벌써 제게 인사·공천 청탁을 한다”며 “저는 장 대표에게 부담을 드리지 않기 때문에 그런 역할은 안 한다”고 말하는 등 장 대표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도 지난 1일 “많은 사람이 ‘김도읍이 웬 말이냐’고 비판하는데, 김도읍은 그런 비판을 받을 만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면, 영남 지방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4개 자유 우파 정당에 양보하면 된다”며 “이에 응하지 않아서 4개 정당이 영남 전 지역에 후보를 내면 국민의힘은 이길 수 없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장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밝혔던 “더 강하게, 더 넓게 500만 당원과 함께 싸울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같은 날엔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국회 본관 앞에 모여 ‘야당 말살 정치 탄압 특검 수사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지도부가 가장 강력한 방식의 투쟁을 하기로 했고, 장외투쟁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외투쟁 명분은 ▲검찰청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반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 수사 기간 연장 반대 ▲내란 특검의 국민의힘 의원 압수수색 규탄 등이었다. 장 대표는 지난 8일엔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악수도 사람과 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힘 등 보수 야당과의 대화를 차단했다. 당시 장 대표는 단군 신화를 인용해 “정 대표와 악수하려고 당 대표가 되자마자 마늘·쑥을 먹기 시작했다”며 “미처 100일이 안 됐는데도 이렇게 악수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등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영수회담은 비교적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장 대표도 자신의 의견을 이 대통령에게 모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수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장 대표는 다시 장외투쟁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분은 손 목사 구속이었다. 지난 14일 부산을 방문한 장 대표는 첫 일정으로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장 대표는 이날 “손 목사 구속은 모든 종교인에 대한 탄압”이라며 “2025년 대한민국에서 종교 탄압을 막는 게 제 소명이 될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돌고 돌아 장외투쟁 이어 지난 17일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구속된 것을 계기로 장외투쟁을 언급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이 장기집권을 위해 차근차근 야당을 말살하고 있다”며 “지금은 그냥 야당인 게 죄인 시대”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과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징역형이 구형된 것 ▲정부·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민주당의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등을 장외투쟁 근거로 내세웠다. 국민의힘의 장외 집회는 지난 21일 동대구역 인근에서 진행됐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 중도 공략 필요성 사이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과 장 대표의 현 상황으로부터 비롯된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파면·구속을 거치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7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7%를 기록하는 등 강경 보수 성향 지지층만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불과 8개월여를 앞두고 있다. 이기기 위해선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중도를 공략해야 한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로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데, 참패 시엔 대표직을 사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극우 정당이 각국 선거에서 승리하고 있고,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MAGA 진영이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21세 청년 타일러 로빈슨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극우 논객 찰리 커크 ‘터닝 포인트 USA’ 대표와 모린 배넌 ‘스티브 배넌 워룸’ 대표는 한국 극우를 부추기는 미국 정계 논객들이다. 이들은 지난 5일 한국을 방문해 ‘빌드업 코리아 2025’에 참석했다. 커크 대표는 “최근 한국 정치는 혼란스러웠다. 특검의 교회 압수수색은 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한국은 미국의 가장 든든한 우방이기 때문에 중국공산당으로부터 독립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산주의자들이 정치 검사를 앞세워 우파를 탄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한국 정부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국·북한의 공산주의에 맞서는 여러분의 싸움이 곧 우리의 싸움이고, 필요하다면 내가 한국을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모린 대표도 “한국은 공산주의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관성은 오직 한동훈 축출 돌연 “극우론 안 돼” 유턴 손 목사는 커크 대표·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 성향 일부 개신교 교단과 MAGA 진영이 김민아 대표가 이끄는 빌드업 코리아와 연결돼있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빌드업 코리아의 모태는 커크 대표가 이끄는 터닝 포인트 USA로 전해졌다. 극우 성향 교단과 미국 극우는 강경한 반공 성향을 매개로 연결된다. 일제강점기 당시 교단의 세가 강했던 지역은 평안도였다. 이들은 북한 정부 수립과 6·25 전쟁 이후 모두 월남했고, 강경한 반공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미국에서도 소련과의 냉전을 계기로 매카시즘 광풍이 크게 일어나 복음주의 교단을 중심으로 한 반공 세력이 맹위를 떨쳤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도 복음주의 교단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국민의힘 지지 기반과도 연결되는 미국 정치의 흐름을 외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일관되게 유지하는 정치 방향은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에 대한 강경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방송에서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 대변하는 인물을 대상으로 패널 인증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몫인 각종 방송 출연분 중 80% 이상을 친한계가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친한계엔 방송 출연을 위주로 정치 활동을 이어가는 원외 인사들이 많다. 장 대표의 방침에 대해선 “친한계의 숨통을 끊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 대해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은 지난해 8월 이후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근거 있는 확신을 한다고 했다”며 “그 확신의 근거를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란 특검의 참고인 소환을 2회 거부했고, 내란 특검은 서울중앙지법에 한 전 대표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고, 한 전 대표 증인신문은 오는 23일 진행될 예정이다. 한 전 대표는 연이은 당내 선거 패배와 안 좋게 결별한 장 대표의 당선으로 위기에 몰려 자신의 정치적 상징인 ‘비상계엄 반대’조차 자신 있게 내세우기 어려운 처지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권성동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나경원 의원 등 지난 2019년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연루된 국민의힘 의원들은 징역형을 구형받았다. 안팎으로 이어지는 내우외환에 일각에선 장 대표가 다시 강경 보수를 대상으로 한 장외집회에 전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지난 16일 공개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돌연 “우리가 설득하는 방식이 극우와 같다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며 “국민께서 공감하지 않는 방식으론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지층의 확고한 신뢰 없이 성급하게 중도층 마음을 얻겠다고 나아가면 실패할 거라고 본다”는 의견도 남겼다. 내친 김에… 용꿈의 조건 같은 인터뷰에서도 빙글빙글 돌고 있단 느낌을 줄 소지가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고 보는 해석도 나온다. 용꿈은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명확히 밝혀 대중의 지지를 얻은 다음 노려볼 수 있다. 장 대표는 계속 빙글빙글 돌고 있다. 굳건한 의견 없이 빙글빙글 돌면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 장 대표의 빙글빙글 회전 정치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