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허씨 4세 지분 전쟁’ 막전막후

‘때는 이때다’ 슬금슬금 총알 장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GS그룹 4세들 간 지분 경쟁이 가시적이다. 저가 매수를 노렸다는 분석과 함께 후계 구도에 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다만 지분만으로 승계 우위를 곧바로 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왜일까.
 

▲ (사진 왼쪽부터)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허윤홍 GS건설 사장

GS그룹은 허창수 전 회장의 용퇴로 전격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허 전 회장은 “지금은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해 세계적 기업을 향해 도전하는 데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라며 15년 만에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용퇴 결정
세대교체

바통은 허 전 회장의 동생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에게로 넘어갔다. 허 회장은 올해 1월 취임 후 첫 신년 메시지를 통해 “고객과 시장, 기술이 빠르게 변하는 불확실성 시대에는 밖으로 눈과 귀를 열어 고객의 니즈에 초점을 맞추고 안으로 우리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며 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허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쥐게 되면서 GS일가 4세들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허 회장은 오너 일가 3세다.

GS 4세는 그룹 지주사 ㈜GS 지분 소유 순으로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2.24%),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2.21%), 허서홍 GS에너지 전무(1.76%), 허철홍 GS칼텍스 상무(1.37%), 허윤홍 GS건설 사장(0.53%) 등이다.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은 삼양통상 등기이사로 삼양통상은 피혁 산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허 전 부사장 아버지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다. 삼양통상 2대주주(20.00%)로 GS그룹서 벗어나 독자 사업을 하고 있다.

허 전 부사장의 사퇴는 관심을 샀다. 그는 GS그룹 창업주 고 허만정 선생의 장손이다. 허만정 선생의 장남은 고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 회장이다. 애초 GS그룹 계열사에 몸담았지만 지난해 12월3일 사의를 표명했다.

허 전 부사장은 GS그룹서 스스로 벗어났지만 지난 19일 기준 4세 가운데 가장 많은 ㈜GS 지분을 쥐고 있다.

주가 하락 국면 4세 매입 눈길
올해 초부터 3월까지 사들여 

눈길이 가는 건 허 전 부사장이 ㈜GS 지분 매입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 허 전 부사장은 사의를 표한 날 198만327주를 보유 중이었다. 올해 들어 허 전 부사장은 지난달 25일과 26일 각각 4만1311주, 5만8689주 등 모두 10만주를 추가로 장내 매수했다.

허 전 부사장은 기존 198만여주서 208만327주를 보유하게 됐다. 허 전 부사장은 지난해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양통상을 통해서도 ㈜GS 20만주를 매입한 바 있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은 4세 중 지분 매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특히 허 사장은 GS 4세 가운데 가장 먼저 그룹 계열사를 독자 경영하고 있는데 4세들 중 유력한 승계자로 꼽힌다.


허 사장은 지난달 5일 4만6157주, 6일 3만5743주, 11일 1234주, 17일 3498주, 18일 1만주, 19일 9268주, 24일 4만6000주, 25일 7만9300주, 26일 2만3800주, 28일 2만4000주 등을 확보했다. 2월에만 모두 27만9000주였다.

이번 달에도 지분 매입은 계속됐다. 지난 2일 6만5000주를 시작으로 3일 7만주, 4일 2만7110주, 5일 2만주, 9일 1만4133주, 10일 3867주, 11일 4만8000주, 12일 5만340주, 13일 150주, 18일 1만9000주, 19일 2만5000주 등이다. 허 사장은 지난 19일 기준 34만 2600주를 매수했다. 허 사장이 보유한 ㈜GS 지분은 2.21%다.

허 사장은 GS칼텍스 수장으로 오른 지 2년차다. 그는 ‘미스터 오일’로 불리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장남이다. 현재 허동수 회장은 GS칼텍스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대외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너도 나도
긁어모아

허서홍 GS에너지 전무는 허정구 명예회장 3남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장남이다. 허 전무 역시 올해 ㈜GS 지분을 사들였다. 허 전무는 지난달 13일, 7100주를 시작으로 14일 2만주, 17일 2만주, 18일 1만2600주 등 2월에만 모두 6만주를 사들였다. 이어 지난 9일 3만2000주, 10일 4만2000주 등 이번 달에는 모두 7만4000주를 매입했다.

허 전무 지분은 기존 156만2600주서 163만6600주로 상승했다. 허 전무는 지난 19일 기준 ㈜GS서 1.76% 지분을 가지고 있다.

허 전무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허 전무는 그 해 8개 계열사 등기임원에 오른 바 있다. 당시 기준으로 GS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가장 많은 겸직을 하고 있었다. 세부적으로 ‘삼양인터내셔날’ ‘켐텍인터내셔날’ ‘GS파크24’ ‘GS파워’ ‘보령엘엔지터미널’ ‘서라벌도시가스’ ‘해양도시가스’ 등이었다.

허철홍 GS칼텍스 상무는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 둘째 아들인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아들이다. 허 상무는 지난 2018년 허 상무는 GS네오텍 주주명부에 등장하면서 경영권을 인수 받는 것 아니냐는 주목을 받은 바 있다.
 

▲ 허창수 전령련 회장

허 상무는 올해 ㈜GS주식을 확보하지 않았다. 그는 ㈜GS지분 127만325주(1.37%)를 보유 중인데 오너 4세 중 4번째다. 허 상무는 지난해 등기이사 겸직 수가 늘어나 이목을 끌었다. 지난 2018년 허 상무는 GS네오텍서만 등기이사로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4곳에 이름이 올랐다. ‘상지해운’ ‘GS바이오’ ‘이노폴리텍’ ‘GS에코메탈’ 등이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지난해 용퇴를 결심한 허창수 전 회장의 장남이다. 허 사장은 지난해 GS건설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승계 경쟁력서 한 발 앞서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 사장은 이후 아버지 허 전 회장으로부터 경영수업을 받게 됐다.

허 사장은 올해 ㈜GS지분을 매입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기준 허 사장은 ㈜GS서 49만4888주(0.53%)를 보유 중이다.

허 사장은 지난해 승진 이후  곧바로 신사업 주도에 나섰다. 지난 1월 허 사장은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와 영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 등을 인수했다. 허 사장은 미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에 대한 인수 계약 체결 계획도 세웠다. 일각에선 승계 구도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했다.


오너 4세뿐만 아니라 GS오너 일가는 이번 달에만(19일 기준)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모두 69만1120주를 사들였다. 그 결과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오너 일가 지분율은 48.19%서 48.92%로 상승했다.

그룹 오너 일가의 지주사 주식 매입은 경영권 확보와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방어 차원으로 지분을 매입한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올해 초 5만원이던 ㈜GS 주가는 지난 19일 3만5600원까지 떨어졌다.

GS그룹은 대표적인 형제 경영 그룹이다. 능력을 입증한 이는 가족회의를 통해 회장을 선출된다. 오너 일가가 나이 구분 없이 ㈜GS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GS 일가 최연소 주주는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아들 허석홍씨다. 허씨는 2001년생으로 100만5341주(1.08%)를 쥐고 있다.

현재 GS최대주주는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으로 총 488만9718주(5.26%)를 갖고 있다. 허 전 회장은 441만7695주(4.75%), 허태수 회장은 192만3210주(2.03%)를 소유하고 있다.

저가 매수
매입 지속

GS 일가 4세는 그룹 핵심 계열사서 저마다 자리를 꿰찼지만 이사회 진입까지는 요원한 모양새다. ㈜GS는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주총에선 사내이사 선임안이 다뤄진다. 이 중 4세 이름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경영권을 이어가고 있는 3세들이 계속 전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허태수 회장과 홍순기 GS 사장은 사내이사 선임안에 등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물러난 허 전 회장과 정택근 전 부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기타 비상무이사로는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후임이다.

GS 일가 4세 중 허세홍 사장이 유일하게 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그는 GS칼텍스를 비롯한 GS에너지 등기임원이다. 다만 허 사장이 단독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허진수 회장과 허용수 회장이 모두 GS칼텍스와 GS에너지에 등기돼있다.

GS건설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는 27일 계획된 주총에서는 등기임원으로 허 전 회장과 허진수 회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허 전 회장은 사내이사로, 허진수 회장은 기타 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재선임이다.

여타 계열사서도 GS 4세들은 등기임원 선임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룹은 3세 경영에 우선 방점을 두면서 4세 승계를 천천히 밟아갈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이들의 실적 개선 여부가 여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전문가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는 지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서 “이미 (1998년 IMF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게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룹 전반 4세보단 아직 3세가…
업황 악화 성과 입증 누가 먼저?

장 교수는 안팎서 불거지는 경제 위기가 코로나19만으로 발생하지 않았다고 봤다. 장 교수는 “2008년 국제 금융 위기를 잘못 처리해 문제가 더 커졌다”며 “코로나는 뇌관이고 밑에 쌓여 있는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제도 같은 개혁은 제대로 안 하고 돈을 풀어 문제를 봉합했다”며 “자본주의 역사상 없는 저금리에다가 양적 팽창 등으로 돈을 풀었지만 (돈이)금융기관에만 가고 실물 경제는 잘 돌아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금융 시장에 거품이 확 끼어 있는 상황서 코로나가 뇌관을 터뜨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옛날처럼 돈을 풀어도 해결이 안 된다”며 “돈을 풀어도 사람들이 돈을 쓸 수도 없는 등 유례없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GS 4세들은 현시점부터 경영 능력을 입증할 만한 성과를 올릴 경우 차기 후계 구도서 강력한 경쟁력을 쥐게 된다.

허세홍 사장이 이끌고 있는 GS칼텍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3조2614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에 비해 8.5%가량 하락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8796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28.7% 떨어졌다. 당기순이익 역시 35.6% 하락한 4526억원으로 나타났다.
 

▲ GS그룹 사옥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GS칼텍스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BBB+’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했다. 국제 원유 가격 급락과 수요 둔화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GS에너지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7609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 2조2110억원에 비해 4500억원가량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9878억원, 277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20.3%, 40.4% 정도 하락했다. 그룹 주력 분야인 정유와 에너지서 부진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GS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10조416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직전년도에 비해 20.7% 내려갔다. 영업이익은 2972억원 줄어든 7672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1399억원 감소한 4474억원을 봤다. 주로 국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GS건설은 코로나19 여파로 분양 등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부진
개선 여부

GS그룹서 벗어난 삼양통상에도 눈길이 간다. 삼양통상은 주총을 통해 후임 대표이사는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부친인 허남각 회장은 44년 만에 대표이사직서 물러나게 됐다. 삼양통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을 4.9% 오른 1921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494억원과 44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53.9%, 74.7% 치솟은 값이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LS그룹 일가도 지분 경쟁?

GS그룹과 함께 ‘범 LG가’로 분류되는 LS그룹에서도 지분 매입이 한창이다.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장남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올해에만 그룹 지주사 ㈜LS 지분을 상당량 확보했다.

구 회장은 지난 1월30일 2000주, 31일 3500주를 시작으로 2월에는 3일 4500주, 4일 3000주, 5일 1700주, 21일 1000주, 24일 1000주, 25일 4400주, 26일 4020주, 28일 3000주 등을 끌어 모았다. 1월부터 2월까지 모두 2만8120주다.

이번 달에도 지분을 꾸준히 매입 중이다. 구 회장은 지난 3일 4000주, 4일 825주, 5일 1000주, 10일 2500주, 11일 880주, 17일 8400주 등을 사들였다. 모두 1만7605주다. 현재 구 회장에겐 4.13% 지분이 있다. 구 회장은 오너 2세다.

3세 가운데 구동휘 LS 전무 행보가 눈에 띈다. 구 전무는 구자열 회장 아들이다. 그는 지난 1월30일과 31일 각각 3000주씩 6000주를 시작으로 지난 2월 3일 6500주, 4일 4476주, 5일 2000주, 7일 4279주, 12일 1000주, 14일 5000주, 17일 1000주, 18일 1500주, 19일 771주, 20일 1175주, 24일 1000주, 25일 1500주, 26일 1000주, 27일 300주, 28일 700주 등을 매수했다. 1월과 2월에 사들인 주식 수는 모두 3만8201주다.

구 전무는 지난 3일 1000주, 4일 600주, 5일 1400주, 6일 3600주, 10일 1000주, 11일 4400주, 12일 4000주, 13일 4000주, 16일 8000주, 17일 3000주 등도 추가로 사들였다. 모두 3만1000주다. 구 전무는 올해만 6만9201주를 끌어 모았다. 구 전무는 ㈜LS에서 지분 2.43%를 보유 중이다.

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아들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도 ㈜LS 지분을 매입했다. 구 부사장은 지난 2월11일 946주, 12일 3386주, 17일 5000주, 18일 5000주, 24일 3614주, 26일 3000주, 27일 5000주 등을 사들였다. 지난 2일에는 2000주를 시작으로 3일 1000주, 6일 4000주, 10일 5000주, 11일 2000주, 12일 3000주, 16일 5000주, 17일 5000주 등을 매수했다. 2월부터 지난 17일까지 모두 5만2946주다. 구 부사장은 ㈜LS 지분 1.58%를 소유 중이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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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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