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허씨 4세 지분 전쟁’ 막전막후

‘때는 이때다’ 슬금슬금 총알 장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GS그룹 4세들 간 지분 경쟁이 가시적이다. 저가 매수를 노렸다는 분석과 함께 후계 구도에 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다만 지분만으로 승계 우위를 곧바로 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왜일까.
 

▲ (사진 왼쪽부터)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허윤홍 GS건설 사장

GS그룹은 허창수 전 회장의 용퇴로 전격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허 전 회장은 “지금은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해 세계적 기업을 향해 도전하는 데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라며 15년 만에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용퇴 결정
세대교체

바통은 허 전 회장의 동생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에게로 넘어갔다. 허 회장은 올해 1월 취임 후 첫 신년 메시지를 통해 “고객과 시장, 기술이 빠르게 변하는 불확실성 시대에는 밖으로 눈과 귀를 열어 고객의 니즈에 초점을 맞추고 안으로 우리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며 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허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쥐게 되면서 GS일가 4세들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허 회장은 오너 일가 3세다.

GS 4세는 그룹 지주사 ㈜GS 지분 소유 순으로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2.24%),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2.21%), 허서홍 GS에너지 전무(1.76%), 허철홍 GS칼텍스 상무(1.37%), 허윤홍 GS건설 사장(0.53%) 등이다.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은 삼양통상 등기이사로 삼양통상은 피혁 산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허 전 부사장 아버지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다. 삼양통상 2대주주(20.00%)로 GS그룹서 벗어나 독자 사업을 하고 있다.

허 전 부사장의 사퇴는 관심을 샀다. 그는 GS그룹 창업주 고 허만정 선생의 장손이다. 허만정 선생의 장남은 고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 회장이다. 애초 GS그룹 계열사에 몸담았지만 지난해 12월3일 사의를 표명했다.

허 전 부사장은 GS그룹서 스스로 벗어났지만 지난 19일 기준 4세 가운데 가장 많은 ㈜GS 지분을 쥐고 있다.

주가 하락 국면 4세 매입 눈길
올해 초부터 3월까지 사들여 

눈길이 가는 건 허 전 부사장이 ㈜GS 지분 매입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 허 전 부사장은 사의를 표한 날 198만327주를 보유 중이었다. 올해 들어 허 전 부사장은 지난달 25일과 26일 각각 4만1311주, 5만8689주 등 모두 10만주를 추가로 장내 매수했다.

허 전 부사장은 기존 198만여주서 208만327주를 보유하게 됐다. 허 전 부사장은 지난해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양통상을 통해서도 ㈜GS 20만주를 매입한 바 있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은 4세 중 지분 매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특히 허 사장은 GS 4세 가운데 가장 먼저 그룹 계열사를 독자 경영하고 있는데 4세들 중 유력한 승계자로 꼽힌다.


허 사장은 지난달 5일 4만6157주, 6일 3만5743주, 11일 1234주, 17일 3498주, 18일 1만주, 19일 9268주, 24일 4만6000주, 25일 7만9300주, 26일 2만3800주, 28일 2만4000주 등을 확보했다. 2월에만 모두 27만9000주였다.

이번 달에도 지분 매입은 계속됐다. 지난 2일 6만5000주를 시작으로 3일 7만주, 4일 2만7110주, 5일 2만주, 9일 1만4133주, 10일 3867주, 11일 4만8000주, 12일 5만340주, 13일 150주, 18일 1만9000주, 19일 2만5000주 등이다. 허 사장은 지난 19일 기준 34만 2600주를 매수했다. 허 사장이 보유한 ㈜GS 지분은 2.21%다.

허 사장은 GS칼텍스 수장으로 오른 지 2년차다. 그는 ‘미스터 오일’로 불리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장남이다. 현재 허동수 회장은 GS칼텍스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대외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너도 나도
긁어모아

허서홍 GS에너지 전무는 허정구 명예회장 3남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장남이다. 허 전무 역시 올해 ㈜GS 지분을 사들였다. 허 전무는 지난달 13일, 7100주를 시작으로 14일 2만주, 17일 2만주, 18일 1만2600주 등 2월에만 모두 6만주를 사들였다. 이어 지난 9일 3만2000주, 10일 4만2000주 등 이번 달에는 모두 7만4000주를 매입했다.

허 전무 지분은 기존 156만2600주서 163만6600주로 상승했다. 허 전무는 지난 19일 기준 ㈜GS서 1.76% 지분을 가지고 있다.

허 전무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허 전무는 그 해 8개 계열사 등기임원에 오른 바 있다. 당시 기준으로 GS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가장 많은 겸직을 하고 있었다. 세부적으로 ‘삼양인터내셔날’ ‘켐텍인터내셔날’ ‘GS파크24’ ‘GS파워’ ‘보령엘엔지터미널’ ‘서라벌도시가스’ ‘해양도시가스’ 등이었다.

허철홍 GS칼텍스 상무는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 둘째 아들인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아들이다. 허 상무는 지난 2018년 허 상무는 GS네오텍 주주명부에 등장하면서 경영권을 인수 받는 것 아니냐는 주목을 받은 바 있다.
 

▲ 허창수 전령련 회장

허 상무는 올해 ㈜GS주식을 확보하지 않았다. 그는 ㈜GS지분 127만325주(1.37%)를 보유 중인데 오너 4세 중 4번째다. 허 상무는 지난해 등기이사 겸직 수가 늘어나 이목을 끌었다. 지난 2018년 허 상무는 GS네오텍서만 등기이사로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4곳에 이름이 올랐다. ‘상지해운’ ‘GS바이오’ ‘이노폴리텍’ ‘GS에코메탈’ 등이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지난해 용퇴를 결심한 허창수 전 회장의 장남이다. 허 사장은 지난해 GS건설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승계 경쟁력서 한 발 앞서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 사장은 이후 아버지 허 전 회장으로부터 경영수업을 받게 됐다.

허 사장은 올해 ㈜GS지분을 매입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기준 허 사장은 ㈜GS서 49만4888주(0.53%)를 보유 중이다.

허 사장은 지난해 승진 이후  곧바로 신사업 주도에 나섰다. 지난 1월 허 사장은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와 영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 등을 인수했다. 허 사장은 미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에 대한 인수 계약 체결 계획도 세웠다. 일각에선 승계 구도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했다.


오너 4세뿐만 아니라 GS오너 일가는 이번 달에만(19일 기준)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모두 69만1120주를 사들였다. 그 결과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오너 일가 지분율은 48.19%서 48.92%로 상승했다.

그룹 오너 일가의 지주사 주식 매입은 경영권 확보와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방어 차원으로 지분을 매입한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올해 초 5만원이던 ㈜GS 주가는 지난 19일 3만5600원까지 떨어졌다.

GS그룹은 대표적인 형제 경영 그룹이다. 능력을 입증한 이는 가족회의를 통해 회장을 선출된다. 오너 일가가 나이 구분 없이 ㈜GS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GS 일가 최연소 주주는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아들 허석홍씨다. 허씨는 2001년생으로 100만5341주(1.08%)를 쥐고 있다.

현재 GS최대주주는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으로 총 488만9718주(5.26%)를 갖고 있다. 허 전 회장은 441만7695주(4.75%), 허태수 회장은 192만3210주(2.03%)를 소유하고 있다.

저가 매수
매입 지속

GS 일가 4세는 그룹 핵심 계열사서 저마다 자리를 꿰찼지만 이사회 진입까지는 요원한 모양새다. ㈜GS는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주총에선 사내이사 선임안이 다뤄진다. 이 중 4세 이름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경영권을 이어가고 있는 3세들이 계속 전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허태수 회장과 홍순기 GS 사장은 사내이사 선임안에 등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물러난 허 전 회장과 정택근 전 부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기타 비상무이사로는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후임이다.

GS 일가 4세 중 허세홍 사장이 유일하게 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그는 GS칼텍스를 비롯한 GS에너지 등기임원이다. 다만 허 사장이 단독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허진수 회장과 허용수 회장이 모두 GS칼텍스와 GS에너지에 등기돼있다.

GS건설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는 27일 계획된 주총에서는 등기임원으로 허 전 회장과 허진수 회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허 전 회장은 사내이사로, 허진수 회장은 기타 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재선임이다.

여타 계열사서도 GS 4세들은 등기임원 선임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룹은 3세 경영에 우선 방점을 두면서 4세 승계를 천천히 밟아갈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이들의 실적 개선 여부가 여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전문가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는 지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서 “이미 (1998년 IMF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게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룹 전반 4세보단 아직 3세가…
업황 악화 성과 입증 누가 먼저?

장 교수는 안팎서 불거지는 경제 위기가 코로나19만으로 발생하지 않았다고 봤다. 장 교수는 “2008년 국제 금융 위기를 잘못 처리해 문제가 더 커졌다”며 “코로나는 뇌관이고 밑에 쌓여 있는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제도 같은 개혁은 제대로 안 하고 돈을 풀어 문제를 봉합했다”며 “자본주의 역사상 없는 저금리에다가 양적 팽창 등으로 돈을 풀었지만 (돈이)금융기관에만 가고 실물 경제는 잘 돌아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금융 시장에 거품이 확 끼어 있는 상황서 코로나가 뇌관을 터뜨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옛날처럼 돈을 풀어도 해결이 안 된다”며 “돈을 풀어도 사람들이 돈을 쓸 수도 없는 등 유례없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GS 4세들은 현시점부터 경영 능력을 입증할 만한 성과를 올릴 경우 차기 후계 구도서 강력한 경쟁력을 쥐게 된다.

허세홍 사장이 이끌고 있는 GS칼텍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3조2614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에 비해 8.5%가량 하락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8796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28.7% 떨어졌다. 당기순이익 역시 35.6% 하락한 4526억원으로 나타났다.
 

▲ GS그룹 사옥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GS칼텍스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BBB+’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했다. 국제 원유 가격 급락과 수요 둔화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GS에너지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7609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 2조2110억원에 비해 4500억원가량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9878억원, 277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20.3%, 40.4% 정도 하락했다. 그룹 주력 분야인 정유와 에너지서 부진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GS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10조416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직전년도에 비해 20.7% 내려갔다. 영업이익은 2972억원 줄어든 7672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1399억원 감소한 4474억원을 봤다. 주로 국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GS건설은 코로나19 여파로 분양 등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부진
개선 여부

GS그룹서 벗어난 삼양통상에도 눈길이 간다. 삼양통상은 주총을 통해 후임 대표이사는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부친인 허남각 회장은 44년 만에 대표이사직서 물러나게 됐다. 삼양통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을 4.9% 오른 1921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494억원과 44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53.9%, 74.7% 치솟은 값이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LS그룹 일가도 지분 경쟁?

GS그룹과 함께 ‘범 LG가’로 분류되는 LS그룹에서도 지분 매입이 한창이다.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장남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올해에만 그룹 지주사 ㈜LS 지분을 상당량 확보했다.

구 회장은 지난 1월30일 2000주, 31일 3500주를 시작으로 2월에는 3일 4500주, 4일 3000주, 5일 1700주, 21일 1000주, 24일 1000주, 25일 4400주, 26일 4020주, 28일 3000주 등을 끌어 모았다. 1월부터 2월까지 모두 2만8120주다.

이번 달에도 지분을 꾸준히 매입 중이다. 구 회장은 지난 3일 4000주, 4일 825주, 5일 1000주, 10일 2500주, 11일 880주, 17일 8400주 등을 사들였다. 모두 1만7605주다. 현재 구 회장에겐 4.13% 지분이 있다. 구 회장은 오너 2세다.

3세 가운데 구동휘 LS 전무 행보가 눈에 띈다. 구 전무는 구자열 회장 아들이다. 그는 지난 1월30일과 31일 각각 3000주씩 6000주를 시작으로 지난 2월 3일 6500주, 4일 4476주, 5일 2000주, 7일 4279주, 12일 1000주, 14일 5000주, 17일 1000주, 18일 1500주, 19일 771주, 20일 1175주, 24일 1000주, 25일 1500주, 26일 1000주, 27일 300주, 28일 700주 등을 매수했다. 1월과 2월에 사들인 주식 수는 모두 3만8201주다.

구 전무는 지난 3일 1000주, 4일 600주, 5일 1400주, 6일 3600주, 10일 1000주, 11일 4400주, 12일 4000주, 13일 4000주, 16일 8000주, 17일 3000주 등도 추가로 사들였다. 모두 3만1000주다. 구 전무는 올해만 6만9201주를 끌어 모았다. 구 전무는 ㈜LS에서 지분 2.43%를 보유 중이다.

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아들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도 ㈜LS 지분을 매입했다. 구 부사장은 지난 2월11일 946주, 12일 3386주, 17일 5000주, 18일 5000주, 24일 3614주, 26일 3000주, 27일 5000주 등을 사들였다. 지난 2일에는 2000주를 시작으로 3일 1000주, 6일 4000주, 10일 5000주, 11일 2000주, 12일 3000주, 16일 5000주, 17일 5000주 등을 매수했다. 2월부터 지난 17일까지 모두 5만2946주다. 구 부사장은 ㈜LS 지분 1.58%를 소유 중이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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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