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다가…’ 일동제약에 무슨 일이?

‘별안간’ 시험대 오른 오너 3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일동제약의 성적표가 심상치 않다. 흑자 행진을 달리던 실적은 적자로 반전됐다. 영업이익만 60% 넘게 추락했다. ‘비오비타’와 ‘아로나민 골드’로 친숙한 일동제약. 지난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

일동제약은 8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는 제약회사다. 창업주는 고 윤용구 회장. 지난 1941년 극동제약으로 첫발을 뗐다. 일동제약은 장 질환 치료제 개발에 전념했다. 창업주 의지가 강했는데 이는 모친이 장염으로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사연에 기인한다. 일동제약은 1959년 국내 최초 유산균제 ‘비오비타’를 출시했다.

80년 역사
중견기업

회사는 다양한 유산균 제품을 선보였다. 일동제약은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분야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2016∼2018년 호실적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액은 매년 증가했다. 2013억원, 4606억원, 5039억원이었다.

영업이익도 궤를 같이했다. 148억원, 254억원, 283억원 순으로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26억원, 198억원, 127억원 등이었다.

지난해 실적은 뒤집혔다. 매출액은 5174억원이었다. 직전년도에 비해 2.8% 소폭 상승했다. 문제는 영업이익인데 무려 68.1% 감소했다. 280억원대서 9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127억원 당기순이익은 ‘-10억원’이 됐다.


지난해 일동제약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측은 주요 원인으로 ‘큐란 판매 중단’과 ‘개발비 증가’를 꼽았다.

‘큐란’은 일동제약 주력제품이다. 위산과다 또는 속쓰림에 효과적인 위장약이다. 큐란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홀로 2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할 정도였다. 하지만 생산중단품목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시장서도 퇴출됐다.

발단은 ‘라니티딘 사태’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해 9월 라니티딘 제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라니티딘은 의약품 성분이다. 위산 과다 등에 쓰인다. 일동제약 큐란에도 해당 성분이 포함돼있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잔탁’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유산균 선두주자 실적 곤두박질
캐시카우 공백 ‘어떻게 메우나’

GSK는 다국적 제약사다. 잔탁은 GSK가 제조한 위장약이다. 잔탁은 라니티딘을 원료로 사용한다. 라니티딘을 원료로 하는 위장약에 NDMA가 발견된 것이다. NDMA는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NDMA를 불순물로 지정한 바 있다.

식약처는 국내서 유통되고 있는 라니티딘 사용 의약품에 빗장을 걸었다. 269개 품목은 제조·수입·판매가 중단됐다. 라니티딘 제제는 국내에서만 144만명이 복용하고 있었다. 국내 위장약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었다.


라니티딘 원료 제품을 판매한 제약사들은 후폭풍을 맞았다. 관련주들이 하락하는 등 타격을 받았다. 일동제약 큐란 역시 불똥을 피할 수 없었다.

큐란은 라니티딘 단일제다. 큐란은 단일제 위장약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자랑했다. 단일제 시장 점유율도 40%였다. 큐란은 잔탁 복제약이지만 매출은 6배 더 높았다.
 

▲ 일동제약 큐란

일동제약은 탈출구 찾기에 힘썼다. 일례로 동아에스티와 ‘가스터’를 공동 판매했다. 가스터는 소화성궤양 치료제다. 발암우려물질 성분이 없는 파모티딘 계열이다. 하지만 빈자리는 컸다. 대체재로 메꾸기에 한계가 있었다.

큐란 매출액은 2016∼2018년 99억원, 237억원, 222억원이었다. 식약처 처분이 내려지면서 큐란은 일동제약 매출항목에서 제외됐다. 큐란은 지난해 3분기(이하 3분기) 보고서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또 다른 이유는 개발비 증가다. 일동제약은 매출 10%가량을 연구비에 쏟는다. 비용 역시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2016∼2018년 연구 개발비는 212억원, 483억원, 547억원 등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3분기에만 409억원을 썼다. 2017년 한 해 개발비와 맞먹는다. 업계 안팎에선 조만간 11%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일동제약 연구개발팀 규모는 상당하다. 인력만 300명이 넘는다. 모두 23개 팀이다. 세부적으로 중앙연구소 10개 팀, 개발부문 10개 팀, 생산부문 3개 팀이다. 신약·원료·신제품 등을 개발한다.

주력 제품
퇴출 왜?

일동제약은 연구개발로 손실을 보기도 했다. 일동제약 3분기 보고서에서 손상차손이 언급됐다. 개발 프로젝트 중단으로 발생한 손실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MR정 외 1건’에 대한 임상대상자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 실험 결과도 부진했다. 결국 사업성이 떨어졌다. 일동제약은 관련 금액 54억원을 모두 감액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은 라니티딘 사태를 정면으로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도 “연구개발에 상당한 재원을 쏟는 데 기대를 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큐란을 대신할 새로운 매출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모든 연구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큐란 대체품을 찾는 일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일동제약은 올해에도 연구개발에 힘을 싣는다. 사측은 실적 하락 고시 당일에 주주총회 소집일을 알렸다. 여러 안건 중 ‘사업목적 추가’가 있었다. 일동제약은 ‘연구개발 및 연구개발 용역업’을 새롭게 추가할 예정이다. 주총은 내달 20일 열린다.

그룹 차원서도 연구개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일동제약그룹 지주사 일동홀딩스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신규 후보물질 발굴’을 언급했다. 신약개발 속도를 올리겠다는 의지다. 그룹은 지난해 신약개발 계열사를 설립했다.


주총에선 대표이사 재선임 여부도 결정된다. 당사자는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재선임이 유력하다. 일동제약 실적을 간과하기 어렵다. 다만 사령탑 교체는 큰 충격이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경영권 다툼 가능성도 적다.

지분 상황은 안정궤도에 있다. 윤 사장은 일동제약그룹 ‘꼭대기 회사’ 최대주주다. 일동홀딩스 특수관계자 지분은 절반이 넘는다. 이미 윤 사장은 4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평가도 나쁘지 않다. 결국 변화보단 안정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윤 사장은 오너 3세다. 일동제약 일가 장남이다. 창업주 윤용구 회장 손자다. 아버지는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이다. 그는 2005년 일동제약 상무로 입사했다. 이전에는 글로벌 회계법인 KPMG 등에서 회계사로 근무했다.

윤 사장은 업무프로세스혁신 팀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그는 2013년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사장이 됐다. 이듬해에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일동제약은 각자 대표체제였다. 일동제약은 2016년 8월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윤 사장은 비로소 단독대표에 오를 수 있었다.

연구개발
투자 지속

그룹 지배력은 확고하다. 윤 사장은 씨엠제이씨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배구조는 ‘윤 사장→씨엠제이씨→일동홀딩스→일동제약’으로 이어진다.


일동홀딩스는 일동제약을 비롯해 8개 계열사 최대주주다. ▲일동에스테틱스 ▲일동생활건강 ▲일동바이오사이언스 ▲일동히알테크 ▲루텍 ▲유니기획 ▲아이디언스 등이다. 일동제약은 일동이커머스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윤 사장은 일동제약·씨엠제이씨 대표이사다. 일동홀딩스·일동바이오사이언스·루텍 등에선 이사로 재직 중이다. 눈길이 가는 계열사는 ‘일동생활건강’과 ‘일동히알테크’다.

일동생활건강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회사는 이온수기 도소매와 건강식품 판매업을 영위한다. 전자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일동생활건강 보고서는 2017년까지다.

일동생활건강은 그해 27억원 매출을 올렸다. 직전년도에 비해 14.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5.8% 줄였지만 14억원 적자를 봤다. 당기순손실만 17억원이다. 자본은 같은 기간에 비해 5배 이상 감소, 결국 ‘-21억원’으로 돌아섰다.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회계법인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많은 대목을 지적했다.

그룹은 일동생활건강 단기차입금에 연대보증을 제공했다. 일동제약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일동생활건강은 한국씨티은행서 30억원을 끌어 썼다. 일동제약과 일동홀딩스, 일동바이오사이언스, 일동히알테크는 30억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구축했다.

일동히알테크도 완전자본잠식 기업이다. 회사는 히알루론산(피부에 존재하는 생체 합성 천연 물질)을 전문으로 생산·판매한다.

일동히알테크 매출은 오름세다. 2016∼2018년 5억원, 15억원, 25억원으로 성장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7억원, 19억원, 29억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손실 역시 7억원, 19억원, 45억원으로 부풀었다.

그룹 지배구조 공고히 구축
자본잠식 부실 계열사 눈길

일동히알테크는 2018년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직전년도 1억원 자본은 ‘-44억원’으로 추락했다. 부채가 증가하는 속도보다 자본이 빠르게 감소했다. 당시 부채는 5.92% 늘어난 반면 자본은 300배 이상 줄었다.

배경은 재고자산과 이연법인세자산이다. 일동히알테크는 재고자산을 폐기해 13억원가량 손실을 봤다. 이연법인세 자산도 인정받지 못했다. 이연법인세 자산 인정 여부는 ‘기업회계로 계산한 법인세’와 ‘세무회계로 계산한 법인세’에 달려 있다. 전자가 더 적을 경우, 그 차액을 납부할 세금서 공제 받을 수 있다. 결국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과세 소득 발생 가능성이 낮다면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적자로 세금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세금을 공제 받지 못한다. 일동히알테크 감사를 진행한 회계법인은 ‘미래과세소득 불확실’로 이연법인세자산을 인식하지 않았다. 반면 직전년도에는 8억원가량을 인정받았다.

그룹 계열사는 일동히알테크에도 연대보증을 제공했다. 일동제약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일동히알테크는 하나은행서 126억원을 빌렸다. 일동제약과 일동홀딩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해당 금액에 대해 보증을 섰다.
 

▲ 일동제약 아로나민 골드

내부거래 계열사도 눈에 띈다. 씨엠제이씨는 그룹 핵심사로 실적보다 지배구조서 중요한 회사다. 윤 사장은 씨엠제이씨로 그룹 지배력을 쥐고 있다. 씨엠제이씨 주종목은 ‘도소매’다. 2016∼2018년 매출액은 56억원, 45억원, 45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25.1%, 33.45%, 39.76%에 달하는 ‘알짜회사’다.

씨엠제이씨는 매출 상당액을 그룹서 냈다. 계열사들로부터 상당한 일감을 받았다. 모두 6곳이 일감을 제공했다.

같은 기간 내부거래 비중은 88.42%, 83.09%, 92.68%다. 56억원 중 49억원, 45억원 중 37억원, 45억원 중 41억원 수준이다. 일동제약이 3년 동안 가장 많은 일감을 제공했다. 씨엠제이씨는 일동제약을 통해 83억원을 벌었다. 이 외에도 일동홀딩스와 루텍이 각각 25억원과 11억원 매출을 올려줬다.

부실기업
내부거래

씨엠제이씨는 이전까지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2017년부터 배당이 시작됐다. 그해 배당금액은 5억4250만원이었고 배당성향은 6.23%였다. 이듬해인 2018년에도 배당이 이뤄졌다. 1억5500만원에 배당성향은 14.90%였다. 2년간 배당액은 모두 6억2775만원이다.

씨엠제이씨 최대주주는 윤 사장이다. 보유 지분만 90%다. 씨엠제이씨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배당이 실시된 기간 동안 윤 사장에게 돌아간 금액은 모두 6억2775만원이다.

<일요시사>는 일동제약에 관련 사안에 대해 문의했지만 “담당자에게 전달하겠다”는 관계자의 말을 끝으로 아무런 회신도 받지 못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계열 정리’ 일동후디스는 지금…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은 일동제약 평사원으로 시작했다. 그는 1960년 일동제약 입사 1년 만에 생산부장을 맡아 ‘아로나민 골드’를 개발했다. 이 회장은 1984년부터 2010년까지 26년간 일동제약 대표를 맡았다. 이 회장은 제약업계서 ‘샐러리맨 신화’로 불린다.

일동제약은 1996년 남양산업을 인수했다. 이후 간판을 일동후디스로 바꿨다. 회사는 일동제약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 회장은 일동후디스를 직접 맡으며 그룹과 동반성장을 지속했다.

이 회장과 일동제약은 59년 만인 지난해 결별했다. 일동후디스는 일동홀딩스 계열서 분리돼 완전한 ‘독립경영 체제’를 갖췄다.

계열분리는 주식 교환으로 이뤄졌다. 일동홀딩스는 이 회장에게 일동후디스 주식 35만1000주를 126억원에 처분했다.

동시에 일동홀딩스는 이 회장 측 일동제약 주식 113만3522주를 227억원에 매수했다.

이 회장은 기존 일동후디스 지분 21.48%서 51.39%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가 됐다. 일동제약 역시 지분을 높이며 그룹 지배력을 한 단계 높였다.

이 회장은 한 언론사와 인터뷰서 “분리과정서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며 “지금의 일동을 내가 일궜다는 애착이 있어 일동도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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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