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암행’ 창성동 별관팀 실체 추적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12.09 10:22:26
  • 호수 1248호
  • 댓글 0개

보일 듯 말 듯 ‘관가 저승사자’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검찰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별도 특별감찰반을 가동했다는 의혹에 보수야당은 이를 ‘백원우 별동대’로 규정하고, 3대 청와대 게이트 사건의 교집합으로 청와대 인근의 창성동 별관을 지목했다. <일요시사>는 창성동 별관을 다각도로 추적했다.
 

취재진이 청와대로 모여들었다. 지난 4일 오전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난 후다. 현장에선 검사와 수사관이 탄 것으로 보이는 차량이 건물로 드나들었다. 청와대에서 약 500여미터 떨어진 창성동 별관도 그 중 하나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청와대서 
500여미터

앞서 속칭 ‘백원우 별동대’가 창성동 별관 3층서 근무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의혹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당시 민정수석실 직원들과의 면담을 통해 제기됐다. 직원들은 김 의원과의 면담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밑에 아주 문제 있는 조직이 있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에 따르면, 민정비서관실서 창성동 별관으로 2개의 팀이 나와 있었다. 5층은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팀이 사용했으며, 3층은 백원우 별동대가 사용했다는 것. 최근 유명을 달리한 A 수사관과 경찰 출신의 다른 특감반원이 별동대로 활동했다.

한국당은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2일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백원우 별동대와 창성동 별관에 대해 “어떻게 하면 이 정권 측근들의 죄를 덮고, 상대편에게는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서 끌어낼지 중상모략을 꾀하던 밀실”이라며 “(여권이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축소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4일 “(A 수사관이 속했던)백원우 별동대 자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미래를 보여준다”며 “친문(친 문재인) 세력의 범죄는 모두 덮어버리고, 야권 세력에 대해선 불법적 공작·수사를 서슴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상진 의원도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현대판 ‘3·15 부정선거’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그것보다 더한,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서 공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백원우 별동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검, 전격 BH 압수수색 왜?
‘백원우 별동대’ 별관 3층에…

청와대는 별동대 의혹에 대해 즉시 반박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특감반원이 당시 직제상 없는 일을 했다든지, 혹은 비서관의 별동대였다든지 하는 등의 억측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시 (대통령의)특수관계인을 담당했던 두 분은 대통령비서실 직제령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창성동 별관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1년 전 이맘때 검찰은 창성동 별관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문재인정부 들어 첫 청와대 압수수색이었다.

압수수색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이하 특감반)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불거지고 난 후 진행됐다. 앞서 김태우 전 수사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업무 범위를 넘어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폭로했다. 한국당은 임종석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조국 당시 민정수석,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전 특감반장 등 4명을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은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과 특감반 등이 위치한 청와대 경내 여민관과, 창성동 별관서 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청와대는 검찰에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했다. 
 

▲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윤영찬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압수수색에 응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청와대는 군사상 보안을 요하는 시설이라 그에 준해 압수수색 절차에 응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경내 진입은 아니고 임의제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반박에도
의심 가득

이번 압수수색도 당시와 마찬가지로 임의제출 형식으로 진행됐다. 압수수색을 집행한 서울동부지검은 “(4일) 오전 11시30분께 대통령비서실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알렸다. 1년 전 압수수색을 집행한 곳도 서울동부지검이다.

청와대는 이번 압수수색에 유감을 표명하는 과정서 검찰이 김태우 전 수사관의 진술에 의존해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오늘(지난 4일) 서울동부지검이 압수수색으로 요청한 자료는 지난해 12월 ‘김태우 사건’서 비롯한 압수수색서 요청한 자료와 대동소이하고, 당시 청와대는 성실히 협조한 바 있다”며 “비위 혐의가 있는 제보자 김 전 수사관의 진술에 의존해 검찰이 국가중요시설인 청와대를 거듭해 압수수색한 것은 유감”이라고 성토했다.

창성동 별관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때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던 곳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며 국정 농단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2017년 3월, 검찰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 창성동 별관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수색했다.

당시 창성동 별관에도 현 정권과 마찬가지로 특감반이 위치해 있었다.

검찰이 창성동 별관을 압수수색한 이유는, 그곳에서 특감반이 영장 없이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감사담당관의 신체를 수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었다.

사건은 지난 2015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감사담당관의 주장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문체부 국민소통실의 사무관과 주무관을 지목하며 “이들을 감찰해 무조건 중징계를 받도록 조치하라”고 직간접적으로 지시했다는 것. 감사담당관은 이들에 대해 특별히 부적절한 사항을 찾지 못하자 압박이 들어왔다고 진술했다.

공포 대상
불려 가면…

해당 감사담당관은 지난 2017년 3월 “(지난 2016년 1월)영장도 없이 저와 사무관, 주무관의 휴대전화·컴퓨터·서랍·이메일을 4시간 이상 뒤졌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특감반이 있던 창성동 별관에 불려가 신발과 양말 등을 벗고 신체수색을 당했다고 한다. 휴대전화도 빼앗긴 뒤 개인정보 이용에 동의하라고 강요받았다. 지갑서 국가유공자증이 나오자 “사기 쳐서 받은 것 아니냐. 털어보겠다”는 협박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사회 내부서 창성동 별관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과거 정권은 이곳에 특감반은 물론 비밀 사무실을 두곤 했다. 일례로 이명박정권 때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이곳에 들어섰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포항 인맥인 ‘영포회’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광우병 촛불집회’ 직후인 지난 2008년 7월 신설됐다. 공직자와 공기업의 비리를 조사한다고 해 ‘관가의 저승사자’ ‘암행감찰반’ 등으로 불렸다.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소유인 김해시의 한 골프장서 기업체의 골프 접대를 받은 공직자들을 적발해 징계를 요구한 사건은, 이 조직이 어떤 업무했던 곳인지 보여준다.

그러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민간인 사찰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2008년 7월 공직윤리지원관실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희화화한 ‘쥐코’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린 한 중소기업 대표를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당시 야당인 민주당의 문제제기로 2010년 1차 수사를 벌여 불법 사찰이 실제로 있었음을 확인한 바 있다.

현재 창성동 별관은 백원우 별동대가 위치한 곳으로 의심받고 있다. 한국당은 민주당 등 범여권이 주장하는 공수처의 미래가 백원우 별동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정부여당은 이러한 주장에 반박하며,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을 맹비난했다.

GH 공무원 신체 수색
MB 민간인 사찰 나서

민주당은 ‘검찰 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 5일 첫 회의서 설훈 특위위원장은 “해방 후 집권당서 검찰 공정수사촉구특위를 만든 일은 처음일 것”이라며 “패스트트랙 폭력사태 수사와 관련해 한국당 의원들은 7개월 넘게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의)의도가 뻔히 보인다. 그래서 무고한 사람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게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종걸 의원도 “검찰총장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검찰조직을 사병처럼 선별적으로 동원하는 행태는 참 후진적 행태”라며 “우리 민주당은 노회한 정치꾼 같은 검찰의 행태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난했다.


이상민 의원 역시 “마치 큰 조직폭력배나 범죄집단을 습격해 일망타진하듯이 세상을 시끄럽게 하면서 청와대를 압수수색했다”며 “그 행태를 보면 불순한 여론몰이, 망신주기 등 그야말로 저의가 있는 악랄한 정치행위를 하는 게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구속된 지 7일 만에 이루어진 압수수색이었다. 앞서 지난달 27일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서 근무할 당시 3∼4개의 금융업체로부터 5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기고, 자산관리업체에 동생 취업을 청탁해 1억원대 급여를 지급하게 한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됐다.

2017년 민정수석실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했다는 의혹이 청와대 강제수사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서울동부지검은 감찰중단 의혹과 관련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 백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상태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민정수석실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어느 수준까지 진행했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검날은
어디까지?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백 전 비서관과 박 비서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만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 전 수석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총괄했고, 검찰의 조사를 받은 백 전 비서관과 박 비서관의 직속상관이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