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가는 섬 ⑤완도 고금도

배 타지 않고 떠나는 완벽한 섬 여행

▲ 고금도는 세 다리로 육지 혹은 다른 섬과 이어진다.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 섬 여행이 어울린다. 바다로 둘러싸인 청정한 섬은 여름의 활기를 즐기는 동시에 무더위를 씻어내기 좋다. 배를 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섬 여행을 고민한다면, 육지와 다리로 이어지는 섬은 어떨까. 크고 작은 200여개 섬이 있는 완도군은 연륙교 섬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완도군에서 큰 섬인 완도, 고금도, 신지도, 조약도(약산도)는 다리로 연결돼 있어 배를 타지 않고 쉽게 이동할 수 있다. 
 

▲ 고금도와 신지도를 잇는 장보고대교

유자의 고장

그중 완도군에서 두 번째로 큰 고금도는 세 다리로 육지 혹은 다른 섬과 이어진다. 2007년 강진군과 고금도를 잇는 고금대교가 개통됨에 따라 고금도는 육지에서 차로 여행할 수 있는 섬이 됐다. 1999년 개통한 약산연도교가 고금도와 약산면 조약도를 잇고, 2017년 개통한 장보고대교가 고금도와 신지도를 잇는다. 이로써 고금도는 섬이지만 섬 같지 않은 땅이 됐다. 고립된 섬이 아니라 어디로든 연결된 열린 섬이다.
 

▲ 고금대교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조형물

고금도는 강진군 마량면과 완도읍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장보고대교가 완공되며 고금도와 신지도 사이에 국도77호선이 이어졌고, 이 길을 따라 자동차로 강진과 완도·해남을 두루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강진에서 고금대교를 건너면 바로 고금도에 이른다. 차를 타고 그대로 달려 고금도에 도착하니 섬에 들어왔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유자의 고장, 고금’이라고 적힌 조형물과 고금도 푯돌이 입도를 알려줄 뿐이다.
 

▲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무덤 유적인 완도고금도지석묘군을 만나는 고인돌공원

고금도를 돌아보는 길은 단순하다. 고금도 남북을 가로지르는 국도77호선과 거기서 동쪽으로 뻗은 지방도830호선이 중심이다. 먼저 고금대교 남단에서 국도77호선을 따라 3분쯤 달리면 왼쪽으로 고인돌공원이 보인다.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무덤 유적인 완도고금도지석묘군(전남기념물 231호)을 만나는 공원이다. 고금도지석묘군은 가교리와 청용리, 덕암리 일대에 분포하는 도서 지방 최대의 고인돌 밀집지다. 현장의 안내문에 따르면 ‘서남산과 덕암산 남서부 해발 10~30m 경사면을 따라 모두 5개 군 87기가 있다.’ 공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청동기시대의 중요한 유적을 살펴보는 의미가 있다.
 

▲ 산자락에 꽃길이 펼쳐진 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
▲ 각양각색 돌탑이 볼거리를 더한다.

국도77호선을 따라가면 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도 만난다. 내비게이션이나 지도에는 잘 안내되지 않지만 찾아가는 길은 간단하다. 먼저 덕암산체육공원으로 가자. 고인돌공원에서 남쪽으로 5분 정도 내려가면 오른쪽에 덕암산체육공원 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다 왼쪽으로 꺾으면 목조관음보살좌상(전남유형문화재 319호)을 모신 수향사, 오른쪽 길로 더 올라가면 덕암산체육공원이다. 
체육공원을 지나 직진하면 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에 도착한다. 산자락에 금잔디, 수선화, 구절초 등이 소담하게 피어나고 산책로도 있어 그야말로 꽃길을 걷는 시간이다. 꽃밭 아래쪽에는 키 큰 나무가 울창하다. 나무 사이로 각양각색 돌탑이 늘어서 볼거리를 더한다. 군데군데 평상이 놓여 삼림욕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 농촌과 어촌 풍경이 어우러진 고금도

덕암산 자락에서 내다보는 고금도는 섬이 아니라 농촌 같다. 야트막한 산과 평지가 어우러진 농촌 풍경이다. 고금도는 어촌과 농촌이 공존하는 곳으로,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많다. 특산품도 유자, 매생이, 굴 등 농산물과 수산물이 두루 포함된다. 지방도830호선을 따라 달리면 그 특색을 느낄 수 있다. 내륙에서는 농촌 색이 짙다가 해안 쪽으로 갈수록 어촌의 정취가 강해진다.
 

▲ 이순신 장군의 유해를 임시 안장했던 월송대

완도군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고금도
강진군 마량면·완도읍 잇는 다리 역할

이런 지형적 특성은 이순신 장군이 1598년 삼도수군통제영을 고금도로 옮기는 데 한몫했다. 고금도가 왜군을 방어하기에 군사적·지리적 요충지인 동시에, 내륙에 농토가 많아 군량미 확보에도 용이했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은 고금도에서 명나라 진린 장군과 연합 전선을 펴 노량해전을 승리로 이끌며 정유재란을 마무리 지었다.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이순신 장군의 유해는 이곳 월송대에 임시 안장됐다가 충남 아산으로 옮겨졌다.
 

▲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는 충무사

월송대 앞으로 충무사가 있다. 원래 이 자리에는 진린 장군이 관우 장군을 모시고 승전을 기원한 관왕묘가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훼손되고 광복 후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는 충무사를 세웠다. 충무사에서는 해마다 양력 4월28일에 충무공탄신제를, 음력 11월19일에 순국제를 지낸다. 월송대와 충무사 일대는 완도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사적 114호)으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 친환경 해수욕장 국제 인증 ‘블루플래그’를 획득한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

고금도 국도77호선 남쪽 끝은 장보교대교로 이어진다. 장보고대교를 건너면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신지도가 나온다. 길이 3.8km, 폭 150m에 이르는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이 있는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블루플래그’를 획득했다. 블루플래그는 환경, 수질, 안전 등 여러 기준을 만족시킨 친환경 해수욕장에 주는 국제 인증이다.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은 산소 음이온이 풍부하고 수질 상태가 좋으며,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 완도 청해진 유적에서 바라본 풍경

신지도에서 신지대교를 이용하면 완도군의 본섬인 완도에 이른다. 신지대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완도 청해진 유적(사적 308호)이 자리한다. 해상왕 장보고와 그가 설치한 청해진 유적을 살펴볼 수 있다. 완도에 딸린 작은 섬 장도는 원래 간조 때만 출입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장도목교를 통해 언제든 자유롭게 방문한다. 완도 청해진 유적 인근의 장보고기념관, 장보고공원, 장보고동상도 함께 돌아보자.
 

▲ 고려청자박물관 야외 풍경

고금도는 강진과 가깝다. 고금대교를 건너면 바로 강진이다. ‘2019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강진은 고려청자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강진군 대구면과 칠량면 일대에 고려청자를 만들던 가마터가 있고, 고려청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고려청자박물관이 자리한다. 고려청자박물관을 중심으로 청자빚기체험장, 고려청자디지털박물관, 강진청자판매장 등을 갖췄다.
 

▲ 가우도에서 즐기는 요트 투어

청동기시대 유적

청자타워가 있는 가우도는 섬 양쪽의 출렁다리로 육지와 연결된다. 대구면에서는 저두출렁다리(438m), 도암면에서는 망호출렁다리(716m)를 이용한다. 청자타워에 오르면 강진만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스릴감 넘치는 짚트랙도 체험 가능하다. 요트나 제트보트를 타고 가우도를 감상하는 특별한 기회도 놓치지 말자.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고인돌공원→수향사→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완도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고려청자박물관→고인돌공원→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완도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
둘째 날: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완도타워→장보고기념관→완도 청해진 유적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완도관광문화 www.wando.go.kr/tour
- 고려청자박물관 www.celadon.go.kr
- 가우도 www.gaudo.co  

문의 전화
- 고금면사무소 061)550-6401
- 완도군청 관광정책과 061)550-5410
- 완도군관광안내소 061)550-5151~3
-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 061)550-6921
- 고려청자박물관 061)430-3755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완도,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4회(08:10~17:20) 운행, 약 5시간 소요. 완도공용버스터미널에서 도보 6분 개포사거리 정류장, 고금행 농어촌버스 이용, 약 20분 소요. 서울-강진,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6회(07:30~17:40) 운행, 약 4시간30분 소요. 강진버스여객터미널 정류장에서 고금행 농어촌버스 이용, 약 50분 소요.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hticket.co.kr 완도공용버스터미널 061)552-1500 강진버스여객터미널 061)432-9666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서영암 IC→남해고속도로→강진무위사톨게이트→강진 방면→목리교차로에서 마량 방면→청자로→마량교차로에서 약산·고금 방면→고금대교→고금도

숙박 정보
- 파크힐컴포트호텔: 완도읍 장보고대로, 061)552-2364, www.parkhill.co.kr
- 완도원네스리조트: 완도읍 청해진서로, 061)553-1000, www.onenessresort.com
- 완도무릉도원한옥집: 군외면 청해진로, 061)554-7736, www.힐링펜션.kr

식당 정보
- 고금녹색한우마을(한우구이): 고금면 고금로, 061)555-1264
- 빙그레식당(생선구이): 완도읍 해변공원로, 061)554-1144
- 대성회식당(전복 코스 요리): 완도읍 해변공원로, 061)554-5164, https://seastar.modoo.at
- 달스윗(장보고빵(전복빵)): 완도읍 군내길, 061)552-0300


주변 볼거리
완도타워, 해양생태전시관, 청해포구촬영장, 청산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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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