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조원진 ‘광화문 쟁탈전’ 내막

누구의 것?…서울 한복판서 ‘천막전쟁’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지난 6월25일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우리공화당 천막 3개를 강제 철거했다. 우리공화당은 크게 반발하며, 철거 이후 6시간 만에 10여개의 천막을 재설치했다. 같은 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대한 경호 협조로 우리공화당이 천막을 임시로 옮긴 사이 서울시는 대형 화분 80여개를 광화문광장에 설치했다. 이후 우리공화당이 다시 천막 설치를 예고하면서 서울시와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

우리공화당(이하 공화당)은 지난 5월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 당시 사망한 사람들에 대한 진상 규명을 이유로 광화문광장에 3개의 천막을 기습 설치했다. 서울시는 이에 시와 사전 협의 없는 무단점유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공화당에 5월11·16일, 6월7일 총 3번에 걸쳐 자진 철거를 요구하는 계고장을 보냈다.

시 vs 당
갈등 끝은?

공화당은 서울시의 원상복구 명령에 대해 지난 5월14일 철거 절차를 멈춰달라며 집행정지 및 행정심판청구를 신청했다. 그러나 같은 달 28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필요성이 긴급하지 않다’며 공화당에 기각 결정이 내렸다.

공화당은 무단점거 이후 서울시에 5월14~16일 3번에 걸쳐 광장 사용 허가 신청서를 냈지만 시는 이를 반려했다. 광화문광장은 시민들의 문화활동을 위한 공간이기에 공화당의 정치적 목적이 서울시 조례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계속되는 공화당의 버티기에 서울시는 지난 6월25일 새벽 5시12분경 행정대집행을 단행했다. 서울시가 천막 강제 철거 작업에 나선 건 이례적인 일이다. 철거에 투입된 1000여명의 서울시 직원 및 용역 직원들과 400여명의 공화당 관계자들이 격렬하게 대치하면서 광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몸싸움과 비명, 욕설이 난무했고 경찰 추산 30여명의 부상자가 속출했다. 공화당 천막은 오전 6시40분쯤 완전히 철거됐고, 서울시는 오전 9시10분 행정대집행 종료를 선언했다. 광화문에 불법 농성 천막이 설치된 지 47일째 되는 날로 철거 비용에만 2억원의 혈세가 쓰였다.

공화당과 서울시의 힘겨루기는 그렇게 막을 내리는 듯했다. 하지만 철거 6시간 뒤인 오후 12시30분께 공화당은 보란 듯이 500명의 당원들을 투입해 천막 9개동과 그늘막 1개동을 다시 불법 설치했다.

현장에는 서울시 직원과 경찰들이 투입돼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경찰들에겐 천막 설치를 막을 권한이 없다. 또 서울시 직원이 적법한 절차 없이 천막 설치를 막는 것은 공권력 과잉진압의 구실이 될 수 있다.

서울시-우리공화당 계속되는 대립
서울 시민만 ‘봉’ 혈세낭비 불가피

천막이 새로 설치됐기에 서울시는 이전과 같이 계고서를 발송하는 등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서울시의 행정력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을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화당의 폭력적 행태에 시민들은 인내의 한계를 봤다”며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으로 인한 경찰의 경호 협조 요청에 천막을 500m 떨어진 파이낸스센터 앞으로 임시 이전했다. 그로부터 이틀 후 서울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로 떠난 오후 2시부터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 좌우측 160m 구간에 3m 간격으로 대형 화분 80여개를 설치했다.


세금 낭비라는 지적에도 불구, 서울시가 공화당의 천막 재설치를 막고자 고육책을 꺼내든 것이다.

이에 질세라 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는 지난 2일 “공화당 지도부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이번 주 내로 광화문광장에 천막 당사를 재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과 서울시의 극한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 시민들의 피해는 더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 박원순 서울시장

조 공동대표는 “지난 6년간 광화문광장에는 녹색당을 비롯해 성남시, 4·16가족협의회, 촛불단체 등이 수없이 천막을 설치했지만 단 한 번도 강제 철거한 역사가 없었다”며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치는 것은 2017년 3월 돌아가신 다섯 분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자 하는 정당한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가 있었던 날, 헌법재판소서 대규모 탄핵반대 집회가 열렸다.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자,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 방어선으로 돌진하면서 경찰과 언론 관계자들이 다수 다쳤고 5명의 집회 참여자가 숨졌다. 사망자에는 급성 심장 이상으로 숨진 김(66)씨, 이(73)씨 그리고 신원 미상자 1명이 포함됐다.

이래저래
세금만 줄줄

아울러 탄핵반대 집회자였던 정씨가 불법으로 경찰 버스를 탈취해 차벽을 수차례 들이받아 대형 스피커가 떨어지면서 반대 집회자였던 김(72)씨를 내려쳤고, 김씨는 그 자리서 숨졌다. 또 다른 김(72)씨는 집회 현장서 병원으로 실려가 입원 한 달 후에 사망했다.

경찰은 김씨가 경찰차벽 인근으로 시위대가 몰리는 바람에 참가자들 사이서 짓눌린 것으로 추정했다.

2014년 4월14일 박근혜정부는 서울시에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건 관련 지원 협조를 요청하며 유족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서울시는 같은 해 7월14일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에 협조하며 광화문광장에 천막 5개동 설치를 먼저 지원하고 나섰다.

범국민적인 지지 속 설치된 세월호 천막과 기습 설치된 공화당의 천막은 시작부터 달랐다. 2015년부터 청와대의 개입이 드러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파행으로 가족대책위의 농성은 장기화됐으나 서울시와의 협의로 농성장을 축소하는 등 재정비에 나섰다. 세월호 천막은 총 14개동을 뒀다. 그중 3동은 가족대책위가 서울시와 협의 없이 임의로 설치해 약 1800여만원의 변상금과 600만원의 전기요금을 물게 됐다.

세월호 천막은 이후 2019년 3월14일 완전히 철거됐다.

녹색당은 2016년 3월24일부터 4월12일까지 20대 국회의원 출마 선거사무소를 설치해 8만원의 변상금을 내야 했다.

녹색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선거 사무소 사용으로 서울시와 잡음은 있었지만, 시민 통행에 방해되지 않게 서울시와 위치 조정을 했고 녹색당은 평화로웠다”며 공화당의 최근 태도와는 다름을 강조했다.


누군 되고
누군 안 되고

이 관계자는 “광장은 아고라인데, 행정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치적인 공간으로 사용되는 건 괜찮다고 본다”는 개인적 견해도 덧붙이며 공화당의 폭력적 태도가 근본적인 문제임을 짚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공화당의 형평성 논란에 대해 “불법으로 천막을 설치했을 때 대상자에 계고장을 일주일 내로 모두 보냈고, 변상금을 빠짐없이 부과했다”고 말했다.

‘무단점용 기간이 47일 이상이어도 불법 철거를 진행한 전례가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서울시 관계자는 “알다시피 지나가는 시민들하고 멱살잡이하고 싸움하고 욕설하고…. 세월호는 변상만 청구하고 공화당은 왜 철거하냐는 형평성 논리를 세울 수 있지만, 공화당은 광화문을 거의 ‘요새화’시킨 데다 노상방뇨에 흡연, 휘발유 소지 등 시민들의 민원이 엄청 많았다”고 반박했다.
 

불법 철거를 진행하는 구체적 기준은 없지만 서울 시민들에게 가는 피해가 크고 민원이 빗발쳐 강제 철거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공화당 천막 주변에선 그동안 크고 작은 충돌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통, 휘발유통 등과 같은 인화물질이 반입돼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컸다. 


지난 5월13일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이순신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자 공화당 당원들이 ‘농성장을 몰래 찍는다’고 오해해 시비가 붙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같은 달 31일에는 천막 앞을 촬영하려던 유튜브 방송 진행자와 공화당 당원들이 몸싸움을 벌여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공화당의 불법 천막 농성으로 지난달 16일 진행됐던 U-20 월드컵 결승전의 광화문광장 거리 응원이 무산되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천막이 설치된 5월10일부터 6월19일까지 시에 접수된 시민 민원은 205건에 달했다. 통행 방해가 140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 20건, 욕설 14건이 뒤따랐다.

몸싸움에 욕설 난무
수십명 부상자 속출

주요 민원 피해 사례로는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욕설하고 소리를 질러 지나가지 못하고 있다” “버스를 타려니까 무섭게 가로막고 있어서 지나갈 수가 없다” “천막서 저녁에 술을 먹고 화단 옆에 담배꽁초를 버리며 욕설을 해서 피해다녀야 한다” 등이 있었다.

이에 공화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민원은 조작된 엉터리”라며 “서울시에 3·10태극기참사 진상 규명을 해달라며 전화했는데 서울시가 그걸 민원으로 착각한 경우도 있었다”며 반박했다.

욕설과 폭행 민원에 대해서는 “좌파들이 대표님한테 쌍욕을 하고 지나가지. 우리가 왜 지나가는 행인한테 욕을 하냐”며 “우리 당원들은 대부분 연세가 많고 폭행할 수 있는 사람들도 없고 좋은 일 하러 나와서 대한민국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발생한 6월25일 불법 천막 철거에 대해서는 “덩치 큰 사람들을 우리가 어떻게 하냐”며 “일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생수 뿌리고 한 건 있지만, 당원 중 강압적으로 밀쳐지고 맞은 사람이 많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은 박 시장 등이 공화당 천막을 강제철거하는 과정서 용역 깡패와 경찰을 동원했다며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한 바 있다.
 

서울시는 공화당에 행정대집행 2억원과 변상금 220만원을 청구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조 공동대표의 월급 가압류를 신청하고 끝까지 받아낼 생각”이라며 “철거 과정서 보인 폭력적 행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로 참여한 모든 사람을 특정해 형사고발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공동대표는 이에 “코메디다. 서울시 수돗물에 문제가 있으면 서울 시장한테 월급 가압류 하나?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행정대집행은 ▲자진 철거 요구▲계고서 송달 ▲대집행영장송달 ▲대집행 ▲비용청구 절차로 이뤄진다.

촛불엔 변상금
형평성 논란?

서울시는 이번 강제 천막 철거에서 대집행까지 절차를 모두 적법히 지켰다. 따라서 행정대집행 제5조·6조에 근거해 집행 대상인 공화당에 행정집행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행정대집행법상 서울시가 보낸 계고장서 철거명령의 철거 의무자는 당 대표 개인이 아닌 당이므로, 조 공동대표 개인에게 비용을 징수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우리공화당 천막 국민들 의견은?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우리공화당의 광화문광장 천막을 철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공화당의 광화문광장 천막 처리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시민에 불편을 주는 불법 천막이므로 행정대집행을 통해 철거해야 한다’는 응답이 62.7%로 집계됐다.

‘형평성을 고려해 우리공화당의 주장이 펼쳐지도록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응답은 26.2%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철거 94.1%·유지 2.8%), 진보층(철거 84.4%·유지 8.2%), 무당층(철거 54.0%·유지 22.8%), 중도층(철거 62.4%·유지 27.6%)서 ‘철거해야 한다’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한편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응답은 한국당 지지층(철거 25.2%·유지 59.5%)서 10명 중 6명에 달했고, 보수층(철거 41.2% ·유지 45.6%)에서는 팽팽하게 엇갈렸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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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