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스카이라인이 올라간다

강남 투자자들이 부동산 투자의 주무대인 ‘강남’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신규 강남 아파트의 분양가가 인근 시세를 따라잡으면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만큼 투자매력도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카이라인을 형성 중인 청량리나 여의도, 서울의 대표적인 저평가 지역인 구로구 등은 개발호재가 집중된 지역이다. 높은 미래가치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 투자자들은 전통적으로 강남에 투자를 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강남을 벗어나 서울지역 스카인 라인 형성 지역이나 저평가 지역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량리

먼저 청량리 일대는 향후 초고층 빌딩숲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청량리역 바로 옆에는 65층짜리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 -L65’ 주상복합 빌딩이 올라가며, 과거 동대문구 동부청과시장 자리에는 최고 59층, 192m 높이의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가 들어선다. 그 옆으로 40층짜리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가 조성되면서 일대 스카이라인은 확 바뀔 전망이다.

2026년에는 청량리역사에 GTX-C노선이 개통될 계획이다. 현재 청량리역은 지하철 1호선·분당선·경춘선·경의중앙선·KTX 강릉선·ITX청춘이 지나는데, 여기에 강북횡단선·면목선·GTX-C노선 등이 새로 깔려 교차하게 된다. GTX-C노선이 개통되면 강남 삼성역까지 1개 정거장이다. 추진 중인 GTX-B노선까지 확정되면 청량리역은 서울역, 삼성역과 더불어 ‘GTX 환승역’이 된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청약 성적으로 드러났다. 금융결제원 자료를 보면, 효성이 지난달 청약을 받은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117가구 모집에 3636건이 접수돼 평균 31.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도 평균 40.5대 1의 경쟁률로 전실이 빠르게 마감됐다. 또 한양이 선보인 ‘청량리 한양수자인 192’는 사전 무순위 청약에서 1만4000여명이 몰렸으며, 1순위 청약에서도 4.64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롯데건설은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4구역 재개발을 통해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을 6월 중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 8층~지상 최고 65층 아파트와 오피스텔 4개 동으로 이뤄졌다. 전용면적은 84~117㎡. 총 1425가구 중 126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가장 눈여겨볼 것은 바로 높이다. 이 단지는 강북권에서 가장 높은 최고 65층 높이로 지어진다. 특히 인근에 위치한 동부청과시장, 청량리3·7구역에도 고층 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만큼 업계에서는 청량리역 일대가 강북권의 신층 부촌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층 아파트 밀집지로 새롭게 변모할 청량리역 일대에서도 가장 높아 랜드마크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속도를 내고 있는 대규모 교통 호재도 청량리는 물론 아파트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지난해 12월 사업이 확정된 GTX-C노선을 비롯해 예비타당성조사 중인 B노선도 2025년 이후 청량리에 정차할 예정인 만큼 이 일대는 서울의 새로운 교통 허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여의도 또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2020년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인 ‘파크원’이 완공될 예정이다. 총 63만여㎡ 면적에 지하 7층~지상 72층, 지상 56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 2개 동과 판매시설 1개 동, 호텔 1개 동으로 이뤄졌다. 연면적 기준으로는 인근 63빌딩의 4배 수준이다. 이 중 판매시설에 현대백화점이 들어설 계획이며 영업면적은 8만9100㎡로 단일 시설 기준 서울 시내 최대 규모다.

또 시범 아파트를 비롯해서 수정·광장·공작·대교·진주·한양·장미·화랑·은하 등 12곳의 아파트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특히 1976년 준공된 12층의 공작 아파트는 49층의 주상복합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고 13층, 1790가구 규모의 시범 아파트도 최고 35층, 2380가구의 아파트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여의도는 뉴욕 맨해튼, 호주 시드니, 싱가포르, 홍콩 등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와 같은 도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게 돼 강남을 뛰어넘을 신흥 부촌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GTX 노선도 뚫릴 예정이다. 여의도를 관통하는 GTX-B노선은 인천 송도~부평~경기 부천시~서울 여의도~서울역~경기 남양주 마석을 잇는 80.1㎞ 길이의 광역급행철도다. 사업비는 총 5조9038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향후 개통 시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유입인구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브라이튼 여의도=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는 서울시가 영등포구 여의도동 31번지(옛 MBC부지) 일대에 ‘브라이튼 여의도’를 선보인다.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 4개 동 규모의 랜드마크 복합단지 브라이튼 여의도는 전용면적 84~136㎡ 아파트 454세대와 전용면적 29~59㎡ 오피스텔 849실, 오피스 및 상업시설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오피스텔 849실을 먼저 선보인다. 시공은 GS건설이 맡는다. 분양가는 미정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전용 29㎡ 632실, 44㎡ 90실, 59㎡ 127실로 1인 가구를 위한 소형부터 신혼부부 및 2~3인 가족을 위한 주거대체형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IFC와 파크원 앞 여의도 최중심 입지에 들어서는 데다가 49층의 초고층으로 조성되고 다양한 생활 인프라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금융 관련 종사자 배후수요도 풍부해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투자 주무대였던 강남 매력도 하락
다른 지역으로 눈길 돌리는 투자자

브랜드인 ‘브라이튼(BRIGHTEN)’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라이프스타일과 개성을 더욱 반짝이게 하고, 이 공간을 넘어 여의도라는 지역에까지 활기를 불어넣는 공간을 의미한다. 오는 7월 분양에 나서는 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텔은 원스톱 생활환경을 갖춘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지하철 5·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과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사이에 위치한 더블 역세권 입지이고, 수도권 전역으로 연결되는 여의도환승센터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 교통여건이 우수하다.

GTX노선도 들어선다. 여의도를 관통하는 GTX-B노선은 인천 송도~부평~경기 부천시~서울 여의도~서울역~경기 남양주 마석을 잇는 광역급행철도다. 오는 8월 착공 예정인 신안산선도 호재다. 안산·시흥 지역과 서울 여의도를 최단 거리로 연결한다. 여기에 경전철 서부선도 오는 2022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며 2023년 상반기 입주 예정이다. 

구로구

구로구의 경우 서울에서도 주거·교통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각종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시가 구로차량기지 이전 용역을 진행하며 복합시설 건립이 예정됐고,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최근 속도를 내면서 주택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구로구는 신도림동 정도를 제외하면 거주지로 크게 선호되지 않던 지역이다. 주거환경이 아직 정비되지 않은 곳이 많고, 서울 중심 업무지구인 시청·을지로 ·종로나 강남 등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학군이나 편의시설 등도 서울 다른 자치구와 비교하면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각종 개발 호재가 나오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선 준공된 지 40년이 넘은 구로철도차량기지가 경기 광명으로 이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5만3224㎡ 면적에는 복합시설이 들어올 예정이다. 서울시는 구로차량기지 이적지 활용 구상을 담은 도시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지난해 3월 구로구와 공동 발주했다. 

프로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생기면서 활기를 띠는 고척동의 도시정비사업도 한창이다. 고척4구역이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했는데, 이 지역에는 지하 4층~최고 25층, 10개 동 1000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미 2010년 이전에 개발이 끝난 고척 1·2·3구역과 달리 이 지역은 글로벌금융위기로 사업이 계속 미뤄졌던 곳이다. 

높은 미래가치로 시세차익 기대↑
새로운 교육·문화·교통 허브로


옛 서울남부 교정시설(영등포교도소) 용지도 지하 3층~지하 45층 11개 동 2205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거환경은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항동택지개발지구 역시 입주가 한창이다. 항동지구는 마곡지구와 천왕지구 등과 더불어 서울에 남은 마지막 공공택지지구로 꼽힌다. 항동 일대 66만2525㎡ 면적에 총 5221가구, 1만2477명이 거주하게 되며 총 11개 아파트 단지가 공급된다.

구로구는 아직 서울에서도 집값이 낮은 지역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여의도 업무지구를 이용하기 쉽고 목동과 광명 등지의 기반시설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서울 곳곳의 스카이라인 기준이 바뀌면서 구로구의 스카이라인은 두 배 정도 높아질 전망인데, 새로운 스카이라인이 형성되면 사업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구로구에 따르면 고척동, 개봉동, 오류동, 항동, 천왕동, 궁동, 온수동 일대 위탁고도 제한이 기존 82m에서 165m로 완화됐다. 약 21층 높이로 제한됐던 고도를 약 43층까지 높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오류동 아델리아=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55-19번지 외 7필지에 선시공·후분양 오피스텔인 ‘오류동 아델리아’가 분양 중이다. 연면적 6520.95㎡, 지하 2층~지상 17층, 1개 동, 오피스텔 176실, 근린생활시설 2실로 공급되며 총 주차대수는 91대다. 1호선 오류동역 3번 출구 도보 1분 거리 초역세권 입지로 A, B, C타입 3가지로 A타입 32실, B타입 80실, C타입 64실 총 176실로 구성되며 전체 호실이 1.5룸 풀퍼니시드로 설계된다. 전용면적 기준 21㎡~28.77㎡로 약 80실이 선호도가 높은 양창구조며 각 실에서 오류동역 문화공원, 광장, 개웅산 공원 등을 바라볼 수 있는 멀티 조망권을 갖췄다. 아울러 개봉공원, 푸른수목원, 안양천도 인접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1호선 오류동역을 통해서는 용산역까지 22분, 시청역까지 30분이면 도달 가능하며, 인천역까지는 42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또 단지 인근 지하철 7호선 천왕역과 온수역을 이용하면 강남권 및 광명시와도 접근이 수월해 직장인 수요도 풍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근 오류IC를 이용하면 김포공항은 물론 인천공항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서부간선, 남부순환로, 경인고속도로, 6번국도 등 사통팔달의 도로망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기에도 적합한 광역 도로망이 조성되어 있다. 

또한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하다. 주민센터 등 관공서가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위치하며, 사업지에서 도보로 오류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 고척스카이돔, 디큐브시티,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 등 문화시설도 가까우며 매봉산, 개웅산, 천왕산, 궁동 생태공원, 푸른수목원 등 녹지공간 또한 풍부하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롯데마트 구로점 등 대형 쇼핑공간과 구로 성심병원 등 대형병원 이용도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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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