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시스템 '앞과 뒤'

같은 가맹점인데 맛이 다른 이유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일명 ‘복제 사업’이라고 하기도 한다. 성공한 직영점의 노하우를 전수받아서 가맹점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업 모델이기 때문이다. 직영점이 성공했으니 직영점이 장사하던 그대로 가맹점도 하면 성공한다는 것이 기본 가정인 것이다. 해서 직영점과 동일한 조건에서 가맹점이 점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프랜차이즈를 산업이 아닌 시스템이라고 표현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러한 프랜차이즈 시스템에는 가맹본부 시스템, 가맹점 운영시스템,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관계시스템, 가맹본부 및 가맹점과 고객 및 협력업체와의 관계시스템 등이 있는데,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성패는 그 주체인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고객과 기타 외부환경과 체계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실무 능력 배양

그것은 바로 가맹본부의 가맹점 교육에서 출발한다. 이론 및 실습교육을 사전에 얼마나 충실히 받았느냐에 따라 가맹점 창업자는 본인이 속한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구성요소 간 유기적인 소통을 잘 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가맹본부의 가맹점 교육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커피전문점 ‘커피베이’는 가맹점 창업자의 이론 및 실무 교육을 철저히 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프랜차이즈다. 작년에 극심한 외식업 불황에도 20% 이상 성장했고, 올해 들어서도 벌써 70여개 가맹점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가맹점이 550여개에 이르는데, 커피베이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3000원 내외의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 군에서 이디야에 이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커피베이는 올해 말까지 700개 점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의 급성장 추세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처럼 커피베이의 급성장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본사의 가맹점 교육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 근처에 있는 커피베이 본사 사옥에는 창업 초보자를 위한 가맹점 창업 교육 시설이 완벽히 갖춰져 있다. 커피베이 아카데미에서는 매장 운영 경험이 없는 예비 점주들을 위한 교육을 체계적,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5일간의 본사 아카데미 교육과 4일간의 직영점 현장 실습을 진행하고, 오픈 전담 슈퍼바이저를 매장에 파견하며 가맹점주의 실무 능력을 배양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아카데미 교육에서는 커피 관련 이론과 기본적인 음료 제조 교육은 물론, 각종 기기 관리와 포스 사용법까지 매장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교육을 강도 높게 실시한다. 여기에 인사·노무 교육과 고객 응대 노하우까지 전수해 단순히 음료를 제조하는 것을 넘어 매장 관리에 필요한 모든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둔다. 

교육은 현장 실무 교육이 더 중요하다. 커피베이는 매장 오픈 전 담당 슈퍼바이저를 4일간 파견해 물품 정리, 최종 레시피 교육, 가오픈 및 정식 오픈을 거치며 교육을 마무리하는데, 매장 오픈 후에도 동영상 교육 또는 전담 슈퍼바이저를 통한 개별 교육으로 가맹점주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본사에서 실시하는 원스톱 창업 이론 및 실습 교육과 현장 실습 교육, 그리고 오픈 전 실전 마무리 교육을 받은 가맹점주들은 다른 브랜드보다 훨씬 빠른 기간 내에 가맹점 문을 여는 편이고, 오픈 후 재교육을 통해 가맹점주들은 전문성과 서비스 마인드를 동시에 구축하게 된다. 커피베이가 급성장하고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직영점 노하우 전수받아야 가맹점도 성공
동일 조건서 운영할 수 있도록 체계 갖춰야

원할머니보쌈·족발과 박가부대찌개를 운영하는 원앤원도 가맹점 창업 교육을 잘하는 프랜차이즈 기업 중 하나이다. 원앤원은 특히 무료 성공창업 특강을 통해 예비 창업자들에게 다가간다. 최근 외식 소비 트렌드에 맞춰 개발된 원할머니 배달형 매장과 치즈닭갈비로 리뉴얼한 박가부대 창업에 대한 성공사례와 함께 다양한 창업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가맹사업을 토대로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업종변경 창업 또는 신규창업자들을 위해 각 브랜드에 최적화된 입지 솔루션도 제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 창업을 위한 입지, 가맹 절차 등 이론 교육을 진행한다.

특강에서는 지난 40여년간 축적되고 검증된 가맹사업 노하우를 비롯해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통한 이론 강의와 실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직접 메뉴를 맛보는 것은 물론 현장 참관을 통해 브랜드 관련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 외식업에 대한 전체적인 안목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원앤원은 이들이 실제로 가맹점 창업을 하게 되면 철저한 이론 및 실무 교육과 창업 후 재교육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결과 창업 성공률이 매우 높고, 원할머니 가맹점의 5년 이상 생존율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업 교육이나 컨설팅을 중점으로 하는 회사도 등장하고 있다. 초기 교육비 및 컨설팅 비용을 제외하고 일체 드는 비용이 없으며, 전수창업(업성이 검증된 매장에서 아이템과 경영철학 등을 도제식으로 교육받아 매장을 꾸리는 창업 방식) 후 더 이상의 비용부담이나 운영에 대한 간섭을 하지 않는다. 이는 창업을 처음부터 전적으로 혼자서 하기는 어렵지만 누군가 조금만 가르쳐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창업자들이 선호한다. 

체계적인 관계 구축이 성패
점주들 교육부터 충실하게

이와 같은 회사 중 카페 전수창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회사는 에이프릴컴퍼니다. 이 회사는 메뉴 교육, 서비스, 마케팅, 인사노무, 기타 점포 운영에 대한 모든 노하우를 각 분야의 전문가가 직접 교육한다. 특히 전수창업 후 사후관리 프로그램까지 운영함으로써 전수창업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창업자 각자의 니즈에 맞는 맞춤창업 컨설팅을 해줘 커피전문점이나 디저트 카페 창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맞춤창업 컨설팅

박웅선 대표는 “커피 바리스타 및 디저트 메뉴 교육은 경쟁이 심한 커피전문점의 차별화를 위해 심혈을 다해 교육하고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만큼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카페 창업 수요가 점점 더 증가하면서 창업비용 거품을 뺀 합리적인 창업 아이템을 선보인 것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