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문정부 2년 공과 대해부

‘평화’만 있고…노와 오버랩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오는 5월10일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번 정부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에서 살고자 하는 염원들로 만들어진 ‘촛불정부’다. 헌정 역사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문재인정부의 지난 2년은 어땠을까. 그동안의 공과를 <일요시사>가 핵심 키워드별로 짚어봤다.
 

▲ 신년 기자회견 갖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헌정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된 후, 2017년 5월10일 문재인정부가 새로 출범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첫 임기 당시 80%에 육박하며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문 대통령의 지난 2년은 어느 정부 때보다 드라마틱했다.

그러나 인사 논란, 현실과 괴리감이 있는 경제 정책, 번복되는 교육 정책 등으로 지지율이 40∼50%으로 떨어지면서 초반의 기대는 사그라들었다. 2년 만에 8명의 장관급 인사들이 국회 인사청문회 검증서 낙마하면서 인사 검증 실패는 문정부의 오점으로 남았다. 게다가 50조 가까이 일자리 예산을 투입시키고도 최악의 역대 실업률을 기록했다. 앞으로 남은 문정부의 과제는 무엇인가. 문 대통령의 지난 임기의 공과 과를 알아보자.

[촛불]

국민들은 지난 정부의 사유화된 국가권력과 부정부패에 분노했다.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로 이어졌고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됐다. 국민의 신임을 다시 얻기 위해 문정부는 국가 비전을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선정했다. 또 국민이 주인인 정부와 더불어 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5대 목표로 삼으며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했다.

대통령 취임사를 통해 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며,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에 담긴 국민들의 염원에 보답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촛불로 새로 탄생한 정부는 국민들에게 더 나은 한국을 꿈꾸게 했다.

[소통]

촛불시민의 성원에 힘입어 탄생한 문정부는 국민들과의 소통을 특히 강조했다. 시민단체, 광화문 1번가, 청와대 국민청원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특히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하는 시스템인 청와대 국민청원은 과거에 없었던 대국민 소통 수단이다. 담당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비서관들이 직접 청원에 답변하는 시스템은 국민 소통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로 읽힌다.

기자회견도 남달랐다. 각본 없는 100분 기자회견과 즉석 질의응답으로 언론과의 소통 역시 신경 썼다.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준 문정부는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적폐]

적폐 청산은 문정부의 핵심 정책이다. 국정운영 계획의 첫 번째 과제로 국정농단 사태의 재조사, 세월호 진상 규명 등을 포함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강력하고 지속적인 적폐 청산으로 불의의 시대를 밀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며 적폐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반부패정책협의회 회의를 열어 유치원·채용 비리와 같은 대표적 부패 사례를 ‘생활적폐 9대 과제’로 선정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2월 한국이 부패인식지수(CPI) 역대 최고 점수를 받은 것은 이러한 정책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촛불민심으로 출범, 지지율 80%로 출발
‘정의로운 나라’ 강조…그동안 바뀐 점은?

문 대통령은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OECD 평균 점수 수준까지는 가야 한다고 말했다. 폐단과 비리 사회를 척결하고자 하는 지속적인 의지와 행보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문정부가 집권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2018년 3월,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됐다. 2007년 10월 평양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 이후 첫 회담이었다.

지난해 4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함께 걷는 문재인 대통령 ⓒ한국사진공동취재단

두 정상은 이 선언을 통해 핵 없는 한반도 실현, 연내 종전 선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이산가족 상봉 등을 천명했다. 4·27남북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85.7%까지 오르며 대북 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긍정적인 지지를 받았다.

2018년 9월엔 평양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며 한반도 평화의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두 정상의 의지를 확인했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에 한 획을 긋는 데 성공했다.

[젠더]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젠더 문제에 최초로 관심을 보인 대통령이다. 차별은 빼고 평등을 더하겠다며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청해 실질적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고자 했다. 또 여성을 부처 요직에 임명하고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을 추진했다. 여성의 대표성 제고와 젠더폭력 대응에 관해 선도적으로 정책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국민적인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문 대통령에 대한 20대 남성의 지지도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세대서 남녀 간 성대결이 심화되는 상황서 문정부가 여성 친화적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남성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통령 중 최초로 성불평등 문제를 인식하고 실질적인 행보를 한 점은 높은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제]

문정부의 경제 정책은 이번 정부의 아킬레스건이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청년 실업률은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또 2년 동안의 경제 정책으로 마이너스 성장, 수출 감소, 경기악화는 계속되고 있다. 문정부는 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도 늘어나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소득주도성장론을 내세웠다.

그러나 자영업자나 소규모 기업의 비율이 높고 무역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에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타당성 논란이 커지자, 문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신년사에서 ‘혁신성장’을 함께 강조하기도 했다. 소득주도성장이 국민의 소득을 늘려 경제성장을 주도하겠다는 ‘수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면, 혁신성장은 기업의 혁신을 촉발해 경제 발전을 꾀하는 ‘공급’ 중심의 정책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문정부가 산재된 경제 문제들을 남은 임기동안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인사]

인사는 만사다. 지나온 정권서 인사의 실패는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였다. 문정부는 병역기피·세금탈루·불법 재산증식·위장전입·연구부정행위에 음주 운전과 성(性) 관련 범죄를 인사 배제 원칙으로 추가했다. 이후로도 공직자 임용 기준이 계속해서 강화됐다. 그러나 인사 검증의 부실한 점이 계속해서 논란이 되면서 이번 정부 역시 인사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

집권 초기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은 인사 청문 과정서 위장전입 사례가 드러나 곤혹을 겪었다. 또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됐던 안경환 서울대 교수는 조국 민정 수석과 사제 지간이자 동료 교수 관계로 밝혀졌다. 반복되는 검증 실패의 원인이 ‘코드 인사’ 때문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후로도 2기 내각 후보자 중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와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후보자는 여론의 비판 속에서 낙마했다. 지난달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로 전격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도덕성을 중시했던 문정부에게 인사 실패는 더욱더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집값]

부동산 집값은 우리나라의 부를 양극화하는 요인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이 집권 이후 전격 실시한 집값 안정화 대책 역시 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정부는 출범 이후 총 13번의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강한 규제 탓에 지방 대부분 도시들은 오히려 집값 하락과 미분양 누적에 시달리고 있다.

남북회담 최대 업적
경제·인사 오점으로

또 정부가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히겠다며 추진한 청약제도 개편이 대출 규제와 맞물려, 오히려 무주택자들을 분양시장 밖으로 내몰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서울과 6대 광역시 간의 아파트 가격 격차는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상태다.

[노동]

정부는 국민들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고 저녁이 있는 삶을 살게 하겠다는 취지로 주 52시간 근로제를 시행했다. 그러나 업종별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적용해 오히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장 어디까지를 노동시간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해석 역시 분분하다. 함께 맞물린 최저임금 인상 정책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2018년 16.4%, 2019년엔 10.9%로 급격히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노동력이 중요한 제조업과 건설업계는 골머리를 썩고 있다. 불경기 속에서 공장 가동률은 점점 낮아지는데 최저임금이 높아지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임금은 높아지고 근로시간은 단축되니 노동력이 중요한 공장이 몰락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 신년 기자회견 갖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대기업서도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최저임금법과 주휴수당에 따라 사원에게 5000만원을 지급한 대기업이 최저임금 미달로 노동부로부터 시정지시를 받았다. 우리의 근로 환경과 동떨어진 노동정책에 대한 시급한 보완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교육]

문정부의 교육 정책 혼선은 국민들의 불신을 낳았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한국의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자 자사고·외고 폐지와 대대적인 대입제도 개편을 공약으로 걸었다. 그러나 학교와 학부모의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 자사고·외고 폐지는 무산됐다.

교육부는 2017년 8월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며 대입제도 개편을 한 차례 유예하기에 이르렀다. 이 후 약 1년여의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 8월17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확정 발표했다. 그러나 ‘정시 수능전형 확대’를 제외하면 이전의 입시제도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1년 동안 세금만 축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공약 역시 실패했다. 교육계에서는 국어·수학·탐구 과목은 현행대로 상대평가 과목으로 남겨두면서,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는 공약 이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정시 30% 확대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진영 어느 쪽의 입장도 반영하지 못했다. 문정부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교육제도의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공약에만 얽매여 교육업계를 혼란스럽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인권변호사 문재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1953년 1월 경남 거제서 가난한 피란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가난한 달동네서 성장하면서도 독서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서 명문 학교로 꼽히는 경남고를 수석 입학한 후 경희대 법대를 4년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이후 그는 유신반대 시위를 주도하는 운동권 학생이 됐다. 1975년 유신독재 반대운동 시위를 이끌다 징역 8개월을 받고 강제 징집돼 특전사령부에 입대했다. 전역 후 문 대통령은 전남 대흥사서 사법고시를 준비해 1979년 1차에 합격했다.

같은 해 10·16부마항쟁과 10·26사태가 발생하자 전두환정권에 반대하는 시위에 가담하면서 2차 시험에 응시했다. 결국 2차 시험의 합격증은 청량리경찰서 유치장서 받게 됐다.

1982년 문 대통령은 쟁쟁한 동기들 속에서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마쳤지만, 유신반대 시위 전력이 결격 사유가 되어 판사 임용에 탈락했다. 대형 로펌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지만, 홀로 계신 노모를 모시기 위해 부산행을 택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서 사법 연수원 동기생인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소개로 변호사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났다. 문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처음에는 동업자였지만 서로 신뢰를 쌓아나가며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부산과 경남 전역으로 노동인권사건을 총괄하고 1985년에는 부산민주시민협의회를 창립, 87년에는 6월 항쟁의 주역이 된 부산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를 만들어 상임집행위원을 맡았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 <운명>서 “노무현 변호사와 함께한 6월 항쟁의 기억은 살아온 동안 가장 보람 찬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정의로운 시대를 살고 싶다는 꿈’을 키운 문 대통령은 2012년 4월 총선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했다. 정치인으로서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면서 그도 청와대에 입성하게 됐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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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