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②안동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내앞마을, 임청각

독립운동의 성지에 가다

▲ 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추모벽에 새겨진 경북 출신 독립 유공자의 이름

1919년 3월1일 경성(서울) 종로에서 시작된 만세의 함성은 독립을 염원하는 기운을 타고 3월13일, 경북 안동에 이르렀다. 이날 울려퍼진 만세 소리는 보름간 계속됐으며, 14회에 걸쳐 약 1만여명이 조국의 광복을 부르짖었다. 100년 전 만세 함성을 따라 ‘독립운동의 성지’ 안동을 찾았다.
 

▲ 안동의 독립운동사를 살펴볼 수 있는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전경

일제강점기 많은 사람이 독립운동에 나선 안동은 시·군 단위로 전국에서 독립 유공자(약 350명)가 가장 많은 지역이지만, 그동안 역사의 뒤편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안동의 독립운동사를 살펴보기 위해 먼저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으로 가자. 1894년 갑오의병부터 1945년 광복까지 줄기차게 이어진 안동과 경북 독립지사의 투쟁을 문헌과 자료, 영상으로 소개한 곳이다. 전시 관람은 해설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좋다. 의병항쟁과 대구의 국채보상운동, 만주 지역의 항일투쟁, 의열단과 광복군 전투 등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며, 깊이 있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 안동과 경북 독립지사의 투쟁을 문헌과 자료, 영상으로 소개한 실내 전시

불꽃 같은 독립운동

안동은 본래 유학이 뿌리 깊은 지역이지만, 의병 활동이 실패한 뒤 신학문을 받아들인 혁신 유림이 생겨난다. 혁신 유림은 국권을 빼앗긴 이후 만주로 건너가 항일투쟁을 이어가는데, 가족과 친지 등 이들을 따라 망명한 사람이 1911년에만 2500명이 넘었다고 한다. 험난한 상황에 물심양면 독립군을 도운 이들이 없었다면 만주의 항일투쟁은 더욱 어려웠을지 모른다.
 

▲ 전시관에 마련된 일제의 벽관 고문 체험 코너

전시관을 둘러보다 보면 낯익은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도쿄에서 법정투쟁을 벌인 문경 박열, 의열단 김시현은 안동이 고향이다. 김시현은 영화 〈밀정〉에서 의열단 리더 김우진(공유)의 모티프가 된 인물이다. 영화 〈암살〉의 여주인공 안옥윤(전지현)도 영양 출신 독립운동가 남자현을 모델로 했다. 남자현은 1933년 하얼빈 감옥에서 풀려나 숨을 거두면서도 “독립은 정신으로 이뤄진다”는 말을 남겼다.
 

▲ 협동학교 교사(校舍)로 쓰인 내앞마을 김대락의 집, 백하구려

전시관에는 일제의 고문 시설인 벽관 체험을 비롯해 독립선언서 등사하기, 비밀 요원이 돼 미션 수행하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많아 아이들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야외에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린 추모벽이 있다. 전국의 독립 유공자 1만5000여명 가운데 경북 출신이 약 2160명이다. 추모벽에 끝없이 새겨진 이름을 하나씩 읽다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 임청각 대문에 걸린 ‘국무령 이상룡 생가’ 현판
▲ 임청각 내부에 마련된 전시관에는 이상룡과 그 가족이 걸어온 험난한 여정이 자세히 기록됐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바로 옆에는 의성 김씨 집성촌 ‘내앞마을’이 있다. 안동 지역 애국 계몽운동의 산실인 협동학교가 이곳에서 처음 열렸다. 당시 내앞마을은 신학문을 가르치고 민족의식을 고취한 독립운동가의 요람이었지만, 지금은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내앞마을 사람들은 일제 치하에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싸웠다. 이 가운데 ‘만주벌 호랑이’로 불린 김동삼과 일가를 데리고 만주로 망명한 김대락이 있다. 자기 집을 내주며 협동학교를 후원한 김대락은 나라를 잃은 뒤 만주로 떠났는데, 이때 마을에서 150여명이 그와 함께 망명했다고 한다. 김대락은 힘겨운 상황에도 만주의 생활과 활동을 기록한 <백하일기>를 남겼다. 마을에는 과거를 잊어선 안 된다는 듯 일송 김동삼의 생가와 협동학교 교사(校舍)로 쓰인 ‘백하구려(白下舊廬)’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집 앞마당을 가로질러 중앙선 철도가 놓이는 바람에 수십 칸이 강제 철거된 임청각 전경

안동의 독립운동 명소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임청각’이다. 활짝 연 임청각 대문에는 ‘국무령 이상룡 생가’ 현판이 걸렸다. 고성 이씨 종택인 이곳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의 생가이자, 3대가 독립투쟁에 나선 명실상부 독립운동가의 집이다. 지난해 이상룡의 손부 허은 여사가 건국훈장 애족장에 서훈돼 이 집에서 독립 유공자가 10명이나 배출됐다. 임청각 안에 있는 군자정에는 퇴계 이황이 쓴 현판과 독립유공자 증서가 나란히 걸렸다. 임청각 내부에 마련된 작은 전시관에는 이상룡과 그 가족이 걸어온 험난한 여정이 자세히 기록됐다.
 

▲ 뜨끈한 아랫목에서 고택 체험이 가능하다.

전국에서 독립 유공자 가장 많은 지역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 다양한 체험으로

임청각은 원래 민간 살림집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99칸 가옥이지만, 지금은 절반가량이 남았다. 독립운동가가 많은 임청각을 눈엣가시로 여긴 일본이 맥을 끊겠다며 집 앞마당을 가로질러 중앙선 철도를 놓았기 때문이다. 이때 대문과 행랑채 등 수십칸이 강제 철거됐다. 이 사연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소개하며 널리 알려졌다. 다행히 임청각 복원이 결정돼, 몇 년 뒤에는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아름다운 야경을 품은 월영교
▲ 월영교 앞 음식점에서 헛제삿밥을 맛볼 수 있다.

임청각은 내부 관람이 가능하며, 고택 체험도 운영한다. 독립운동가의 집이자 500년 역사가 있는 고택에서 묵어가는 하룻밤은 그야말로 특별하다. 한지를 곱게 바른 전통 한옥의 고풍스럽고 아늑한 기운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직 쌀쌀한 초봄, 뜨끈한 아랫목에 손발을 넣으면 추위에 움츠러든 몸도 사르르 녹는다. 이왕이면 이상룡 선생이 태어난 사랑채에 묵어보자. 긴 밤 꿈속에서 한평생 독립을 향한 길에 섰던 그의 삶과 마주할지도 모른다. 이른 아침에는 임청각 뒤쪽 소담길을 걸어보자. 무궁화가 곱게 핀 길을 걷다 보면 이상룡 선생의 강인한 정신과 신념이 가슴 깊이 스며든다.
 

▲ 퇴계 이황이 제자들을 가르친 도산서당

밤이 길게 느껴진다면 ‘월영교’를 추천한다. 안동댐 아랫자락에 놓인 월영교는 밤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늦은 시간에도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 월영교에는 ‘원이 엄마 편지’로 알려진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전해진다. 안동시 택지조성 중 발견된 무덤에서 무려 400년이나 된 미라 상태의 시신과 한글 편지가 발견됐는데, 병든 남편을 떠나보낸 아내의 슬픔과 사랑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고 한다. 월영교에는 남편의 쾌유를 바라며 자기 머리카락을 넣어 미투리를 만든 원이 엄마의 마음이 담겼다. 미투리 모양을 본뜬 다리를 건너면 괜스레 마음이 애틋해진다. 월영교 앞에는 음식점과 카페가 있어 안동의 음식을 맛보며 쉬었다 가기도 좋다.
 

▲ 저항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이육사 선생을 만나는 이육사문학관

다음 날은 도산서원과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해보자. 도산서원은 조선의 대표적인 유학자 퇴계 이황을 모신 곳이다. 일찍이 관직에서 물러난 퇴계는 고향에 내려와 학문에 힘썼다.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는 한가로운 풍경 속에 이황이 제자들을 가르친 도산서당과 퇴계 선생 사후에 제자들이 건립한 도산서원이 앞뒤로 자리한다. 1575년(선조 8)에 ‘도산’이라는 사액을 받았으며, 도산서원 현판은 명필가 한석봉이 썼다.
도산서원 곳곳에 이황의 교육과 학문에 대한 철학이 묻어난다. 제자들이 기거한 ‘농운정사’는 퇴계가 직접 설계한 건물이다. 농운정사의 평면은 일반적으로 잘 짓지 않는 ‘工 자형’인데, 공부(工夫)한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옥진각에는 퇴계의 유품과 저서를 전시하며 그의 학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도산서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육사문학관이 있다. 저항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 선생과 만나는 공간이다. 독립과 민족정신을 담은 시를 쓴 이육사는 교과서에 실린 〈청포도〉 〈광야〉를 비롯해 수십편의 명시를 남겼다. 일제에 항거하며 독립을 염원한 작품을 이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 독립운동가 이육사의 활동을 보여주는 실내 전시

영화의 모티프

이육사는 국외를 오가며 독립운동에도 뛰어들었다. 본명은 이원록(李源祿)으로 ‘이육사’라는 필명에서 그의 투철한 독립의식과 굽힐 줄 모르는 신념을 엿볼 수 있다. 이육사는 1927년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발 사건(장진홍 의거)에 연루돼 1년7개월간 옥살이를 했는데, 이때 수인 번호가 264였다. 이후 일본에 저항하는 의미로 이름을 이육사(李陸史)로 지었다. 대구형무소에서 첫 옥고를 치른 이래, 1944 년 베이징 감옥에서 순국하기까지 총 17차례 수감 생활을 한 그는 모진 고문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았다. 독립을 향한 불꽃 같은 열망은 그의 작품에 남아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다. 전시관 2층 끝에 이육사의 고향 마을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 ‘문학카페 노랑나븨’가 있다. 차 한 잔 마시며 이육사 시인을 추모하는 마음을 글로 남겨보자.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내앞마을→임청각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내앞마을→임청각→월영교 
둘째 날: 이육사문학관→도산서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안동관광 www.tourandong.com
-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http://815gb.or.kr
- 임청각 www.imcheonggak.com
- 도산서원 www.dosanseowon.com
- 이육사문학관 www.264.or.kr

문의 전화
- 안동관광 문의 054)856-3013, 840-6591
-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054)820-2600
- 임청각 054)859-0025
- 도산서원(관광해설사 문의) 054)840-6599
- 이육사문학관 054)852-7337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안동,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7회(06:00~ 22:3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1회(06:10~22:00)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안동터미널 정류장에서 11번 버스 이용, 천전(독립운동기념관) 정류장 하차.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까지 도보 약 5분.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안동터미널 1688-8228, www.andongtr.co.kr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서안동 IC에서 서안동·경북도청 방면 오른쪽→서안동 IC 안동 방면 3시 방향→경서로→경동로→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숙박 정보
- 지례예술촌: 임동면 지례예술촌길, 054)852-1913, www.jirye.com
- 수애당: 임동면 수곡용계로, 054)822-6661, www.suaedang.com 
- 전통리조트구름에: 안동시 민속촌길, 054)823-9001, www.gurume-andong.com 
- 안동그랜드호텔: 안동시 관광단지로, 054)851-9000, www.andonggrandhotel.com
- 안동리첼호텔: 안동시 관광단지로, 054)850-9700, www.richell-andong.co.kr

식당 정보
- 까치구멍집(헛제삿밥): 안동시 석주로, 054)855-1056 
- 묵향(한우): 안동시 경동로, 054)840-7710 
- 안동대가찜닭(찜닭): 안동시 번영길, 054)856-7888, www.대가찜닭.kr 
- 안동간고등어직영식당(간고등어): 안동시 석주로, 054)859-2767

주변 볼거리
봉정사, 병산서원, 안동하회마을, 부용대, 하회세계탈박물관, 경상북도산림과학박물관, 안동물문화관, 안동시립민속박물관, 유교문화박물관,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유교랜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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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