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휘감은 6가지 논란

“국민연금을 봉으로 보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의문의 시각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MB(이명박 전 대통령)사돈 그룹이라는 타이틀 때문일까.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세간의 시선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시민단체서 성명서를 내고 비판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한국타이어그룹을 휘감고 있는 6가지 논란에 대해 정리했다.
 

지난 15일, 금융소비자원은 성명서를 내고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성명서엔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법무부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타이어의 전횡을 고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소원 성명서
담긴 내용 보니…

비판의 칼날은 대주주를 향했다. 금소원은 “한국타이어그룹이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해 국민연금을 ‘봉’으로 생각있다”고 지적했다. 금소원은 “한국타이어 그룹은 일감 몰아주기로 사익 편취를 해오고 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 일가인 조현식, 조현범 지배주주는 경영 일선서 물러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이 전 대통령의 사돈 그룹으로 유명하다.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은 MB의 셋째 딸 이수연씨가 조 회장의 차남 조현범 사장과 2001년 혼인하면서 MB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국타이어그룹은 MB 사돈기업이라는 별칭이 꼬리처럼 따라다녔다.

정재계는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그룹이 이명박정부의 비호 아래 특혜를 받은 것이 없는지 관심이 높다. 이에 따라 관련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의심스러운 정황이 사실로 드러난 경우는 없다.

금소원 측은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소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는 외부감사인 지정 등을 조치해야 하고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산에 큰 손실을 야기한 대주주 일가를 검찰에 수사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국민연금의 자금이 투입된 곳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한국타이어 지분 7.89%을 갖고 있다. 총 977만7618주로 지난 19일 종가 4만105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4013억7121만원 상당으로 평가된다.

또한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도 7.15% 가지고 있다. 664만7116주를 가지고 있는데 같은 방식으로 가치를 환산하면 1066억8621만원으로 평가된다. 무려 5000억원을 웃도는 국민의 자금이 투입된 셈이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서
헐값 매각 뒷얘기까지

특히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기준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국타이어그룹가 사례로 종종 언급되기도 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단순 주식 보유에 그치지 않고 주주로서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국민들의 노후자금이 들어가 있는 국민연금이 주주의 권리를 되찾아 기업 오너 일가의 전횡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타이어를 향한 압박은 높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타이어 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국세청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 조세범 처벌 대상에 대해 실시하는 범칙조사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금소원은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6가지 의혹에 대한 해소가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금소원이 밝힌 한국타이어의 문제점은 금소원이 지적한 사항은 ▲과도한 브랜드 사용료 ▲공시규정 13차례 위반 ▲헐값 지분 매각 논란 ▲아트라스BX 자진상장폐지 의혹 ▲상법 위반 등 6가지다.

한국타이어그룹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그룹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이는 브랜드 수수료율이 적절한 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높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벌어들이는 상표권 수익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일각서 나오고 있는 것.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광고 선전비를 제외한 매출액 가운데 0.75%를 상표권 사용료로 받는다. 이는 20개 대기업 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최저 수준인 세아홀딩스(0.06%)에 견줘도 0.69%포인트 높다. 한국타이어 측은 상표권 사용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에 대해 “외부자문기관을 통해 수수료율을 산정했고 브랜드 가치가 고려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풀리지 않는
의문에 의문…

금소원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가 73.9% 보유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대주주 지분 12%인 한국타이어로부터 관례보다 많은 브랜드 사용료 등을 과도하게 받음으로써 일감 몰아주기보다 더 나쁜 이익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가 소수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히고 오너 일가가 이익을 강취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5년간 브랜드 이용료와 경영지원 용역비 명목으로 3333억원을 지급했으며 2017년의 경우에는 매출액의 2.13%인 695억원이다.

공시규정의 빈번한 위반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금융당국에 쓴소리를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그룹은 공시규정을 13번이나 위반했으며 과태료 2억8000만원을 납부했다.

금소원 관계자는 “대주주 일가의 사익 편취를 위해 공시를 위반한 것으로 추정돼 대주주에게 일감을 몰아준 것 뿐만 아니라,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규정을 위반해 주주들에게 큰 손실을 끼쳤다”며 “이런 부분과 관련해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무슨 조치를 했나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 지인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금소원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그룹은 조현범과 주가조작 혐의를 받은 지인에게 자회사를 헐값 매각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또 다른 지인에게 공장건설 등 일감을 몰아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2015년,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알짜 계열사 ‘프릭사’를 ‘주가조작’ 혐의로 논란을 빚은 김영집씨가 사내이사로 있는 회사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주체였던 아트라스BX(당시 아트라스BX는 잉여현금창출지속으로 자회사 매각이 아닌 인수가 요구되는 상황)의 이사회 의사록에는 심지어 ‘매각 상대방’ 및 ‘매각 가액’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었으며, 이사들은 최대주주의 입김에 따라 깜깜이 매각 동의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2014년 5월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지인의 회사인 우암건설은 한국타이어의 테크노돔 건설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증설공사 및 헝가리 공장 확장공사, 아트라스BX의 전주공장 증설공사 등 다양한 공사를 수주해 지인에게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받았다.

아트라스BX 자진상장폐지 논란도 국민연금에 손실을 입힌 행위로 봤다. 국민연금의 지분이 있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아트락스BX의 지분 31.13%를 가지고 있다. 

금소원은 아트라스BX가 회삿돈으로 다수로 구성된 소수주주를 축출하고 지분을 100% 독차지하는 과정서 가치의 6분의 1 수준으로 축출하기 위해 온갖 불법과 부당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금소원이 주장한 아트라스BX의 부당행위 의혹은 ▲이사회 운용 상법위반 ▲주당영업수익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 것을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도록 배당성향 약 6분의 1로 축소 ▲발행주식 가운데 58.4% 비중을 차지하는 자사주에 대해 소각 요구 묵살 ▲미공개 중요정보인 자사주 매입가격 및 시점을 언론보도로 주가상승 억제 ▲재고자산 규모 2배로 증대/기타 분기이익 축소 등 분식의혹 등이다.

“후진적 구조
각종 문제점”

금소원은 “이렇게 헐값에 축출하면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는 다수로 구성된 소수주주들로부터 약 2000억원을 강취하게 된다”며 “회삿돈으로 지분을 독차지 한 다음에는 태림페이퍼 최대주주처럼 초고배당 폭탄과 매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상법 위반 논란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최근 자회사 아트라스BX는 상법 위반으로 법무부 조사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상 감사위원회 중 1인은 회계 재무전문가를 둬야 하는데,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법조계 및 언론 등에 따르면 아트라스BX는 상법 상 감사위원회 구성요건 가운데 회계 또는 재무전무가인(이하 재무회계전문가) 감사위원을 선임 의무를 다하지 않아 법무부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소원 측은 “(아트라스BX가) 작년에도 상법 위반으로 100만원 과태료 처분을 받은바 있기에, 법무부는 과태료를 감경하지 않고, 가중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계 재무전문가 없이 외부감사인을 지정한 문제를 금융위 등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소되지 않은 이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도 기업의 투명성 제고에 발목을 잡는 것으로 봤다.

금소원은 “한국타이어 그룹 지배주주인 조현범은 이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 주가조작 혐의를 받았다”며  “이후 이명박정부 때 무혐의 처리됐으나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범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당시인 2008년 코스닥업체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됐다. 일각에선 대통령 사위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과거 주가조작 부실조사 지적
MB 사위 ‘봐주기 수사’도 포함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이명박정부서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조 부사장의 지분 매도 시기가 언제인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사장 일가의 자원 개발 종목에 대한 주식 투자를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하거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조 사장이 2008년 6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혐의로 증권선물위원회에 의해 고발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매도시기는 검찰에서 다 밝혔고, 검찰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소원은 한국타이어 논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금소원 관계자는 “지배주주인 조양래, 조현식, 조현범 등은 경영일선서 물러나 주주의 한 사람으로 남아야 한다”며 “일감 몰아주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타이어의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국민의 재산에 큰 손실을 끼친 대표이사 및 이사회를 고소해야 하며, 2019년 3월 정기 주총서 대표이사 해임을 이사회에 요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민의 재산인 기금을 지키기 위해 국민연금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선임해 지배주주의 일감 몰아주기 및 불법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조치를 해야 한다”며 “특히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은 지금처럼 비호, 유착 의혹이 없도록 부끄럽지 않게 조치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위는 한국타이어그룹 전체에 대해 외부감사인 지정을 검토해야 하며,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관련 세액 납부 결과를 공시하게끔 제도 등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지적
감독당국 화답?

아울러 “한국타이어 그룹은 후진적 지배구조에 따른 각종 문제점이 종합백화점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제2의 대한항공 사태처럼 일파만파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기 전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부 및 국민연금의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금소원은 향후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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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