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상권 ‘주 7일 바글바글’

수익형 상가는 복수 상권을 끼고 있다. 그중 부침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하이브리드’상권이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복합상권은 시간대와 상관없이 다양한 유동인구가 나오는 만큼 공실률 우려가 낮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온다. 평일에는 대학생과 근로자들을 주요 소비자로 모으고 주말에는 타지에서 온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 수 있어서다. 때문에 수익형 상가시장에는 ‘주 7일 상권’유무를 살펴보는 것이 투자자 사이에서 우선 과제가 됐다. 

주 7일 상권의 대표적 사례가 하이브리드 상권이다. 타깃 고객층이 다양해 일주일 내내 풍부한 유동인구의 확보가 가능하다. 수요층이 비어 있는 시간을 최소화해 상권 공동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실제로 하이브리드 상권 몸값은 가파르게 뛰고 있다.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은 3, 6호선 이용객에 전통시장, 로데오거리, 병원 방문객, 등산객 등이 겹쳐 하루 종일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일대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다양한 수요에 비해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도 이곳에 상가를 구매할 만큼 ‘핫’한 곳이 됐다. 

‘단일상권은 가라’ 복합상권 인기
시간대 상관없이 다양한 유동인구

동작구 사당역 상권도 마찬가지다. 아파트를 배후로 두고 있는 동시에 여러 업무용 시설을 끼고 있는 하이브리드 상권이다. 관악산 산책로에 남서울미술관도 있어 여가를 즐기는 관광객까지 몰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사당역 상가의 작년 연평균 수익률(중대형 기준)은 7.58  %를 기록해 서울 평균(6.74%)을 웃돌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오피스 밀집지역 상가는 평일 직장인을, 아파트 밀집지역은 주부를, 대학가는 대학생 수요를 겨냥하는 것처럼 상가는 특정 수요층을 타깃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문제는 이 특정 타깃이 상권을 이용하지 않게 되면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는 등 투자 리스크가 큰 만큼 하이브리드 상권이 향후 상가투자에서 블루칩으로 각광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음은 하이브리드 상권에 공급 중인 상가.

방송업무지구+대단지 아파트
 

▲ 상암 엠시티

▲상암 엠시티=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근처 직장인 퇴근길 동선인 먹자상권에 랜드마크 상가 ‘상암 엠시티’가 분양 및 임대에 나선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12-31 외 2필지 일대에 연면적 2623.51㎡,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로 총 점포 수 24호로 공급될 예정이다. 총 주차대수 32대로 최근 일대에서 공급된 신축 상업시설로는 최대 규모다.

상암 엠시티는 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 도보 3분 거리의 초역세권 상가다. 층별 권장업종을 살펴보면 지하 2층은 노래방·당구장·바(Bar), 지하 1층은 스튜디오·호프전문점,  지상 1층은 프랜차이즈·커피전문점·베이커리, 지상 2~3층은 전문식당가, 지상 4층은 스크린골프장·미용실, 지상 5~6층은 소호사무실, 지상 7층은 피부관리실·네일아트, 8층은 스카이라운지 등이다. 옥상은 하늘 정원으로 꾸며진다.

마음건축㈜이 시행 및 시공을 맡았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2020년 3월 준공 예정.

디지털미디어시티는 방송사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속속 자리를 잡으면서 서울 서북지역의 주요 상권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1월 기준 약 480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종사자는 4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디지털미디어시티에는 MBC, SBS, YTN, JTBC, TV조선, 채널A, 대원방송 등 방송사를 비롯해 CJ, 팬 엔터테인먼트, 삼성SDS, LG CNS, 팬택, 롯데쇼핑, 우리은행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IT, 신문사, 기획사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


이로 인해 새로 지은 고층건물 사이로 대형 프랜차이즈업체와 개성 있는 맛집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일대가 이처럼 변신하자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홍대 인근을 연상시킬 정도로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20여개의 버스 노선과 지하철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월드컵경기장역, 경의중앙선 수색역, 공항철도역을 포함해 3개 노선의 환승역과 내부순환로, 강변북로, 현천IC가 있는 교통 요지다.

주변에 월드컵아파트 단지로 불리는 1만여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도 들어서면서 인구가 유입됐다. 가구업계 1위 한샘의 본사 이전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료됨에 따라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일대 먹자상권에 활력을 주고 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 남쪽 상암동 롯데 복합 쇼핑몰 개발 사업도 큰 기대를 모은다. 현재 조합과 보상 문제를 놓고 난항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이 개발 사업은 일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대형 호재로 꼽힌다. 

수산시장+학원가
 

▲ 노량진 드림스퀘어

▲노량진 드림스퀘어=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16-1외 10필지(구 청과물 도매시장)에서 ‘노량진 드림스퀘어’가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최고 18층, 2개동, 원룸형 오피스텔 총 598실 규모를 배후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는 하루 평균 3만명 유입이 가능한 독점형 복합상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공급되는 물량은 지상 1~2층, 총 26개 점포로 3.3㎡당 1000만~4000만원대(부가세별도)로 입지에 따라 다양하다. 총 주차대수는 437대.

노량진 수산시장은 종사자만 약 3400명에 달한다. 서울 수산물 유통량의 50%가 이뤄지고 있다. 일평균 3만명의 방문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며, 약 600실에 달하는 오피스텔 입주가 이뤄질 경우 불경기 없는 365일 황금상권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차량이 아닌 도보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관문형(초입) 상가로 노량진 수산시장의 한 개 점포(전용면적 약 5㎡)당 권리금만 3억~4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노량진 드림스퀘어 상업시설은 1호선·9호선 노량진역 도보 3분 거리의 초역세권 상가로, 향후 투자가치를 높혀줄 대형 개발호재도 즐비하다. 먼저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은 현대화 사업이 완료됐고, 2단계가 진행 중이다. 사업 완료 후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산시장이 될 전망. 향후 수산시장과 여의도를 잇는 보도 육교 건립도 예정됐다.

노량진복합리조트도 주변에서 계획됐다. 카지노 제외 대형 쇼핑센터와 호텔 컨벤션 사업이 재추진 중이다. 여의도 면세점 특허권에 대한 파트너 참여 문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상 20층, 310실로 예정된 관광호텔도 개발 중이다. 그 외에도 노량진 뉴타운 개발, 노량진 민자역사, 동작구 종합행정타운 건립 계획 등 굵직한 대형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특화거리+대학가
 

▲ 건대입구역 센트라임

▲건대입구역 센트라임= 양꼬치거리 초입 사거리 코너, 즉 광진구 자양동 5-4번지에 대지 687㎡, 연면적 2393.39㎡,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인 ‘건대입구역 센트라임’상가를 신축하면서 선착순 분양 중이다.

상가는 일반 주상복합 전용률이 보통 43~50% 정도인 것에 비해 1층 상가 전용률이 78%로 매우 높다. 추후 임대할 생각으로 소유하는 투자자들은 풍부한 유동인구에 공실 걱정 없이 높은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유치 업종은 지하 1~2층은 휘트니스센터, 노래방, 당구장, 호프광장, PC방, 회센타 등이고 지상 1층은 약국, 부동산, 편의점 등이며 2~5층은 병·의원, 미용실, 호프광장, 카페&레스토랑 등이다.

상가 대출은 제1금융권 은행에서 분양대금의 65% 전후여서 실투자금 3억~5억원이면 1층 상가를 보유할 수 있다. 연간 임대수익률은 층별 5~8% 정도예상된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전언이다.

건대역 상권은 홍대 거리와 더불어 강북 최대 신흥 상권으로 불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중 활기가 넘친다. 건대입구역은 지하철 2호선, 7호선의 환승 역세권으로 편리한 교통여건을 갖고 있다. 건대역 인근에는 건국대, 세종대, 한양대 등이 있어 홍대 거리 못지않게 유동인구가 풍부하다. 건대 상권 중에서도 2호선 라인인 건대입구역 5번 출구 로데오거리와 맞물린 먹자상권, 청담대교 방향 양꼬치구이거리가 제일 ‘핫’한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실률 우려 낮고
안정적 수익 가능

건대병원 맞은편 맛집거리는 지금까지 구 상권 특성상 비좁은 골목에 낡은 건물이 산재해 있으면서도 신축상가나 재개발의 어려움 때문에 상권 변화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건너편 로데오거리는 분위기가 다르다. 청담대교 방향 메인대로변에 최고 20~29층 규모 아파트 4개동 오피스 3개동으로 이루어진 고급 주상복합 1400여세대가 공사 중이다.

로데오거리 일대는 점포 수가 계속 늘어나고 상권도 확장 추세다. 권리금 역시 10평 기준 1억원 전후이고 양꼬치거리 입구 초입의 점포 권리금은 2억~3억원 정도이지만, 점포 매물은 거의 없다는 게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센트라임 상가는 2호선 건대역 5번 출구 양꼬치거리 초입 사거리 코너인 광진구 자양동 5-4번지 현장에서 홍보 중으로, 입주는 2019년 6월 예정이다.

대형 산업단지+단독주택 밀집
 

▲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헤리움 비즈타워 3·4차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헤리움 비즈타워 3·4차= 수익형 부동산 핫플레이스인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에 수익형 오피스와 상가인 ‘헤리움 비즈타워’ 3·4차가 분양 중이다. 3·4차는 1·2차와 옆으로 나란히 위치하는 만큼 삼성산업단지를 마주한 대규모 브랜드 오피스 타운으로 조성된다. 3차는 고덕 국제화지구 근린상업용지 19-2-1블록에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로, 오피스 52실과 상업시설 39실이 공급된다. 4차는 19-2-2,3블록에 오피스 116실과 상업시설 100실로 들어선다.

상업시설의 경우 삼성산업단지 정문 바로 앞 사거리 코너에 들어선 관문형 상가로, 1·2차와 연계되는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헤리움 비즈타워는 섹션 오피스로, 지식산업센터와 달리 업종 제한이 없다. 해당 시설은 입주 기업의 특성에 맞게 꾸밀 수 있는 다양한 공간 플랜을 제공할 예정이다. 


교통망 역시 탁월하다. 고덕국제신도시는 경부고속도로와 평택~화성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가 연결돼 있다. SRT지제역도 개통했다. 뿐만 아니라 전철1호선 서정리역, 평택간선급행버스 등을 통해서 수도권으로의 이동도 용이할 뿐만 아니라 부산까지도 1시간50분 만에 진입이 가능한 그야말로 사통팔달 자족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주변 환경도 쾌적하다. 함박산과 서정리천을 따라 행정타운 및 수변공원, 문화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 고덕R&D테크노밸리와도 가깝다. 삼성산업단지에서 중심상업지구로 가는 관문이 되는 만큼 금융, 메디컬, 음식점, 카페, 사무용품 전문점, 여가·유흥시설, 스포츠·오락시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에 대한 임대수요도 기대된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헤리움 비즈타워 1·2차의 경우 별다른 홍보 없이도 조용히 분양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고덕국제신도시의 최상급 입지임을 증명했다. 해당 시설은 삼성산업단지 정문 바로 앞 위치를 선점하며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사업지 주변은 근린상업용지와 이주자택지를 비롯한 단독주택지를 형성하고 있어 항아리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