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공권력의 민낯

경찰은 나사 풀리고 검찰은 술에 취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경찰과 검찰은 시민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붙잡는 동아줄이다. 공권력은 시민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그 힘을 유지한다. 문제는 여러 사건으로 말미암아 경찰과 검찰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 민갑룡 경찰청장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는 지난해 1031tbs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4명에게 국가사회기관 신뢰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대통령이 21.3%를 얻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나왔다. 경찰은 2.7%, 검찰은 2.0%로 꼴찌를 간신히 면했다. 최하위는 국회(1.8%)였다.

신뢰도 조사
꼴지만 면해

한국갤럽에서 조사·발표한 ‘2017 사회통합실태조사신뢰 부문을 살펴보면 경찰과 검찰에 대한 신뢰도는 각각 41%, 31%였다. 조사는 201791일부터 1031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8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7개 기관 중 경찰은 8번째, 검찰은 15번째였다. 경찰(38%41%), 검찰(27%31%) 믿는다고 답한 비율이 2016년 조사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믿지 않는다는 응답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공권력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일련의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과 검찰의 대처, 혹은 태도서 비롯됐다. 경찰과 검찰의 수준이 시민들의 기대보다 떨어지는 일이 SNS나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불신이 쌓였다는 지적이다. 과거에 비해 스마트폰 사용률이 월등하게 높아졌고, SNS가 발달해 실시간으로 상황 전송이 가능해졌다. 또 일단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영상과 사진 등으로 상황을 촬영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서울 강동구 암사역 인근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이 대표적이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달 13일 오후 7시경 지하철 암사역 3번 출구 앞 인도서 흉기로 친구를 찌른 혐의(특수상해)A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흉기를 들고 친구인 B군과 싸워 허벅지에 상처를 입혔다.

B군은 사건 직후 근처 병원서 상처를 치료 받고 귀가했다. A군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을 위협하며 도망치다가 뒤쫓아간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근처에 있던 시민들은 A군이 난동을 부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했고, 해당 영상은 SNS와 유튜브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영상이 확산되자 경찰의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테이저건(전자충격기)을 사용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A군이 흉기를 든 채 달아나게 만든 상황이 영상에 포착되면서 비판의 수위가 높아졌다. 특히 A군이 시민들이 몰려 있는 쪽으로 도망가면서 제2, 3의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사건 다음날 기자간담회서 현장 출동 경찰은 흉기를 든 피의자를 대상으로 매뉴얼에 따라 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국민의 우려와 궁금증 등을 고려해 필요하다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 “못 믿겠다”
망신살 경·검 불신

또 현장 출동 경찰이 테이저건을 명중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현행 테이저건은 발사된 전극 두 개가 꽂혀야만 전류가 흘러 효과가 있는데 전극 하나의 명중률이 애매한 상황이라며 사격 훈련을 자주 하기에는 예산상 한계가 있어 국산 테이저건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산역 버스 흉기 난동 사건서도 경찰의 미숙한 대응이 비판을 초래했다. 지난달 19일 오후 1030분께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시내버스서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다른 승객을 위협하는 일이 일어났다. 버스에 있던 한 승객은 이런 상황을 112에 문자로 신고했다.

문제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버스에 올라 신고자가 있느냐고 크게 물었다는 점이다. 신고자는 신분 노출을 꺼려 가만히 있다가 경찰이 버스서 내린 이후에 따라 내려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경찰은 신고자의 설명을 듣고 흉기 난동을 부린 남성을 잡았지만 간단한 신원 조회 후 귀가 조치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비판이 빗발쳤다. 경찰은 승객의 112 문자신고 당시 시스템의 한계로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2012112시스템이 통합되면서 문자신고가 40자 이내로 제한됐는데, 승객의 신고 내용은 40자 이상이어서 제대로 내용 파악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칼을 가졌다는 부분은 신고 자체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서 신고자의 보안을 유지하고 비밀을 지켜줘야 하는데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신고자의 비밀이 보장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출동 경찰관 입장에서는 누가 소란 행위를 했는지 몰라 부득이하게 (신고자를) 찾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앞으로 112 신고와 경찰관이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고 교육을 강화하도록 건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성기업 폭행사건서도 경찰의 초동 대처가 입길에 올랐다. 지난해 1122일 충남 아산시 둔포면 유성기업 본관 2층 대표실에 들어간 민주노총 금속노조 유성지회 조합원 10여명은 최철규 대표이사를 감금하고 김모 노무 담당 상무를 약 1시간 동안 폭행해 논란을 빚었다.

경찰 대응
도마 올라

최 대표는 아산경찰서에 보낸 항의 공문을 통해 “‘사람이 맞아 죽는다. 빨리 와달라고 신고하며 절박하게 애원했지만 출동한 경찰은 사람을 구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김 상무를 폭행한 노조원들을 현장서 체포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건 대응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자 경찰은 자체 감사에 돌입했고, 일부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서 “(유성기업 폭행사건서) 총괄책임자인 서장 등이 신고를 받고 상황에 대한 판단과 지휘부에 대한 보고 등에서 미흡했던 점이 있다”며 경찰서, 지방경찰청 등에서 상황을 보고 받고 전파하는 분들과 아산서장에 대해서는 감찰조사를 진행해 징계 절차에 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 국민의 분노를 폭발시켰던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서도 경찰은 부실 대응 논란으로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014일 오전 810분께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PC방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으로 온 김성수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CCTV 공개로 범행의 잔혹함이 드러나자 누리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21세 아르바이트생의 죽음에 전 국민은 애도를 표했다. 피의자 김성수가 심신미약으로 감형돼서는 안 되며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00만이 넘는 국민이 동참했다.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만들어진 이후 현재까지 가장 많은 국민이 동의한 청원이다. 당시 유족들은 심신미약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과 경찰의 초동대응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용의자 김성수

강서구 PC방서 처음 갈등이 불거졌을 때 경찰이 별다른 조치 없이 돌아간 점을 들어, 적극적인 대응이 있었다면 사건을 막을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김성수의 동생을 범행에 가담한 공범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경찰은 처음 출동했을 때는 두 사람 사이에 폭력이 오간 것도 아니고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 돌려보냈다“(처음에는) 폭행 시비나 흉기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음주운전도
앞장서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 대한 경찰의 대응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신고를 받은 경찰이 PC방을 방문해 싸움만 말리고 돌아가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며 경찰이 초동대응에 미흡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경찰은 현장을 면밀히 파악했어야 한다. 그런 갈등이 있었다면 격리시켜 귀가 조처를 한다든지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PC방서 아르바이트생이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단순히 말싸움을 하던 중이었다“1차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에 나갔을 때는 격렬히 싸우던 상황이 아니었다. 상황이 끝난 뒤 피의자가 집에 가서 흉기를 들고 와 다시 2차 신고가 접수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잇따른 사건서 대응 논란에 휩싸인 경찰은 기강 해이로 보일 법한 사건에 직접 연루돼 시민들의 신뢰를 깎아먹고 있다. 특히 여성 대상 범죄, 음주운전, 응급실 폭행 등 근절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사건에 경찰이 연루되면서 누가 누굴 단속한다는 말이냐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중부경찰서 소속 경장은 이날 오전 040분께 북구 모 대형마트 주차장서 술을 마신 채 운전하다가 주차된 버스를 들이받자 자신의 승용차를 두고 도주했다.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현장서 2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경장을 붙잡았다.
 

지난달 17일에는 대리기사가 오지 않자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현직 경찰관이, 지난달 14일에는 경남 창원서 현직 경찰 간부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뒤 도주하다 시민들에 의해 붙잡힌 사건이 일어났다.

군대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에 치여 세상을 떠난 윤창호씨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윤창호법 시행 이후 현직 경찰관이 음주운전에 잇따라 적발되면서 경찰이 집안단속도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실 대응 논란 이어 범죄까지
썩어가는 동아줄 …대책은 없나?

현직 경찰 간부가 병원 응급실서 소란을 피우다 이를 제지하는 의사를 폭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해당 경찰은 의사 등 병원 관계자 2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해당 경찰은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복통 환자에게 물을 주지 말라는 의사 지침대로 물을 주지 않은 간호사에게 욕설을 쏟아냈다.

검찰도 경찰 못지않았다. 올해 들어서만 두 명의 현직 검사가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서울고검 소속 김모 검사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검사는 전날 오후 545분께 술에 취한 채 차량을 몰다가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다른 차량의 오른쪽 뒷부분을 긁고 지나간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김 검사가 음주 측정을 거부하자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같은 검찰청 소속 정모 검사가 서초동 중앙지법 앞 도로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앞차와 추돌하는 사고를 낸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0.095%로 나왔다. 불과 나흘 새 두 명의 현직 검사가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찰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 박상기 법무부장관

여기에 수원지검의 권모 검사가 성매매를 요구하며 술집 직원을 폭행한 뒤 지난해 말 검찰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1711월 권 검사는 서울 강남의 모 술집서 직원과 시비가 붙었다. 권 검사는 당시 술집 여성에게 성매매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검사가 이를 말리는 직원을 폭행하면서 싸움으로 번졌다. 권 검사는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했지만 결국 지난해 말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

국민들은 
불안하다

검찰은 문재인정부 들어 청산해야 할 적폐로 지목된 기관이다. 이미 국민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태. 이런 상황서 현직 검사의 비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시민들의 믿음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지난달 31일 지휘 서신을 통해 전국의 검사들에게 공직 기강 확립을 당부했다. 박 장관은 이날 보낸 복무기강 관련 법무부장관 서신’을 통해 검사로서 몸가짐에 각별히 유의해주길 바란다음주운전과 그로 인한 사고, 과도한 음주 등에 의한 폭행 등 검사의 비위가 계속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누구도 아닌 법을 집행하고 범죄자를 처벌하는 검사가 비위 행위로 인해 언론에 보도된다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며 검사 한 사람의 일탈이나 부적절한 처신은 해당 검사 개인의 불명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검찰 조직의 신뢰 저하는 물론, 국가·사회 공동체 기강의 근본을 뿌리째 흔들어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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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