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 ①서울 경의선책거리

책과 함께하는 도심 산책

경의선책거리는 폐철도 부지에 조성한 책 테마 거리다.

 

버려진 철길이 ‘책’을 만나 개성 있는 복합 출판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폐철도 부지에 문학을 비롯해 여행, 인문, 예술 등 분야별 책방 6곳이 들어서고, 아기자기한 조형물도 설치했다.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1년 312일 책 전시와 판매, 강연, 낭독, 저자와 만남, 체험, 교육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경의선숲길의 일부이기도 한 경의선책거리는 산책하다 마음에 드는 책방에 들어가 책을 구경하며 늦가을 오후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와 경의선책거리 운영사무실부터 들르자.

 

경의선책거리는 2016년 10월에 조성됐다. 경의선 일부 구간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지상에 남은 공간을 이용해 마포구가 책 테마 거리를 만들었다. 

 

책방과 조형물, 산책로가 어우러진 경의선책거리는 사색하기 좋은 도심 속 명소

 

경의선 문학 여행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와우교까지 250m가량 이어진다. 전철역에서 나와 먼저 만나는 곳은 경의선책거리 운영사무실 건물이다. 책거리 안내 지도가 비치됐으니 꼼꼼히 둘러보려면 꼭 챙기자. 월별 행사와 이벤트 일정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작가와 만남이나 북 콘서트가 열리는 ‘공간 산책’도 이곳에 자리한다.

 

분야별 책방 6곳에서 신간과 화제작을 두루 볼 수 있다.

 

운영사무실에서 나오면 폭 15~20m 산책로 양옆으로 책방 6동을 포함한 부스 9동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지하에 있던 구조물을 개조해 만들었다. 책거리가 끝나는 와우교에서 내려다보면 기차간이 연결된 듯하다.

 

여행 산책에서 진행하는 가이드북 증정 이벤트

 

책방 6곳(여행 산책, 예술 산책, 아동 산책, 인문 산책, 문학 산책, 테마 산책)은 각 분야 출판사가 위탁 운영한다. 간이 책방이라 할 만한 이곳에서 추천 신간과 화제작, 베스트셀러를 고루 만날 수 있다. ‘여행 산책’은 국내외 여행 가이드북과 감성적인 에세이가 인기다. ‘인문 산책’ 베스트셀러 코너는 절반이 TV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시리즈에 출연한 유시민, 정재승, 유현준의 저서로 채워졌다. 1인 출판사 나무숲, 리수/책읽는고양이, 시금치, 써네스트/우물이있는집, 독립 출판사 살리다, 여행 책방 짐프리가 함께 운영하는 ‘테마 산책’은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책이 있어 특별하다.

 

마포구 주민이 뽑은 도서 목록을 토대로 만든 ‘와우교 100선’
책 광고와 포스터를 전시한 ‘와우교 게시판’

 


책방마다 책을 전시·판매하는 외에 소소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여행 산책에서는 가고 싶은 여행지와 그 이유를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면 추첨을 통해 해당 지역 가이드북을 선물로 준다. 
‘아동 산책’은 미래 독자인 아이들이 책을 친근하게 만날 수 있도록 재미난 전시를 곁들인다. 책방 외에 ‘미래 산책’ ‘창작 산책’ ‘문화 산책’은 전시와 체험 공간이다. 전통 제본, 미술 심리, 목공, 향초와 디퓨저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의선숲길 와우교 구간에 있는 조형물

 

곳곳에 놓인 조형물은 포토 존으로 사랑받는다. ‘와우교 100선’ ‘책거리역’ ‘와우교 게시판’이 특히 인기다. 와우교 100 선은 마포구 주민이 뽑은 ‘어른이 될 때까지 꼭 읽어야 할 100선 도서 목록’을 토대로 만들었다. 〈태백산맥〉 〈토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등 100종 가운데 내가 읽은 책이 몇 권인지 세어도 재미있다. 

 

연트럴파크라 불리는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
와우교 구간은 철도 건널목 풍경을 복원한 땡땡거리로 유명하다.

 

버려진 철길, 복합 출판문화 공간으로
저자와 만남·체험·교육 등 다양한 행사

조형물 끝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책을 꺼내는 소녀상이 있다. 책거리역은 예전 경의선 세교리역과 서강역 사이를 역처럼 꾸민 곳이다. 바닥에 철길 흔적을 남겨 그럴듯하다. 철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와우교 게시판에는 ‘오늘 당신과 함께할 책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 아래 책 광고와 포스터를 전시했다.

 

▲경의선숲길 와우교 구간에 있는 조형물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에서 가볼 만한 동진시장의 주말 마켓

 

책거리 주변에 가볼 만한 곳도 많다. 경의선숲길이 대표적이다. 경의선은 용산과 신의주를 잇는 철길이다. 한국전쟁과 분단을 겪으며 문산역까지 운행하다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복원을 시작했다. 2009년 서울역-문산역에 광역 전철이 개통했는데, 이때 용산역과 가좌역 사이 6.3km 구간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지상에 남은 폐철도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었다.
경의선숲길 인기 스타는 가좌역에서 홍대입구역 사이 ‘연남동 구간’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연트럴파크라는 애칭도 얻었다. 소문난 맛집과 카페, 공방, 마켓, 책방 등 트렌디한 명소가 즐비해 언제나 붐빈다.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서강대역까지 370m 남짓한 ‘와우교 구간’은 철도 건널목을 복원한 땡땡거리로 유명하다. 기차가 지나갈 때 건널목에 차단기가 내려오면서 ‘땡땡’ 소리가 울린다고 붙은 이름이다. 길을 건너려는 가족과 역무원 동상 앞은 줄 서서 사진 찍는 명소가 됐다. 와우교 구간 중 앞쪽 2/3가 바로 경의선책거리다.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하늘공원 억새밭

 

서강대역에서 대흥역 사이 ‘신수동 구간’은 연남동 구간이나 와우교 구간에 비해 한결 호젓하다. 철길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중심을 잡고 걷는 소녀상, 기차가 오는지 확인하려고 철길에 귀를 대고 엎드린 소년상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경의선숲길은 5개 구간 중 가장 먼저 개통한 대흥동·염리동 구간을 지나 용산문화체육센터에서 끝난다. 구간마다 드나들기 자유롭고, 김대중도서관과 뽈랄라수집관, 동진시장, 마포관광정보센터 등과 연계해 둘러볼 곳도 많다.

 

붉게 핀 댑싸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경의선숲길


난지도쓰레기매립장에서 서울을 대표하는 생태 공원으로 거듭난 월드컵공원도 가볼 만하다. 월드컵공원은 5개 테마 공원(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으로 구성된다. 그중 해발 98m 언덕에 자리한 하늘공원에 오르면 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요즘은 가을의 전령, 은빛 억새 물결이 장관이다. 붉게 핀 댑싸리와 분홍억새도 황홀한 풍경을 선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경의선책거리→경의선숲길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경의선책거리→경의선숲길
둘째 날: 하늘공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경의선책거리 http://gbookst.or.kr
- 마포구청 문화관광 www.mapo.go.kr/Cms Web/culture/main.req  

문의 전화
- 마포구청 문화관광과 02)3153-8367
- 경의선책거리 02)324-6200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숙박 정보
- 롯데호텔 L7홍대: 마포구 양화로, 02)2289-1000, www.lottehotel.com/hongdae-l7/ko.html
- 글래드 마포: 마포구 마포대로, 02)2197-5000, http://glad mapo-hotels.com
- 신라스테이 마포: 마포구 마포대로, 02)6979-9000, www. shillastay.com/mapo
-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 마포구 마포대로, 02)710-7111, www.seoulgarden.co.kr

식당 정보
- 아이엠어버거 홍대점(수제버거): 마포구 와우산로30길, 02)338-8507, 
www.instagram.com/iamaburger_official
- 안(Anh)(쌀국수·베트남라이스): 마포구 동교로, 070-4205-6266, www.facebook.com/eatanh
- 연남부르스리(타파스·세비체·조개와링귀네): 마포구 양화로23길, 02)325-1478, 
http://yeonamblueslee.wixsite.com/yeonamblueslee
- 철길왕갈비살(양념갈비살·양념안창살·왕소금구이): 마포구 와우산로32길, 02)332-9543
- 감나무집기사식당(돼지불백·닭볶음탕): 마포구 연남로, 02)325-8727
- 옥동식(돼지곰탕): 마포구 양화로7길, 010-5571-9915, 춘자대구탕(대구탕): 마포구 월드컵북로1길, 02)334-5787

주변 볼거리
김대중도서관, 뽈랄라수집관, 동진시장, 근현대디자인박물관, 문화비축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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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