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필드 위에 부는 '컬러열풍' 내막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6.07 10: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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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화려한 '색의 전쟁'…남녀가 따로 없다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골프장에 때 아닌 '색의 전쟁'이 벌어졌다. 형형색색 의상은 기본이고 공, 클럽, 가방, 신발 등 각종 용품에까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총천연색이 등장한다. 골프장을 떠올릴 때 흰색 공에 검은색 클럽이란 선입견은 이제 금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여성골퍼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화려한 오렌지색이나 핑크색을 이젠 남성골퍼들도 주저 없이 선택하고 무리 없이 소화하기 때문이다. 그 트렌드를 <일요시사>가 따라가 봤다.  

요즘 골프계는 컬러열풍이 드세다. 골퍼들의 옷차림은 물론 각종 골프용품에서도 화려한 컬러가 붐을 일으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골프는 그동안 복장 규정이 까다로워 개성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지금은 옷과 클럽, 가방, 볼, 신발 등 모든 부분에서 자신의 컬러를 맘껏 뽐낼 수 있다.

프로들이 일으킨 컬러바람
일반 골퍼들에게도 열풍으로

프로선수들도 존 댈리의 엽기바지, 패셔니스타 이언 폴터 정도만이 눈에 띄었지만 지금은 핑크마니아 폴라 크리머와 버바 왓슨, 오렌지 컬러의 리키 파울러, 패션리더 김하늘, 안신애 등 프로선수들도 클럽과 의류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볼도 볼빅의 컬러볼이 등장한 이후 이제는 야간 라운드나 겨울 라운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 됐다. 젝시오의 4컬러 볼도 많은 골퍼들이 찾고 있으며, 캘러웨이도 에이펙스 컬러볼을 생산하고 있으며, 타이틀리스트도 컬러볼 라인을 내놓기 시작했다.

금속 소재의 성질 그대로를 보여주던 골프클럽도 화려하게 바뀔 수 있다는 획기적인 시도 중 하나다. 지난해 코브라 푸마골프의 ZL드라이버와 테일러메이드의 R11과 버너의 하얀색 헤드는 클럽 변천사에 기록될 새로운 아이디어였다. 게다가 성능까지 우수해 프로선수들은 물론이고 아마추어골퍼들 사이에서도 선망의 대상이 됐다.

테일러메이드는 올해도 신제품인 R11S와 로켓볼즈에 화이트 색상을 사용해 인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그러나 업계들의 노력이 화이트에서 그치지 않는다.

코브라에서 새로 내놓은 앰프(APM)시리즈는 모델명을 모두 오렌지색으로 새겼다. 때마침 오렌지색 마니아인 리키 파울러(미국)와 올해 새로 용품계약을 맺으면서 국내에서는 출시되기도 전에 주목받았다. 앰프는 드라이버는 물론이고 아이언과 웨지까지 오렌지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드라이버는 특히 색상에 따라 무게를 달리한 독특한 설계를 내세운다.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헤드의 오렌지 부분은 얇게 처리하고 블랙부분은 15g까지 무게중심을 더 심어 비거리와 탄도를 최적화했다. 화려하게 치장만 한 게 아니라 기술과 디자인을 함께 배려한 점이 눈길을 끈다.

드넓고 푸르른 필드에 흑·백·오렌지·핑크까지 '총천연색' 

클럽, 볼, 옷, 골프화 등 각종 용품에 온갖 색을 입히다 

혼마골프는 '베레스 셀렉트 오더시스템'으로 무려 1800종류가 넘는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헤드가 14색, 샤프트가 12색, 그립이 11색이다.

특히 일부의 헤드, 샤프트에 채용되는 그라데이션 컬러는 일본 사카타공장 장인들이 밑바탕을 칠한 다음 바깥쪽부터 색을 입혀나가는 100%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하나를 만들기 위해 5, 6겹의 덧칠과 도장을 해야 한다. 균일한 두께로 칠하기 위한 고도의 기술도 숨어 있다.

아담스골프의 스피드라인 패스트12는 지난 모델인 F11과 차별화해 이번에는 회색 무광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준다. 클리브랜드의 2012년형 드라이버는 아예 이름을 '블랙'으로 지었다. 이름 그대로 헤드가 검은색이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모델 가운데 가장 가벼운 265g이다.

여기에 국산 샤프트로 세계적으로도 호평받고 있는 MFS의 클럽과 샤프트는 컬러바람에 크게 기여한 브랜드 중 하나다.

흰색과 검은색이 주류를 이루던 골프화 역시 아쿠쉬네트의 풋조이 골프화 '마이조이'처럼 다양한 컬러가 골퍼들을 사로잡고 있다. 일상생활에도 신을 수 있는 에코골프화의 스트리트 시리즈도 인기다.

남자용 핑크 드라이버도 인기다. 버바 왓슨(미국)은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장타부문 1위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313.1야드에 이른다. 주말골퍼의 부러움을 살만한 왓슨은 올 시즌 헤드와 샤프트가 온통 핑크색으로 된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핑의 '핑크 G20'모델이다. 핑은 왓슨이 300야드 이상을 날릴 경우 300달러씩 자선기금을 적립해 6만1600달러를 모았다.

"핑크 드라이버면 어때!"
왓슨 우승 후 문의 폭주

왓슨은 올해 드라이버 평균 거리에서 316.9야드를 날려 1위에 올라 있다. 48회 드라이브샷 을 날려 이 중 37회 300야드를 넘겼다. 1만1100달러를 모금한 꼴이다.

사실 왓슨 정도의 장타자면 칠 때마다 300야드 이상을 날릴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아무리 PGA투어 장타자라고 해도 300야드 이상을 치기가 만만치 않다. 올해 두 번에 한 번꼴로 300야드 이상을 친 선수는 19명뿐이다. 왓슨의 77% 확률은 경이적인 수치다. 300야드 이상 칠 확률 2위에 오른 제이슨 코크락은 67%로 뚝 떨어진다.

당초 이 모델은 남자 골퍼가 소화하기에는 너무 튀는 색상 탓에 비호감 제품으로 분류돼 일반인 대상 판매를 망설였다고 한다.

하지만 왓슨이 4월 첫 주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핑은 5000개의 핑크 드라이버를 한정 생산해 6월 1일부터 출시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소비자 가격은 430달러(약 49만원). 국내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5000개를 한정 발매하며 한국에는 50개가 들어온다. 왓슨은 자선단체 기부를 위해 올 초부터 헤드와 샤프트까지 핑크색으로 칠한 드라이버를 썼다. 왓슨이 300야드 이상 드라이브샷을 때릴 때마다 핑이 300달러를 기부하고 왓슨도 돈을 낸다. 총 100만달러를 모아 미국 피닉스 지역 자선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일반인용으로 제작하는 핑크 드라이버의 판매금액 중 5%도 이 자선기금에 보탠다.

핑을 수입 판매하는 업체의 마케팅팀의 관계자는 "한때 부정적인 반응이 많더니 왓슨의 우승 후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50자루를 수입해 40자루 정도를 판매한 뒤 수익금은 자선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판매가는 보통 G20과 같은 57만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왓슨의 우승으로 국내에서만 120억원의 홍보 효과를 봤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었다.

왓슨의 드라이버는 로프트 8.5도에 44.5인치 샤프트가 장착됐다. 샤프트는 무게를 늘리기 위해 헤드 쪽 부분이 스틸 소재로 돼 있다. 일반 판매용의 경우 오른손잡이용은 로프트 9.5도, 10.5도, 12도이며 왼손잡이용은 로프트 10.5도로 만들어진다. 여성용(로프트 12도)도 나온다.

배상문 블랙 드라이버도 화제
미국에선 살 수 없어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화제를 모은 또 하나의 드라이버는 다름 아닌 한국의 슈퍼 루키 배상문(26ㆍ캘러웨이)의 블랙 드라이버다.

배상문의 블랙 드라이버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미국 골프용품사인 캘러웨이 제품이지만 미국에서는 사려고 해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배상문이 사용하는 드라이버는 레가시 블랙으로 헤드는 검은색이고 페이스는 단조 티타늄으로 된 전통적 형태의 클럽이다. 하지만 판매는 아시아와 호주에서만 이뤄진다. 미국 본토에서는 사려고 해도 살 수 없는 이유다.

배상문이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8강에 오르고,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는 연장전 끝에 공동 2위를 차지하자 이 드라이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자료출처 : <월간골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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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