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특집①> 집권2년차 이명박 정부 넘어야 할 3대 산맥 대해부


이명박 정부의 2년차 집권구상이 섰다. 집권구상의 큰 틀은 ‘경제 살리기’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부터 계속적으로 경제 위기론이 대두됨에 따라 위기론을 한순간에 타파해야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만큼 ‘경제 살리기’는 이 대통령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 여부와 직결되어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연초 개각, 4월 재보궐 등은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 잣대로 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문제도 이 대통령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째. 과연 이 대통령은 곳곳에 숨겨져 있는 핵폭탄을 제거하고 순항할 수 있을까. 2009년 이 대통령이 넘어야 할 3대 산맥을 집중해부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체질을 개선하는 나라만이 살 수 있다. 기업이 됐건 나라가 됐건 거품을 빼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남은 임기 동안 경제 살리기에 온 힘을 쏟을 것이란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경제 살리기를 위한 가시적인 조치가 바로 1급 공무원 물갈이. 부처 간의 협력이 있어야만 경제 살리기 플랜을 가동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연초 개각 성패
첫 단추 잘못 끼면 줄줄이 실패

그러나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작심’에도 불구하고 넘어야 할 산은 산더미다. 특히 연초 개각설이 그 첫 번째 과제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친정체제를 구축할 태세다”, “과거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등의 얘기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연초 개각설에 대한 소문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중앙부처 1급들을 대상으로 일괄사표를 받고 있어서다.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한국수출보험공사 등이 대표적 케이스다.

실제 한전은 지난 5일 부사장, 본부장 등 상임이사 4명의 사표가 전격 수리됐다. 수자원 등 발전자회사 12명도 모두 사표가 수리됐고, 가스공사도 부사장, 지원본부장 등이 대거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른바 ‘노무현 잔재 소탕 작전’인 셈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통치철학을 반영하기 위한 공공부문의 인적쇄신이 ‘1급→차관급→장관 개각’ 순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권 관계자는 “부처 간의 업무 협조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 플랜을 가동한 만큼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며 “연초 개각설은 ‘설’로 끝날 게 아니라 단행할 필요가 있다. 탕평 개각 등이 나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대거 전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만 ‘MB노믹스’를 실천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즉 연초 개각은 이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플랜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관계자의 설명대로 연초 개각에 거론되는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 이재오 전 의원과 이방호 사무총장, 정종복 전 의원,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고 있고, 친정체제로 내각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각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갖가지 파열음이 발생할 수도 있다. 총선에서 낙마한 인사들이 전진 배치될 경우 이 대통령의 입지도 좁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한반도 대운하 전도사로 불리는 이 전 의원과 국토해양부 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류 전 실장 등이 차기 내각에 합류할 경우 친박 인사들과 야권 인사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을 공산이 크다. 또 이들의 복귀는 한반도 대운하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는 것이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의 인사 기용 스타일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내릴 소지가 있다. 강만수 장관 교체론 등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이들을 전진 배치한다면 야당으로부터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직격탄과 함께 집권 2년차 구상은 순식간에 큰 암초에 부딪혀 험난한 항해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4월 재보궐 선거
집권 2년차 구상 첫 번째 ‘심판대’

연초 개각 이외에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4월 재보궐 선거다. 집권 2년차 구상에 접근한 이 대통령의 중간평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한다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은 인정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반해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다면 박희태 대표의 리더십 문제 뿐 아니라 ‘조기 전당대회론’까지 불거질 소지가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 관계자들은 4월 재보궐 선거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다.


사실 이 대통령이 내세웠던 7·4·7 공약 등은 집권 초기 미국발 경제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이미 폐기된 상태다. 그러나 집권 2년차 구상인 경제 살리기를 계기로 MB노믹스를 실천 중에 있다. 여-야간의 대치를 초래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비롯해 신문·방송법, 국가정보원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 수도권 개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4월 재보궐 선거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거물급 인사들의 복귀설 때문이다. 18대 총선 당시 패배했거나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들이 의원직 상실이 유력한 지역구를 중심으로 대거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난무하고 있어서다.

실제 이재오 전 의원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문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의원직 상실형’을 받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입장이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경남 양산과 인천 부평(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남 양산은 허범도 의원의 회계 책임자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벌금 300만원 이상 시 당선 무효)을 선고 받았고, 부평(을)은 구본철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2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또 강재섭 전 대표는 수원 장안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맹형규 수석과 박형준 홍보기관의 수도권 출마설, 이방호 전 사무총장운 강기갑 민노당 대표 지역구인 경남 사천,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정종복 전 사무부총장은 경북 경주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이들이 이 대통령의 측근 인사라는 점이다. 이 대통령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인물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이들은 4월 재보궐 선거에서 ‘기지개’를 펼 계획이다. 아무래도 원외에 활동하는 것보다 원내에서 주군인 이 대통령을 보필하기가 한결 수월한 것이 이유다.

따라서 이들의 당선여부는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와 관련이 있다. 주변 여건이 성숙되어야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런 까닭에 이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 플랜이 국민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면, 이명박 정부는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이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이에 반해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큰 위기에 내몰린 공산이 크다. 향후 국정운영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탄핵’으로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구상은 경제 살리기다. 더욱이 이 대통령은 2009년 혼신의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 여부는 2009년에 판가름 날 것”이라며 “4월 재보궐 선거는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일 뿐 아니라 향후 국정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4월 재보선거는 이 대통령이 넘어야 큰 과제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이는 4월 재보궐선거가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 잣대로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 외에도 10월 재보궐 선거는 이명박 정부의 최종 검증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넘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3>박근혜 관계 회복
  “‘핵뇌관’ 싣고 달릴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넘어야 최대 과제는 단연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회복 문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져야 박 전 대표의 입지가 넓어진다고 말한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서로 ‘공생 공존’할 수 있는 입장이 못 된다는 것.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설만 놓고 봐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친박계 중진 의원의 말이 이를 대변한다. 친박계 중진 의원은 “이 전 의원의 복귀는 말 그대로 계파 ‘전쟁’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의 복귀는 당내 잠복중인 친이-친박간 계파갈등의 발화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문제는 이 전 의원의 복귀가 기정사실화되어 있는 만큼 친박계 인사들이 이 전 의원의 복귀에 반발할 경우 한나라당의 핵분열은 가속화될 소지가 있다. 게다가 이 전 의원이 ‘알아서 조심한다’고 해도 잡음은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특히 친박계 내부에서는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할 것이라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더 나아가 ‘박근혜 4월 중대 결심설’ 등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조용한 행보를 통해 세 확산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내년 초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 때문에 4월 재보궐 선거에서 이명박 정부 실패론이 대두될 시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대권 플랜을 가동할 수도 있다는 게 친박계 한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는 이 대통령과 넘어야 최대 과제라는 얘기인 셈이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2년차 집권구상의 큰 기틀은 경제 살리기다. 그러나 곳곳에 핵폭탄이 설치되어 있다. 연초 개각, 4월 재보궐 선거, 박 전 대표와의 관계 회복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 문제만 무난히 해결된다면 이명박 정부는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치권 안팎에서는 “연초 개각, 4월 재보궐 선거, 박 전 대표와의 관계 문제만 해결된다면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과연 이 대통령이 2009년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핵폭탄을 어떻게 제거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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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