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예감>날갯짓 시작한 '아기독수리' 한화 이글스 투수 최우석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5.07 13: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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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스위치피처' 보시라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2012 팔도프로야구가 4월 초 개막과 함께 6개월여의 대장정에 올랐다. 8개 구단이 펼치는 치열한 승부는 벌써부터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며 역대 최소경기(65경기) 100만 관중 돌파라는 신기록까지 세웠다. 한 달여의 레이스동안 도드라진 실력을 선보인 유망주들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새내기 투수가 있다. 한국 최초의 '스위치피처'를 꿈꾸는 한화 이글스 우완 고졸 신인투수 최우석(20)이 그 주인공. 장충고 에이스에서 프로 데뷔 첫해 홀드왕과 신인왕을 향해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는 '아기독수리' 최우석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한화 대 LG 프로야구 경기를 1시간여 앞둔 지난 1일 오후 5시30분, 3루 덕아웃은 경기를 위해 몸을 푸는 한화 이글스 선수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그들 중에서 눈에 띄게 잘생긴 얼굴로 선배 선수들 사이에서 경기 준비에 한창인 한 선수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한국 최초의 '스위치피처'를 꿈꾸는 고졸 신인투수 최우석(20)이다.

우완? 좌완? '둘 다'

최우석은 태어날 때부터 왼손잡이였다. 이수중학교 시절 투수와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투수는 왼손으로 유격수는 오른손으로 공을 던졌다. 하지만 3학년이 되던 2008년 봄에 왼쪽 어깨부상으로 투수를 그만뒀고 내야수로 장충고에 진학했다.

당시 내야진이 탄탄했던 장충고에는 최우석이 들어갈 만한 자리가 없었다. 이에 유영준 장충고 감독은 최우석이 중학시절 오른손 투구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우완 정통파 투수로 키우기 시작했다.

최우석은 3년 동안 우완 투수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고 한화 입단 전까지 장충고의 에이스 자리를 도맡았다.

한화 입단 후에도 최우석의 페이스는 무너지지 않았다. 프로 공식 데뷔전이었던 지난 4월 20일 삼성전에서 최우석은 첫타자로 맞선 '국민타자' 이승엽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과 3분의2이닝 동안 1실점(무자책) 호투를 펼쳤다.   

최우석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시즌 개막 전부터 남달랐다. 지난 3월20일 벌어진 프로무대 첫 등판인 시범경기 롯데전에서 3회 구원 등판해 2이닝 무안타 1삼진 무실점 퍼펙트 호투를 선보여 기대를 모았다. 앞서 미국과 일본에서 치러진 연습경기에서도 8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3.86으로 호투했음은 물론이다. 11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 9개에 볼넷은 2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한대화 한화 감독도 "고교 졸업생치곤 잘 던졌다. 스프링캠프에서 최우석의 가능성을 봤다.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중간계투요원으로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즌 초반인 현재 최우석은 신입답지 않은 좋은 성적으로 한화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 2일까지 총 3경기에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동안 3실점(2자책), 삼진 2개를 거두며 방어율 3.18로 중간계투 역할을 무난히 소화해내고 있다.

볼 스피드만 해결하면 선발투수도 가능
경기운영능력 탁월, 근성·승부욕 강하다

최우석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 같은 좋은 성적 뿐만이 아니다. 이른바 '스위치피처'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야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우석은 "일단 1군에 자리를 잡는 게 목표"라며 "지금 당장 스위치피처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 스위치피처는 나의 꿈과 목표"라며 조심스러워했지만 지금도 최우석은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왼팔을 단련하고 있다.

구단에서도 그의 꿈을 크게 반대하고 있지는 않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왼팔 훈련에 긍정적인 반응이며 선배 김태균도 "내가 은퇴하기 전까지 꼭 양손으로 던지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최우석을 격려하고 있다.

날개 단 아기독수리

전 세계적으로 스위치피처 즉, 양손투수는 몹시 희귀하다. 프로야구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양손투수로 활약한 선수는 지난 1981년부터 1995년까지 신시내티, 몬트리올, 샌디에이고, 텍사스 등에서 활약한 그레그 해리스가 유일하다. 현역투수로는 마이너리그에서 뉴욕 양키스의 팻벤디티가 유일하며, 국내선수로는 60년대 아마야구 최고 유망주 이원국과 배팅볼투수 백훈이 있다. 최우석이 스위치피처가 된다면 국내 프로야구계에서는 유일무이한 인물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있다. 무엇보다 구속이 아직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욱이 양손 모두 무난하게 140km 이상을 뿌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구단에서도 "제구력·수비·견제력이 좋고 경기운영능력이 우수하다. 슬라이더로 경기를 풀어가지만 변화구의 다양성이 좋다. 근성과 승부욕이 강하다"면서도 "아직 직구 구속이 140km 내외라 힘이 붙어야 한다. 볼 스피드만 향상된다면 선발투수로도 활용할 만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국내 최초의 양손투수를 꿈꾸는 아기독수리 최우석이 자신의 꿈을 이루고 한화 이글스를 대표하는 붉은 독수리로 성장할지 주목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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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