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푸릇푸릇 신토불이 오일장터 탐방-구례오일장

“오메 반갑소!” 전통 가옥 사이로 약초·봄나물 풍성

산수유, 벚꽃이 줄지어 피어나고 지리산 자락의 봄기운도 한창 무르익는다. 구례오일장은 산수유, 당귀, 더덕 등 지리산에서 나는 약재에 온갖 산나물까지 쏟아져 시끌벅적한 봄 풍경을 만들어낸다. 장터는 싸전·채소전·잡화전·어물전 등 구역이 정갈하게 구분돼 있다. 쏟아지는 사투리와 직접 농기구를 달궈내는 대장간 풍경은 장터의 흥을 돋운다. 섬진강 자락의 오일장으로 명맥을 이어 온 구례장터는 끝자리가 3, 8로 끝나는 날 들어선다. 오일장 나들이는 산수유, 벚꽃길이나 화엄사 등 고찰산책과 함께하면 더욱 풍성해진다.

위치: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봄에 떠나는 구례 나들이는 한결 신바람이 난다. 산수유, 벚꽃이 줄지어 피어나고 지리산 자락의 봄기운도 무르익는다. 구례로 가는 봄길이 더욱 들뜨는 것은 오일장 때문이다. 지리산에서 나는 약재에 온갖 산나물까지 쏟아져 시끌벅적한 봄 풍경을 만들어낸다. 

구례오일장은 여느 장터와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구례읍 봉동리 장터는 한식 장옥들로 ‘구수’하게 단장돼 있다. 오일장하면 번잡하고 남루한 모습만 떠올렸다면 이곳에서는 편견이 사라진다. 차가운 시멘트 담벼락과 차양막 아래 골목사이로 난전들이 펼쳐져 있는 퇴색한 모습이 아니다. 장터는 예전에 성했던 모습을 재현하듯 번듯한 장옥내 점포와 좌판들, 정자 앞 골목에 산나물을 늘어놓은 촌부들이 조화를 이룬다. 모습은 깔끔하게 바뀌었지만, 투박한 사투리가 오가고 덤으로 나물 한줌 얹어주는 살가운 정과 풍취만은 예전 그대로다.

번잡하고 남루한 모습의
오일장터 편견은 버리쇼잉

구례오일장은 끝자리가 3, 8로 끝나는 날 들어선다. 장이 서는 날이면 읍내 분위기부터 떠들썩하다. 이른 아침 버스정거장에서 만난 마을 할머니들은 장 보는 것은 뒤로 한 채 안부부터 묻느라 여념이 없다.


장터 초입 골목길로 들어서면 은은한 약재와 산나물 향기가 코를 감싼다. 구례오일장은 예부터 지리산에서 나는 약재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산수유부터 당귀, 더덕, 칡, 생지황 등 약초들이 한가득이다. 듣기에도 생소한 약초를 넌지시 물으면 약재상 주인장은 큰숨 한번 몰아쉬고는 다락 깊숙한 곳에서 한줌 떡하니 꺼내다 준다.

여기에 봄이 무르익으면 지리산 일대의 기름진 땅에서 나는 고사리, 쑥, 냉이 등 산나물들이 곁들여져 골목길이 풍성해진다. 할머니들의 정성스런 손길에 한 번씩 다듬어진 나물들은 한결 먹음직스럽다. 뜨내기손님들이 이것저것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에는 수줍은 미소가 봄 햇살 만큼이나 한 가득이다. 묘목을 파는 나무장수는 “요즘은 매화나무를 심어야 제격이다”며 한 마디 거든다.

구례오일장은 구역이 정갈하게 구분돼 있다. 약재를 파는 곳과 쌀을 파는 싸전이 어우러져 있고 또 다른 골목으로 접어들면 채소전, 잡화전과 어물전이 이어져 있다. 어물전에서 풍겨내는 비린내는 장터 고유의 텁텁한 향기를 만들어낸다. 구례오일장의 어물전은 규모도 제법 크다. 홍어, 민어에서 낙지, 굴비까지 남도에서 나는 해산물이 총집결했다.

골목 사이사이 감초 같은 상점들 역시 분위기를 돋운다. 구례오일장은 특히 대장간이 볼거리다. 시뻘건 불에 낫과 호미를 달구고 두들겨 대느라 이른 아침부터 열기가 후끈하다. 장터에 놀러 온 꼬마들에게는 투닥거리는 대장간 풍경이 마냥 신기하고, 본격적인 밭일을 앞둔 아주머니들은 호미 자루를 꼼꼼하게 쥐어보며 흥정을 하느라 바쁘다.

산나물과 약초는 기본
홍어·민어 등 해산물도 즐비

장터풍경에서 빠질 수 없는 뻥튀기 점포도 세 곳이나 나란히 늘어서 있다. 점포 안은 겨우내 말린 옥수수 등을 간식거리로 튀겨가려는 할머니들의 정담이 정겹게 오간다.

옛 정취가 가득한 구례오일장은 200년 가까이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하동포구에서 시작된 섬진강 물길은 구례까지 닿았고, 조선시대에는 섬진강 뱃길을 따라 타지 상인들도 이곳 구례오일장까지 와서 물건을 거래했다고 한다. 봉동리 장터는 한때 구례 상설장쪽으로 터를 옮겼다가 1950년대 후반 다시 봉동리에 정착해 마을 주민들의 왁자지껄한 만남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구례오일장은 과거에는 목기시장으로도 유명했다. 


인근 화개 오일장이 상설 장터로 변한 이후로는 구례장이 섬진강 줄기에 들어서는 오일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난전으로 유지되던 오일장은 2000년대 중반 전통 오일장을 되살리는 취지에서 30여 동의 한식 장옥과 4동의 정자를 갖춘 모습으로 새롭게 재단장됐다. 최근에는 오일 장터 나들이 코스 때 빠지지 않는 명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장터 구경을 끝냈으면 구례의 봄꽃을 만끽할 차례다. 3월 말 본격적으로 꽃망울을 터뜨린 산동마을 산수유는 4월 초까지 노란 자태를 뽐낸다. 만복대 아래 위치한 산동면 상위마을은 마을을 감고 도는 계곡을 따라 산수유나무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어 ‘산수유 마을’로 불린다. 엄지 손톱만한 산수유 꽃은 한 그루에 수만 송이의 꽃이 빼곡하게 매달리고 가을이면 붉은 산수유 열매를 맺는다. 마을 산책을 끝낸 뒤 주민들이 파는 따뜻한 산수유차 한잔 마시면 몸은 봄날처럼 노곤해진다. 산수유가 시들 무렵이면 섬진강 벚꽃길이 17, 19번 국도를 따라 수를 놓는다. 4월 초, 중순이면 하얀 벚꽃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오래된 사찰과 한옥에서도
완연한 봄기운 묻어나

 
오래된 사찰과 한옥에서도 완연한 봄기운은 묻어난다. 지리산 자락의 화엄사는 백제 성왕 때 창건된 1500년 세월의 고찰이다. 경내에는 국보 4점, 보물 5점 등의 문화재가 보존돼 있으며 템플스테이가 가능하다. 토지면의 운조루, 곡전재 등 구례의 옛 한옥들 역시 풍취를 더한다.

조선 후기 양반 고택의 멋을 잘 살려낸 운조루는 대청마루 앞에는 동백꽃이, 대문밖 연못에는 소나무 한그루가 단아하다. 운조루 건너편, 높은 돌담과 대나무숲이 인상적인 곡전재는 하룻밤 묵어가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구례읍내 농업기술센터에는 야생화 압화전시관, 잠자리생태관, 농경유물전시관이 있어 자연이 만들어 내는 신비로운 세계를 함께 관찰할 수 있다. 지친 여행의 피로는 산동마을 초입의 지리산 온천에서 풀면 좋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코스
구례오일장 → 산동면 산수유 마을 → 화엄사 → 운조루

♣1박2일코스
첫째날 : 구례오일장 → 운조루 → 곡전재 → 화엄사(템플스테이)
둘째날 : 산동면 산수유 마을 → 지리산 온천 → 압화전시관

♣대중교통
[기차] KTX : 서울역↔구례구역 1일 2회 운행 3시간 소요(새마을호 4회, 무궁화호 18회 운행)
[고속버스] 서울남부터미널에서 구례행 버스 하루 7~8차례 운행(3시간 소요)

♣자가운전
천안논산고속도로 → 호남고속도로 → 순천완주고속도로(27번) 이용 → 구례화엄사IC → 읍내터미널 방향

♣축제 및 행사
산수유축제 : 매년 3월 말
섬진강변 벚꽃축제 : 매년 4월 
지리산 남악제 : 매년 4월 
피아골단풍축제 : 매년 10월 말 또는 11월 초

♣주변 볼거리
사성암, 천은사, 섬진강 어류생태관, 동편제전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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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