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안방 예능 독식자’ 신동엽

  • 정혜경 jhk@ilyosisa.co.kr
  • 등록 2012.03.26 20: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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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접수한 ‘국민MC’…안녕하시렵니까~

[일요시사=정혜경 기자] 신동엽이 <강심장>의 새 MC를 맡게 됐다. 일찍이 <강심장>의 구원투수로 거론돼 왔던 그였다. 집단 토크쇼인 <강심장>의 성격상 전체 출연자를 이끌어가면서 순발력 있게 대화를 풀어가는 화술과 감각에서 신동엽이 최고 적임자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결정은 쉽지 않았다. 빡빡한 스케줄 때문이었다. 신동엽은 고민을 거듭하다 최근에야 <강심장>의 새 MC직을 수락했다. 신동엽은 현재 다수의 프로그램을 맡아 최고의 ‘국민MC’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심장>의 MC로까지 나서게 되면서 안방 예능의 새로운 ‘독식자’로 떠오르고 있다.

바쁜 스케줄에 선뜻 결정 내리지 못하다 최종 합의
입담과 재치, 순발력에 연기력까지 갖춰 ‘완전무결’

신동엽이 <강심장> MC 이승기의 후임으로 투입, 앞서 MC직을 수락한 이동욱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지난해 9월 잠정은퇴를 선언하면서 하차한 강호동 빈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신동엽은 <강심장> MC 제의를 받았으나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유는 바쁜 스케줄 때문이었다. <강심장> 녹화 일정에 맞추려면 현재 맡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하차하거나 혹은 촬영 일정 변경의 양해를 얻을 수 있어야만 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신동엽은 제작진과 최종 조율을 마치고 지난 23일 합류를 결정했다.

대다수 시청자들
SNS 통해 반색

신동엽의 MC 발탁소식에 대다수 시청자들은 반색을 표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각종 SNS를 통해 “이제 강심장 봐야겠다” “허를 찌르는 재치멘트, 살신성인 멘트 기대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반응들은 그간 식상했던 <강심장>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도 볼 수 있다. <강심장>은 강호동 하차 이후 무게감이 없어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강심장>은 프로그램 제목에까지 강호동의 성씨가 들어갈 만큼 그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 함께 진행하던 이승기가 급하게 수혈에 나서긴 했지만 그의 대체자는 되지 못했다.


신동엽은 일찍이 <강심장>의 구원투수로 거론돼 왔다. 제작진은 집단 토크쇼인 <강심장>의 성격상 전체 출연자를 이끌어가면서 순발력 있게 대화를 풀어가는 화술과 감각에서 신동엽이 최고 적임자라고 여겨 꾸준히 설득해 왔다.

실제 신동엽은 입담과 재치, 순발력에서는 어떤 MC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뛰어나다. 말만 매끄럽게 잘 하는 게 아니라 예능에 적합한 이야기꾼이다. 또 진지하게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때로는 약간 깐족거리기도 하는 재간둥이다. 그런데도 보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하는 기술을 지녔다.

특히 일명 ‘섹드립’으로 통하는 선정적인 농담은 신동엽의 전매특허다. 이런 개그는 분위기를 어색하기 만들기 십상이다. 하지만 신동엽은 기분 나쁘지 않고 분위기를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웃음을 만들어낸다. 신동엽만이 구사할 수 있는 아슬아슬한, 그러나 선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농도 짙은 유머다. 신동엽은 MC로서는 드물게 연기력까지 갖췄다. 과거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과 <헤이헤이헤이>에서 신동엽은 최고의 코믹연기를 보여줬다.

신동엽은 그간 많은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신동엽의 재치와 물 흐르는 듯한 진행은 강호동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진행을 보여주며 무게감을 더할 것이란 평가다.

신동엽은 1991년 SBS 특채 개그맨으로 출발했다. SBS 개국과 함께 데뷔 초부터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SBS가 신생 방송국이기 때문에 앞날에 대한 기대도, 걱정도 컸지만 무조건 열심히 했다. 덕분에 사랑도 많이 받았다. 그 끝에 2002년, 2003년 KBS 연예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늘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다. 위기는 1999년 찾아왔다. 대마초 사건으로 인해 승승장구 하던 시절을 마감하게 된 것. 신동엽은 당시에 대해 “당시 대마초가 크게 범법행위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주변에 대마초를 하는 사람을 보면서 별 생각 없이 그랬던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동엽은 “사람이 눈에 뭐가 쓰일 때가 있다”며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고 후회했다.

일찍이 <강심장>
구원투수로 거론


사건 후 신동엽은 방송 활동 재기에 성공,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던 지난 2005년 다시 한 번 위기가 찾아왔다. 신동엽이 돌연 잘 나가던 방송을 접고 기획사를 차리면서다. 1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가 아닌, 3보 전진이라는 진일보한 전략이었다. 신동엽은 “솔직히 말해서 한 눈을 팔았다”며 “더 좋은 세상이 있는 줄 알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업을 위해 <해피투게더> 등 진행하던 프로그램도 그만 뒀다. 신동엽은 “예능이 드라마나 가요 등에 비해 훨씬 힘든 것 같았다”며 “예능의 위상을 높이려 역량 있는 MC들을 모아 방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려 했다”고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오직 방송 하나로 승승장구 해오던 30대 청년에게 사업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예상치 못했던 인간관계와 금전문제가 복합적으로 그를 짓눌렀고, 손해를 줄이고자 시작한 신발 사업 역시 난관에 부딪쳤다. 끝을 알 수 없는 터널이었다.

이에 대해 신동엽은 “이 터널이 언젠가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터널이 아니라 땅굴이 아닐까 싶었다”며 “사업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고 했다. 신동엽은 이어 “밑에 금광, 금이 한가득 있다고 믿고 밑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금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쓰레기만 잔뜩 쌓여 있었다”며 “조금 더 곡괭이질을 했으면 자칫 쓰레기 더미에 빠졌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결론 끝에 ‘사업가’ 타이틀을 내려놓고 개그맨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에 들어 리얼 버라이어티 바람이 방송가를 강타하면서 유재석, 강호동이 예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신동엽은 진행자와 게스트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는 부진함을 보였다. 게스트의 말을 충분히 듣고 말하는 스타일이라 사방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리얼 예능에서는 효율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신동엽이 주춤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감각이 떨어졌다, 트렌드를 따라오지 못했다는 냉혹한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신동엽은 늘 마이크 앞에 서 있었다.

대마초·사업실패 등 시련 딛고 일어나 전성기 구가
특히 오디션 버라이어티에서 독보적인 능력을 발휘

그 끝에 신동엽은 매주 월요일 방송되는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진행을 맡아 SBS <힐링캠프>와 1, 2위를 앞다투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 방영되는 KBS <자유선언 토요일-불후의 명곡2> 또한 두 자리 시청률로 잘 이끌어내고 있다. 이 외에도 종합편성채널 JTBC <신동엽 김병만의 개구쟁이> 케이블채널 KBS Joy <더 체어 코리아2>의 진행 역시 맡아 위트 있으면서도 안정감 있는 진행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단 0.1%의 시청률에도 사활을 거는 예능 구도에서 동 시간대 1위를 연거푸 거머쥐자 신동엽의 내공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됐다.

신동엽은 특히 오디션 버라이어티에서는 독보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차별성은 참가자 사이에서 생기는 긴장감이다. 신동엽은 그 긴장감을 순식간에 웃음으로 바꿀 줄 아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오디션 예능을 기계적으로 진행만 한다면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동엽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적재적소에 유머를 찔러넣어 <키앤크>와 <불후 2>를 스포츠 프로그램이나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재미있는 예능물로 만들어냈다.

신동엽이 변화무쌍한 예능 트렌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요인은 탁월한 ‘입담’에 있다. 기본적으로 말을 잘하는 진행자는 예능 트렌드가 바뀌어 일시적으로 뒤처질 수는 있어도, 언젠가는 살아나게 마련이다. 신동엽도 한물간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기본적으로 말을 잘하면서도 재미있게 하는 탁월한 이야기꾼인 데다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 진행 경험에서 터득한 순발력이라는 ‘원천 기술’을 지녔기 때문이다.

살아남을 수 있던
요인은 탁월한 ‘말발’

최근 신동엽의 활약상에 대해 방송가에선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 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동엽은 <강심장>의 MC로까지 나서게 됐다. 호랑이가 날개를 단 형국이다. 안방 예능의 ‘독식자’ 탄생을 예감해도 무리가 않을 정도다. 과연 신동엽은 <강심장>에서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큰 웃음을 줄까. 팬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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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