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표류하는 ‘방통호’ 새 선장 이계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 정혜경 jhk@ilyosisa.co.kr
  • 등록 2012.03.14 10:59:33
  • 댓글 0개

말 많고 탈 많은 방통위 ‘구원투수’ 될까?

[일요시사=정혜경 기자] 이계철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9일 첫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현재 방통위 수장 자리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후보에 오른 많은 이들이 손사래를 쳤다. 이런 가운데 이 위원장이 방통위 구원투수로 나섰다. 곡절이 많았지만 일단 방통호의 키는 잡았다. 그는 과연 ‘말 많고 탈 많은’ 방통위를 잘 추스르는 멋진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한국통신 사장 역임하며 KT 민영화의 초석 다져
인사청문회 앞두고부터 이미 자질논란 일기 시작

이계철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행정고등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전라북도 남원우체국장과 체신부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쳐 1994년부터 3년간 정보통신부 차관직을 수행했다.

이 위원장은 통신시장 개방을 앞두고 경영혁신의 적임자로 지목돼 1996년부터 5년간 KT의 전신인 한국통신 사장직을 역임했다. 이어 한국통신이 출자기관으로 전환된 1997년 12월에 초대 공채사장으로 다시 선출됐다.

3년간 정통부
차관직도 수행

당시 이 위원장은 곧바로 경영진단을 실시했고, 1999년부터 적자로 반전될 것이라는 결론을 접했다. 이에 정부투자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사장과 사업부서장 간에 경영목표를 세워 계약을 맺는 경영계약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하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또 24억9000만 달러의 해외 DR을 발행하는 등 KT 민영화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ISDN을 포기하고 ADSL로의 전환으로 초고속인터넷 사업의 기틀을 마련한 것 역시 이 위원장의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이 위원장은 당시 임기를 4개월 앞두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사장 사임을 놓고선 정부와의 불화설 등이 업계에 회자됐다. 정부 측이 희망해 온 동기식 IMT-2000 사업신청을 한국통신측이 거부한데 따라 정부와 마찰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이 위원장은 “임기 전 사임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어떤 곳에서도 외압을 받은 적이 없다”며 “IMT 등 주요 현안들을 새 사장이 처음부터 맡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한국통신 사장에서 물러난 이 위원장은 이후 정보통신진흥원과 한국정보보호진흥원(현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전파진흥원(KCA) 이사장직을 역임하며 정보통신업계 연구 등을 총괄했다.

이 위원장은 기억에서 멀어져 갔다. 그러던 지난달 14일 이명박 대통령은 이 위원장을 방송통신위원장에 내정하면서 그의 이름이 다시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청와대는 이 위원장의 인선 배경에 대해 “철저한 자기관리와 강직한 성품으로 조직 내외로부터 신망이 높아 각종 현안을 해결해 나갈 적임으로 평가했다”며 “오랜 공직생활과 풍부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를 중립적 위치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 측에서도 이 위원장이 원칙과 소신을 강조한 인물인데다가 체신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정통 관료출신으로 정치색이 없기 때문에 무난하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부터 자질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대부분 전문성과 도덕성 등에 대한 의구심이다. 특히 방통위가 최시중 전 위원장 및 정용욱 전 정책보좌관의 비리 의혹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상태여서 논란은 더욱 거셌다.

우선 이 위원장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KT와의 관계를 문제 삼았다. 이 위원장이 이석채 KT 회장이 정통부 장관이었던 시절, 차관을 맡았던 데다, 현재 이 위원장의 장남이 KT에 재직 중이어서다. 또한 이 위원장도 KT의 전신인 한국통신 사장을 역임한 후 KT의 퇴직 사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사우회의 회장직을 맡는 등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디어행동과 전국언론노조 등 시민단체 인사들은 “현 정부 들어 2G 서비스 종료 등의 사례를 봤을 때 방통위와 KT의 유착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이런 중에 KT 사장 출신이면서 이석채 회장과 가까운 관계에 있는 이계철을 임명하는 것은 편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정부기관에 근무 당시, 전 KTF 협력업체에 일하면서 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이 내정자가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이사장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이사장을 겸임할 당시 글로발테크에 근무하며 3억여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폭로한 바 있다.


뇌물수수 의혹
고려대 출신도 문제

고려대 출신이라는 점도 문제가 됐다. 이 대통령의 ‘고대 인맥 챙기기’ 인사라는 고질적인 병폐가 또 드러났다는 지적을 받은 것. 또 정부가 강조한 이 위원장의 통신 분야 전문성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 위원장이 과거 정통부 차관을 지내는 등 다양한 정책 활동의 중심에서 일한 바 있지만 과거 정책들과 현재의 정책들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 배워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

이처럼 이 위원장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무난한 인사 통과가 힘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그리고 이런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인사청문회에서 소신 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 모진 매를 맞아야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장이 되면 검토해보겠다” “설명만 들었다” “(방통위 업무에)생소한 부분도 있다” “의원님들께서 처리를 해달라”는 식의 답변을 내놔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 위원장은 지상파 재송신 제도 개선, 방송사 파업, KBS 수신료 인상, 미디어렙법 등 방송통신 현안에 대한 질의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취임하면 검토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수준이었다. 특히 후보자 임명 이후 인사청문회까지 방통위 설립의 근간이 된 방통위 설치법을 한 차례도 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위원장은 또 지난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유관 업체에 고문으로 근무하는 동안 받은 거액 고문료의 부적절성과 로비 의혹 등에 대해서도 명쾌히 해명하지 못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준비가 덜 됐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안형환 의원은 “(질의한 현안들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공부를 좀 더 하셔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으며 정장선 의원은 “정연주 KBS 사장 사건에 대해서도 너무 준비가 안 돼 있다”고 꼬집었다.

청문회서 소신 답변 내놓지 못하면서 모진 매
일단 취임은 했는데…현안 산적 “고생문 훤해”

김성동 의원 역시 “인사청문회는 이러저러한 계획을 펼치겠다는 소신을 말해야 하는 자리로 업무 숙지과정이 있어야 하지만 계속 앞으로 취임하면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얘기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조순형 의원도 이 위원장에게 방통위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을 보고 나왔냐고 물은 후 “최소한 몇 가지 법률은 검토하고 나왔어야 했다”며 “전부 설명 들었다고만 하니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일침을 가했다.

와이브로를 활성화 하겠다는 이 위원장의 답변에 이상민 의원은 “현재 개도국 몇 개국만 와이브로 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괜히 했다고 불만을 내놓는데 뭘 어떻게 활성화 하냐”며 “활성화 방안 찾기가 보물찾기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결국 민주통합당은 이 위원장에게 “무능 무책임 무소신 무철학 무비전의 ‘5무(無)인사’”라는 평가를 내리며 보고서 채택 거부를 선언했고, 여당 또한 총선을 앞둔 상황 속에서 6일로 예정됐던 회의를 단독으로 개최할 의지를 보이지 않아 보고서 채택은 자연스레 불발됐다.


결국 이 대통령이 국회 임명동의 없이 방통위원장에 임명하면서 이 위원장은 지난 9일 오후 4시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이 위원장은 향후 최 전 위원장의 잔여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2년가량 남아있지만 올해 대선 일정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연말까지 방통위원장직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위원장 앞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코앞에 닥친 총선과 연말 대선에서 공정 방송을 구현하고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방통위원장의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다가올 정치적 압박도 견뎌야 한다.

아울러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정치권의 통신비 인하 요구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과제다. 벌써 여권에서는 ‘통신비 20% 인하’가 선거공약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올 한 해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아날로그TV방송 종료와 디지털 전환 정책은 이 위원장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때문에 업무현황 파악과 추진을 동시에 해야 하는 강행군이 예상된다. 다만, 이 위원장이 정통부 차관 출신의 정통관료라는 점은 강점이다. 이밖에도 임시 봉합된 지상파방송 재송신 제도 개선이나 스마트TV로 불거진 망중립성 정책 마련, 와이브로 정책 결정은 올해 이 위원장이 반드시 풀어야 될 숙제다.

여야 합의 없이
대통령이 임명

제도 미비로 사업자 간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재송신은 연말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있어 시급한 현안이다. 또 100만대가 보급된 스마트TV는 그 추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통신-인터넷·콘텐츠 업계 간 분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와이브로의 경우 제4이동통신사업자 선정과 맞물려 방통위가 LTE(Long Term Evolution)와 와이브로 간 4G 정책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방통위 수장 자리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후보에 오른 많은 이들이 손사래를 쳤다. 이런 가운데서 이 위원장이 방통위의 키를 잡았다. 곡절이 많았지만 일단 방통위호에 시동은 걸었다. 과연 이 위원장은 말 많고 탈 많은 방통위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