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 2월에 가볼만한 곳 : 경북 문경

사격하고 짚라인 타고~ 문경의 겨울은 즐겁다

쌀쌀한 날씨 때문에 몸이 움츠려드는 계절. 진부한 운동보다 이색적인 레포츠로 몸과 마음을 동시에 깨우는 활력을 되찾기 위해 경북 문경으로 떠나보자. 문경관광사격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몇 안 되는 클레이사격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클레이사격을 주 종목으로 하는 문경관광사격장은 일반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최신식 장비를 갖춘 곳이다.


클레이사격이란 날아가는 새를 맞추는 영국 귀족들의 사냥에서 유래됐다. 귀족들과는 달리 일반인들은 비둘기를 날려 사격을 했다. 이것이 동물학대라는 비판이 일자 점토로 만든 접시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비둘기 대신 점토접시를 맞추는 클레이사격은 인기 높은 스포츠로 발전해왔다. 클레이사격은 트랩방식과 스키드방식 두 가지가 있는데 문경관광사격장에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영국 귀족들 사냥에서
유래된 클레이사격 만끽

문경관광사격장은 풍광이 아름다운 산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겨울 경치를 즐기면서 주황색 클레이접시가 날아가는 순간 집중력을 발휘해 방아쇠를 당긴다. 접시가 공중에서 분해되는 순간 짜릿한 전율이 온몸을 감싼다. 그동안 몸 안에 숨어있던 각종 스트레스도 함께 분해되는 듯한 쾌감이 느껴진다. 클레이사격은 계절의 구애를 받지 않고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전천후 스포츠지만 차가운 겨울 공기를 마시며 할 때 더욱 상쾌하다.

문경관광사격장은 클레이사격 외에도 권총사격, 공기총사격을 저렴한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다. 사격장에서는 반드시 귀마개와 조끼를 착용하고 안내인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이번에는 짚라인체험장으로 이동해보자.
‘아~아~아~’ 밀림의 왕자 타잔이 나무줄타기를 하며 밀림 속을 공중 질주한다. 이것은 더 이상 만화나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문경의 불정자연휴양림 내에 위치한 짚라인체험장을 찾으면 사계절 어느 때나 즐길 수 있다. 백두대간의 중심인 해발 487m의 불정산 정상에서부터 시작,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을 지나 수많은 수목 위를 날아다니는 짜릿한 공중비행. 짚라인에 몸을 실으면 모험이 넘치는 흥분과 자연을 즐기는 해방감에 흠뻑 빠진다.

짚라인이란 열대 우림지역의 원주민들이 정글 바닥에 있는 뱀이나 독성식물을 피하기 위해 나무와 나무 사이를 줄로 타고 다니며 이동한 것이 기원이다. 줄을 타고 이동할 때 ‘지잎~’하고 소리가 난다고 하여 ‘짚라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자연을 새롭게 즐기는 신개념 레포츠인 짚라인은 고가의 장비나 극기훈련이 따로 필요치 않다. 탑승 시 주의사항과 탑승방법에 대한 설명을 10분 정도만 듣게 되면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짚라인문경의 장점은 계절이나 날씨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폭우가 내리는 날을 제외하고는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문경에서 만나는
새로운 레포츠 ‘짚라인’

 
짚라인은 가족과 친구는 물론 연인들, 직장동료와의 원활한 소통과 친목도모가 필요할 때 안성맞춤인 레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짚라인문경의 프로그램은 총 9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몸풀기 단계인 초급코스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 스피드와 난이도를 높여가며 다이내믹한 쾌감을 증대시키도록 구성돼 있다. 2인의 가이드가 동행해 더욱 안전하고 각 코스마다 재미있는 퀴즈풀기 코너가 있어 한층 즐겁다.

걷기를 좋아하는 여행객들은 문경새재 트레킹에 나선다. 백두대간 조령산을 넘는 문경새재는 사계절 어느 때나 좋지만 하얗게 얼어붙은 계곡과 앙상한 가지 사이로 산의 속내가 드러나는 겨울도 좋다.

주흘관(제1관문)에서부터 조곡관(제2관문), 조령관(제3관문)에 이르기까지 흙길을 걷다보면 옛 선비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많은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단순히 겨울 공기만 마시는 산행이 아니라 새재길 군데군데 남아있는 선비들의 자취와 명망 높았던 옛 학자들의 시까지 음미하며 걷는 길이라서 재미가 쏠쏠하다.

눈썰매타기는 겨울놀이의 대명사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이라면 눈 내린 다음날부터 동네 뒷산에 올라 비닐 장판을 깔고 내리막을 달리던 추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문경새재 입구 왼편에 위치한 사계장썰매장은 슬로프의 길이가 120m나 된다. 눈썰매타기는 동심으로 돌아간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 레포츠로 여전히 인기가 높다. 여름이면 이곳은 물썰매장으로 변신하여 시원함을 선사한다.

문경의 철로자전거는 석탄을 실어 나르던 철길이 쓸모 없게 된 것을 관광자원으로 변모시킨 사례이다. 진남역과 불정역, 가은역이 철로자전거 타기의 출발지이다. 제1코스는 진남역∼불정역(왕복 4km), 제2코스는 불정역∼주평(왕복 3.6km), 제3코스는 진남역∼고모산성(왕복 1.6km), 제4코스는 가은역∼먹뱅이역(왕복 4km) 구간에서 운행된다. 계절에 따라 일부 코스는 운행하지 않는다.

문경 여행 중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온천욕이다. 문경종합온천에서는 지하 900m의 화강암층과 석회암층 사이에서 분출되는 칼슘중탄산 성분의 온천수와 지하 750m의 화강암층에서 뿜어진 알칼리성 온천수를 이용한 온천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칼슘중탄산천은 산소와 접촉되면서 붉고 끈끈한 황토색으로 변하는데 이 온천수는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각종 질병인 통풍, 심장병, 알레르기성 피부염, 관절염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칼리성 온천수 역시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소화기 및 비뇨기 질환에 효과가 있는 보양온천수다. 겨울철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아 만성 류마티스나 동맥경화, 만성피로가 심해질 때 부모님과 함께 찾는다면 효도여행으로 더없이 좋다.

온천욕도 즐기고
상설재래시장도 들르고

 
문경에서 전통시장을 가보고 싶다면 점촌중앙시장을 찾아간다. 문경과 상주, 영주 등지의 주민들이 즐겨 찾던 상설재래시장이다. 1950년대에 문을 연 점촌중앙시장은 몇 번의 개량을 거쳐 현재 최신식 아케이드 형식으로 말끔히 단장했다.

120여 개에 이르는 점포에서는 일상생활용품인 옷, 그릇, 이불, 공산품과 문경사과, 오미자, 산나물 등 문경시의 특산물을 주로 판매한다. 봄이면 신선한 산나물이 쏟아져 나오고 가을이면 맛좋은 사과와 곶감 등을 살 수 있어 주변 사람들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문경시에서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시장 안 어느 점포에서나 원하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점촌역도 문경의 새로운 나들이 명소 반열에 들었다. ‘아롱이’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명예역장을 맡아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점촌역에는 2010년 이색적인 기차전시공간도 들어섰다. ‘아트 트레인-예술과 기차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점촌역 2층에 3개의 전시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점촌역을 방문하는 가족들에게 기차여행과 예술의 꿈을 함께 안겨주려는 뜻이 담겨있는 곳이다.

제1전시관은 ‘명화와 함께 떠나는 기차여행’, 제2전시관은 ‘장난감들의 숨겨진 비밀’이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세계 명화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패러디한 디오라마를 감상하면서 기차를 기다리는 지루함을 덜어낼 수 있다. 전시관 관람을 하려면 역무실에 문의하면 된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코스
문경관광사격장 → 짚라인체험 → 철로자전거체험 → 고모산성 답사
문경새재 트레킹 → 눈썰매장체험 → 문경도자기전시관 → 문경관광사격장

♣1박2일 코스
①첫째 날 :  문경관광사격장 → 짚라인체험 → 철로자전거체험 → 문경종합온천
②둘째 날 : 문경새재트레킹 → 눈썰매장체험 → 문경도자기전시관 → 점촌역 아트트레인 관람

♣대중교통
동서울터미널-점촌 30분 간격 버스 운행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여주분기점 →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나들목 → 문경관광사격장
경부고속도로 김천분기점 →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나들목 → 문경관광사격장

♣먹거리
소문난식당 : 문경읍, 묵조밥, 054-572-2255 새재할매집 : 문경읍, 산채비빔밥, 054-571-5600
목련가든 : 문경읍, 두부, 054-572-1940 진남매운탕 : 마성면, 민물매운탕, 054-552-7777
문경온천한우 : 문경읍, 한우, 054-572-0824

♣주변 볼거리
대야산자연휴양림, 용추계곡, 선유동계곡, 쌍룡계곡, 운달계곡, 봉암사, 김룡사, 대승사, 의병대장 이강년기념관, 문경석탄박물관, 가은오픈세트장, 전통문화마을 성보촌, 경천호, 고모산성, 하늘재, 문경활공랜드, 문경도자기전시관, 유교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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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