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역습나선 이명박 ‘회심의 카드’

‘가카’ 향한 똥침들에 서슬 퍼런 칼 빼들었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MB정부에 파란의 전주곡이 서서히 울려 퍼지는 양상이다. 임기 말 화수분마냥 대형 악재가 끝도 없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통령 본인마저 의혹의 중심에 서면서다. 민심은 바닥을 치고 검찰의 칼날은 예사롭지 않다. 야권은 맹공을 가하고 여권마저 MB에 선을 그은 상태다. 하지만 맷집으로 단련된 MB도 막판스퍼트를 올리기 시작하며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태세이다. 아직 서슬 퍼런 칼자루를 쥐고 있는 ‘현재권력’ MB의 반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권력이 미래권력 방해하면 필패 불문율…MB 칼날 관심집중
퇴임 이후 2013년을 생각한다? MB ‘안전판 구축’에 ‘물심양면’
 
이명박 대통령의 역습이 시작된 모양새다. 그간 이 대통령은 집권 4년차 레임덕에 빠져 허우적대며 수난의 시간을 보냈다.
 
악재만 터졌다하면 이 대통령의 핏줄과 측근들이 배후 ‘0순위’로 거론되며 비난여론이 들끓었고 민심은 바닥을 쳤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에게 국정파탄의 책임을 물어 탈당 압박을 가한데 이어 야당에서는 탄핵까지 운운하던 실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 대통령의 작심행보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이 대통령이 본격 정국 현안에 여야를 싸잡아 비판하고 입법에 제동을 거는 등 공세를 취하면서다. 
 
게다가 퇴임 후 안전판 구축 작업에도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임기가 1년이나 남은 현재권력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쥔 칼자루의 향방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MB, 정치권 기선 제압
대국민 사과 카드 만지작
 
먼저 이 대통령은 총·대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선심성 공약에 대해 선제공격을 가하며 기선제압에 나선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그간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에 대해 그저 지켜보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포퓰리즘’으로 지적받는 ‘저축은행특별법’ 등이 통과될 경우 법질서를 해치는 등 사회에 미칠 파장을 이유로 본격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저축은행특별법 등 불합리한 법안에 대해 입법 단계부터 각 부처가 적극 대처하라”고 지시한 것. 본회의에 통과하면 최종단계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 대통령은 야권을 향해서도 포문을 열었다. 앞서 지난 8일 민주통합당 등 야권이 한미FTA 발효 정지와 전면 재검토를 요청한 서한을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달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날을 세운 것.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세계가 경쟁하고 있고, 모두가 다 미국과 FTA를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발효도 하기 전에 폐기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며 “민주화 시대에, 과거 독재시대도 아니고 외국대사관 앞에 찾아가서 문서를 전달하는 것은 국격을 매우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갖가지 파장을 일으켰던 잡음들에 대해 진솔하게 해명하고 ‘대국민 사과’카드까지 꺼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 대통령이 오는 22일 취임 4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통해 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논란, ‘형님’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 자신과 친인척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등 각종 비리에 연루된 측근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하고 사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 그은 미래권력 박과
후계구도 구축 나선 MB
 
이는 정권심판의 의미가 짙은 4·11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민심 이탈의 가속화를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진솔한 해명과 사과를 통해 화해의 손을 내밀어 민심 수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조만간 후계구도 구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 상태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MB정부와 선긋기를 공식화함으로써 이 대통령으로서도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인식에서다.
 
박 위원장은 지난 15일 라디오 정당 대표 연설에서 “저와 새누리당은 잘못된 과거와는 깨끗이 단절하고 성큼성큼 미래로 나가겠다”며 “이번 총선은 과거에 묶이고 과거를 논박하다 한 발자국도 앞으로 못 나가는 선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전진하는 총선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 대통령과의 단절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야권이 정권탈환 후 MB정권 심판을 단단히 벼르는 가운데 박 위원장마저 등 돌리는 모양새를 취하자 이 대통령에게는 퇴임 후 안전판 마련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때문에 이 대통령이 직접 ‘박근혜 대항마’를 물색할 것이라는 얘기다. 친이 직계로 꼽히는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에 이어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등의 이름이 후계자 명단에 거론되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현재권력이 정권재창출은 장담 못해도 미래권력을 방해하면 필패구도라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이 대통령은 아직 칼자루를 손에 쥔 현재권력이다. 때문에 박 위원장이 이 대통령을 계속해서 벼랑 끝으로 몰아갈 경우 이 대통령도 언제든 박 위원장을 위협할 수 있는 카드를 쥔 셈이다. 
 
이른바 ‘MB맨’들이 MB정부의 공과를 떠안으며 심판받겠다고 4·11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도 이 대통령으로서는 눈물겨운 대목이다. ‘MB맨’들은 이 대통령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쌓아놓은 유산(?)이 물거품 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최전방으로 속속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여야 싸잡아 날선 비판, ‘포퓰리즘’에 본격 제동 건 MB의 작심  
MB가 쌓은 유산(?)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 뛰어든 MB맨 출사표 
 
사실상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MB정부 실정 주역들의 ‘용퇴론’이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MB측근들이 철저히 배제되면 ‘공천학살’ 반발로 당의 분열위기와 더불어 박 위원장의 대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친이계가 공천학살을 당하고 탈당과 무소속 출마로 대거 생존할 경우 이 대통령에 힘을 실어 막바지 국정운영에 탄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친이계의 좌장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수성전에 나선다. ‘MB아바타’로 불리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종로 또는 동대문 출마를 저울질 중이고,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부산 수영구 출마를 선언했다. 
 
MB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 전 수석은 서울 강남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미 FTA로 이 대통령과 보조를 맞춘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교섭본부장 역시 강남을 출마를 고심 중이다. 
 
‘왕차관’으로 불린 박영준 전 차관은 대구 중남구에, MB대선캠프 외곽조직을 이끌었던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부산 사상구에,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부산 연제구에 깃발을 꽂았다. 
 
'용산참사' 진압을 지시했던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도 경북 경주에서 출마할 예정이다. 친이계 초선인 진성호 의원과 신지호 의원은 각각의 지역구인 중랑을과 도봉갑 수성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내곡동 사저' 논란은 대통령 본인이 연관된 것이기에 폭발력이 큰 사안이다. 때문에 총선의 결과에 따라 야권에서 내곡동 사저에 국정조사 및 특검을 추진할 경우 이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이 커진다. 때문에 이 대통령은 형사소추에 대한 방패막이 구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재임 시 개인비리로 형사처벌이 예약된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이 대표는 김인종 전 대통령실 경호처장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형사처벌 되는 명의신탁을 대통령이 직접 했다”는 폭로를 결정적 증언으로 ‘대통령 고발장’을 작성해 적당한(?)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의 딜레마
MB 처치여부 고심 
 
특히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미 사법부와 검찰에는 MB맨인 ‘권재진-한상대 카드’가 있는 만큼 변호인단 구성이 관건이 된다. 가장 유력한 변호인단은 법무법인 ‘바른’이 꼽히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은 법조계에서 MB정부의 ‘법률 전담법인’이라 불릴 정도로 MB정부 출범 전부터 최근까지 여권과 관련된 소송을 독식해 왔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불거진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을 두고 이 대통령의 처남인 고 김재정씨의 변호를 담당한 곳이 바른이다. 바른은 BBK 사건을 직접 담당한 강훈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형사소추는 대통령의 재임기간에는 면제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퇴임 후 이 대표의 고발장 접수로 즉시 조사가 이뤄질 경우 일각에서는 MB소방수로 바른이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기 말 갖가지 악재가 겹치며 레임덕의 가속화와 정치권의 공세가 이어지며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이 대통령.
 
하지만 임기가 1년이나 남은 현재권력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쥔 칼자루의 향방에 따라 권력구도의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농후한 상태다. 
 
이제 본격 역습에 나선 이 대통령의 칼끝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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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