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 제왕’ 주병진의 귀환

12년 만에 돌아와 ‘절대 입담’ 보여줄까

[일요시사=정혜경 기자] ‘토크쇼의 제왕’ 주병진이 MBC <주병진 토크콘서트>의 주인으로 돌아왔다. 온갖 구설에 시달리며 방송가를 떠난 지 장장 12년만이다. 연예인은 물론 사업가로도 화려한 삶을 살다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진 주병진. 그 간의 상처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는 그가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왔다. ‘방송인이라서 받은 눈총 방송으로 씻어내겠다’  주병진의 지난날과 오늘을 따라가 봤다.

<토크콘서트>서 ‘정통 토크쇼’ 선보일 예정
연예인은 물론 사업가로도 화려한 삶 살아

지난달 28일 경기도 일산시 MBC드림센터 다목적홀에서 <주병진 토크콘서트>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병진, 권석 CP, 최현정 아나운서, 안인배 콘엔미디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주병진은 오랜만에 여는 기자간담회에 다소 위축된 듯 보였지만 금방 안정을 되찾고 조리 있게 질문에 답을 하는 등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였다.

다소 위축된 모습
금방 안정 ‘베테랑’

자신을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엔 책임감이 따른다.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적지 않은 고민을 한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주병진은 프로그램을 맡게 된 결정적인 동기에 대해 “12년 동안 냉동상태로 지내는 것을 벗어나기 위해 탈출방법을 생각했다.

총 네 가지 방법을 생각했는데 첫 번째는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피하는 것이었다. 세 번째는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활동하는 것이었고, 마지막으로 편안하게 생을 끊는 방법도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고심 끝에 그는 결국 방송활동을 돌파구로 정했다. 그리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몸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젊은 시절 못지않은 얼굴과 몸매를 유지할 수 있었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주병진은 “꾸준한 운동을 통해 몸을 다졌다. 주변에서 ‘좋은 일 있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그때 자신감을 얻었다. 방송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는 꿈이 다시 생긴 것 같다. 12년의 세월동안 멈춰있었는데,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쉬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주병진은 이번 <주병진 토크콘서트>에서 ‘정통 토크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긴 세월동안 방송환경은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으로 바뀌었다. 주류를 따르기보다 자신의 개성을 십분 살린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를 사로잡는다는 게 주병진의 계획이다.

주병진은 “제 생각에 몇 년 사이에 오락프로그램이 자극적인 쪽으로 치우친 것 같다. 그런 프로그램도 공존이라는 단어 안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제 프로그램이 등장해 균형을 맞춰 시청자에게 균형 잡힌 시청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주병진 토크콘서트>는 게스트들이 가장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주병진과 최현정 아나운서는 게스트의 진솔한 이야기를 끄집어 낼 예정이다.
 
기존 변칙 토크쇼의 틀에서 벗어나 시청자와 관객이 감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목표다.

주병진은 “기존 연예인 뿐 아니라 정치인, 기업인 등 명사들과 일반인 중에서도 감동적인 사연을 가진 분들을 모실 예정이다. 누구든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명사가 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작사가 거는 기대도 대단했다. 사회자와 프로그램의 계약기간은 통상 6개월이지만 주병진은 1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외주제작사 코엔의 안인배 대표는 “주병진씨가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겸손함을 보이셨는데, 제작진은 아니다. 6개월 정도만 지나면 타 방송국 프로그램과 어깨를 나란히 할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주병진의 첫 녹화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주병진은 녹화직전까지 자신을 믿지 못했지만 녹화가 진행될수록 예전 실력을 발휘했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주병진씨가 처음엔 녹화에 대해 부담감이 컸는데, 시간이 갈수록 매끄러운 진행 실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 방송을 통해 화려하게 복귀한 주병진은 지난 1977년 MBC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래 1980~90년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 <주병진의 나이트 쇼> <주병진의 데이트 라인> 등을 통해 ‘국민 MC’로 활약을 펼치며 ‘개그계의 신사’로 큰 인기를 모았다.

또 ‘연예인 사업가 1호’인 주병진은 속옷 전문업체 ‘좋은사람들’을 설립, ‘보디가드’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고 연 매출 1200억대의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연예인은 물론 사업가로도 화려한 삶을 살았던 주병진. 그의 인생에 암운이 드리워지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병진은 한 여대생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연예계는 말 그대로 ‘발칵’ 뒤집혔다. 자타공인 방송계의 신사가 저지른 성폭행 사건이었다. 주병진에겐 결코 지울 수 없는 불미스럽고 절망적인 사건이었다.

이성미 박미선 이경실 
동료들의 도움 ‘큰 힘’

1심 공판에서 주병진은 유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이와 관련, 주병진은 “그 때의 중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여론은 ‘마녀사냥’식으로 사건을 몰아갔고 숨조차 쉴 수 없는 날들이었다”라고 떠올렸다.
 
누군가 주병진에게 도움이 되려 해도 그 사실만으로 뭇매를 맞던 때였다. 특히 인터넷이 활발해지기 시작하며 잔인한 활자들로 집중폭격을 맞았다. 아무리 진실을 주장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때 주병진에게 손을 내민 이들이 있었다. 코미디언 동료인 이성미, 박미선, 이경실이 바로 그들이었다. 이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사방으로 뛰었다.

이에 대해 주병진은 “지속적으로 싸워나가는 데에 도움이 됐다. 끝까지 나에 대한 믿음을 갖고 쓰러지지 않게 도와준 사람들이다. 가장 힘들었을 때 옆에 있어준 사람들이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주병진과 이들은 고소한 여대생의 주변인과 목격자를 만나 하나둘씩 진실을 밝혀내기 시작했다. 어떠한 과정을 거쳐 ‘성폭행 사건’으로 포장되고 뒤바뀌었는지가 서서히 알려지게 됐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이 무려 2년여. 2003년 주병진은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세상에 진실이 알려지게 된 이날, 주병진과 동료들은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주병진은 “진실이 밝혀져 너무나 기뻤다.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사건으로 인한 손가락질은 지속되고 있었다”면서 참았던 한숨을 내뱉었다.

이미 대중의 관심은 사라진 뒤였다. 시작의 충격은 만천하를 떠들썩하게 했지만 지리한 시간이 흐르자 흥미를 잃고 만 사건이 돼버렸다. 주병진은 당시 “법정을 나온 순간 날아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또다시 긴 싸움이겠구나 생각했다”고 한다.

이어 지난 2007년에는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재판에선 이겼지만 세상이 여전히 무서웠다. 누구도 만나지 않고 혼자 지내며 이 끔찍한 터널에서 벗어날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고심 끝에 주병진은 방송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유명인이어서 얻었던 누명, 방송인이어서 쏟아졌던 눈총, 모두 다시 방송으로 씻자는 것이었다.

‘꽃뱀’에게 성폭행 고소당하면서 나락으로
“방송인이라서 받은 눈총, 방송으로 씻는다”

마음은 먹었지만 막상 엄두가 나지 않았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두려웠다. 또 극심한 피해의식에 시달렸다.
 
건물 인테리어를 고치는 날엔 ‘건물이 무너지면 어떡하지’, 낯선 사람을 만나면 ‘날 공격하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했다. 매일 밤 ‘오늘도 무사히 지나가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했을 정도다.

운동만이 구원이었다. 매일 땀을 쏟고 숨이 차도록 걸으며 우울증을 극복했다. 그러자 정신이 들었고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은 나이가 먹을수록 불리한 매체인 때문이었다.

그리고 주병진은 다시 서려 했다. 그는 수개월 전 방송에 출연해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문을 열고 나가고 싶다. 하늘을 바라보고 싶고 세상을 찾고 싶다”고 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주병진은 오랜 칩거를 깨고 방송계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런 그가 시청자들에게 얼마만큼의 웃음을 안겨줄지 기대된다.

한편,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방송인 주병진이 복귀를 알린 정통 토크쇼로 연예인뿐만 아니라 정치인, 기업인, 문화예술계 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섭외해 이들의 진정성 있는 삶의 철학을 들려준다는 기획의도로 제작됐다.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300여명의 청중을 초대해 현장에서 함께하는 소통의 토크 콘서트를 만들 계획이다.

무죄 판결 받았지만
차가운 시선 여전

첫 게스트는 한국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로 선정돼 지난 1일 오후 11시에 방송됐다.

박찬호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주병진은 함께 진행하는 최현정 아나운서에게 “네가 말 좀 해!”라고 외쳐 웃음을 전했다. 주병진 특유의 멘트 “여러분의 시선을 모아 모아서 제 자리로 가겠습니다”는 대사도 여전했다.

박찬호에 이은 두 번째 게스트는 배우 차승원이다. 차승원은 이번 녹화에서 그 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인간 차승원’의 색다른 모습과 배우로서 살았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평소 작품 활동 외에 얼굴을 자주 비치지 않았던 차승원이 본 프로그램의 진정성과 소통이 있는 구성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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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