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두한’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

“이토 히로부미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심정이었다”

[일요시사=정혜경 기자] ‘펑펑’. 지난 11월22일 오후 4시8분 국회 본회의장에 새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 이날 최루탄 사태의 범인(?)은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 그는 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

본회의장서 최루탄 터뜨려 부의장에 가루 퍼붓기도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11월22일 오후 4시를 전후해 가방을 들고 본회의장으로 들어왔다. 당초 김 의원은 본회의장으로 입장할 때 국회 경위로부터 “가방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단순한 서류가방”이라고 밀치고 입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회 본회의장은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고 있었다. 국회 경위 40여명은 국회의장석을 감쌌고 정의화 부의장이 착석하면서 팽팽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XX들 역사가
두렵지 않느냐”

이 같은 분위기는 오후 4시8분 김 의원이 의장석 앞 단상에서 최루탄을 터뜨리면서 반전됐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을 막아서자 “이 XX들, 역사가 두렵지 않으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미리 준비해간 최루탄을 터뜨렸다. ‘펑’ 소리와 함께 최루탄이 터지면서 단상 앞에 서 있던 김 의원은 흰 최루가루를 뒤집어썼고, 바로 뒤에 있었던 정 부의장은 수건으로 코를 막으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 의원은 바닥에 흩어진 백색 가루를 모아 수건으로 코를 막고 고통스러워하던 정 부의장을 향해 뿌리기도 했다. 정 부의장은 경위들의 호위를 받으며 의장석을 내려왔다. 최루가루가 본회의장에 퍼지자 여야 의원들은 콜록콜록 기침과 함께 눈물·콧물을 흘리며 본회의장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경위들이 끌어내자 김 의원은 온몸을 뒤틀면서 “FTA는 안돼!”라고 외쳤다. 또 “한나라당은 역사와 국민이 무섭지 않으냐”라고 격렬하게 항의했다. 김 의원은 일시 격리 조치됐지만, 본회의장에 다시 입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최루탄을 터뜨린 뒤 기자들과 만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윤봉길 의사(안중근 의사를 착각한 듯)의 심정이었다. 지금 심정으로는 성공한 쿠데타라고 희희낙락하는 한나라당 체제의 국회를 폭파하고 싶다”며 “독약이 가득한 한미FTA를 통과시킨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을 응징해 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나의 눈물은 최루탄 때문이 아니라 서민 대중의 저당 잡힌 권리에 대해서 안타까워서 흘린 눈물”이라며 “경제사법주권이 유린당하는 현실에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려워하지 않고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보좌진들과의 회의 자리에서 “내가 감옥 갈 지 모르지만 일을 열심히 하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또 다음날인 지난 11월23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말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며 “정말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 서민들의 생존권을 무너뜨리는 한미FTA를 날치기 통과시키려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와 절망을 어찌해 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꼭 그 방법밖에 없었겠느냐는 비판이 많이 있다’는 지적에 “정말 그것밖에 하지 못했던 게 너무 가슴 아프다”고 답변했다. 그는 “정말 앞으로 어려워질 우리 대한민국 서민들을 생각하면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와 관련, 민주노동당은 김 의원을 끌어안았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지난 11월23일 김 의원 같은 방송에 출연, ‘당내에서 사전에 최루탄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 “말씀드리지 않으려고 한다”며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저는 당 대표로서 이미 ‘한미FTA 비준을 막기 위해선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 어떤 책임과 비난이라도 다 질 각오가 돼 있다’고 공언 드린 바 있다”며 “다만 한미FTA 비준 처리를 끝까지 막지 못하고 통과되게 된 것이 죄송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사전에 민노당 내부에서 ‘최루탄 테러’에 대한 모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 대표는 ‘대중적 진보정당을 얘기했는데, 이 일에 대해 중도적 대중들이 찬성하겠느냐’는 질문에 “무력하게 말만 하다가 또 다시 통과되는 것을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무책임한 태도는 우리가 보일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 대표는 “또 한미FTA에 대해 반대하는 많은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달려 나가고 싶은데, 내가 갈 수 없어서 (컴퓨터) 자판 앞에 모여 있다’는 많은 시민들께서 경험했던 것이 최루액이고, 그 분들이 어제도 맞은 것이 물대포”라며 “이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그분들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동 감싸는 민노당
과연 서민들도…?

반면, 한나라당은 김 의원의 행동에 대해 엄중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강행 처리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오늘 국회에서 유례없는 폭력사태가 발생해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김 의원의 테러는 용납할 수 없고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일단 한미FTA 강행처리에 따른 국민 여론 추이를 지켜본 뒤 검찰 고발과 국회 윤리위 제소 등 구체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또 주성영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도 별도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주 위원장은 “국회의원이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린 행위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최루탄을 터뜨린 김 의원에 대해 중앙당이 합당한 대응이 있을 것이며, 미진할 경우 개인적으로 고소하려고 소장을 작성 중”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김 의원의 범죄혐의에 대해 국회모욕죄와 공무집행방해죄 등을 거론하며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김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에 관심이 쏠렸다.

경찰은 현재 김 의원에 대한 수사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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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