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손학규의 ‘작심’ 속내

10‧26에 대권운명 달랑달랑 ‘구원투수는 외로워’

[일요시사=홍정순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여권의 유력 잠룡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26 재보선에 뛰어들며 판세가 역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야권에서 제3의 인물들이 부각되며 손 대표에겐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결국 작심한 손 대표가 칼을 빼들었다. 10‧26 재보선의 최전방에 나서며 ‘정면돌파’로 승부수를 띄운 것. 사지에서 그를 건져 올린 지난 4‧27 분당대첩의 학습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 총동원령 지시, MB정권에 각세우기 전략
강원·충북서 연속 박근혜-손학규 불꽃 튀는 맞대결

‘돌아온 선장’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안풍‧문풍’의 직격탄을 맞고 대선 지지율이 반토막 난데 이어 ‘사퇴파동’으로 책임감‧리더십 논란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권의 유력 잠룡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26 재보선에 뛰어들며 보수진영의 표를 결집시키는 효과로 서울시장 유력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순식간에 좁혀졌다.

당초 서울시장 유력후보인 범야권의 박원순 후보는 한나라당의 나경원 후보를 10%p 이상 앞섰다. 하지만 박 전 대표와 더불어 여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나 후보에 전폭적인 지원사격을 펼치며 두 후보의 격차는 단숨에 초박빙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 총동원령
‘손’의 긴급처방

지난 18일 KBS‧MBC‧SBS 등 방송 3사의 공동여론조사 결과에서 박 후보가 40.5%를 나 후보가 38.2%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일 CBS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나 후보가 44.8%로 41.8%의 박 후보를 앞섰다. 이처럼 두 후보는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한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앞서 서울시장 재보선의 범야권 후보 선출에서 손 대표의 지지와 당의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박영선 후보가 시민후보인 박 후보에 맥없이 무너지며 민주당은 ‘불임정당’이라는 비판에 직면해야만 했다. 여기에 범야권 후보인 박 후보마저 나 후보와 혼전양상을 보이며 위기감이 감지되자 손 대표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위기상황에 처한 손 대표는 작심하고 선거전의 최전방에 나섰다. 이번 10‧26 재보선이 내년 총·대선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에 손 대표는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 사전에 ‘박풍’을 차단시키고 추락하는 지지율의 상승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앞서 지난 4?27 재보선 당시 손 대표는 한나라당의 텃밭이던 분당을 지역구에 출마하여 승리를 거머쥐며 동시에 대권지지율까지 15%로 치솟았다. 이러한 분당대첩의 학습효과로 손 대표는 다시 한 번 재보선에 사활을 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권력의 요직이자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장직을 잡을 경우 손 대표의 대권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점쳐진다. 게다가 서울시장은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내년 총?대선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

이에 손 대표는 박 후보가 비록 무소속이긴 하지만 ‘대통합 정신’에 입각해 정치적 공간을 민주당이 아닌 야권 진영 전체로 확장시켜 총력 지원을 하고 있다. 손 대표는 민주-진보 진영의 지지층 결집을 위해 민주당에 선거 총동원령을 내렸다.

‘박’과 정면 승부
본격 맞대결 펼쳐

그는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을 생각해 너무 앞장서지 않았다”면서 “선거에서 이겨야 하는 만큼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최후까지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박 후보의 승리를 통해 야권통합과 정권교체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당원과 지지층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당에 주문했다.

게다가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2배 이상 증가했다는 결과가 공개됨에 따라 손 대표가 두팔을 걷어붙이고 전방위적 지원유세를 펼치며 부동층 흡수와 바닥민심을 쓸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초반 방송3사 여론조사에서 10% 미만이었던 부동층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20%대로 늘어나면서 선거 막판 중요 변수로 떠오른 것.

손 대표는 의총 이후 잠실운동장에서 열린 ‘범 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에 박 후보와 함께 참석했다. 이어 사당동 태평백화점과 신림역 앞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거리유세를 하고, 신대방삼거리 인근 성대시장에서 상인과 주부들을 상대로 표심을 공략했다. 이밖에도 서울시내 곳곳에서 지원유세를 펼치며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했다.

손 대표는 또 박 전 대표와 동시에 출격하며 ‘정면대결’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박 전 대표가 강원도 인제군수 재보선에 출마한 이순선 후보의 지원유세를 펼쳤던 같은 날 손 대표 역시 최상기 후보를 지원하며 정면승부를 펼친 것.

사실상 강원도는 한나라당 텃밭이었지만 지난해 지방선거부터 민주당이 터전을 일구기 시작했다. 이광재 전 도지사에 이어 지난 4·27 재보선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정상철 양양군수까지 모두 민주당 출신이 당선되는 등 강원도의 정치 구도가 급변하고 있는 것.

‘정권 심판론’ 주장
MB와 각세우기


이번 재보선에서도 민주당 출신 군수가 나오면 그 바람이 내년 총?대선으로 확산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손 대표는 지난 14일에 이어 두 번째로 인제를 방문해 인근 상가를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인제읍 상동리 구터미널에서 유세를 하며 강행군을 펼쳤다.

게다가 다음날인 지난 20일에도 박 전 대표가 충북 충주시장 재보선에 출마한 이종배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자 손 대표 역시 박상규 후보 지지를 부탁하며 이틀연속 ‘맞불’을 놓았다. 이처럼 손 대표는 사전에 ‘박풍’을 차단하고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는 특히 여야를 대표하는 차기 잠룡들의 본격 맞대결로 선거정국에서 누가 더 큰 힘을 발휘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손 대표는 또 선거를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논란과 더불어 한-미 FTA 처리의 부당성을 역설하며 ‘정권 심판론’을 고리로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는 인제군수 선거지원에서 이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에 “우리나라는 시끄러운 나라”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대통령이 퇴임 후 살 곳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 혈세를 이용해 땅이나 보러 다니는데 안 시끄러울 수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손 대표는 또 야당이 당선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30대 재벌기업의 계열사 수가 2007년에 500개였는데 올해 1870개가 됐다”면서 “대기업이 골목 상권까지 차지해서 서민들이 살기 어려워졌는데, 인제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면 이명박 정권이 오판을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부동층 ‘숨은 표’ 단속과 바닥민심 쓸려 고군분투
제3의 인물 부각…‘안풍·문풍’ 사전 차단 나선 ‘손’

내친김에 손 대표는 이 대통령을 겨냥한 작심발언까지 쏟아내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7일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손 대표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박희태 국회의장 등 5부요인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현재대로의 한-미 FTA 협정안은 이익균형을 상실했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준비도 충분치 않아 문제가 많은 만큼 재재협상을 해야 한다”며 “방향이 잘못된 한-미 FTA를 강행처리하지 말라”고 반박하며 강하게 날을 세웠다.

그간 이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의 비리폭탄이 연일 터졌고, 이 대통령 본인마저 내곡동 사저 의혹을 둘러싸고 도덕성을 의심받기 시작했다. 이에 국민들은 기존 정치권에 혐오와 불신을 느끼며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지닌 ‘제3의 인물’에 열광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제3의 인물’이 거론될 때마다 국민 신뢰를 한몸에 받으며 ‘블랙홀’처럼 민심을 빨아들여 정치 지형도를 변화시켰다. 손 대표의 사퇴 파문 당시 ‘손학규 대안론’에 회의감이 짙어지자 시선은 자연스레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쏠렸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현재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박 후보의 위기론이 제기되자 안철수 서울대 융학과학기술원장의 ‘구원 등판’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시민후보의 위협
정당정치의 위기

이처럼 시민후보에 열광하는 민심의 변화에 발맞춰 결의에 찬 손 대표 역시 민주당의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선거 현장 곳곳을 누비며 바닥민심을 살피고, 서민행보를 펼치며 표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제 손 대표의 운명은 재보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보선에서 선전할 경우 ‘박풍‧안풍‧문풍’을 사전에 차단해 대권행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때문에 누구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10?26 재보선의 최전방에 나선 손 대표. 과연 그가 재보선을 야권의 승리로 일궈 4‧27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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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