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레드모델바’ 김동이 대표의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 46>

열혈 마니아 ‘레사걸’들의 대단한 ‘레드모델바’ 사랑

전국 20여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 국내 최고의 여성전용바인 ‘레드모델바’를 모르는 여성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현재 레드모델바는 기존의 어두운 밤 문화의 하나였던 ‘호스트바’를 건전하게 바꿔 국내에 정착시킨 유일한 업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꽃미남’들만 전국적으로 무려 2000명에 이르고, 여성들의 건전한 도우미로 정착하는 데 성공했으며 매일 밤 수많은 여성손님들에게 생활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한때 ‘전설의 호빠 선수’로 불리던 김동이 대표의 고군분투가 녹아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삶과 유흥업소의 창업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를 펴냈다. 김 대표의 책 내용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고객들 ‘입소문’을 내기 위해서는 감동이 있어야
서비스에 충실하면 고객감동은 저절로 일어난다

‘여성전용바’에 대한 사명감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종업원들이 이 규율을 철저하게 지켰던 것은 아니다. 일부는 몰래 몰래 손님들을 만났고, 손님들 역시 종업원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쳤다. 그러나 그 시점에서 나는 단호하게 일벌백계의 자세로 종업원들을 다스렸다. 그러한 일이 적발되었을 때는 여지없이 퇴사를 시켰던 것이다. 이러한 일이 잦아지고 ‘한 번 어기면 반드시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확고해지기 시작하자 그때부터 그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없어졌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레드모델바가 있는 한 영원히 계속될 규율이다.

이는 ‘여성전용바’라는 것에 대한 사명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업소의 콘셉트를 철저하게 지키려는 나의 노력이기도 하다. 업소라는 것은 분명히 콘셉트로 움직이게 마련이다. 손님들은 바로 그러한 콘셉트에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해당 업소를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 콘셉트가 흔들리게 되면 이제 더 이상 그 업소는 매력을 잃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콘셉트를 뒤흔드는 사람은 업주가 아니다. 업주가 만들어 놓은 콘셉트를 바로 종업원이 흔들게 되고 이는 손님을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럴 때에 종업원들은 사업적인 동반자가 아니라 ‘내부의 적’이 된다. 월급을 주면서 내부의 적을 키우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유흥업소 업주들이 정말로 주의해야 할 점도 바로 이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상필벌과 일벌백계의 조직문화는 업소의 콘셉트를 지키고 그것을 통해서 성공의 드라이브를 아무런 문제없이 해나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고 업주의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함께 하는 종업원을 퇴사 시킬 때에는 가슴이 아픈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랬다. ‘아들’이라고 부를 정도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졌던 그들이 직장을 잃고 거리를 떠돌 때의 가슴은 어떠하겠는가. 하지만 그래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한 마음과 사업의 성공을 맞바꿀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일벌백계를 한다고 해서 종업원을 ‘냉정하게’ 대하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사실 나는 종업원들에게 전적으로 일임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그들이 힘들 때면 언제든지 개인면담을 해주고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대한의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하면 종업원들은 반드시 변하게 되어 있다. 처음 일을 했을 때의 몇 개월은 매달 100만원 밖에 벌지 못하는 친구가 있었다. 나름 잠재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 같아 보였는데 이상하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친구에게 늘 관심을 보여주고 일의 방법을 알려주었더니 6개월 뒤부터는 한 달에 600만원씩을 벌어갔다. 그런 친구들을 볼 때마다 나는 너무도 기분이 좋다. 일벌백계와 반드시 함께 해야 할 것은 바로 종업원에 대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야기다. 당신의 재산목록 1호는 다름 아닌 종업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요즘에는 ‘입소문 마케팅’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이 인기를 얻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내가 직접 경험해보니 이를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과거의 마케팅은 미디어에 의한 마케팅이 주류를 이루었다. 많은 돈을 들여 광고와 홍보를 하게 되면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들끓었다.

그런데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광고나 홍보를 한다고 해서 알아서 손님이 찾아오는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는 소비가 광고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스스로가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소비를 하는 시대이다. 이렇게 능동적인 소비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손님 스스로가 만족하고 이것을 입소문을 내주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입소문 마케팅의 가장 강력한 전진부대는 다름 아닌 ‘소비자 커뮤니티의 활성화’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레드모델바에는 ‘레사걸’이라는 것이 있다. ‘레드모델을 사랑하는 걸’이라는 의미다. 레드모델바 홈페이지에 이들만의 공간이 따로 있다. 이들의 레드모델바 사랑은 대단하다. 하루에 여러 지점을 뛰는 열혈 마니아들도 있고, 심지어 레드모델의 개선점, 개선방향까지 꼼꼼하게 제안하는 고객도 있을 정도다. 이들은 업소에게는 큰 힘이 된다. 이들의 사랑이 결국 레드모델바의 성공을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입소문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해서 고객들에게 “우리 업소 좀 홍보해주세요”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 어떤 고객도 아무런 대가 없이 업소를 홍보해주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레드모델바는 이러한 대가를 고객에게 충분히 주고 있다. ‘대가’라고 말하면 돈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것은 절대로 아니다. 바로 ‘고객감동’이라고 하는 심리적 만족감을 대가로 준다는 이야기다. 레사걸들은 레드모델바에 와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에 대한 새로운 열정을 충족시킨다. 자신이 돈을 들인 만큼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유쾌함을 느끼고 업소의 문을 나선다. 바로 이것이다. 고객에게 감동을 주었을 때에만 고객들이 나서서 업소를 홍보해주는 입소문 마케팅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에도 우리 레드모델바에게 이들 레사걸들은 너무도 소중한 고객집단이다.

‘레드모델을 사랑하는 걸’

감동이 없는 업소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감동은 큰 규모의 유흥업소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작은 업소일수록, 광고나 홍보에 많은 비용을 들일 수 없는 업소일수록 이러한 고객감동은 더욱 소중한 자산이 된다. 또한 고객감동이라는 것은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럼 어떻게 고객감동을 줄 것인가’라는 것에 대해서는 유흥업소의 본질을 생각하면 된다. 유흥업은 ‘서비스업’이다. 서비스를 통해서 매출을 올리고 사업의 성공을 영위해나간다. 사실 알고 보면 답은 간단하다. 서비스에 충실하면 고객감동은 저절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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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