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93)역량

범에게는 범이 태어난다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남건이 의미를 헤아린다는 듯 침묵을 지켰다.

“남건아, 네 형은 이 아비의 아니 우리 가문의 장자로서 소중한 존재라는 말이다. 그러나 한 가문이 아닌 고구려의 운명과 함께할 사람은 네 형이 아닌 바로 너임을 모르겠느냐?”

그 말을 되새기는지 남건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갔다.

“모든 사람에게 특히 남자에게는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역량이란 게 있는 게야. 그런데 이 아비가 여태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네 형은 우리 가족에 합당하고 또 너는 이 나라를 위해 합당하느니라.”

연개소문이 잠시 말을 멈추고 미소를 보였다.


“이 아비로서는 얼마나 복인지 모르겠구나.”

“아버지, 오로지 아버지 뜻에 따르렵니다.”

남건이 아버지의 진정을 이해했다는 듯 힘주어 답했다.

“내 자식인데 어련하려고. 어서 서두르도록 하자!”

연개소문, 성을 나서다

성을 나선 연개소문이 국경을 방어하는 당나라 군사들을 짓밟으며 화원진을 거쳐 임유관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주변 지형을 살피고는 살얼음이 얼기 시작한 깊지 않은 강을 앞에 두고 진을 쳤다. 


그곳에서 온사문이 이끄는 부대를 맞이할 심산이었다.

진을 구축하고 병사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다. 

어느 순간 긴박하게 다가선 척후병으로부터 온사문이 이끄는 부대가 멀지 않은 곳에 이르렀다는 보고를 받고 즉각 장군들을 소집했다.       

장군들이 모두 자리하자 연개소문이 막사 안 땅바닥에 강과 강에 연한 땅을 그리고 이어 말굽 모양을 그렸다. 

“무슨 의미입니까, 대감.”

“당나라 놈들을 말굽 안에 가두어 죽이고자 하오.”

“물이 가득 찬 말굽 안에 말이지요?”

“당연하오.”

“이 추운 겨울에 당나라 놈들.”

고문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그를 살피며 연개소문이 칼로 땅에 그려진 말굽을 가리키기 시작했다.

“좌측은 고문, 두방루 장군이 우측은 고연무, 검모잠 장군이 맡으시오.”

그 말에 남건과 뇌음신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대감, 하오면 소장은?”

뇌음신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섰다.

“자네와 남건 장군은 나와 함께 전면을 맡도록 하세.”

말을 마친 연개소문이 뇌음신으로 하여금 연기가 나지 않는 마른 나무로 불을 피워 따듯한 음식과 숯을 만들라 지시했다. 

또한 남건에게 군사를 주어 강으로 건너가 온사문의 군사를 맞이하라 일러주며 한 계책을 주었다. 

이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장군들에게 각각의 임무를 부여하자 장군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을 무렵 온사문이 이끄는 부대의 선두가 강에 도착했다. 

그 시점에 그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남건이 이끄는 고구려 군사들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주로 후미에 자리하여 천천히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그를 알 길 없는 당군이 오히려 강을 이용하여 고구려 군사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연개소문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상황을 주시했다.

강을 건너는 고구려 군사들로 인해 물이 사방으로 튀기는 상황에서 고구려 군의 진지를 살피지 못한 당군의 선두가 강을 건너고 땅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어 당나라 군사들의 후미가 강에 발을 들여놓은 시점에 좌우에서 삼족오가 그려진 깃발이 올려졌다.

순간 북소리가 울리며 퇴각하던 고구려 병사들 중 남건이 이끄는 부대가 고개를 돌렸다. 

또한 동시에 좌우에서 고구려 군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건 데리고 전장으로…적장의 목을 베다
말굽에 갇힌 당…임유관서 온사문과 합류

“당나라 오랑캐 놈들,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말라!”

연개소문의 우렁찬 소리를 기회로 당나라 군사들을 향해 화살이 바람을 가르기 시작했다.

“수고했소, 장 아니 스님. 어서 몸을 녹이고 휴식을 취하시오.”

연개소문이 가까이 다가온 온사문의 손을 힘차게 잡았다.

“아닙니다, 대감. 시작한 일 마무리 지을 일입니다.”

“그래도 되겠소?”

온사문이 대답 대신 미소를 보였다. 

그를 살피며 고개를 돌리자 기세등등하게 추격하던 당나라 군사들이 말발굽 안에서 허둥대는 모습이 시선에 들어왔다. 

“그러면 함께 갑시다.”

연개소문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말에 박차를 가하자 온사문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연개소문이 적진으로 향하자 당군과 접전을 벌이던 남건이 급하게 따라붙었고 그를 기회로 활을 쏘아대던 고구려 군사들이 일거에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나아가기를 잠시 후 당나라의 장군기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시선에 들어왔다. 

그를 살피며 잠시 주춤하던 연개소문이 남건을 주시했다. 

그 의미를 살핀 남건이 곧바로 말을 그리로 몰았다.

이어 남건과 당나라 장수 간에 일대 회오리가 불기 시작했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른 연개소문과 온사문이 멈추어서 그 장면을 주시했다.

남건의 칼과 당나라 장수의 창이 부딪치기를 근 이십여 합이 지나는 시점에 당나라 장수의 창이 남건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어 남건이 잠시 움찔하는 순간 어깨에서 피가 튀었다.

그 장면에 이르자 온사문이 급히 활을 들어 당나라 장수를 겨누었다. 

그를 살핀 연개소문이 급하게 손을 뻗어 그의 행동을 저지했다.

“왜 그러십니까, 장군.”

“둘 간의 일이니 우리가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

“행여나 일이 잘못 되면.”

말을 하다 말고 심각한 표정으로 전투 장면을 주시하는 연개소문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그를 입증이라도 하듯 일시적으로 수세에 몰렸던 남건의 칼이 당나라 장수의 투구에 부딪쳤다.

활을 내린 온사문이 연개소문에게 바짝 다가섰다.

“소승이 경솔하였습니다.”

“아니오. 내가 스님이라도 당연히 그리했을 일이오.”

“그런데 왜?”

“믿음이지요.”

“믿음이오?”

“그렇소. 아울러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싶은 게요.”

“그러니까 범에게는 범이 태어난다 이 말씀이지요?”

연개소문이 답을 하지 않고 그저 잔잔한 미소를 보내며 둘 간의 전투장면에 시선을 보내자 온사문 역시 따라했다. 

둘 사이에 밀고 당기는 공방이 지속되기를 한 순간 남건의 칼이 당나라 장수의 손목을 쳤고 그에 들고 있던 창이 땅으로 떨어졌다.

이어 잠시 머뭇거리던 당나라 장수가 말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스님, 지금이오!”

아들에 대한 믿음

연개소문이 급하게 외쳐대자 잠시 머뭇하던 온사문이 활을 들어 시위를 당겼다.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막 뒤를 쫓기 시작하던 남건의 곁을 스치며 당나라 장수의 뒷덜미에 보기 좋게 꽂혔다. 

이어 당나라 장수의 몸이 뒤로 젖혀지다가 일순간 말에서 떨어졌다.

남건이 고개를 돌려 아버지와 온사문의 모습을 주시하기를 잠시 말에서 뛰어내려 고꾸라진 당나라 장수의 목을 힘차게 내리쳤다. 

이어 다시 칼을 휘둘렀고 몸과 분리된 당나라 장수의 수급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오랑캐 장군 놈의 수급이 이 손에 있다!”

남건의 외침에 일시적으로 함성이 일어나자 가뜩이나 수세에 몰려 있던 당나라 군사들이 감히 저항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목을 바치기 시작했다.

“스님, 갑시다.”

그를 살피던 연개소문이 고개를 돌리자 온사문 역시 말머리를 돌렸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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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진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농업회사법인 지니스램프에 공통 투자했다. 지니스램프에 대해선 “자두 맛·수박 맛 제품 생산 과정에서 외국산 농축액을 사용해놓고, 상품 정보에 ‘국산’이라고 표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 대표와 진은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고발됐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하면, 원산지표시법에 따라 7년 이하 징역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아울러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서도 국정감사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