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11 여수세계 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평가전 현장스케치

올림픽 정식종목 향해 피땀으로 얼룩진 담금질 쌩~쌩

[여수=송응철 기자] 세계 롤러스포츠인들의 축제 ‘2011 여수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세계에서 가장 비중 있고 주목받는 이번 대회는 규모도 ‘메가톤급’이다. 무려 40여개국에서 선수단 700여명을 포함해 1500여명이 참가한다. 당연히 우리나라 스포츠계와 팬들이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 선수들은 지난 1년간 구슬땀을 흘려왔다. 밥 먹고 훈련만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리고 지난 15일, 최적의 선수를 가려내기 위한 평가전이 열렸다.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박진감 넘치는 평가전 현장을 직접 다녀왔다.

동호인 수는 약 350만명…대표급 국민생활스포츠
스프린트는 시속 90km…짜릿한 속도가 최대 매력

1990년대 롤러스포츠의 인기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롤러·인라인스케이트가 없는 집이 없을 정도였다. 어느 정도 인기가 가라앉은 지금도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을 한강 둔치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호인 수는 약 350만명. 명실상부한 대표급 국민생활스포츠다. 친환경적이고 남녀노소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게 동호인들이 말하는 롤러스포츠의 매력이다.

친환경, 남녀노소
함께 즐기는 스포츠

그러나 롤러스포츠 전문 선수나 대회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한국 롤러 스포츠가 세계 최강국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더욱 드물다. 한국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지난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였다.

당시 한국은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 등 세계 강호들을 제치고 종합 2위를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태극전사들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2007년과 2008년 당당히 2위에 오른데 이어 2009년에는 종합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0년에는 아쉽게 2위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시니어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을 위해 빠진 상태에서 일궈낸 성과였기에 값졌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목표는 종합우승 탈환이다. 한국은 이를 위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빛나는 우효숙, 안이슬(이상 청주시청) 등을 비롯한 24명의 선수단을 구축했다. 또 세계대회 경험이 풍부한 선수출신 감독·코치진을 꾸렸다. 선수들은 지난 3일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한 합숙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감독과 선수들을 위해 숙박시설은 물론 건강식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우승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롤러스포츠 강국인 콜롬비아가 바로 대한민국을 가로막는 산이다.

콜롬비아는 지난해 자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이상철 선수에게 금메달을 빼앗겼다. 인라인스케이팅을 국민스포츠로 자부하는 콜롬비아로서는 자존심에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번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 열린 지도자 회의에서 감독과 코치들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낙준 코치는 “선수진이 역대 최강이다”라며 “훈련 상태도 만족스럽다”고 자신했다. 또 우기석 코치는 “특히 남자 주니어 장거리 선수단은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한다”며 “당장 내일 대회를 치른다 해도 우승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여기에 홈그라운드의 이점까지 더해져 우승은 문제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보고를 받은 김기홍 총감독은 담담한 표정으로 컨디션 조절과 부상 방지를 주문했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거나 행여 부상을 당할 경우 1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강적
콜롬비아 넘어야

한 시간여에 걸친 회의가 끝난 뒤 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이번 대회를 위해 여수시가 기존 롤러경기장에 로드경기장 400m를 추가로 신설한 국제 규모의 경기장이다. 이날 코스 적응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네덜란드 선수들은 “세계 각국을 돌아봐도 한국만한 경기장을 본 적이 없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오후 5시가 되자 선수들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코스를 돌며 워밍업에 들어갔다. 여유롭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였지만 선수들은 기자의 눈앞을 쌩하고 스쳐지나갔다. 

김 감독에 따르면 인라인롤러의 평균시속은 50km, 내리막 구간이나 스프린트는 시속 90km에 육박할 정도다. 우사인 볼트의 100m 달리기 속도 38.2km의 두 배가 넘는다. 이처럼 짜릿한 속도감이 인라인롤러의 최대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워밍업 뒤엔 평가전이 이어졌다. 선수들의 지난 노력을 평가받는 자리였다. 출발선 앞에 선 선수들의 표정엔 긴장과 결연한 기색이 교차했다. 삑, 출발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출발선을 박차고 쏜살같이 내달렸다. 워밍업 때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한국 롤러스포츠 세계 최강급…“종합우승 목표”
“역대 최강 선수진, 훈련 상태도 만족” 우승 자신

선수들의 의욕은 대단했다. 1년 동안 쌓은 기량을 아낌없이 뿜어냈다. 그러나 의욕이 지나쳤던 걸까. 이날 정세영 선수가 기록측정 도중 넘어지면서 발목이 골절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2009년 발목 골절로 1년여간 재활치료를 해왔던 그녀였기에 동료선수들과 지도부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대한롤러경기연맹 경기력강화위원회는 허리부상으로 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장수철 선수와 정세영 선수의 출전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긴급회의를 소집, 이용훈·이슬 선수를 편대에 합류시키기로 결론지었다. 두 선수는 꾸준한 경기력과 풍부한 경험으로 장수철·정세영 선수의 공백을 무리 없이 메우리란 설명이다.
조대성 상임조직위 부회장은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졌지만 하루빨리 추스르고 대회가 차질 없이 개최되도록 하겠다”며 “세계가 하나되는 대회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롤러경기연맹(FIRS)과 국제스피드위원회(CIC)가 주최하고 대한롤러경기연맹, 여수시, 대회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오는 29일 오후 6시30분 진남실내체육관에서의 개회식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공동조직위원장인 유준상 회장과 김충석 시장을 비롯한 국제스피드위원회 로베르토 마로타 회장, 박준영 전남도지사, 김종열 하나금융그룹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다.

이번 대회의 주후원사인 하나금융그룹은 2009년과 2010년 대한롤러경기연맹의 공식후원사로 롤러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있으며, 대한롤러경기연맹은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종합우승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스피드부문 종합 1위(금3, 은2, 동2)를 일궈내기도 했다. 

정세영 선수
안타까운 부상

특히 홍보대사인 방송인 이파니와 소프라노 정수경 교수, 아이돌 그룹 틴탑과 소찬휘 등의 멋진 공연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개회식에 참석하는 시민들에게 선착순으로 고급 스포츠타올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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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